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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First love Ⅱ
작성일 : 20-09-01 23:29     조회 : 290     추천 : 0     분량 : 4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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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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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마디로 형언하기엔 너무나 복잡한 감정이었다. 도대체 이런 곡을 만드는 사람은 누구인걸까, 아주 오랫동안 상상해왔었다. 어쩌면 30대는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감성의 노래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예민하겠지. 세상의 모든 것들을 담을 수 있을 만큼 예리한 관찰력을 가졌을 거니까.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를 상상하는 것. 그 시간이 유일한 휴식이었고, 해방이었고, 행복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더 이상 그의 곡이 업데이트 되지 않았다. 몇 달을 기다리고, 몇 년을 기다려도, 더 이상 그의 곡은 나오지 않았다. 마치 제 정체를 들켜버려 꽁꽁 숨어버린 것 마냥, 그렇게.

 

 그래서 잊혀져갔다. 많은 것들이 그렇게 기억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듯. 그런데 아이돌이라니. 그것도 자신보다 어린 사람이었다니. 상상과는 너무나 다른 현실의 모습이, 그 간극이 만들어내는 괴리감에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반가우면서도 어치구니가 없었다.

 

 “야 너 표정이 왜 그렇게 심각해?”

 

 순희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시나는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건반위에서 미끄러져 내려가는 강찬의 손가락이 더욱 분주해졌다. 수십번, 수백번도 더 들었던 곡. 제 감정을 이리저리 뒤 흔들어 놓았던 그 선율을 만들어 낸 사람이 바로 몇 미터 앞에, 그를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에 둘러싸여 그 곡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누구인지도 모르는, 그저 작곡가일 뿐인 사람. 하지만 그 손짓하나에 시나의 감정을 좌우했던 사람. 누군지도 모를 그 사람을 단지 그의 음악만으로 동경했었다. 세상에 별 욕심도 관심도 없었지만, 이 사람만큼은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었다.

 

 평소 달지도 않는 댓글도 달아보고, 나오지도 않은 그의 이름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의 모든 곡들이 제작자의 요청으로 더 이상 서비스할 수 없는 곡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flows”

 “뭐? 플로우즈?”

 “쟤였어.”

 “아까부터 자꾸 뭐라는 거야. 이씨 너 때문에 집중할 수 가 없잖아. 대체 왜 그러는 건데 이기집애야!”

 

 속삭이며 다그치는 순희를 무시한 채, 시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계속 강찬을 주시했다. 알 수 없는 감정이 자꾸 자신을 헤집고 다니는 것만 같다.

 

 연주를 마친 강찬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와 눈이 마주쳤다.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의 무대를 보고 있을 때마다 그와 눈이 마주치고는 했다. 그동안은 그저 하나의 전략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이 알파카들을, 아님 미래에 알파카가 될 자들을 유혹하는 하나의 전략.

 

 의도가 담긴 행위엔 진심이 깃들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시나이기에, 그와 눈이 마주치면 오히려 더 떨떠름해지고는 했다. 사랑받고자 하는 그 발버둥이 불편하다고나 할까.

 

 그런데 오늘 그의 눈빛은 무언가가 달랐다. 마치 묻고 있는 것만 같다. 넌 정말 날 알아보지 못했느냐고. 날 기억하느냐고. 또다시 엄청난 환호성이 쏟아져 내려 강찬과 시나의 사이를 채웠다. 이게 당신과 나의 거리라는 듯.

 

 

 **

 

 

 숙소로 돌아와 방문을 열자 1층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던 댄이 힐끗 강찬을 보았다.

 

 “오늘도 그 여자 왔어?”

 “봤다마다겠냐. 오늘은 떡볶이까지 건네더라.”

 “어? 그게 무슨 소리야?”

 “몰라 편의점에서 마주쳤어.”

 “와. 또 그건 무슨 운명이래?”

 “운명같은 소리 한다. 떡볶이도 흘려서 내 얼굴을 아주 그냥 피범벅을 만들어 놨어.”

 “어? 푸핫. 그게 무슨 소리야. 아 완전 웃긴데?”

 “몰라.”

 

 강찬은 그대로 바닥에 대자로 널브러져 누워 눈을 감았다. 3주간의 활동이 끝나고 슬슬 콘서트 준비가 시작됐다.

 

 한 곡을 가지고 활동하는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그 짧아진 주기만큼 전국 콘서트, 아시아 콘서트 등 콘서트가 많아졌다. 벌써 데뷔한 지 7년이 되었지만, 빠르게 변해가는 가요계의 생태계는 빠른 속도로 변해가고 있었고, 그는 여전히 적응 중이었다.

 

 분명 바라던 삶이었고, 닿고 싶었던 꿈이었다. 부서져라 달라온 모습이었다. 그렇게 간절히 원했기 때문일까, 발을 딛고 있는 이 현실이, 엄청난 사랑이 점점 낯설게만 느껴진다. 그러다 어느 한순간 사라져버릴까 자꾸만 겁이 났다.

 

 다른 멤버들은 이런 마음이 들지 않는 걸까? 원체 제 속마음을 드러내는 게 불편하다보니, 이 상황을 즐기는 멤버들에게도 쉽사리 이런 마음을 꺼내 비출 수가 없었다.

 

 

 “안 씻어?”

 “좀 만 쉬다가.”

 

 댄은 조금씩 거칠어지는 강찬의 숨소리를 의아하게 느끼며 말을 걸었다. 카나리아 사건을 계기로 유독 욱하는 게 잦아진 것만 같았다. 실신한 뒤로 카나리아 이야기는 쏙 들어가 버리긴 했지만, 어쨌든 그 카나리아 이후로 강찬이 조금씩 변해가는 것만 같았다.

