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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이 세계의 1+1은 2가 아니다.
작가 : 요동치는하트
작품등록일 : 2016.8.31

무공과 마법, 과학과 오컬트가 공존하는 시대.
극동반도의 항구도시, 대산시에서 퇴역군인 유지, 광검사 유미, 전투인형 유나는 서가삼랑이라는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검이 춤추고 화약이 노래하는 슈퍼액션활극, 지금 시작!

 
- Chapter. 1 - 악마 (7)
작성일 : 16-10-21 13:50     조회 : 613     추천 : 0     분량 : 7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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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대산시 곳곳에는 낭인 혹은 민간군사기업의 일원들이 이용하는 정비소들이 있었다.

 

 치안열외구역에는 흉악한 범죄자가 바글거리고 조폭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항쟁을 벌인다. 도시 밖은 더 심하다. 민둥산이 그득한 황야는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마교 잔당들이 풀어놓았거나 만상공간에서 기어나온 괴물들이 어슬렁거리는 위험지역이었다.

 

 어디서나 무력을 갖춘 싸움꾼을 원했다. 그렇다보니 그런 싸움꾼들을 고객으로 삼는 정비소 역시 돈벌이가 짭짤한 유망한 사업이었다.

 

 정비소는 싸움꾼들을 위한 종합쇼핑센터였다. 시청의 감시 아래 무기와 탄약등을 판매하며 수리까지 가능한 정비소가 있다. 정비소 옆에는 바로 외과병원이 붙어있으며 일거리를 소개시켜주는 중개소도 있다. 규모가 큰 정비소의 경우에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오락시설과 숙박소, 그리고 식당까지 붙어있는 곳도 있다.

 

 그 식당의 가운데에 유미가 있었다.

 

 그녀의 앞에는 엄청난 양의 음식이 쌓여있었다. 삶은 닭 요리에 두껍게 구워낸 스테이크, 야채와 고기가 잔뜩 들어간 볶음밥에 더불어 달짝하게 끓여낸 갈비찜, 바삭한 생선구이 등 잡다하면서도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지는 요리들이 가득하다.

 

 유미는 열심히 그것을 먹었다. 입이 작아서 와구와구 씹어삼키지는 못한다. 대신 초월적인 속도로 음식들을 자르고 분해. 포크와 수저를 사용해 쉴 새 없이 음식들을 입속에 집어넣는다.

 

 단순한 폭식이 아니라 소모한 에너지를 채우는 작업이다.

 

 수모귀와 수라환신대법의 힘으로 강렬한 재생력을 가진 그녀지만 아무런 대가도 없이 몸을 낫게 할 수는 없었다. 부서진 몸을 복구하는 재생은 기력과 영력 뿐이 아니라 막대한 체력이 요구된다. 특히 체격이 작아 많은 에너지를 몸에 저장할 수 없는 유미는 더 많은 것을 먹음으로써 부족해진 열량을 보충해야했다.

 

 차가운 인상의 조각상같은 소녀가 산더미만한 음식을 다람쥐처럼 먹고있다.

 

 은아와 성현은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둘의 시선을 눈치챈 유미의 움직임이 굳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행동이 어여쁜 소녀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얼굴이 붉어진다. 하지만 본디 가진 식탐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라 먹는 것을 멈추지는 않았다. 우물쭈물하면서도 입안에 든 음식을 오물거린다. 그때 옆에 있던 유지가 끼어들었다.

 

 “아이고~ 우리 동생이 배가 많이 고팠나보네? 자자, 여기 오빠 것도 다 먹어!”

 

 큰 소리로 호들갑을 떨면서 접시의 음식을 옮겨 담아준다.

 

 “......!!!”

 

 유미는 기겁을 하며 기침을 했다. 급하게 입을 가리고 숨을 몰아쉰다.

 

 “아앗!”

 

 옆에서 유미가 먹을 음식을 손질하던 유나역시 놀라서 손수건을 집었다. 유미의 등을 두들기며 입가에 튄 음식물을 닦아준다.

 

 두 여자의 눈이 귀신처럼 회전했다.

 

 “뭐 하는 거에요!”

