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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 대문
작가 : 웨인킹
작품등록일 : 2020.8.31

뒤늦게 꿈틀거리는 살인충동을 발견한 남자와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여자가 만난다.
그들에게 불어닥치는 고통의 소용돌이. 그 끝을 알수없는 불행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상황을 바꾸어보려는 정민의 노력앞에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1화, 불길한 징조
작성일 : 20-08-31 19:44     조회 : 491     추천 : 2     분량 : 5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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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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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은 12월, 겨울바람이 차가운 밤이었다.

 

  강원도의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드문드문한 가로등 불빛 사이로 한 남자가 걸음을 옮긴다.

 

  그는 허름한 단독주택, 붉은 대문 앞에서 멈춰 섰다. 도색이 군데 군데 벗겨진 붉은색 대문은 흉물스럽게 보였다.

 대문을 열자, ‘끼익’ 거리는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린다.

 남자가 현관을 열고 들어서자, 닫힌 방문 사이로 소녀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여자의 앙칼진 소리가 더해졌다.

 

  “엄마한테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게 도대체 몇 번째야?”

 소녀도 흐느끼며 대답했다.

 

  “이제 다시는 거짓말 안 할게요. 다시는…. 아~아악”.

 무언가 예리한 고통을 느끼는 듯, 소녀는 연신 비명을 질러댔다.

 

  남자는 귀를 틀어막고 건너편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소녀의 가느다란 신음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어떻게 해야 도대체가 말을 들어 먹을래?”

 “얼마나 더 혼나야 네가 정신을 차릴래?”

 여자의 훈계는 계속되었다.

 

  방에 들어온 남자는 귀를 틀어막고 방안을 서성대다, 머리를 감싸 안고 고통스러워했다.

 소녀를 꾸짖는 여자의 고성은 계속 이어졌고, 뒤이어 소녀의 ‘아악’ 하는 비명이 집안을 흔들었다.

 

  남자는 주먹으로 벽을 때리면서 고통스러워했다.

 이 지긋지긋한 상황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

 남자는 생각했다.

 

  다시 한번, 소녀의 날카로운 비명이 집안을 울리자, 남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리곤 문을 '쾅' 하고 열었다. 어찌 세게 열었던지. 벽에 걸려있던 사진 액자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다.

 꽤 오래전에 찍은듯한 빛바랜 가족사진 액자였다.

 하지만 남자는 개의치 않는다.

 그의 눈은 분노와 고통으로 이글거렸다.

 

  거실과 주방 한쪽을 서성이던 그는 가스레인지 위에 놓여 있던 묵직한 프라이팬을 집어 들었다.

 한 손에 프라이팬을 쥔 채로 그는 성큼성큼 걸어가 그 방문을 열었다.

 

  소녀는 속옷만 입은 채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앙상한 소녀의 팔다리에는 상처와 멍투성이 흔적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다.

 여자는 방바닥에 앉은 채로 한 손으로 소녀의 발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바늘을 들고 있었다.

 

  소녀의 발톱 밑, 군데군데, 바늘이 꽂힌 채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소녀의 나이 이제 11살이었다.

 

  고통으로 일그러진 소녀의 눈과 남자의 눈이 마주쳤을때, 여자의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방안을 가로질렀다.

  “내가 이럴 때는 들어오지 말라고 했지?”

 “.........”

 

  아무런 대꾸가 없자, 여자는 “야” 소리를 내며 뒤돌아보았다.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도 여자는 아직 어떤 상황인지 파악을 못 한 듯했다.

 

  여자의 시선이 남자의 프라이팬을 든 손을 향하던 바로 그때, 남자는 그대로 걸어가 여자의 머리를 있는 힘껏 내리쳤다.

 

  여자는 악 소리도 못 하고 바닥에 그대로 내동댕이쳐졌다.

 “악” 비명을 지른 건 의자에 앉아있던 소녀였다.

 

 바닥에 쓰러진 여자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소녀는 비명을 지르며, 의자에서 일어났다. 소녀의 어깨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남자는 조용히, 앙상한 소녀의 손목을 잡았다.

