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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다의 왕이라는데요?
작가 : 윤소언
작품등록일 : 2020.7.31

전생, 바다의 왕이었던 남자가 최고의 헌터가 되기까지.

 
18화. 다음 단서
작성일 : 20-08-30 21:24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6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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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화. 다음 단서

 

 콰아아아앙!

 

 “미친!”

 

 나는 뒤로 텀블링해서 겨우 피했다.

 한우름의 공격은 미쳤다는 표현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강철성과 대포를 떠올렸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성 자체가 들이박는데 대포는 무슨 대포!

 

 촤아아악!

 

 “이크!”

 

 연신 날아오는 주먹을 보통 방법으로는 피할 수가 없었다.

 스치기만 해도 풍압 때문에 골이 흔들렸다.

 나는 증기를 이용해 한우름의 경로를 아주 약간 틀었다.

 그러면서 증기를 굳혀 풍압을 제어했다.

 

 “묘하게 방해하는 힘이 있는데 염동 계열입니까?”

 “그걸 말해주겠어요?!”

 

 후우웅!

 

 저놈의 무식한 앞발은 해신검의 방패 모드로도 충격을 완전 해소하지 못했다.

 물을 덮어 완화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두 팔이 박살 나서 가루가 되었을 것이다.

 꿀꺽.

 이번에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피와 물은 다르다는 것이었다.

 피는 굳히면 올가포의 공격을 막아낼 정도였지만, 물은 한우름의 주먹을 막지 못했다.

 이거 일부러 피를 뽑아내서 싸울 수도 없고… 어쩐담.

 

 “후, 빡세네.”

 

 나는 침을 삼키며 신체를 점검했다.

 두 팔 두 다리에 미세한 금이 있었지만 버틸 만 했다.

 한우름이 봐주고 있기에 망정이지 진심이었다면 첫 공격에 박살 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질 거란 의미는 아니다.

 아직 심장의 열기는 죽지 않았다.

 피를 데운다. 끓인다. 퍼트린다.

 

 “하아아아….”

 

 두 눈이 시뻘게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증기를 뱉었다.

 

 “김해류 씨의 특성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곤란합니다.”

 

 한우름이 주먹을 휘둘렀다. 허리를 젖혀 피했다. 스친 주먹에서 공기가 터져나갔다.

 고막이 찢어졌다. 피가 흐르면서 소리가 먹먹해졌다.

 그 탓에 나는 한우름의 뒷말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말은 무척 느려서, 입술을 읽어 뜻을 알 수 있었다.

 

 ‘회장님의 원수가 되고 싶지는 않거든요.’

 

 원수.

 어머니의 원수.

 나를… 죽이겠다는 거지?

 

 “하. 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

 

 나를… 죽이고 싶지 않다고?

 나를… 죽일 수 있다고?

 

 “이봐요, 한우름 씨.”

 

 피는 멎었고, 상처는 나았다.

 

 “듣고 있습니다.”

 “개소리도 적당히 해야 듣기 좋은 법입니다.”

 

 아니, 이 경우에는 개소리가 아니라 소소리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제대로 하라니까 제대로 할게요.”

 

 화아아아악-

 몸에서 나왔다가 흩어졌던 증기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역시… 기후 조작입니까?”

 “아니요.”

 

 나는 고개를 저었다.

 증기가 거대한 가시가 되었다.

 

 “그거랑 비교도 안 되지.”

 

 원래 나는 근캐가 아니라 원캐였어.

 한우름을 겨냥했다. 가시들이 쏘아졌다.

 

 “흡!”

 

 한우름은 침착하게 대처했다.

 퍼엉! 퍼엉! 펑!

 주먹 한 방. 무릎으로 하나. 머릿짓으로 또 하나.

 증기로 만들어진 가시는 내구성이 취약했다.

 하지만 주먹에 터져나가는 순간, 압축된 열기가 터져 한우름의 무쇠를 달궜다.

 

 “크. 사우나에 온 기분이군요.”

 “좋아하시나 봅니다.”

 “청결을 우선시하는 몸이라서요.”

 “하긴. 녹슬면 좀 곤란하겠네요.”

 

 방울방울.

 한우름의 몸에 물방울이 맺히기 시작했다.

 

 “무슨 능력인지 궁금하다고 하셨죠?”

 “예.”

 

 한우름은 팔에 묻은 물기를 털어냈다.

 그의 눈에는 보이지 않겠지만, 물방울은 떨어지지 않고 그의 주변을 맴돌았다.

 

 “이런 거예요.”

 

 미끌.

 

 “…!”

 

 한우름이 물웅덩이를 밟고 넘어졌다. 넘어지기 직전에 균형을 잡으려고 했지만, 몸에 맺힌 물이 그를 눌렀다.

