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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에밀
작가 : 어이비
작품등록일 : 2016.8.22

어머니의 첫사랑과 만난 나는
그에게서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독특함을 느꼈다.
이제 나와 그, 어머니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제19부 용기의 고백
작성일 : 16-10-21 17:40     조회 : 450     추천 : 0     분량 : 5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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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묵은 비겁함의 또다른 이름이다. 진실과 진심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때, 나는 비겁하기 싫었고 그래서 용기를 냈다.”

 

 

  사랑마을학교는 봉구가 교육감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선거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봉구는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오전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했고 아이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후와 저녁에 자유시간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서 선거 이야기를 누구 할 것 없이 나누곤 했다. 도서관에서 PC를 통해 선거 분위기를 파악하고 부모님들께 전해들은 얘기를 서로 나누기도 했다.

  - 우리 샘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대. 우리 샘 이미지가 워낙 좋잖아.

  - 그런데 그 교수도 조금 유명하대. 우리는 모르지만 학교에서 강의를 그렇게 많이 했대. 울 부모님은 그 교수 되게 좋아하던데. 물론 우리 샘 찍을거지만.

  - 울 부모님이야 다른 지역 사셔서 어차피 여기 선거랑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우리 샘 선거에 엄청 관심 많아. 우리 샘이랑 그 교수님이랑 대학 선후배래. 같은 S대 사범대 출신이래.

  - 그래, 우리 샘은 과학 전공하셨고 그 교수님은 역사 전공이래. 진짜 누가 될까?

  - 당연히 우리 샘이 되야지. 말이라고.

  - 아냐, 우리 샘 되면 우리 학교는 어떡해? 우리는?

  아이들의 선거 관련 대화는 결국 사랑마을학교의 차후 운영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가 되었다. 아이들의 마음은 이중적이었다. 앞으로도 평온하게 사랑마을학교에서 봉구와 지내고 싶은 마음과 대의를 위해서 봉구가 교육감이 꼭 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교차했다. 준우는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지난 봄부터 경호가 후보자임을 알게 되었다. 준우는 봉구가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 전까지는 별 생각이 없다가 봉구와 경호가 경쟁의 구도로 가야함을 알고 난 후 부터는 혼란스러워졌다. 쏟아지는 뉴스 기사에는 경호와 봉구의 대결 구도가 계속해서 보도되었고, 준우는 점점 말수가 줄어들었다. 아이들이 선거 관련 얘기를 할 때도 항상 의견을 경청하는 쪽에 있었다.

  - 준우야, 나는 우리 샘이 꼭 되면 좋겠어. 우리 샘은 정말 교육감이 되실 자격이 있는 분이잖아.

  지운의 얘기에도 준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물론 준우가 경호의 아들임을 아는 사람은 봉구 뿐이었다. 준우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물론 준우를 포함한 사랑마을학교 학생들에게 선거권은 없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겪어본 사람만큼은 분명하게 판단할 수 있다. 준우는 봉구와 경호를 깊이 있게 판단할 수 있는 제일 유리한 상황에 있었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조용했던 A시를 포함한 K도 전체는 조금씩 들썩였다. 봉구와 경호의 유명세 덕분에 K도 선거 상황은 전국 뉴스에 오르내리는 일들이 많아졌다. 두 명의 대결 구도는 타지역 유권자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봉구와 경호의 선거 캠프는 엄청나게 바빴다. 이주일 동안 K도에 위치한 군 단위의 지역만 돌아도 일정이 빠듯한 지경이었다. TV토론과 연설 촬영 일정, 유세 일정에서 봉구와 경호는 마주치면 그들은 가벼운 목례만을 나누었다.

  투표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준우는 포털사이트의 선거 게시판에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준우는 자신의 상황을 최대한 솔직하고 진실되게 썼다. 경호의 친아들로의 경험과 의견, 봉구가 운영하는 사랑마을학교의 학생으로의 경험과 의견, 자신이 봉구를 지지하는 이유, 아직 선거권이 없는 십대지만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최대한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서술했고 준우는 용기를 내서 '등록하기' 버튼을 클릭했다.

 

  경호는 계속해서 승희에게 전화를 했다. 승희는 망설이다 전화를 받았다.

  - 내가 뭘 그렇게 너한테 잘못했니? 꼭 이래야 했어?

  - 준우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했을 뿐이야. 내가 말리지도 않았을거지만 말린다고 말려질 애도 아니야.

  - 네가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거잖아. 모든 게 니가 원한 거였다고. 나는 댓가를 치뤘고. 그런데 준우를 통해서 네가 날 물먹여?

  - 맘대로 생각해. 하지만 준우를 존중해. 준우, 이제 어린애 아니야. 걔도 하나의 인격체고 그래서 자기 의견 게시판에 올린 게 뭐가 그렇게 잘못한 거야? 단지 그게 당신에게 손해가 됐다면 그렇게 된 데 당신 책임은 없는 거야?

  - 너, 준우가 그 학교 다닌다고는 왜 말안했어. 나한테 말했어야지. 니네 단체로 짠거 아니냐고.

  - 그걸 당신한테 왜 말해야하는데? 준우를 먼저 무시한건 당신이야. 잊었어? 내가 할 수 있는게 없어. 당신이 그냥 포기해.

 

  준우의 글은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결국 전국 뉴스를 타게 되었다. 봉구와 경호의 선거캠프는 사실 확인을 위한 기자 방문과 전화가 북새통을 이뤘고 사랑마을학교와 승희의 직장에도 기자들의 방문과 전화연락이 계속 됐다. 물론 준우와 승희는 전혀 응하지 않았다. 걱정이 돼서 전화를 걸어온 승희에게 준우는 차분히 물었다.

