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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숨은 달 Hidden Moon
작가 : 덧니
작품등록일 : 2020.8.14

"어둠 속에서 별을 찾으려면 달은 구름 뒤에 숨어서 적당히 비춰주면 돼.
그래야 별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잖아.
구름 뒤에 숨은 달이 되어서 길도 찾아주고, 별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Episode 9 : 틈
작성일 : 20-08-31 23:03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5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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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우 앨범 발매 D-DAY

 

 출근하자마자 팀장님이 내 자리로 오셨다.

 

 “설이 씨, 오늘 오후 반차죠?”

 “네, 점심시간까지 일하고 퇴근할 예정이에요.”

 “웬일로 오후 반차를 다 썼어요? 원래 오전에 반차 쓰잖아요.”

 “집에 일이 좀 있어서 오늘은 오후에 썼어요.”

 

 집에 일은 무슨, 최애 솔로 앨범 쇼케이스 갑니다.

 

 4시간을 정신없이 일하고, 오후 1시에 칼퇴근을 했다. 집에 가서 쇼케이스 갈 준비해야지!

 

 .

 .

 .

 

 집에 도착해서 전날 밤에 옷장에서 꺼낸 티셔츠를 입었다.

 

 예전에 서진우가 무대에서 입은 티셔츠인데, 티셔츠 정보가 뜨자마자 팬들이 홈페이지에 몰려가서 결제했다. 스포티 룩 신상 브랜드였고, 런칭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유명한 브랜드도 아니었다. 그런데 서진우가 입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날 하루 동안 주문량이 어마어마했다고 들었다. 브랜드 홈페이지에 ‘갑자기 늘어난 주문량에 배송이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등장한 걸 보고, 나와 같은 팬들이 많음을 느꼈다.

 

 이후 티셔츠는 오프라인 공연을 보러 갈 때마다 입었는데, 공연장 근처에 나와 같은 티셔츠를 입은 사람이 참 많았다. 서진우는 팬들이 이러는 거 보면 무슨 생각을 할까?

 

 티셔츠가 블랙이니, 바지도 블랙이면 너무 올블랙이려나? 하지만 서진우라면 블랙 팬츠를 골랐을 것 같으니, 나도 블랙 팬츠를 입어야지.

 

 아차, 솜인형을 안 챙겼네.

 

 다 큰 성인이 왜 인형을 모으냐고 물어볼 수 있어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르는 소리! 덕질의 최고봉은 솜인형이다.

 솜인형은 어린이용 인형이 아닌 성인용 인형으로, 만 14세 이상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어린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인형이 아니라, 전시가 목적인 인형이다. 대다수의 팬은 오프라인 이벤트(컵홀더 이벤트, 전광판 광고 이벤트)나 공연에서 인증 사진 찍을 때 많이 가지고 다닌다.

 

 나는 원래 인형을 좋아하지 않아서 솜인형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서진우와 똑 닮은 인형을 보고 하나쯤은 소장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인형을 결제했다. 인형을 샀으니, 옷도 필요한 법. 서진우가 입었던 옷이 인형 옷으로 나오길래 하나씩 모으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솜인형만 10개였다. 옷은 세어보지 않았지만, 최소 20벌은 나올 것 같다.

 

 쇼케이스에 솜인형을 왜 가지고 가는가?

 솜인형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고 있으면 가끔 지나가던 팬이 다가와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솜인형도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본다. 그런 팬이 하나둘 늘어나다 보면 어느 순간 솜인형 10개가 같이 인증 사진을 찍는다. 솜인형 하나로 한마음이 되는 게 재미있어서 오프라인 공연에도 꼭 솜인형을 챙기게 되었다.

 

 

 준비물은 다 챙겼으니, 조금 쉬었다가 출발해야겠다.

 

 드르륵 –

 

 이 시간에 Say한테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이야?”

 “너 반차 썼다며? 찾으러 갔는데, 없다길래 전화했지.”

 “응, 오전에 일하고 퇴근했어.”

 “오늘 서진우 쇼케이스 가?”

 “쇼케이스 가려고 반차 썼어.”

 “역시. 티켓은 있고?”

 “티켓은 진작 받았지. 나 이번에 좀 앞줄이야.”

 “서진우 가까이서 보겠네.”

 “그래서 지금 너무 떨려.”

 “잘 보고, 내일 사무실에서 보자.”

 “할 말 있는 거 아니었어?”

 “내일 말할게.”

 

 Say가 할 말이 있다니까 불안한데, 무슨 일이지?

 

 .

 .

 .