 원인을 모르는 그는 순간 중력이 강해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넘어진 그가 당황하는 사이 물방울들은 한 마리의 장어가 되어 온몸을 김밥말이했다.

 

 “이 정도는…!”

 

 확실히 힘을 안 주니 금방 풀리네.

 

 “이게 김해류 씨의 특성입니까?”

 

 별거 없네요, 라는 표정이었다.

 

 “뭐, 그렇죠.”

 

 그런데 그거 아시나 몰라.

 그런 반응을 하다가 한 방에 훅 간 놈을 하나 알고 있거든.

 왼손 검지로 한우름을 겨냥했다.

 손끝에 물방울이 맺혔다.

 한우름의 내구성은 올가포보다 조금 낮았지만, 그것만 해도 어지간한 전기톱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이곳은 바다와 달랐다.

 압도적인 수압으로 찍어 누를 수가 없었다.

 부족한 물. 단단한 적.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하나.

 최소한의 소비로,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낸다!

 집중해라. 집중해서 만들어라!

 방울방울.

 살짝 흐른 피도 낭비하지 않고 활용했다.

 

 쿵쿵쿵.

 

 한우름이 조심스레 다가왔다.

 물웅덩이가 생겼다. 그는 강하게 짓밟았다.

 물웅덩이가 터지며 곰덫처럼 붙잡았다. 가벼운 움직임으로 물덫은 해체되었다.

 시간을 끄는 동안 갈고 닦았다. 원뿔의 형태로.

 끝은 날카롭고, 겉면에는 선을 새겨 회전력을 추가했다.

 드릴처럼 깎아, 총알처럼 쏜다!

 

 “해류 씨의 특성은 변칙적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크아아악!”

 

 탕!

 

 내가 누구한테 들었는데.

 

 “총보다 훌륭한 대화 수단은 없다고 하더라고요.”

 “쿨럭. 누가 그런 개소리를…!”

 

 그러게.

 그 경우에는 개소리가 아니라 물고기소리일걸?

 

 * * *

 

 탕!

 

 한우름은 귀를 의심했다.

 탕? 탕이라니.

 손가락에서 총알이라도 나간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그런 특성이 있었던가?

 과거 불의 왕이 잡은 헌터킬러가 그 특성이지 않았나?

 아니, 그런데 김해류는 분명 기후조작일 텐데?

 생각은 복잡했지만, 한우름의 몸은 확실하게 반응했다.

 복부를 노린 총격을 빠르게 회피, 물총알은 옆구리를 스쳤다.

 화아아악.

 한우름은 번개처럼 퍼지는 통증에 무릎을 굽히고 말았다.

 주륵.

 최강의 방어력을 자랑하는 그의 몸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강철이 깨지고, 살갗이 찢겨서 피가 줄줄 샜다.

 

 ‘마탄으로도 금이 안 가는데! 대체 어떤 총알을 썼길래!’

 

 한우름은 당황하는 와중에도 강철화를 통해 지혈했다.

 지혈하면서도 그는 해류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다행히 해류는 추가 공격을 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한우름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우름은 그의 행동에 굴욕감을 느끼면서도 지혈에 서둘렀다.

 지혈을 끝내고 그가 일어서려고 할 때였다.

 

 “미안한데요, 역시 화풀이는 주먹으로 해야겠어요. 멀리서 때리는 건 때린다는 느낌이 안 드네요.”

 “네?”

 “해신검. 잡아.”

 “뭘… 어?”

 

 한우름은 당황했다.

 분명 저 멀리 쳐낸 해류의 방패가 형태를 변환 시켜 자신의 팔다리를 붙잡은 것이었다.

 

 ‘원거리 조종이 된다고?!’

 

 잘못 생각했다.

 무기를 완전히 박살 내버렸어야 했는데!

 한우름은 그래도 절망하지 않았다.

 세상에 어떤 물질도 그를 구속하지 못했다.

 S급 마나석을 가공해서 만든 봉인구 정도는 되어야 A급 헌터인 그를 가둘 수 있었다.

 형체변환 아이템의 특징 중 하나는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것.

 강철화로 형태를 바꾸면서 힘을 주면 얼마든지….

 

 “얼마… 든지…!”

 “아.”

 

 해류가 가까이 다가왔다. 싸우기 전과는 달리, 산책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벼운 걸음이었다.

 

 “그건 좀 힘들 거예요. 보통 놈이 아니라서.”

 

 해류는 주먹을 쥐락펴락하며 몸을 풀었다.

 

 “해류 씨…?”

 “걱정 마요. 어머니의 사람인 한우름 씨를 해코지할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조금만…”

 

 퍽!

 

 “맞아주세요.”

 

 퍽!

 

 “괜한 사람한테 화풀이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긴 한데.”

 

 퍽!

 

 “그러게 왜 남의 앞길을 막아서요?”

 

 퍽!

