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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흘러내림(제2권) - 나무
작가 : 말레이
작품등록일 : 2020.8.20

이 소설 "흘러내림"은 언어의 시작 점인 창세 때부터 2040 여 년 대의 미래까지를 언어와 문자를 소재로 이어가는 소설로 하나님이 주신 사랑과 언어 등의 모든 것이 오늘 우리모두에게까지 흘러 내려왔으며 이 흘러내려옴은 막힐 수 있는 강과 내처럼 수평적 흐럼이 아니라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수직적인 흘러내림이고 그렇게 우리에게 주신 것 중의 귀한 우리의 문자(한글)와 언어(한국어)를 세계에 널리 알리며 그 배에 복된 소식도 나누어야 한다는 주제로서 제1권 - 뿌리, 제2권 - 나무, 제3권 - 가지, 제4권 - 광합성 중의 제2권이다.

 
열정과 냉정의 언어
작성일 : 20-08-30 18:50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9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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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과 냉정의 언어!

 

 “사람이 대답하는 말을 듣고 기쁨을 얻나니,

 적절하게 맞는 말을 하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욥기 15:23)

 

 그 날 공주와 함께 점심식사를 한 요셉은 오후에 보디발의 집에 도착을 하였다. 그리고 대문 안으로 들어서자 보디발의 아내가 마당에서 팔짱을 낀 채 서있었다. 요셉은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아니!

  집안일은 언제 하죠?”

 

 요셉을 보면서 따져 묻는 보디발의 부인은 냉엄하였다.

 

 “아!

 죄송합니다. 부인!

 오늘은 첫날이라서 시간이 이렇게 많이 지나간 줄을

 미처 몰랐습니다.

 내일부터는 시간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요셉을 바라보면서 보디발의 아내는 속으로 생각을 하였다.

 

 “그럼 공주와 함께 보내는 것이 그렇게 좋았단 말인가?”

 

 이런 생각을 하니까 보디발의 아내는 더욱 질투심이 타올랐으나 억지로 마음을 억눌렀다.

 “무슨 일이 있습니까?”

 보디발 아내의 자세에 요셉이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러자 보디발의 아내는 금방 자세를 바꾸어

 

 “오늘 친구 집에서 파티가 있는데

 그것을 말하지 못한 것이 늦게 생각나서

 그것을 말하려고 여태껏 기다리다 보니

 늦게 오는 것 같아서 조금 짜증이 났는가 보군요!”

 

 그러면서 곧이어 말을 이었다.

 

 “파티에 늦으면 곤란 하니 미리 준비를 하여

 5시에 출발을 할 수 있도록 하시오”

 

 보디발의 아내는 이 말을 남기고는 휑하니 찬바람을 일으키며 돌아갔다. 요셉은 자신이 없는 동안 집안에 다른 일은 없는지 살펴보고 창고와 서류들도 다시 정리를 하였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오후 5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그때서야 요셉은 보디발 부인의 말이 생각나 아차 싶은 마음에 부리나케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현관으로 나아오니 보디발의 부인도 준비를 마치고 나오고 있었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도 또 한소리를 들을 번하였다고 생각하며 한 숨을 돌렸다.

 가까이 오는 보디발의 아내를 보니 오늘은 왠지 다른 날 보다 노출이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요셉은 늦겠으니 빨리 가자고 보채는 보디발 아내의 재촉에 약대 위에 먼저 보디발의 아내를 태우고 앞쪽에 올라타 약대를 몰아갔다. 보디발의 아내는 떨어 질까봐 무서운지 보디발의 허리를 꽉 붙잡으며 요셉에게로 더욱 바짝 다가앉았다. 그러자 요셉이 너무 그러면 오히려 위험하니 부드럽게 잡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자 비로소 요셉의 허리를 가볍게 잡았다.

 보디발 아내의 친구 집이 어디인가 하였더니 애굽의 총리대신의 집이었다. 애굽 총리의 아내와 보디발의 아내가 절친한 사이였고 뿐만 아니라 몇몇 귀족의 부인들이 서로 그렇게 지내면서 자녀들과 더불어 유대관계를 하였고 이러한 모임은 다시 그들의 가문과 지위를 유지하는 보조 작업의 한 일환으로 서로가 결속이 되고 있었다.

 이들 모임은 별다른 일이 없을 때에는 가족이 모두 함께 모이거나 혹은 남편들이 중요한 일이 있어서 집을 비우거나 늦게 들어오게 될 때면 나머지 가족들이 만나곤 하였는데 오늘도 저녁 늦게까지 왕궁에 중요한 회의가 있다 하여 아내들이 특별히 할 일도 없고 하니 모이기로 하였던 것이다. 서로의 집에서 돌아가면서 모이는 이 모임은 어느 때나 그랬듯이 모이는 집에서 음식과 다과를 준비함으로 다른 사람들은 그냥 가기만 하면 되었는데 준비하는 집에서 친구들을 초대하였고 초대받은 사람들은 남은 가족이나 특별한 손님이 있을 경우 함께 대동하여 자신들만의 유대관계와 힘을 은근히 과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날 모임의 장소가 총리대신의 집이었고 결국 오늘의 주인공이 총리대신의 부인인 셈 이었지만 엉뚱하게도 엊그제의 일로 인하여서 인지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가 주인공이 되다 시피 축하의 인사를 받고 고마움을 표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푸짐하게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데 오늘의 화제는 단연 엊그제 있었던 춤 대회가 주 화제였다. 부인들은 보디발의 부인에게 다가와 언제 그렇게 연습을 하였느냐는 등 부러움의 시선을 감추지 않았다. 더불어 젊은이들도 요셉에게 다가와 관심을 표명하는 것은 불과 한 두어 달 전과는 생판 다른 모습이었다. 일부 아가씨들은

 

 “있다가 춤 좀 가르쳐 주세요!”