  - 어머니, 제가 어머니를 힘들게 했나요?

  - 아니야. 내 걱정은 하지마. 네가 하고 싶은 말을 했다면 나는 그걸로 상관없어. 너 잘못한 거 없어. 나는 네가 대견 해.

  - 전 단지 도봉구 선생님이 교육감이 되는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걸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어요.

  - 아버지를 미워하니?

  - 아니요. 미워하지 않아요. 아무런 감정이 없어요. 마치 원래 아무 상관없었던 사람처럼. 저는 누구에게도 상처주고 싶지 않아요. 그런 의도는 아니었지만 혹시나 저 때문에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면, 미안한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사과할 기회가 없겠죠?

  - 준우야. 아버지도 너한테 사과받고 싶지는 않을거야. 네가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닌데. 이제 신경쓰지마.

  준우는 눈물이 났지만 어머니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 사랑마을학교 아이들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글을 올린 아이가 준우라는 것을 어렴풋이 추측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랑마을학교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아무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아이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하게 지냈다.

  - 준우야. 도봉구 선생님은 꼭 교육감이 되실거야. 지금 상대편 후보에 대한 비방이 커져서 도샘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어. 너한테 고맙다. 진짜 큰 용기가 필요했을텐데.

  - 지운아. 나는 단지 누가 교육감이 되는지가 중요했어. 나도 정말 많이 고민했는데 지금은 후련해. 그리고 잘한 것 같아.

  - 그래. 준우야, 잘했어. 나도 도 선생님이 제일 좋아.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 나영도 준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밝게 웃었다.

 

  경호의 선거캠프는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준우의 글로 인해 경호에 대한 지지도는 단번에 수직 하락했다. 이것을 타계하기 위해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 죄송합니다. 저로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서.

  경호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얘기했다.

  - 아닙니다. 교수님이 이렇게 미안해하실 일이 아닙니다. 저희 쪽에서 지금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중학생인 애가 단독으로 그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분명히 저쪽 캠프에서 이 사실들을 인지하고 조직적으로 공세를 편 것이 분명합니다.

  - 맞습니다. 몰랐을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 밝히고 넘어가야 합니다. 지금 정보 입수 중에 있으니까 늦어도 내일 오전에는 보도자료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기자회견도 준비하구요.

  - 어쨌든 이미지는 중요하니깐 교수님께서는 어쨌든 아드님에 대해서는 애정을 가지고 있는 걸로 보이셔야 합니다. 저희가 지금 스토리를 짜고 있어요. 혹시 연락되시면 아드님하고 대화는 한번 해보시구요.

  경호는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막상 준우에게 연락할 용기는 나지 않았다. 경호 자신도 어째야할지 난감해 하고 있었다. 집에서는 두 딸과 영숙을 볼 면목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영숙과 두 딸이 경호를 위로했다. 경호는 준우의 배후에 봉구와 승희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봉구의 선거캠프는 축제 분위기였다. 뜻하지 않은 준우의 글 덕분에 봉구의 지지도는 수직상승했다. 오직 봉구만이 안색이 좋지 않았다. 준우가 글을 올린 다음 날 경호의 선거 캠프에서는 보도자료를 내고 경호는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많은 기자들이 모인 가운데 밝힌 경호의 입장은 단호했다.

  - 저는 서른살 무렵 대학 후배와 미국 유학길에 함께 오르며 결혼을 했습니다. 전처는 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으로 아이를 데리고 귀국하고 저는 남아서 학위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전처와 사이가 좋지 않았고 아이와의 사이도 어색해졌으며 전처는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자신에게 넘기고 이혼할 것을 요구했고 당시의 저는 그 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A시에 교수로 임용되어 A시로 내려왔고 지금의 아내를 만나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장으로 지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제게 아들이 있음을 부인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반대편 선거 캠프에서 아직 생각이 미숙한 십대 소년을 이용하여 저를 공격하는 것만은 저는 참을 수 없습니다. 전처와의 관계 때문에 제 아들과 제가 그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제가 부모 혹은 교육감으로서의 자질이 없다고 폄하하도록 공격하는 부분만은 일종의 음모이자 계략입니다. 그것도 파렴치하게 십대 소년인 제 아들을 이용하는 것 만큼은 저는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경호는 이후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고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봉구는 사랑마을학교에 갔다. 준우를 사무실로 불렀다.

  - 혹시 제가 올린 글 때문에 선생님이 곤란하세요?

  - 아니야. 나는 네가 걱정되서 너를 부른거야. 내가 곤란한건 아무 상관없단다.

  - 선생님이 교육감이 되시는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가 되는 것 보다는 선생님이 되시는게 더 맞다는 제 생각을 그냥 밝혔을 뿐이에요. 다른 건 없어요. 그 뿐이에요.

  - 선생님도 알아.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네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데, 나는 너를 걱정하고 있어.

  - 저는 이제껏 길지 않은 삶을 살면서 많은 상처를 받았어요.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요. 혹시 제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줬다면 그건 조금 미안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어요.

  봉구는 준우를 안아주었다.

 

  나는 후회도 미련도 없다.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고백했고 어느 누구도 내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런 것도 고려하지 않았다. 나의 마음을, 진실을 꼭 알리고 싶었다. 누군가 나를 손가락질하며 욕한다면 감수할 마음의 준비도 마친 상태였다. 나는 단지 내가 느끼고 겪었던 것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고 그것이 그들의 판단에 도움이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 이후의 상황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책임질 것이 아니라고 도봉구 선생님께서 확실하게 말씀해 주셨다. 나는 그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큰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나는 그를 응원한다.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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