 

 “남의 슬픔을 받아준다니. 그런 감동적인 멘트는 왜 날려요? 아껴서 여자 꼬실 때나 써먹지.”

 

 퍽!

 

 “아프지 않죠? 사실 때리는 내 손이 더 아픈 것 같은데요.”

 

 퍽!

 

 “이게 근력 강화는 되는데 방어력은 안 올라간단 말이죠. 그래서 해신검을 쓰는 건데….”

 

 퍽!

 

 “구속구로 쓰는 동안에는 어쩔 수 없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워야지. 잇몸이 찢어지고 터져도 안 싸우고 죽는 것보단 나으니까.”

 

 퍽!

 

 “…어라. 그런데 왜 반응이 없어요?”

 “…….”

 

 한우름은 조용히 말했다.

 

 “울면서 때리는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네?”

 “그리고 정말 아프지 않았습니다. 힘의 균형이 잘 맞지 않으시군요. 자세도 그렇고요.”

 “…….”

 “싸워본 경험, 많이 없으시죠?”

 “……네.”

 “그렇다면 저를 샌드백이라고 생각하고 쳐보시죠. 세상에. 해류 길드장을 샌드백으로 쓸 수 있는 사람은 당신이 두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누구인데요?”

 “회장님.”

 “…….”

 “해류 씨의 어머니입니다.”

 

 그렇다고 실제로 회장님이 한우름을 때린 적은 없었지만.

 한우름은 마음을 편히 먹고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김해류는 때리지 않고 주저앉았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다.

 뚝. 뚝.

 

 “흐….”

 

 분한 듯 주먹으로 땅을 치며 계속 울었다.

 입술을 깨물고 울음을 참아가며 조용히.

 

 “…….”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한우름과 사람들은 등을 돌렸다.

 

 쏴아아아…

 

 창밖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쏴아아아…

 

 세차게.

 정말 세차게 쏟아졌다.

 

 * * *

 

 “이 지경이라니! 빌런 연합에서 쳐들어오기라도 한 게야?!”

 “그게 아니라….”

 “우름이 너를 이렇게 만들 수 있는 놈이 연합장 말고 누가 있어!”

 “풍제, 태양의 무녀, 오버소드 길드장도 있고….”

 “시끄러, 욘석아!”

 

 하얀 가운을 입은 백발노인이 한우름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있었다.

 과연, 헌터는 초능력자라더니 다양한 부류가 있는 모양이다.

 한우름처럼 공방 일체형이 있고, 그림자들처럼 은신형, 스파이더맨처럼 관망형도 있다.

 그럼 저 할아버지는 분명 치유형… 달리 말하자면 힐러 역할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할아버지의 손에서 나오는 빛이 한우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게 설명되지 않으니까!

 

 “우와. 서현이랑 비슷한 원리인가? 아닌데. 자체 재생력을 높이는 게 아니라 이건 외부에서… 아.”

 

 서현을 생각하니 급격히 우울해졌다.

 좀 전에 그렇게 못된 말을 했는데… 그녀는 분명 정나미가 떨어져서 다른 곳으로 갔겠지?

 차마 병실을 돌아볼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그녀를 붙잡을 자격이 없었다.

 

 “자, 다음은 너다. 너는 못 본 얼굴…이 아니라 존나 자주 본 얼굴이잖아!”

 

 할아버지가 놀랐다.

 침이 튀었다.

 침을 닦는데 할아버지의 인생이 엿보였다.

 …어라. 이 할아버지?

 

 “설마 너 해류냐?”

 “네. 해류인데요.”

 “진짜?”

 “진짜.”

 “오. 세상에. 누님이 기뻐하실 게 분명하군!”

 

 할아버지는 어머니를 잘 아는 듯했다.

 금이 간 뼈를 치료해주는 그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대협. 윤대협이다.”

 “윤대협 선생님.”

 “그래. 왜.”

 “어머니….”

 

 순간 목이 메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윤대협은 내가 하려던 말을 눈치챈 것 같았다.

 

 “일주일이다.”

 “…….”

 “그동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 비인간적인 행위는 빼고 말이지.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선에서 모든 수단을 취했어.”

 

 윤대협의 목소리가 살짝 갈라졌다.

 

 “누님을 살리기 위해서. 누님의 삶을 늘리기 위해서. 어떻게든. 무엇이든. 우리는 모든 방법을 다했단다.”

 

 그는 나를 보았다.

 한우름을 대할 때와 달리 양 끝이 내려간, 무척 온화한 눈이었다.

 윤대협의 기운은 봄날의 나비 같았다. 보고 있으면 신기하고 편안했다.

 그는 자유롭게 여행을 떠났지만, 항상 돌아오는 자리가 있었다.

 그곳에는 정말 매력적인 꽃 하나가 피어있어, 그처럼 함께하는 다른 아이들의 모습도 보였다.