 

 음원 공개 1시간 전, 쇼케이스 시작 1시간 전, 공연장 근처에서 덕메들을 만났다.

 

 AB 공백기 동안 오프라인 공연은 종종 있었지만, 시간이 맞지 않아 다 같이 모이기 힘들었다. 곧 나올 앨범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찬 우리는 서진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내 손이 느린 건지, 마우스가 잘못된 건지, 늘 덕메들은 앞줄에서, 나는 혼자서 2층에서 공연을 봤었는데, 이번에는 덕메들과 함께 앞줄에서 공연을 보게 되었다. 덕분에 덕메들의 관심사는 ‘어떻게 내가 앞줄 결제에 성공하였는가?’였다.

 

 팬 활동 8년 차면 티켓 예매 못 하는 이설도 1층 4번째 줄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쇼케이스 공연장으로 이동했다. 공연이 끝나면 다시 만나서 서진우 솔로 앨범 축하 파티를 하기로 하고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좌석에 앉고 15분을 기다린 후에야 공연장 내 조명이 모두 꺼졌다.

 공연장이 어두워지자, 팬들의 기대 가득한 환호성이 터졌다.

 

 무대 위 스크린이 탁 켜지면서 서진우 솔로 앨범 티저 영상이 나왔고, 팬들의 환호성은 점점 더 커졌다. 환호성보다는 울부짖음에 가까운 것 같은데.

 

 티저 영상이 끝나자마자 서진우가 무대에 등장했고,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공연장에 입성하기 전에 타이틀곡만 듣고 와서 다른 수록곡은 전혀 모르는데, 이 멜로디 왜 이렇게 익숙해?

 

 이 멜로디를 어디서 들었는지 한참을 고민하는데, 서진우의 강렬한 랩이 치고 들어왔다. 그리고 무대 뒤에서 여유 있는 발걸음으로 나오는 그는 바로 Say였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설마… 오늘 쇼케이스에 나온다고 말하려고 사무실에서 날 찾았던 것인가? 그렇다면 내일 이야기한다는 것도…?

 

 오랜만에 보는 서진우의 무대를 즐길 틈도 없이 나는 혼란에 빠졌고, 어이없는 표정으로 무대 위 Say를 바라보자, Say가 미소를 지었다. 뭔가 업무의 연장선 같은 느낌적인 느낌.

 

 

 첫 번째 무대가 끝나고 서진우와 Say는 무대 뒤로 퇴장했다. 그리고 MC 박서희 님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서진우 솔로 앨범 쇼케이스 MC를 맡게 된 박서희라고 합니다! 여러분 반가워요!”

 

 AB 데뷔 때부터 쇼케이스와 팬 미팅 MC를 맡아주신 박서희 님의 등장에 팬들의 환호성이 커졌다. 박서희 님은 진행도 잘하시지만, 팬들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아주셔서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는다. 매번 소속사에서 대본을 주는데, 대본은 순서를 파악하는 용도로만 쓰시고 대본에 쓰인 대로 말씀하시지는 않는다고 한다. 소속사 대본 대로 하면 쇼케이스도 팬 미팅도 너무 딱딱해서 행사 느낌이 안 난다며, 팬들을 위한 자리에서는 실시간으로 팬들 의견을 물어보면서 진행하신다.

 

 “서진우 군의 첫 번째 솔로 앨범 발매를 축하합니다! 1시간 전에 음원이 발매되었는데, 다들 들어보셨나요?”

 “네!!!!!!!!!!!!!!!!!”

 

 공연장 천장 날아가겠어요. 대답만 하는데 왜 이렇게 소리가 큰 거야?

 

 “저도 무대 뒤에서 들어봤는데, 진짜 최고! 서진우 군의 열정이 가득한 앨범이더라고요. 서진우 군을 무대 위로 불러볼까요?”

 

 서진우가 얼굴에 맺힌 땀을 훔치며 무대 위에 다시 등장했다.

 

 무대도 좋았는데, 움직이는 서진우를 두 눈으로 보니까 정말 좋다. 울 것 같아.

 

 “안녕하세요, AB 서진우입니다!”

 

 팬들의 함성으로 공연장이 울리는 것 같았다. 의자가 흔들리는 느낌이었다.

 

 

 서진우가 말할 때는 조용하다가 서진우가 미소를 짓거나 웃음만 지어도 함성을 질러서 서진우가 인사한 후에는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쇼케이스가 끝난 후에 나에게 남은 건 서진우의 무대를 본 후의 짜릿함과 내일 출근이 매우 걱정되는 쉬어버린 목이었다. 오프라인 공연도 오랜만이고, 서진우가 솔로 앨범을 냈다는 기쁨에 내일도 생각 안 하고, 있는 힘껏 함성을 질렀더니, 목이 쉬었다.