 

 “이 개자식!”

 

 퍼버벅!

 

 다음 순간, 유지는 음식물 위에 얼굴을 박았다.

 

 ***

 

 식사가 끝났다.

 

 유지는 파리해진 얼굴을 닦았다. 데미지가 상당한지 손끝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 옆에서는 유나가 도끼눈을 뜨고 유지와 유미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다. 은아는 혀를 차며 유지를 바라보다 말을 꺼냈다.

 

 “방금 있었던 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 수 없을까?”

 

 유지는 어깨를 으쓱했다.

 

 “자세히 말하라고 해봐야…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달려왔더니 이 녀석이 가고일에게 쫒기는 걸 봤다. 가고일을 처리했더니 이번에는 악마가 나타났다. 그래서 싸웠다. 놈은 사라졌다. 그게 다야.”

 

 “악마라면… 무슨 악마?”

 

 “데바투무라.”

 

 은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황금의 학살자? 놈이 대산시에 나타났다고?”

 

 “그래.”

 

 은아는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그녀는 손을 얼굴에 얹고 생각을 하다가 머리를 흔들며 성현을 바라보았다.

 

 “성현이라고 했던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

 

 “그러고 보니 나도 그게 궁금했었는데.”

 

 식탁 위의 인원 모두가 성현에게 시선을 모았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성현은 어깨를 움츠렸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어... 그러니까... 그냥 길을 가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바로 앞에 떨어졌어요.. 그래서... 어…”

 

 잔뜩 긴장한 성현은 더듬거리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가 피투성이의 남자에게 들은 마지막 말을 이야기 할 때, 은아가 그의 말을 끊으며 물었다.

 

 “마교, 모두가 위험이라고 말했다고?”

 

 “네”

 

 “그럼 그 때 받은 구슬은?”

 

 “잘 모르겠어요. 가고일들한데 도망치다가 죽을 뻔했는데... 그 때 제 몸으로 들어온 거 같아요.”

 

 “구슬이 몸에 들어갔다고?"

 

 은아의 한쪽 눈썹이 의아하다는 듯이 올라갔다. 잠자코 듣던 유지가 말했다.

 

 “그러고보니 몸 밖으로 이상한 기운이 떠돌기는 하던데. 그게 구슬이었다고?”

 

 유지는 턱을 슬슬 쓰다듬으며 생각을 하다 물었다.

 

 “혹시 약간 검은색 테두리에… 안에서는 별 같은 게 반짝 거리는 구슬 아니냐? 딱 봐도 이건 엄청난 거다! 하는 느낌이 팍팍 오고 말이야.”

 

 유지의 설명에 성현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유지는 그가 받았던 구슬의 외형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었다.

 

 “네. 그거요! 그거 맞는 거 같은데요?”

 

 성현의 대답에 유지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었다. 은아가 안달을 냈다.

 

 “뭔가 아는 거야?”

 

 “내가 직접 본 게 아니라 확답은 못하겠지만 짐작가는 건 있어.”

 

 유나가 물었다.

 

 “뭔데요?”

 

 “여의주.”

 

 그 말에 은아 역시 방금 전 유지가 지었던 것과 같은 표정이 되었다.

 

 “여의주라고? 용이 물고 다니는?”

 

 “그래. 여의주는 강한 의지나 기원에 반응하니까… 상황을 들어보니 살고 싶다고 생각하는 소원이 여의주의 힘을 끌어낸 걸로 보이는데. 왜 몸 속으로 들어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잠시 말이 끊겼다.

 

 은아는 골치가 아프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성현은 자신의 몸에 들어온 것이 용이 가진 힘의 원천인 여의주라는 게 믿기지 않는 듯 몸을 돌아본다. 서가삼랑 역시 각자의 생각에 빠져 입을 다물었다.

 

 생각을 정리한 은아가 말을 꺼냈다.

 

 “정황 상 흑마법사 혹은 마교, 아니면 둘이 모인 패거리가 여의주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을 선배가 도중에 가로챘다고 보는 게 맞겠군. 여의주정도 되는 물건이면 뭘 하든 쓸모가 있을 테니까.”