 

 “형. 근데 형은 그 여자 왜 그렇게까지 싫어해? 어쨌든 형 팬이잖아.”

 “팬?”

 “어.”

 “너 저번에도 말했지만 그 사람이 진짜 내 팬처럼 보여?”

 “팬이니까 그렇게 비싼 카나리아 들고 오지. 형 뭔가 그 카나리아 퍼덕퍼덕 한 뒤로 사람이 좀 더 예민해진 거 같아. 팬이 준 선물인데 그냥 기분 좋게 받음 되지. 솔직히 형도 싫은 척 하면서도, 막 실검 1위도 오르고 사람들 관심도 받고 좋았잖아. 오히려 그 누나 덕분에 좋았지”

 “그 여자 팬 아냐.”

 “아니 어떻게 그렇게 단언해?”

 “그냥 보면 알아.”

 “참나 뭘 보면 알아! 형이 궁예야?”

 “너야말로 그 여자 표정 보면 모르겠냐?”

 “불감증인가 보지.”

 

 그말에 강찬이 눈을 번쩍 뜨고는 확 몸을 일으켰다. 갑작스레 일어나는 강찬의 모습을 보고 당황한 댄이 두눈을 꿈벅거렸다.

 

 “야! 확. 그거 그럴 때 쓰는 표현 아니다.”

 “음…, 그런가.”

 “혹여라도 방송에서 그런 소리하면 너 매장 당해 인마. 무식한 거 다 탄로나도 되는데, 저급한 거 들통 나면 안 된다고.”

 “아니. 누가 또 저급하다고 그래! 그리고 나 예능케 인 거 몰라? 활동한다고 시간이 없어서 그렇지, 솔직히 우리 뜨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얼마나 예능에서 러브콜을 받았는데.”

 “무식한 게 귀여웠나보지.”

 “또또 말 못 되게 한다.”

 “…미안하다.”

 

 강찬은 다시 벌러덩 누웠다. 확실히 요즘따라 예민해지긴 한 것 같았다.

 

 “형.”

 “어.”

 “그날 왜 쓰러진 건지 정말 말 안 해줄 거야?”

 “어.”

 “힘들면 병원에라도 가봐. 나중에 콘서트 돌면, 그땐 병원 갈 시간도 없잖아.”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두려워서였다고. 학창시절의 그 기억들이 떠올라서였다고. 아직도, 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새끼 앞에서 온몸이 굳어버렸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부끄러웠다. 자존심이 상해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용을 쓰다가 긴장이 풀리면서 쓰러진 거라곤 도저히 말할 수 없었다. 입 밖으로 꺼낸 순간,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니까.

 

 아무래도 정말 상담이라도 한번 받아 봐야할 것만 같았다. 앞으로 나아갈 그 용기를 얻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강찬은 대답대신 몸을 일으켜 화장실을 향했다. 뜨거운 물로 몸을 녹이면서, 생각이라도 정리해볼 요량으로 말이다. 몸을 일으켜 방문앞에 선 강찬의 뒤통수로 댄의 질문이 날아들었다.

 

 “형 쓰러진 거, 어퍼 걔네들 두명 다친 거랑은 아무 상관없는 거지?”

 “….”

 

 강찬은 대답 대신 그저 방문을 닫았다.

 

 

 **

 

 

 쨍그랑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밑둥이 박살이 난 유리잔 안으로 선홍빛 피가 스며들었다. 엄청난 통증일 텐데도 세한은 눈 하나 깜박이지 않고 TV 속 화면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쇼파 옆 협탁 밑으로 잔 안에 담겨 있던 연갈색의 양주가 피와 뒤섞여 뚝뚝하고 한방울씩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화면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강찬의 뒤로 다가온 동혁이 거대한 카나리아 날개를 들고 다가왔다. 모두가 놀라움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웃음을 터트렸다. 강찬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것을 양팔에 끼고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은 채, 춤을 췄다.

 

 또 그들이 1위였다. 1이라는 숫자. 그것은 고유했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존재하는 숫자였었고, 그렇기에 언제나 자신에게 붙여져야 했다. 그런데, 그 병신새끼들이 다 망쳐 놨다. 당연히 자신이 가졌어야할 것을 빼앗긴 게 너무나 분해 견딜 수가 없었다.

 

 피가 뚝뚝 흐르는 팔로 세한은 휴대폰을 들어 올려 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 끝에 수화기 건너편에서 급하게 전화를 받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어. 세한아. 어. 미안, 늦게 받아서.”

 “지금 내가 정말 열이 받았어.”

 “….”

 “뭐 느끼는 거 없냐.”

 “미안.”

 “니 새끼들이 병신 같아서, 내가 이런 치욕을 겪는데, 너흰 느끼는 게 없냐.”

 “야. 걔네들 아직 다 안 나았어. 솔직히 이 몸으로 무대 못 올라.”

 “내가 말했지. 1위 뺏기면 너네 다 뒤진다고.”

 “아니 그러게 누가 오색조랑 같-”

 “다 뒤진다고 했는데, 그날 넌, 내가 가만히 뒀었거든.”

 “…”

 “당장 와라.”

 

 세한은 다시 리모컨을 들어올려 채널을 하나 둘 돌려보았다. 뉴스채널, 홈쇼핑 채널, 스포츠 채널. 천천히 팔을 흔들면서 눌러대는 버튼에 따라 화면이 바뀌다 어느새 한 채널에 멈추었다. 보랏빛 조명 아래 누군가의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한 여자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어 있었다.

 

 “정…시나?”

 

 세한의 팔이 그렇게 허공에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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