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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수어사이드
작가 : 에드몽
작품등록일 : 2017.10.24

신도 용서할 수 없는 죄. 자살!!
한 남자의 끊임없는 자살 시도와 실패. 그 남자가 죽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하나, 자살 시도 횟수 만큼 자살기도자를 삶의 희망자로 바꾸는 것...
희망을 잃어버린 자들의 희망찾기 프로젝트!!

 
5. 소녀와 남자 그리고 고양이
작성일 : 20-08-31 13:18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5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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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소녀와 남자 그리고 고양이

 

  지갑만 던져주고 벗어나려고 했는데 갑자기 남자가 눈을 떠 잡는 바람에 꼼짝없이 잡히는 미래다.

 

  “벼, 병원요. 내가 119에 신고했어요. 쓰러져 있길래....”

 

 현세의 손을 힘겹게 빼내며 대답한다. 삐쩍 말라 힘도 없게 보이는데 아이러니하게 그의 손아귀 힘은 놀랄 만큼 셌다.

 

  “니가... 나를... 이곳으로 데려 왔다고??”

 

  힘겹게 일어나 묻는다.

 

  “그, 그래요. 뭐, 인사는 굳이...”

 

  미래의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현세는 몸을 일으켜 자신의 팔에서 거칠게 주사바늘을 빼낸다. 조금 전만해도 핏기 없이 축 쳐져있던 그가 어디서 힘이 솟는지 갑자기 돌변해 미래에게 고래고래 소리친다.

 

  “왜, 왜, 왜?? 니가 뭔데 나를 이곳으로 데려와? 대체 왜???”

 

 하며 침대에서 내려와 미래를 덮칠 듯이 어깨를 잡는 순간 주변에 있던 간호사와 인턴들이 달려와 현세를 저지한다. 예상치 못한 현세의 행동에 겁먹은 미래, 몇 발짝 물러서 그들을 지켜본다. 그리고 현세는 있는 힘을 다해 반항하며 고함친다.

 

  “니들이 뭔데 내 계획을 망치는 거야? 이거 놓지 못해? 놓으란 말이야!”

 

 너무도 거센 난동에 주변의 모든 시선들이 쏠리고 간호사들의 도움으로 인턴이 가까스로 무언가를 현세에게 주사한다.

 

  “제발 죽게 내버려둬.... 제발....”

 

  진정제를 투여했는지 현세의 기세가 서서히 누그러지더니 이내 수면에 빠져든다. 미래는 경직된 몸으로 넋을 잃고 보는데 입술이 파르르 털린다. 그리고 새어나온 한마디...

 

  “미친놈...”

 

  병원을 빠져나온 미래, 19년 인생 이보다 더 스펙타클한 날은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 생각하며 집으로 향하는데 생각할수록 화가 치민다.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기껏 살려줬더니 감사는커녕 원망을... 미친놈!

  이게 다 그 고양이 때문이야!’

 

 *지옥*

 

  신들의 회의 종료 후 지옥으로 복귀 한 염라대왕은 저승 제 1 심판정에서 최악질로 분류 되 떨어진 영혼들을 상대하고 있고 그 아래로 등급에 따라 2~12등급으로 나뉜 영혼들이 각 등급에 배정된 사신들 앞에서 죄 값을 측정 받고 있다. 그 후 죄 값에 따른 벌칙 방으로 최종 이송되고 있다.

  염라대왕이 다음 영혼을 받으려는 순간 보라 빛의 제 2사신이 염라대왕 앞에 나타난다.

 

 “단주님! 보고 드립니다.”

 “행적은 찾았느냐?”

 “아직 해협은 넘지 못한 듯 합니다. 지리산 일대에서 악기(惡器)가 감지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토신들에게 발견 즉시 추포하라 명하였습니다.”

 “인가로 스며들기 전에 추포하여 소환해야 할 것이다.”

 “그리 명하겠습니다.”

 

 제 2 사신의 보고를 받고 한 시름 놓긴 했지만 지옥으로 재소환 되기 전까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염라대왕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또한 사신대행 프로젝트에 호언장담을 했지만 성공여부가 불투명해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한 상황이다.

 

 

 **병원 인근**

 

  한바탕 소란스러운 응급실 난동이 있은 후 진정제를 맞고 깊은 잠에 빠졌던 현세는 아침이 돼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의사의 정신과 치료 권고에도 불구하고 깡그리 무시하며 미래가 두고 간 지갑을 챙겨들고 병원을 나왔다. 그런데 병원을 나서는 그의 입가에 이유 모를 미소가 아주 엷게 퍼지고 있었다.