 

 여의주는 천 년 이상 도를 쌓은 이무기가 용으로 승천할 때 만들어지는 성령법구(聖靈法具)로 그것을 가진 자는 하늘의 뜻을 조종해 바람을 부르고 비를 내리치며 급기야 신이 정한 명운마저도 비틀 수 있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물건이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용이라 불리는 신수들이 인간의 세상을 떠나 영령국에 틀어박힘으로서 위상이 많이 흐려지기는 했지만 그렇다 해도 한 개인이 감당할 만한 물건은 아니다.

 

 점점 커져가는 사건의 규모에 모두의 얼굴에 긴장이 떠돌았다. 유나가 입을 열었다.

 

 “데바투무라가 나타난 것도 그렇고 …느낌이 좋지 않은데요.”

 

 유미 역시 무겁게 고개를 끄떡였다. 다만 유지는 여전히 무언가를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는 은아를 바라보았다.

 

 “선배라는 건 성현에게 구슬을 준 사람을 말하는 거야?”

 

 은아는 순간 유지가 무슨 말을 하나 싶었으나 그가 방금 전에 꺼냈던 말을 이어서 하는 것을 깨닫고는 대답을 했다.

 

 “그래. 그 사람 역시 둔마수렵대… 아니, 둔마수렵대였던 사람이야. 진현진이라고 은신술의 달인이었지.”

 

 “둔마수렵대였다는 건.. 지금은 아니라는 거지?”

 

 “그래.”

 

 은아는 더 이상의 정보를 알려줄 생각이 없는듯 말을 짧게 끊었다. 유지는 흠 하고 콧소리를 냈지만 더 캐묻지는 않았다.

 

 은아의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머리를 감싸 안은 채 한참 동안 무언가를 생각했다. 이 자리를 주선한 사람이 입을 다물자 모두들 할 말이 없어졌다.

 

 지겨워진 유지가 슬금슬금 품속의 게임기로 손을 가져갔다. 그런 유지의 손을 유나가 찰싹 때려 걷어낸다. 유미 역시 심심함을 견디지 못하고 식탁에 올라와 있는 후식거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무도 상대를 해주지 않아 고립된 성현은 어쩔 줄을 몰라하며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살폈다.

 

 그렇게 침묵 속의 시간이 지났다. 은아가 갑자기 고개를 들며 말을 꺼냈다.

 

 “지금 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지?”

 

 유지는 얼떨떨한 얼굴로 답했다.

 

 “그렇긴… 한데.”

 

 “그럼 의뢰를 하나 맡아줄 수 있을까?”

 

 “무슨 의뢰?”

 

 “요즘 대산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알아?”

 

 “피의 화가 사건? 알지.”

 

 은아는 자세를 바로했다. 허리를 꼿꼿이 펴곤 각오가 담긴 눈으로 유지를 마주했다.

 

 “그 연쇄살인사건의 추적과 저 아이의 신변보호를 의뢰하고 싶어. 경찰들에게는 여의주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 것도 포함해서.”

 

 “엥?”

 

 유지는 당황스럽다는 듯이 은아를 돌아보았다.

 

 “그건 좀 설명이 좀 많이 필요하겠는데?”

 

 “좋아. 이렇게 된 거 필요한 건 다 말해줄게.”

 

 은아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녀는 잠시 심호흡을 한 뒤에 천천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피의 화가 사건이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일어났던 건 알지? 현진 선배는 그 사건을 추적하는 중이었어.”

 

 “그 놈이 마교도와 관련이 있어?"

 

 “그렇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어. 하지만 선배는 그렇게 주장했지. 명확한 증거는 없었지만... 의심가는 부분이 없지는 않았거든. 선배는 그걸 가지고 물고 늘어졌고.”

