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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동거
작가 : BungAri
작품등록일 : 2020.8.2

<<내용 수정 중>>
불타는 주말, 술에 취해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그 남자'에게 팔려갈뻔(?)했다.
돈많은 양아치같은 그 남자, 어째 그 날 이후로 이곳저곳에서 자꾸만 마주친다.
하다하다 이제는 회사 본부장이라고?
"어떻게, 지금이라도 내가 너 사버릴까?"
"제가 본부장님한테 왜 팔려가요!"
"나는 좋으니까 괜찮아, 나랑 살자."
"제가 왜요!"
"나랑 잘래, 나랑 살래?"
"그게 그거잖아요!"
막무가내인 이 남자와의 동거, 괜찮을까?
// 작가 이메일 : ysssi1724@naver.com

 
#18 사귀는 사람 있으세요?
작성일 : 20-08-31 00:49     조회 : 203     추천 : 0     분량 : 3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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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자꾸 까불면 혼난다."

 "또 변태짓하려고 그러네! 이제 본부장 너랑 나랑 아무사이도 아닌데! 이 변태자식!"

 "으아아아아, 짜증나!"

 

 진우는 머리를 벅벅 긁어대며 짜증을 어쩔 줄 모른다.

 결국 소파에서 일어난 진우는 예리를 그대로 안아들고 예리의 방으로 향했다.

 

 "꺄악! 변태한테 잡혀간다!"

 "그 입 다물지 않으면 밤새 괴롭혀주지."

 "꺄아아악!"

 

 진우는 그대로 예리를 침대에 던지듯 놔버렸다.

 발버둥을 치던 예리때문에 잠시 숨을 고르던 진우는 이불을 덮어주며 말했다.

 

 "또 어디서 술먹고 정신못차리기만 해봐라. 가만 안둘거야."

 "내 맘이지롱!"

 

 인사불성인 예리의 행동들에 진우는 골이 쑤셔온다.

 예리는 멍한 표정으로 진우를 바라보고, 진우는 머리를 한 번 쓸어올리고는 말했다.

 

 "아, 몰라! 화장이고 옷이고 네가 알아서 해. 내일 피부 박살나도 난 모른다!"

 "왜애! 옷 불편해, 불편해!"

 "치, 치마! 치마 올라갔잖아 이 여자야!"

 

 어느덧 진우가 덮어준 이불을 발로 차버리고 반쯤 말려올라간 치마의 상태도 모르는 예리.

 진우는 예리에게 다가가 어쩔 수 없이 예리의 겉옷을 살짝 벗긴다.

 겨우겨우 그녀의 겉옷을 벗겨내고 지친 몸을 침대에 걸터앉는 진우.

 진우는 어느새 잠이 들어버린 예리를 아련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전예리."

 

 진우는 그러고도 한참동안 예리를 바라보다가 방에서 나왔다.

 다음 날 아침.

 예리가 방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전예리 주임, 출근 안해?"

 "자, 잠깐만요! 아니, 먼저 가세요!"

 "대체 뭘 하길래 그러는건데?"

 

 방 안에서는 얼굴을 계속 해서 두드리는 예리가 있다.

 

 "으이구, 전예리 이 멍청아…. 화장을 지우고 잤어야지…! 옷 벗을 생각은 하고 화장 지울 생각은 안했냐아…!"

 

 마스크 팩을 할 시간도 없는 상황에 민낯으로 나갈수도 없는 노릇이라, 어떻게든 얼굴을 덮어버리려고 노력중인 예리.

 진우는 계속해서 손목에 찬 시계를 체크한다.

 

 "지금 출발 안하면 지각이야. 나야 상관없지만 전 주임은 문제될텐데? 하필이면 이승우 대리랑 같은 팀이라며?"

 "나, 나가요! 지금!"

 

 벌컥 문을 열고 나오는 예리.

 진우는 예리의 얼굴을 보고 표정을 찡그렸다.

 

 "뭐야, 얼굴 상태가 왜 그래? 클럽가?"

 "왜, 왜요…! 이상해요…?"

 

 울상을 지으며 진우를 바라보는 예리.

 그 모습에 진우는 귀여움에 웃음이 터졌다.

 

 "그래도 예ㅃ…. 아니, 응. 못생겼어."

 "아악! 어떡하지!"

 "뭐 데이트라도 가냐?"

 

 진우의 물음에 예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데이트는 아니고…. 훈이씨랑 약속이 있어서…."

 "훈이면, 김 훈? 네 입사동기?"

 "네, 이번에 같은 팀에 배정받았거든요."

 "둘이 어디가는데?"

 "있어요, 그런게."

 "뭔데? 어디가는데!"

 

 끈질기게 물어보는 진우를 피해 현관으로 가는 예리.

 진우는 그런 그녀를 쫒아가며 그녀를 심문하기 시작했다.

 

 "화장은 진하게 하고서, 옷은 또 그게 뭐야? 어제 치마입고 그 난리를 치고 왜 또 짧아?"

 "본부장님이 무슨 상관이에요! 어제는 완전 남처럼 대하더니, 오늘은 또 생각이 바뀌었나보죠?"

 "그럼 남이지 내가 너랑 남매냐?"

 "그 얘기가 아니잖아요!"

 "나도 알아, 안다고!"

 

 둘은 차에 타서 회사에 도착할때까지 말싸움을 이어갔다.

 결국 주차장에서 예리가 차에서 뛰쳐나가 먼저 사라져버리고, 홀로 남은 진우.

 

 "하아, 뭐야…. 이제 다른 놈한테 눈돌린거야?"

 

 진우는 괜한 불안감에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원래의 퇴근 시간보다 좀 이른 시간에 팀원들과 짧은 인사를 나눈 뒤 나온 예리와 훈.

