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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인류를 배반합니다
작가 : 감상
작품등록일 : 2020.8.30

레벨 한계량이란 시스템의 등장으로 반 등급제가 생겨난 신인류 사회.
레벨 한계량 1인 최약의 각성자 김지훈은 설 곳이 없는 세상이었다.
강해지고 싶다,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싶다.
태어난 이래 한 번도 못 이룬 욕망들을 안고 처참히 죽어가던 순간.
악마가 손을 내밀었다.
“내 모든 힘을 그대에게 넘기겠다. 대신 내 소망을 이뤄주지 않겠나?”

 
6. 시작(2)
작성일 : 20-09-02 09:08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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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화

 

 

 

 ‘……아직 나 살아있는 건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며 지훈은 안도했다.

 

  동시에 발을 딛으려 하자.

 

  팅-

 

 “……어?”

 

  몸이 일으켜지질 않았다.

 

  팔다리는 물론 몸 전체를 구속하고 있는 밧줄.

 

  의자와 엮어나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여긴…….”

 

 “어? 드디어 깨어나셨네요.”

 

 “……당신은?”

 

  목에 감싼 붕대가 괜히 눈에 띄는 한 남자.

 

  폰이나 깔짝거리고 있던 승엽은 명함 한 장을 내줬다.

 

 “헌터 협회 게이트 추적과 사원 한승엽이라고 합니다.”

 

 “…….”

 

  묶여있는데 어떻게 잡으란 걸까.

 

  승엽은 멍청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댔다.

 

 “아, 죄송해요. 명함은 나중에…….”

 

 “명함은 됐으니까 이거부터 풀어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협회에 잘못한 건 없는 것 같은데…….”

 

 “아, 그건…….”

 

 “제가 설명해 드리죠.”

 

  끼익-

 

  타이밍 좋게 나타난 정장남은 인사도 없이 파일 먼저 꺼냈다.

 

  그리고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다.

 

 “총 15명 중 1명만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것도 F급 게이트에서……. 지훈 헌터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갑자기 나타나서…… 지금 저를 추궁하시는 겁니까?”

 

 “아뇨. 그저 궁금해서 묻는 겁니다. 대체 F급 게이트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

 

  지훈은 망상에 가까운 지난날을 재인했다.

 

  S급 이상 몬스터 4마리한테 몰살당한 파티, 불쑥 나타나 자신에게 힘을 주고 사라져버린 마왕 알렉.

 

  뭘 말하든 안 믿을 거다.

 

  아니, 말했다가는 목숨이 위험하다.

 

 “……참고로 저는 게이트 추적과 과장 이재석입니다. 당신의 권리, 보호 모두 책임질 테니 맘 놓고 말씀해주세요.”

 

 “사실은…….”

 

  지훈은 딱 파티의 전멸까지만 얘기하고 뒷말은 조정했다.

 

  자신 역시 당하고 기절했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귀찮게 됐네요. 또 새로운 게이트가 나오다니.”

 

 “새로운 게이트요? 그냥 레드 게이트 아니에요?”

 

 “레드 게이트라기엔 잡다한 설정이 섞여 있습니다. 게이트 문이 사라지질 않나, 클리어한 던전이 재생성되질 않나……. 굳이 말하자면 레드 게이트와 페이크 게이트를 섞어둔 것 같군요.”

 

  재석은 성가셔하면서도 승엽의 말에 성실하게 답해줬다.

 

  그러고는 미심쩍은 눈으로 지훈을 훑어봤다.

 

 “들어보니까 지훈 헌터님께서 우리 사원을 공격했다던데…….”

 

 “에? 제가요?”

 

  금시초문이라, 얼빠진 얼굴만 지어졌다.

 

  재석은 보고서를 찬찬히 읽더니, 몇 군데를 지적했다.

 

 “머리카락은 그렇다 쳐도……. 눈이 바뀐 건 이해가 안 가네요.”

 

 “……눈?”