 

  소녀의 어깨 위로 남자의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

 .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남자는 시종일관 하품을 하고 앉아있던 일행을 먼저 보냈다.

 밤이 늦었지만, 남자는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테이블 위에는 소주병과 맥주병이 가득하다.

 식당 주인 내외도 TV를 보며 슬금슬금 남자의 눈치를 살피는 듯했다.

 

  남자는 집에 가기가 싫었다.

 요즘에는 통 재미있는 일이 없었다.

 최근 몇 년, 승승장구했던 재활용 센터 일도 요즘은 영 들여다보기가 싫었다.

 성실하고 일 잘하는 직원이 있는 덕에 남자가 한눈을 팔아도 사업이 돌아가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남자는 3년 전 새장가를 들었다. 와이프는

 애 딸린 여자였지만, 전처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상냥하고 싹싹했다.

 대진이 꿈꾸던 여자였다.

 

  대진의 아들은 21살, 여자의 딸은 11살로 나이 차가 많아 처음에는 서먹했던 애들도

 친남매처럼 잘 지내는 듯 보였고,

 이 여자의 내조 덕에 사업도 더 잘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지금의 재활용 센터를 확장한 것도 이 여자를 만나고 난 후부터였다.

 남자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제는 사람 사는 것처럼 산다고 느꼈었다.

 1년 전 여자가 앓아누운 후, 반쯤 정신 나간 사람이 되기 전까지 말이다.

 이제는 머리가 클 대로 커버려 반항심만 가득한 아들.

 하루가 멀다고, 자기 딸내미를 쥐잡듯이 잡는 미친 마누라.

 

 새 장가는 가지 말았어야 했다.

 

  남자는 어두운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동안 손대지 않았던 도박도 시작했고

 주점, 룸살롱을 순회공연 하듯 돌아가며, 여자들과 놀아났다.

 그렇게 안 하면, 자신이 미쳐 버릴 것 같았다.

 남자는 그렇게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권대진.

 

  그는 수완 있는 사업가였다.

 

  고졸에, 배운 것도 변변치 않았지만, 동네 작은 고물상 하나로 시작하여, 지금은 읍내에서 제일 큰 가구/가전 재활용센터까지 운영하는 사장님이었다.

 외곽에 있는 대형 고물 창고도 그의 소유였다.

 

 권대진은 홀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대진의 아버지는 군대 내 횡령 문제로 불명예제대를 했다.

 그 후, 아버지의 손찌검을 견디지 못하던 어머니는 7살이었던 딸을 데리고 도망쳤다.

 당시 대진의 나이 13살이었다.

 

  수년에 걸쳐, 엄마라고 부르라던 여자가 셋이나 집에 들락거렸지만 아무도 버티지 못했다.

 대진에게 어린 시절은 떠올리기 싫은 지옥이었다.

 군 복무 시절, 아버지가 62세의 젊은 나이에 죽었다. 간 경화였다.

 장례절차를 밟기 위해서 휴가를 받고 나오는데 동기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더니 대진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들을 얼굴을 바라보던, 대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그 새끼는 벌써 뒈졌어야 했어!”

 

  군을 제대한 대진은 살길이 막막했다.

 아버지의 유일한 유산인 허름한 단독주택은 대진이 거처로 쓰고 있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중, 대진은 어렸을 때 집을 나간 엄마와 연락이 닿았다.

 대진은 꼭 돈이 아니더라도, 뭘 해 먹고 살지 고민하던 자신에게 엄마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50대 초반의 파마머리를 한 여자는 안쓰럽다는 듯한 얼굴로 대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너도 알다시피, 네 동생하고 또 이쪽에 딸린 애들이 둘이나 더 있어서, 엄마도 사는 게 너무

 팍팍하단다.”

 

  “아니요. 엄마, 다른 게 아니고, 무슨 일자리 같은 거나, 아니면 엄마가 소개해 줄 사람은 없을까요?”

 

 “글쎄 당장은 떠오르는 데가 없네, 나중에 좀 알아보고 알려줄게.”

 

 “그런데 그 집은 언제 팔 거니? 그 집 팔아서 너 무슨 장사라도 해볼 수 있잖아?”