 

 "전 주임님, 우리 커피라도 사들고 갈까요?"

 "그래요, 훈이씨."

 "교육이라 그래도 전 주임님이랑 같이 가는거라 좋네요, 하하. 혼자가면 무진장 뻘쭘했을 것 같은데."

 "저도 훈이씨랑 같이 가게되서 좋아요. 혼자보단 둘이 아무래도 나으니까, 헤헤."

 

 예리의 말투, 단어 하나하나에 훈의 눈빛과 마음이 흔들렸다.

 

 "아, 엘리베이터 왔다."

 

 예리와 훈의 앞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그들이 웃으면서 대화를 이어가며 타려는 찰나,

 

 "여기서 보네…요, 전예리 주임."

 "아, 본부장님…!"

 

 하필이면 엘리베이터에 먼저 타고 있는 진우.

 예리는 살짝 눈치를 보며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진우와 예리, 그리고 훈이 탄 밀폐된 엘리베이터에 알 수 없는 미묘한 공기가 흘렀다.

 

 "아, 안녕하세요 본부장님. 신입사… 아니, 사원 김 훈입니다."

 

 훈이 진우에게 못다한 인사를 건넨다.

 진우는 그런 훈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답했다.

 

 "예."

 

 하필이면 두 남자의 가운데에 서서, 왠지 머리 위로 전기가 흐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예리.

 어느덧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예리와 훈이 먼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본부장님, 저희 먼저 가볼게요…."

 

 예리가 진우에게 인사를 건네자, 진우는 훈을 슬쩍 째려보고는 그들을 뒤로한채 갈 길을 가버렸다.

 영문을 모르는 훈은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예리에게 말했다.

 

 "있잖아요, 저 지금 본부장님한테 미움받고 있는 것 같은데. 제 착각인가요?"

 "음…. 잘 모르겠어요…. 왜 저러시지…?"

 "뭐, 이건 나중에 고민하고! 일단 가볼까요?"

 "그래요, 가요."

 

 예리와 훈이 도착한 곳은 한 전시회.

 여러가지 주제를 전시해놓은 디자인의 성지.

 이제 막 전공을 업으로 삼으려는 그들에게는 최적의 장소이다.

 그림, 사물, 기계 등 디자인이라는 명목 하에 제작된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 곳.

 

 "훈이씨, 이거 봐요! 완전 신기해!"

 "뭔데요, 하하! 되게 좋아하시네."

 

 훈은 이리저리 뛰듯이 걸어다니며 돌아다니는, 장난감 가게에 온듯한 아이같은 예리의 모습에 계속해서 미소를 띄고있다.

 귀엽다못해 사랑스럽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인 그녀의 모습에, 훈은 그녀를 향해 뛰는 자신의 심장을 눈치채버렸다.

 

 "우리 이거 해봐요, 훈이씨!"

 "에, 이거는…."

 

 전시장 한켠에 마련된 한 스티커 사진기.

 예리와 훈은 기계를 밖에서부터 찬찬히 살펴본다.

 

 "와…. 이게 아직도 있네요. 우리 중학생때나 유행하던 건데. 아닌가, 나 너무 아줌마같은가?"

 "하하, 요즘에도 간간히 보이기는 하던데. 그래도 우리때보다는 훨씬 줄어서 거의 안보이긴 하죠. 이런 곳이니까 있는거겠죠?"

 "그렇죠? 내가 너무 늙다리같은거 아니죠?"

 "네네, 전 주임님은 늙다리라기에는 너무 귀여워요."

 

 직설적인 훈의 말에 예리는 살짝 당황한 듯 하다.

 

 "어, 그…. 아무튼, 우리 이거 찍을래요?"

 "스티커사진요? 이런거 원래 커플끼리 찍는거 아닌… 으악!"

 

 훈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그를 끌고 기계 안으로 들어가버리는 예리.

 굉장히 익숙한듯 이것 저것 터치하며 눌러대던 예리는 이내 양손을 얼굴에 붙여 브이자를 해놓고는 포즈를 잡았다.

 훈은 이런 상황이 조금 어색한듯 하지만, 그녀를 따라해보려 노력하며 딱딱한 포즈를 잡았다.

 찰칵! 하는 인조 기계음 소리가 들리고, 다시 몇초간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렇게 바보같이 서있을거에요? 우리 이참에 친해지는걸로 해요! 이리 붙어요."

 "네, 네? 으악!"

 

 예리가 훈의 몸을 잡아끌며 자신의 옆으로 붙이고, 예리는 자연스러운 포즈로, 훈은 깜짝 놀란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두번째 사진이 찍혔다.

 예리는 촬영 장면을 목격하고 웃음이 터지고, 훈은 민망함에 얼굴을 붉혔다.

 

 "아, 진짜 이런거 완전 안해보셨나보네! 이 안에서는 솔로끼리도 잠시동안은 커플처럼 행동해주는거에요!"

 "아, 그런거에요? 진작 말씀하시지."

 "그렇지… 네?"

 

 훈은 무언가 결심한듯 예리의 어깨를 감싸안으며, 굉장히 다정한 연인의 포즈를 잡고 다음 촬영을 기다렸다.

 방금 전의 사진과는 완전히 바뀐 둘의 표정이 서로의 심정을 대변하는듯 하다.

 예리는 훈의 옆에 안긴듯한 포즈로 긴장한 표정을, 훈은 사랑스러운 연인을 감싸안은 설렘 가득한 남자의 표정을 짓고있다.

 그렇게 몇 장의 촬영이 끝나고, 기계가 사진을 정리하는 동안 정적이 흐르는 공간에서 훈이 먼저 입을 열었다.

 

 "전 주임님, 찝적거리는건 아닌데…. 혹시 사귀는 사람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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