 

 은아는 눈앞에 놓여있는 컵의 테두리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과거를 회상하는 그녀의 눈에는 씁쓸함이 담겨있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지. 상부에서 수사를 못하게 하는 거야. 그 사건은 단순히 미친놈의 소행일 뿐이니 경찰에게 맡기고 개인적인 원한을 일에 연관 시키지 말라고 했지. 사실, 이전에 선배의 가족이 놈에게 죽었던 일이 있었거든. 위에서는 개인적인 원한 때문에 선배가 놈을 마교도로 몰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어. 선배는 그 일로 상부와 다투다가 결국 둔마수렵대를 나가버렸어. 그리고 무슨 생각인지 모두와 연락을 끊었지. 나와는 같이 임무도 많이 하던 친한 선배였는데 나도 선배가 뭘 하는지는 몰랐어.”

 

 은아는 목이 타는지 컵을 들어 음료수를 마셨다. 탄산이 가득한 액체를 벌컥벌컥 들이킨다. 한번에 컵을 비운 그녀는 탁 소리가 나게 그것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오늘 점심즈음에 갑자기 연락이 왔어. 통화는 못했어. 그냥 문자 한 통만 딸랑 날아왔지.”

 

 그녀는 휴대기를 꺼내어 모두의 앞에 들어보였다. 휴대기의 화면에는 대산시, 도와줘. 딱 두 단어만 적혀있었다.

 

 “그리고 내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그 뒤로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설명이 끝났다. 유미는 인상을 썼고 유나는 생각에 잠겼다. 성현 역시 뭔가 일이 복잡해지는 것 같자 심각한 표정이 되었다. 유지는 입맛을 다시더니 과일 한조각을 입에 넣고 의자에 등을 기댔다.

 

 “뭐, 대충 상황은 알겠는데. 왜 우리에게 그런 의뢰를 하는 거지? 살인범 추적은 그렇다 쳐도 성현이까지 우리가 맡을 필요가 있을까? 우리 같은 낭인들 보다는 경찰이나 군부 쪽에 부탁을 해서 맡기는 게 더 안전할 텐데.”

 

 은아는 유지의 질문에 초조하다는 듯이 아랫입술을 물었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으로 주위를 살피며 경계를 취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들은 믿을 수 없어. 국가 소속이라면 어떻게든 둔마수렵대의 영향력이 미칠테니까.”

 

 은아가 한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유지는 단번에 알아차린 듯 했다.

 

 “허어.. 너도 그 선배랑 같은 길을 걸으려고?”

 

 “그래. 나는 둔마수렵대의 상부에 마교도가 있다고 생각해.”

 

 그 말에 모두가 놀랐다.

 

 마교를 사냥하는 둔마수렵대의 머리에 마교가 있다니, 사실이라면 엄청난 일이다. 굳게 믿고 있던 방벽이 어느 순간 뚫려있었고 그걸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는 거니까.

 

 은아의 눈이 싸늘하게 변했다.

 

 “사냥감이 사냥개의 목줄을 틀어 쥐고 있는 꼴이지. 지금까지 죽어라 허공에 삽질을 한 기분이지만… 그래도 나는 둔마수렵대야. 숨어있는 마를 사냥하는 사냥개. 필요하다면 물겠어. 설령 그게 주인의 목덜미라고 해도.”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여자의 독기가 흘러나온다. 일류 고수가 뿜어내는 노기에 질린 성현이 부르르 몸을 떨었다.

 

 옛날이라면 역적모의 쯤 되었을 말을 들은 유지는 난감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었다.

 

 “그런데… 우리한테 너무 많은 걸 가르쳐주는 거 아냐?”

 

 “다른 사람이라면 이렇게 부탁하지도 않아. 하지만 선풍비룡 서유지라면 믿을 수 있어. 넌 우리들에게 영웅이나 마찬가지니까.”

 

 그러고보니 이 녀석. 그 때 같이 있었지. 예전 일을 떠올린 유지는 쓴 웃음을 지었다.

 

 “과대평가야. 난 그냥 놀기 좋아하는 싸움꾼 나부랭이일 뿐이라고.”

 

 “싸움꾼 나부랭이가 초절정고수를 쓰러트리지는 못해.”

 

 “그 때는 운이 좋았지. 소 뒷걸음으로 쥐 잡은 격이라고나 할까?”

 

 손사래를 치는 유지였지만 은아는 웃기지 말라는 듯이 코웃음을 쳤다.