 

  엄마라는 여자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잘 모르겠으면 엄마가 그 집 파는 거 알아봐 줄까?”

 

 그러면서 여자는 덧붙였다.

 

 “대진아! 그 집 팔면 엄마 몫도 있는 거 알지?"

 

  여자는 대진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대진은 그날로 휴대폰에서 여자의 번호를 지워버렸다.

 

 

  대진은 이곳의 큰 고객이었다.

 이제는 더 기다릴 수 없었던지, 술집 주인 내외가 미안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대진의 테이블로 다가왔다.

 

  취기가 좀 도는 것을 느꼈다.

 

  담배와 휴대전화를 주섬주섬 챙기던 그는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여자는 카페에 들어와 이층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자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자주 오는 장소였다.

 요즘 같아선 집 안에 있는 것만으로 모든 것이 짜증스럽고 답답하기만 했다.

 

  두 번째 결혼으로 여자는 새로운 인생을 살 게 될 줄 알았다. 각자 애가 하나씩 딸리긴 했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서로 더 동병상련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전 남편에 비해서 내세울 만한 일은 아니어도 제법 먹고는 살만한 사업을 하고 있었고, 지난 2년간 그럭저럭 원만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러나 여자가 1년 전 봄, 원인 모를 열병에 시달려 한참을 고생하고 난 후에는 모든 것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는 열병과 무기력함에 시달렸던 여자는 여러 병원을 돌며 정밀검사를 해봤지만 이렇다 할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 어떤 의사는 신체의 이상보다는 우울증에서 오는 증상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한 달 넘게 고생한 이후로 여자의 증세는 다소 호전되었지만, 이전의 친절하고, 사려 깊고, 정이 많던 그 여자는 아니었다.매사에 짜증을 부리고, 한참 동안 정신 나간 사람처럼 우두커니 앉아있곤 했다.

 

  그 후로도 여자는 계속해서 병원을 들락거리며 우울증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왔다.

 상황이 그렇게 흐르니, 가정이 평안할 리 없었다. 남편과의 관계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아이들에게도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가장 만만한 자기 딸 정혜에게는 걸핏하면 짜증을 부리고 성질을 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손찌검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이따금 정신을 차리고는 딸내미를 부둥켜안고 엄마가 미안하다며 흐느껴 울기도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최근에는 훈육이라는 명목하에 아예 회초리를 하나 준비해 놓기까지 했다.

 

  때때로 넋 나간 사람처럼 몇 시간을 가만히 앉아 있거나, 별일 아닌 일에도 화를 버럭 내는 여자의 행동에 가족들도 그녀와 마주치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언제나 그녀의 화풀이 상대는 딸 정혜였다.

 

 

  두시간 넘게 카페에 우두커니 앉아있던 여자는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자리에서 일어섰다. 얼음이 다 녹은 커피가 아직 절반 넘게 남아 있었다.

 

  창밖으로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흰색 운동화에 반바지 차림의 여자는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좌측 전방에 고물상이 보였다. 거기까지 갔다가 턴해서 다시 돌아오면 될 것 같았다.

 

  환한 가로등 불빛이 보이는 고물상 근처에 다다르자 노랫소리인지, 혼잣말인지, 남자가 웅얼거리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뒤이어, 날카로운 고양이의 째지는 듯한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깼다.

 여자는 끔찍한 소리에 뒷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늘 듣던 고양이 소리가 아니라, 고통으로 절규하는 듯한 소리였다.

 

  여자는 뒤이어 고물상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남자는 한 손에는 술병을, 한 손에는 고양이를 들고 있었다.

 술주정을 하는 건지, 알아듣기 힘든 소리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기분 나쁜 남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여자는 전속력을 내서 달리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멀어지는 여자를 바라보면 남자는 실실거리고 웃었다.

 

  고물상 앞에 선 남자는, 다 마신 술병을 고물상 안으로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손안에 있던 고양이는 기진맥진해졌는지 그렁그렁 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러게 왜 사람 손을 할퀴냐고? 이 망할 고양이 새끼야”. 남자는 고양이를 보고 히죽거리며 말했다.

 

  대진은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는가 싶더니, 이내 머리를 쥐고 휙 돌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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