 

 “눈에 새겨진 이상한 문양 말입니다.”

 

 “……문양?”

 

  지훈은 의아해 되묻기만 거듭했다.

 

 재석은 폰 거울로 얼굴을 비춰주며 다시 물었다.

 

 “그니까 이 문양-”

 

 “뭐, 뭐야?! 왜 내 눈이…….”

 

  진짜 몰랐다는 리얼한 반응.

 

  듣고 있던 승엽은 옆에서 어림짐작했다.

 

 “그…… 정신 지배 영향이 아닐까요?”

 

 “정신 지배?”

 

 “수원 선배가 말해주신 건데, 스트레스랑 데미지를 극도로 받으면 머리카락 색이 하얗게 질려버리는 경우도 있다더라고요.”

 

 “즉…… 저 눈도 정신 지배의 잔재다?”

 

 “네. 솔직히 그것 말고는 딱히 설명할 방법도 없고…….”

 

  지훈은 격하게 끄덕였다.

 

  이런 짓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마왕 알렉뿐.

 

  얘기가 더 길어지면 귀찮으니, 이 선에서 끝내고 싶었다.

 

 “……흠,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그래도 일단 정신 지배를 받은 것 같긴 했어요. 그때도 반쯤 눈이 돌아가 계셨고…….”

 

 “뭐 당사자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재석은 보고서를 덮으며 승엽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러고 보니 차대리가 안 보이는군요. 맨날 선배 선배하면서 잘 따르더니……. 별일이네요.”

 

 “아, 선배가 과장님 보기 싫다고 하셔서…….”

 

 “…….”

 

 “딱딱하게 구는 꼴이 재수 없다고…….”

 

  보고 있는 지훈이 질겁할 정도로 승엽은 과하게 솔직했다.

 

  재석은 억지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꽉 쥐었다.

 

 “하하, 한사원. 눈치 없다는 말 자주 듣죠?”

 

 “어? 어떻게 알았어요? 역시 제 관상에-”

 

 “네. 눈치 없게 생기셨네요.”

 

 “예, 예?”

 

 “재각성 검사 한 번하고 결과 보고서로 제출하세요. 그리고 수원 대리한테 따로 보자고 전해주시고…….”

 

  썩소가 어찌 저리 무서울 수 있는지 원.

 

  승엽은 뭣도 모르고 환하게 웃고만 있었다.

 

 “아, 그럼 조사도 끝났으니까 풀어 드릴게요. 명함 드릴까요?”

 

 “아뇨……. 것보다 재각성 검사도 해야 돼요?”

 

 “아, 네. 혹시 모르니까 한 번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재각성, 또는 두 번째 은총이라고도 한다.

 

  필연, 우연, 적실에 의해 능력치가 단숨에 오르는 경우를 재각성이라 칭했다.

 

  몇몇 박사들은 레벨 한계량이 느는 경우도 있을 거라 말했지만, 재각성한 사람들은 대부분 능력치를 숨겨 증명할 길이 없었다.

 

 ‘……잠만, 그럼 마왕한테 받은 힘은 어떡하지?’

 

  지훈은 지레 걱정했다.

 

  눈 뜨자마자 구속 돼있어 능력치 확인도 못 했는데, 엉겁결에 재각성 검사를 하게 됐다.

 

  걸리면 최소 사형.

 

  지훈은 긴장한 나머지 숨을 허덕였다.

 

 “음? 왜 그러세요?”

 

 “아, 아니에요. 그냥 좀 답답해서…….”

 

 “그래요? 그럼 밖에 나가서 할까요?”

 

 “예? 원래 나가서 하는 거 아니에요?”

 

 “아뇨. 이걸로 하니까 굳이 나갈 필요는 없는데…….”

 

  승엽은 자신의 머리통만한 수정 구술을 꺼내 내놓았다.

 

  생각하던 비주얼이 아니라, 살짝 실망했다.

 

 “……이게 뭐죠?”