 

  “오늘만 벌써 두 번째야. 이렇게 나약해서야 원... 쯧쯧....”

  “근데, 저 사람은 운 좋게 살았지만 뒤에 들어온 아저씨는 힘들겠던데요.”

  “왜?”

  “파라쿼트를 병째 마셨다던데요.”

  “뭐? 그거 위세척도 안 되는 거잖아.”

  “그게 뭔데요?”

 

 하고 고참 간호사들의 대화에 신참 간호사가 궁금해 묻는다.

 

  “몰라서 물어? 제초제잖아! 그거 마셨다하면 48시간 내에 입술, 혀, 인두에 궤양이 나타나고 식도 궤양까지 발생해. 뿐인가? 식도 천공으로까지 진행가능하거든. 그것만 있는 게 아니야. 시간이 지나면서 폐 섬유화 발생은 물론, 음독 후 짧은 시간 내에 다장기 부전을 유발해서 사망에 이르게 돼. 근데 제일 무서운 건 죽는 순간까지 정신은 멀쩡하다는 거야. 한마디로 가장 끔찍한 죽음이랄까...”

  “근데 그거 시판 안 된지 꽤 오래 됐잖아요? 어디서 구했데요?”

  “그야 나도 모르지...”

 

  고참 간호사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건 신참 간호사만이 아니었다. 누군가 그들의 대화를 엿들을 거라고 생각지 못한 그녀들은 자신들의 임무를 마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고 옆 칸에 누워 있던 현세는 간호사들의 대화에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잊지 않으려는 듯 단어 하나를 읊조렸다.

 

  “파라쿼트... 이거다. 일단, 마시기만 하면 그 누구도 어쩔 수 없다는 거지... 흐흐흐...”

 

 

 *시내 거리*

 

  불과 몇 시간 전만해도 금방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그것, 농약판매상 4,5곳을 돌았지만 그 어떤 곳에서도 현세는 파라쿼트를 구할 수 없었다. 이미 오래전에 시판 금지된 품목이다 보니 시중에서 구입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오히려 파라쿼트를 찾는 현세를 경계하는 것도 모자라 충고하는 사람도 있었다.

 

 “총각이 얼마나 힘든 진 모르겠지만 이 시간도 언젠가는 다 지나가. 그러니까 이런 거 찾지 말고 버텨! 그리고 총각 같은 사람들 있어서 시판 중단 된 거야!”

 

 오지랖은... 남이 죽든 말든 무슨 상관이라고... 그들의 충고나 걱정 따위가 귀찮은 현세는 그래도 한군 데 쯤은 판매하는 곳이 반드시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 후로도 몇 시간을 더 돌아다니다 반나절을 허비하고서야 직접구매를 포기하고 방향을 전환한다. 그리고 밀려드는 짜증에 터져 나온 푸념...

 

 “언제부터 법을 잘 지켰다고... 빌어먹을.... 이게 다 그 계집애 때문이야... ”

 

 

 *미래의 방*

 

  ‘야옹-, 야옹-’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울려 퍼지는 고양이 울음소리, 점점 다가오는 검은 고양이의 그림자, 그 위로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던 좀비가 서서히 일어나 절뚝거리며 미래에게 다가온다.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지는 좀비의 얼굴, 핏기 하나 없는 현세가 미래를 덮친다.

 

 “꺄아악-”

 

 미래가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난다. 얼굴에 식은땀이 흥건하다. 꿈이다.

 

  새벽 3시가 넘어서야 집에 돌아온 미래는 방에 들어오자마자 떡실신이 돼 잠에 빠져들었었다. 조모의 출근도 모를 만큼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간밤의 일이 충격이었는지 악몽을 꾸며 잠에서 깬다.

 

 ‘뭐야- 꿈이야? 아이 씨- 이 인간은 감사는 못할망정 꿈에서까지 날 괴롭히냐?

 

  공포가 좀처럼 가시지 않아 숨을 몰아쉬며 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는데 벌써 오후 2시가 넘은 시간이다. 휴일이라 잠을 더 청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미 잠을 깬 터라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그리고 목이 말라 물을 마시기 위해 주방으로 가면 항상 그렇듯 조모가 차려놓은 밥상이 미래를 반긴다. 상보를 들쳐보니 미래가 좋아하는 깻잎 말린 계란말이가 떡하니 놓여있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제일 큰 조각 하나를 입속에 넣고 세상 제일 행복한 표정으로 음미한다.