 나비는 꽃을 위해 날갯짓했다.

 나비의 꿈이 곧 꽃의 꿈이었다.

 

 “오직 너와의 재회를 위해서.”

 

 나는 헛숨을 들이켰다.

 

 “너를 위해서. 네 어머니의 꿈을 위해서. 나는 물론이고 해류 그룹 전부가 움직였고, 움직이고 있다. 그러니 가거라.”

 “…….”

 “최고의 일주일을 만들어 드려.”

 

 두 주먹이 부르르 떨었다.

 일주일?

 헛소리하지 마.

 

 “아니요. 일주일이 아니라 평생 최고로 행복하게 해드릴 겁니다.”

 

 윤대협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그게 무슨 헛소리냐! 병이면 낫게 하면 된다. 외상이면 수술을 하면 돼. 하지만 수명이 다하는 건 방법이 없어!”

 

 그래.

 그것이 그가 내린 결론.

 그것이 나비가 날개를 멈춘 이유.

 하지만.

 

 “정말 없어요?”

 

 물은 시간을 녹인다. 시간 속 기억을 담는다.

 어머니를 위해 노력한 윤대협의 땀에는 그 과정이 담겨있었다.

 남의 생각과 기억을 엿보지 않겠다고 속으로 다짐했지만, 이번 경우는 예외로 하자.

 나도 모르게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방법은 있었다.

 

 “…있다.”

 

 그가 조용히 고백했다.

 

 “최소 S급 던전에서 얻을 수 있다는 신의 약물. 엘릭서.”

 “선생님, 그건…!”

 

 한우름이 막으려고 했으나 윤대협은 계속해서 말했다.

 

 “연금술사의 궁극, 현자의 돌. 천계의 수치, 대천사의 눈물. 신화 속 불사조의 깃털.”

 “…….”

 

 나는 조용히 윤대협의 다음을 기다렸다.

 

 “…그 외에도 수많은 아이템이 있다. 그중 하나만 있어도 누님은 살 수 있어.”

 “…….”

 “반대로 말하면 해류 그룹의 힘으로도 얻지 못한 아이템이란 거다. 실제로 존재하는지도 몰라. 특히, 엘릭서를 제외한 나머지는 인류가 상상으로 만들어낸 허구의 아이템이다.”

 

 윤대협은 허구를 연구하고 또 연구했다.

 결국, 그는 포기했지만.

 

 “그럼 아직 기회는 있는 거네요.”

 

 그걸로 충분했다.

 

 “아니, 김해류 씨. 엘릭서는 과거 ‘불의 왕’과 ‘빛의 인도자’가 측정 불가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서야 겨우 하나 발견된 아이템입니다. 이후 미국에서 두 번, 유럽에서 한 번밖에 나오지 않았을 정도로 얻기 힘든…”

 

 나와 눈이 마주친 한우름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우리 승부는 다음에 내죠.”

 “…….”

 “그때는 정정당당히 싸울 테니까요.”

 

 그는 어떤 말로도 막을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하, 하하. 기다리겠습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이야기하세요.”

 “음… 그러고 보니 저는 아직 김해류라고 확정된 것은 아닌데요?”

 

 한우름은 고개를 저었다.

 

 “이제 당신은 김해류여야만 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싶어 주위를 둘러보니.

 

 “일주일 안에 너보다 나은 해류가 나올 것 같지는 않구나.”

 

 윤대협이 안경을 닦으며 말했다.

 

 “누님에게 귀가 닳도록 들어왔다. 아마 너를 직접 알지 못하는 사람 중에 내가 제일 잘 알 거야.”

 

 윤대협과 한우름이 말했다.

 

 “너는 김해류가 맞아. 나는 천재라서 사람 보는 눈도 천재거든.”

 “김해류라고 믿습니다. 직접 싸워본 저는 압니다. 당신의 주먹에 담겨있던 분노와 슬픔을.”

 

 나비와 소가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해야 할 일을 해. 나의 천재적인 두뇌를 빌려줄 테니까.”

 “그러니까 돕겠습니다. 저의 오래된 경험을 믿어보십시오.”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조용히 일어서서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을 올랐다.

 

 “…고맙습니다.”

 

 조용히 꺼낸 말이 그들에게 닿았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다음번 만남에는 제대로 전달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지.”

 

 망설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쏴아아아-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옥상.

 구름과 맞닿아 있었고, 마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물이 손안에 잡혔다. 눈물은 충분히 흘렸다.

 이곳은 바다 다음으로 나에게 친숙한 영역.

 그 안의 기억을 읽는다.

 읽고 또 읽어서….

 

 “다음 단서를 찾아낸다.”

 

 어머니를 살려낸다.

 이대로 죽게 내버려 두지 않는다.

 절대로.

 

 “절대로.”

 
작가의 말
 

 태풍이 오면 아무것도 못하는 인생입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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