 

 “아, 새로 나온 검사기 신제품이에요. 정밀 검사는 한 번 하는데 몇십만 원씩 들어서 간단한 검사는 다 이걸로 해요.”

 

 “그럼 성능은…….”

 

 “살짝 떨어지긴 하는데, 웬만한 건 다 캐치하죠. 정 그러시면 정밀 검사를-”

 

 “아뇨, 괜찮아요!”

 

  검사기는 각성자의 신체에 흐르는 기를 분석해 결과를 산출한다.

 

  시스템 자체를 엿보는 게 아니기에, 정밀한 검사는 사실상 불가했다.

 

 ‘컨트롤이 잘 되는 사람은 검사 결과도 조작할 수 있다던데…….’

 

  지금이라도 시스템을 열어볼까 하는 맘이 들었지만, 이미 모든 준비가 끝나있어 늦은 것 같았다.

 

  승엽은 지훈의 손을 끌어들여, 수정 구슬 위에 얹었다.

 

  부우웅-

 

  구슬은 빛을 내뿜으며 분석을 시작했다.

 

 ‘제발, 제발…….’

 

  산출되는 결과는 오직 순순 스탯만 비롯됐다.

 

  즉 패시브나 능력 같은 건 들키지 않는다는 소리.

 

  그럼에도 혹시 모를 일이니, 지훈은 빌고 또 빌었다.

 

 “많이 긴장되시나 봐요.”

 

 “예, 예? 네 뭐…….”

 

 “협회에서 많이 들었어요. 레벨이 1밖에 안 되는 최약의 헌터가 있다고.”

 

 “…….”

 

  더럽게 솔직하네.

 

  지훈은 승엽의 말을 묵살했다.

 

  귀찮게도 승엽은 쉬지도 않고 떠들었다.

 

 “만약에 재각성하시면 어떻게 하실 거예요? 헌터 계속 하시려나?”

 

 “그렇죠? 헌터가 돈은 많이 버니까.”

 

 “돈……. 꼭 재각성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D급 헌터랑도 싸웠는데, 재각성이 안 됐겠어요?”

 

 “……예?”

 

 “아, 결과 나온다!”

 

  승엽은 말을 바꾸며 자기 일처럼 들썽거렸다.

 

  부우웅-

 

  수정은 밝은 빛을 띠더니, 차차 옅어졌다.

 

 “오!”

 

 “왜, 왜 그러세요? 이게 뭔데요?”

 

 “재각성 맞는 것 같은데요? 전에 비해 스탯이 많이 느셨어요.”

 

 “…….”

 

  와르르 무너지는 억장.

 

  지훈의 속도 모르고 승엽은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다.

 

 “축하해요! 드디어 최약체에서 벗어나셨네요.”

 

 “……네?”

 

 “그렇잖아요. 한계량 1레벨인 사람이 강해졌다는 건 그만큼 한계량도 늘어났다는 거니까.”

 

 “그, 그렇죠?”

 

  지훈은 말을 더듬으며 눈치 봤다.

 

  평범한 재각성.

 

  다행히 마왕에 관한 요소는 밝혀지지 않은 듯했다.

 

 “이럴 게 아니죠! 지금 당장 보고하러 가요!”

 

 “저, 저도요?”

 

 “이거 완전 기사거리인 걸요! 최약의 각성자, 염원하던 재각성을 이루-”

 

 “됐어요.”

 

 “……네?”

 

 “그냥 과장님만 불러주세요. 쓸데없이 떠들고 다닐 생각 없으니까.”

 

 “……뭐 지훈님이 그러시다면야 어쩔 수 없죠.”

 

  승엽은 풀이 죽은 채로 나가, 재석을 부르러갔다.

 

  지훈은 책상에 얼굴을 대고 나직이 혼잣말했다.

 

 “다행히 고비는 넘겼네……. 물론 이걸로 끝날 것 같진 않다만.”

 

  아니나 다를까 지훈은 밤새 심문을 당하며 날을 지새웠다.