 

 내일 팀장님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시면 뭐라고 답하지?

 에어컨을 너무 오랫동안 틀어서 목이 쉬었다고 할까?

 이런 말도 안 되는 변명이 통하기는 할까?

 

 .

 .

 .

 

 다음날, 목이 쉰 채로 출근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모두 내 목에 관해 물었다.

 

 “설이 씨, 목이 왜 그렇게 쉬었어요? 어제는 괜찮았잖아요.”

 “아, 그게… 잠시 본가에 다녀왔는데, 부모님이 날이 덥다고 에어컨을 트셨는데, 온종일 차가운 에어컨 바람을 맞았더니, 목이 쉬었네요.”

 “원래 목이 안 좋았어요?”

 “네, 제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감기든 것도 아닌데 바로 몸이 안 좋아져요.”

 

 

 내가 생각해도 이상한 변명이지만, 어쩔 수 없어. 공연 보러 갔다고 할 수는 없잖아.

 

 “설아! 설아!”

 

 사무실 문이 활짝 열리더니, Say가 뛰어 들어왔다.

 

 “아, 설이 씨, 어제 Say가 설이 씨 퇴근하고 왔었어요. 논의할 게 있다고 했었는데, 설이 씨 없다니까 오늘 다시 온다고 했었거든요.”

 

 Say는 성큼성큼 내 자리로 다가오더니,

 “논의할 게 있으니, 잠깐 3층 휴게실에서 봅시다.” 하고는 나가버렸다.

 

 “Say는 언제 봐도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요. 설이 씨, 다녀와요.”

 

 팀장님께 Say와 잠깐 이야기하고 온다고 말씀드리고, 3층 휴게실로 향했다.

 

 휴게실 테이블에 앉아있는 Say의 맞은편에 앉으며 물었다.

 

 “네가 왜 서진우 쇼케이스에서 나와? 내가 어제 얼마나 놀란 줄 알아?”

 “미리 말하려고 했는데, 어제 일찍 퇴근했더라.”

 “솔직하게 말해봐. 무대 위에서 나 봤지?”

 “응. 어제 그 표정 뭐야?”

 “어이없는 표정으로 봤는데, 네가 웃어서 더 어이없었어.”

 “아니, 왜?”

 “네가 거기서 나올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냐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아아… 이번 주에 서진우가 타이틀곡이랑 스페셜 곡, 총 2곡을 음악 방송 무대에서 선보일 예정인데, 나도 같이 무대에 서기로 했어.”

 “언제 정해진 거야?”

 “이틀 전에? 갑자기 정해진 거라서 너한테도 미리 말 못 했어.”

 내 예상이 맞았네. 결국 둘이 같이 활동하는구나.

 

 “어제 쇼케이스에서 너 보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 같이 활동하는구나.”

 “응. 서진우도 같이하는 게 무대도 더 완성도 높을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어.”

 

 오래전부터 서진우는 가장 존경하는 선배 가수로 Say를 꼽았었다. Say 노래를 많이 듣고, Say 노래로 직접 안무를 하기도 하고, 방송에서 Say 노래를 부르기도 했었다. 6년 전에 AB 멤버들 각각의 솔로곡을 담은 앨범을 냈을 때도 서진우는 Say 무대에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 본인의 솔로곡임을 밝힌 바 있다.

 

 그 정도로 서진우에게 Say는 큰 존재였고, 6년 전 처음 Say와 작업했을 때도 굉장히 좋아했었다고 들었다. 서진우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팬심이 묻어서 Say가 이렇게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고 했었다. Say 역시 서진우가 열심히 하는 게 좋다며, 언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배 가수가 되겠다고 했는데, 결국 둘이 같이 무대에 서는구나.

 

 “참, 설아, 진우가 쇼케이스 때 너 봤대.”

 “대박. 나 어제 완전 넋 놓고 무대 봤는데… 정말 마음 편하게 내려놓고 즐겼는데, 그걸 봤대?”

 “어제 자리가 완전 중앙이었다며? 그래서 잘 보였대.”

 “내 자리가 참 좋았네. 성덕이다!”

 “사실, 너 자리 앞줄이라고 내가 알려줬거든. 그래서 서진우가 무대 위에서 열심히 찾았어.”

 

 
작가의 말
 

 참 많이 외로웠지 어두웠던 시간 그 틈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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