 

 

 *현세의 빌라*

 

  자살 소동 후 3일이 지났다. 그날 병원에서 나와 반나절을 꼬박 농약판매상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목적 달성에 실패한 현세는 방법을 바꿔 근처 PC방에 들어가 온라인으로 파라쿼트를 검색해 가까스로 해외 직구로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힘겹게 찾던 그것이 지금 문 밖에서 그를 부르고 있었다.

  초인종 소리에 깜박 잠들었던 현세가 덜 깬 상태로 문을 열자, 택배 직원이 그의 몰골에 움찔 놀란다. 그러거나 말거나 현세는 물건을 받고 문을 닫는다. 현관에 그대로 서서 상자를 뜯어 내용물을 확인하니 짙은 갈색 병 두 개가 들어 있다.

  물건을 확인하고서야 상자를 들고 거실로 들어와 바닥에 앉아 뚜껑을 열어보니 역한 냄새를 풍기는 초록색액체, 그 액체 용기 주변을 감싼 상표 위에 이해 할 수 없는 외국어로 위험성을 알리는 문구가 빼곡히 적혀있었다. 난해한 글자임에도 불구하고 독극물임을 확실히 느끼게 하는 라벨... 그 물건의 진위를 확인하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 현세... 이미 밖은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

  그렇게 힘겹게 구입한 그것들을 거실 바닥에 내려놓고 일어나 현관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편집증 환자처럼 문이 잠겼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또 다른 방해꾼을 막기 위해서... 그때 문만 잘 잠궜어도 벌써 이 지옥에서 벗어났을 거라 생각하는 현세다.

  철저히 문단속을 한 후 거실 가운데로 와 앉자 현관 센서등이 꺼지고 안은 다시 암흑 속에 묻힌다. 거실 커튼사이로 들어오는 바깥 불빛만이 내부 물건들의 실루엣을 드러낼 뿐이다. 그런데 바깥 공기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지지직-’, 번개가 밤하늘을 찢어 놓으며 ‘우르르 쾅!’ 하고 천둥마저 내리 꽂는다.

 

  “드디어 이 지옥에서 벗어나는 건가?”

 

 하며 제초제병 뚜껑을 여는 순간 갑자기 천둥번개가 요란하게 몰아친다. 굉음과 같은 천둥소리에 현세는 움찔하고 하마터면 병을 놓칠 번하다 이내 꼭 움켜잡는다. 그리고 창문을 때리는 빗방울을 보며 조소를 띄운다.

 

 “흠-, 거사를 치르기에 딱이군!”

 

  영혼이 텅빈 눈빛으로 손에 들려있는 병을 보며 천천히 입가로 가져가는 바로 그때, 허공을 가르며 들려오는 새끼고양이 울음소리..

 

  “야옹-”

 

 현세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자동반사적으로 귀를 쫑긋 세운다.

 

  “야옹-”

 

  분명히 고양이 소리다. 그 소리의 출처를 찾기 위해 현세는 잠시 병을 내려놓고 어둠속을 살피는데 검은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유유히 현세 앞에 나타난다. 난데없는 고양이 출현에 이상해서 주방 쪽을 보니 창문 하나가 반쯤열린 게 보인다.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일어나 주방으로 가 창문마저 잠그고 와 다시 앉는다. 그리고 고양이쯤은 대수롭지 않은 듯 고양이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건넨다.

 

  “오늘 처음 보는데 작별인사라니... 아쉽지만 안녕!!”

 

  축배를 하듯 병을 들어 보이고 마시려는데 고양이가 뛰어 올라 현세의 손을 들이 받고 사뿐히 착지한다. 그 바람에 현세의 손에서 병이 떨어지고 내용물이 쏟아진다. 다행히 병은 내용물의 반을 무사히 품고 있었다.

 

  “야-! 뭐 하는 짓이야!!”

 

 화가 치밀어 고양이에게 소리치지만 곧 흥분을 가라앉히고 내용물이 남아 있는 병을 들어 보이며 고양이에게 약 올리듯 말한다.

 

  “어쩌지? 여기 이렇게 많이 남아있는데... 니 계획은 실패야! 그럼...”

 

 하며 병을 다시 입에 대려는 순간 -우르르 쾅!- 또 한 번의 천둥번개가 휘몰아친다. 그리고 현세이 손에서 병이 쑥- 빠져나와 공중에 매달린다.

  잠시 후, 휙- 하고 바닥에 그대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난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 믿기지 않는 현세다.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얌전히 앉아 있는 고양이를 보는데 갑자기 묵직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심한 놈! 지옥이 두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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