 

  풀려났을 쯤엔 지훈에 관한 문서만 몇십 장이 쌓여있었다.

 

 

 

 ***

 

 

 

  재각성은 개개인마다 차이가 심하다.

 

  누군가는 대번에 몇 등급 승급을, 누군가는 한계량이 1 정도만 늘었다.

 

  재각성이 흔한 건 아니지만, 이리 난리 떨 일도 아니었다.

 

 ‘내 한계량 때문에 괜히 더 그런 거겠지…….’

 

  박사들의 억측에 불과했던 말들이 지훈으로 인해 증명됐다.

 

  다들 언론에 밝히고 싶어 난리였지만, 당사자인 지훈이 개인 정보 보호를 요구해 그 사항은 잠시 보류했다.

 

 “……그래도 다행이야. 마왕에 관한 게 안 나와서.”

 

  사실 그 뒤에도 정밀 검사를 받긴 했다.

 

  허나 정밀 검사기로도 마왕에 관한 정보는 일절 나오질 않았고 대련 테스트는 지훈이 거절했다.

 

  세간에게 지훈은 재각성이 한계 레벨도 늘려준다는 걸 알린 헌터일 뿐이었다.

 

 “됐어……. 이걸로 됐어.”

 

  지훈은 자신을 데리러 온다는 가족들을 기다리며 한산한 공원 벤치에 앉았다.

 

  따뜻하고도 평화롭다.

 

  지금이라면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터다.

 

 “……스탯창.”

 

  지훈은 떨린 맘을 가다듬고 시스템 창을 소환했다.

 

  마왕 알렉이 재창조한, 오로지 지훈만을 위한 시스템 창이 소환되는 순간이었다.

 

  띠링!

 

 [이름]: 김지훈.

 [종족]: 반인반마. [직업]: 없음.

 [칭호]: 인류 배반자(1).

 [레벨]: 10/∞.

 [HP]: 2300.

 [MP]: 1200.

 [힘]: 24. [민첩]: 21.

 [맷집]: 21. [지혜]: 20.

 [체력]: 22. [미정]: 0.

 

 [추가 포인트]: 45.

 

 “뭐지…….”

 

  지훈은 터무니없는 시스템 창에 의문을 표했다.

 

  한계량 무한, 갑자기 늘어나 있는 스탯과 레벨, 본 적 없는 추가 포인트 시스템.

 

  덧붙여 변경된 종족과 칭호라는 시스템까지 기재 돼있었다.

 

 “이게…… 내 스탯창이라고?”

 

  인식하는 데만 족히 3분은, 일부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10분에 달했다.

 

  지훈은 멍한 얼굴로 다른 시스템 창도 열어봤다.

 

  띠링!

 

 [패시브]

 [초월자의 성장]: 성장력이 30% 증가한다.

 [마왕의 축복]: 통찰력, 마나 회복력, 공격력이 25% 증가한다.

 [재생]: 재생력이 15% 증가한다.

 

 “…….”

 

  원래 패시브는 특화 능력 또는 직업에서 파생된 것들만 존재한다.

 

  허나 지훈의 패시브는 누가 봐도 관련 없는 것들이 붙어있었다.

 

 ‘재생은 그렇다 쳐도 나머지는…….’

 

  마왕이 준 선물, 즉 재창조된 시스템에 깃든 알렉의 힘이었다.

 

 “……복잡해서 뭐가 뭔지 모르겠어.”

 

  매몰아친 혼란의 파도에 휩싸여 지훈은 정신을 못 차렸다.

 

  머리는 지끈거렸고 어디선가 희미하고도 음산한 목소리가 귀를 채웠다.

 

 “이젠 환청까지……. 역시 빨리 집에 가서 쉬어야겠어.”

 

  지훈은 뒷목을 팍팍 치며 마사지 아닌 마사지를 했다.

 

  그때.

 

  누군가 자연스레 자신의 어깨를 주물렀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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