 

 “그래서, 할 거야 말 거야?”

 

 유지는 유미와 유나를 돌아보았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냐?”

 

 유나가 조금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전 찬성이에요. 위험한 일에 발을 담그는 기분이지만… 위험한 거야 언제나 그랬고... 상대는 대바투무라를 부리는 고위 흑마법사에요. 군대나 특수부대가 붙으면 모를까... 경찰들이 그들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성현군은 저희가 보호하는 게 더 안전할 거라고 생각해요.”

 

 “유미는?”

 

 “난 반대야.”

 

 의뢰를 맡는데 유미가 반대의견을 낸 건 처음있는 일이었다. 의외의 대답에 유나가 물었다.

 

 “아가씨, 왜요?”

 

 “그냥. 이번 일은 느낌이 안 좋아. 별 다른 이유는 없어.”

 

 정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 듯 유미는 무표정한 얼굴로 식기를 깨작거렸다.

 

 찬성 하나, 그리고 반대가 하나.

 

 결국 결정권은 유지에게 넘어갔다. 모두가 유지를 바라보았다. 유지는 길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슬쩍 성현을 바라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좋아. 하지.”

 

 유지의 승낙에 은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급한 때일 수록 믿을 수 있는 사람의 도움은 절실한 법이다. 그때 유지가 손을 들었다.

 

 “대신 의뢰비는 좀 비쌀거야. 고위악마가 나왔는데 거기에 맞춰서 돈을 받아야지.”

 

 “얼마를 원하는데?”

 

 “일단 1억을 받고, 일이 진행되는 걸 봐서 추가로 금액을 요청하겠어.”

 

 1억에다 추가요청이라니, 경제관념이 부족한 편인 유미와 성현은 그냥 많이 부르는 구나 하고 넘어갔지만 유나는 달랐다. 예전부터 가계부를 작성하며 서가삼랑의 회계노릇을 한 그녀는 억은 억소리가 나와서 억이라고 하는 것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이건 무리수다! 너무 높게 불렀어!

 

 하지만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은아는 간단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마침 사이비교주로 활동하던 마교도에게서 얻은 압류 비자금이 있으니까. 그거면 충분하겠지.”

 

 유나의 입이 다시 한번 벌어졌다. 유지 역시 은아가 그렇게 쉽게 제안을 받아들일 줄은 몰랐는지 어설픈 미소를 지었다.

 

 “어이, 어이.. 그래도 너 따져보면 경찰아니야? 경찰이 그런 짓을 그렇게 쉽게 해도 돼?”

 

 “나 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목숨과 긍지가 걸려있는 일이야. 이 정도 일탈은 감수해야지.”

 

 “여기 성실한 바보가 또 하나 있구만.”

 

 유지는 그렇게 말하며 손을 내밀었다. 은아는 그 손을 맞잡았다.

 

 “거래 성립이다.”

 

 은아는 시간이 아까운지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섰다. 유지는 의자에 걸어놓은 무장을 챙기는 은아에게 물었다.

 

 “우리는 네가 넘겨준 의뢰를 한다고 치고… 넌 뭘 할거야?”

 

 “난 내가 모르는 동안 선배가 뭘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찾아볼거야. 계속 연락을 해야하니 연락처를 교환하자.”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휴대기를 건네준다. 유지는 은아의 유대기에 자신의 번호를 입력했다. 비상연락처로 유나의 체내 통신기 번호까지 저장을 한 은아는 서가삼랑 일행과 성현에게 고개를 까딱이곤 망설임 없는 걸음걸이로 식당을 빠져나갔다.

 

 철두철미한 여형사는 나가면서 식사의 계산을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유지가 중얼거렸다.

 

 “녀석, 진짜 부자인가보네. 잘 하면 더 뜯어먹을 수 있겠다.”

 

 욕망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모습에 유미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성현은 그를 가르치던 선생의 진면목에 충격을 받은 듯한 얼굴이 되었다. 그리고 유나는 무시무시할 정도로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유지를 돌아보았다.

 

 “그런 건 속으로만 생각해 주실래요? 주. 인. 님?”

 

 “죄, 죄송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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