 

 라며 아주 노골적으로 춤 좀 가르쳐 줄 것을 부탁을 하기도 하였다. 반면에 남자 청년들은 은연중에 부러움을 드러내었다.

 “공주와 춤을 추어보니 어떠하였소?”

 

  요셉은 속으로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진 것에 대하여 만족하며 참으로 잘되었다고 생각을 하였다. 앞으로 이들과 격의 없는 교제를 나누게 되었고 그렇게 되면 점점 더 친해 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나타났음을 직감하면서 나름대로 긴장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렇게 자리가 무르익어 가자 그 날도 예외 없이 악사들이 동원되고 서로 어울려 춤을 추는 시간이 마련이 되었다. 먼저 총리의 부인이 오늘의 모임에 참여하여 준 것에 대하여 손님들에게 인사를 하고나서 오늘은 엊그제 애굽의 춤 대회에서 우승한 주인공들이 있으니 다시 한 번 춤을 보자고 제의를 하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반수를 치며 대 찬성을 하였다. 요셉과 보디발의 아내는 총리대신 부인의 요청에 따라 둘러 서 있는 사람들의 중앙으로 나와 춤을 출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부드럽게 춤을 추는 두 사람의 춤을 보면서 여기저기서 부러운 듯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춤 대회에서처럼 멋지게 춤을 추고 나자 사람들은 다시 한 번 더 박수를 치며 열광을 하였다.

 그러고 나서 각자 자유롭게 춤을 추는 시간이 되자 아가씨들은 모두가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 요셉에게 다가와 춤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고 서로 자기가 먼저라면서 실랑이를 하였다. 요셉은 그런 그들을 향하여

 

 “한 분, 한 분, 모두 가르쳐 드릴 터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라며 요셉은 아가씨들을 안심 시켰다. 그리고 그것이 예의라도 되는 것처럼 제일 먼저 총리대신의 딸에게 가서 춤을 청하였다. 그 아가씨는 얼굴빛 살짝 홍당무처럼 물이 들었지만 자신에게 첫 번째로 다가온 요셉에게 고마워하면서 곡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 사실 이제 막 성년이 되어서 아직 경험이 미숙한 아주 젊은 사람을 빼면 모두가 귀족이나 대신들의 아들딸들인 만큼 춤을 못 추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가씨들 역시 전혀 춤을 못 추는 것도 아니고 또 한편으로 보자면 전문 춤꾼이 되려고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춤에 대하여 따로 깊이 있게 알려주어야 하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요셉에게 이끌려 나간 아가씨들은 비록 잠깐이지만 한 결 같이 이전보다 훨씬 춤을 잘 추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만큼 상대방을 이끌어 주는 요셉의 춤 솜씨가 아가씨들을 더욱 우아하도록 빛나게 해 주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요셉과 춤을 춘 아가씨들은 한 결 같이 모두가 즐겁고 기뻤다.

 그렇게 자유롭게 춤을 추다가 마지막 젊은이들이 쌍을 이루어서 춤을 추는 시간이 되자 아가씨들은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나서 자기에게 손을 내밀어줄 파트너를 기다렸지만 속으로는 모두가 요셉이 와서 춤을 청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그런데 요셉은 그들의 기대를 모두 꺾어버리고 전혀 생각지도 않게 보디발의 부인에게 가서 손을 내밀었다.

 요셉의 너무나도 뜻밖의 행동에 보디발의 아내도 역시 깜짝 놀랐다. 요셉은 이렇게 하는 것이 그동안 춤을 가르쳐 주고 또 자신을 이런 모임들마다 데리고 가준 보디발의 부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을 하였다. 또 한편으로는 오늘 같은 날 어느 한 아가씨에게 만 춤을 신청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선택을 받은 아가씨야 좋겠지만 반면에 선택받지 못한 다른 아가씨들의 경우 본인은 물론 이려니와 그들의 어머니들이 서운해 하거나 상대적으로 자기 자신이나 딸에 대한 열등감이 생기면 역시 요셉에게도 좋을 건 없었다. 그래서 이리 생각해 보고 저리 생각을 해 보아도 이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미리 하고 있었던 차였다.

 더구나 이런 때 보디발의 부인을 존대하여 줌으로 다름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는 존재가 되기도 할 것이고 더불어 고마움의 마음을 표출하는 기회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요셉으로부터 춤을 추자는 신청을 기대하고 있던 아가씨들이나 미처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다른 부인들은 모두가 하나 같이“에~!” 하면서 야유를 보냈지만 한편으로는 요셉의 생각처럼 자신이나 자기의 딸이 아닌 다른 아가씨에게 춤을 신청함으로 자신들이 자존심이 깨지지 않은 것에 대하여 다행스럽게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곧 그들에게 다가온 파트너들과 함께 짝을 맞추어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 시작을 하였다.

 반면에 보디발의 아내는 참으로 뿌듯하고 행복하였다. 바로 앞에서 춤이 시작될 때 많은 사람들의 신청으로 이미 요셉과 이미 춤을 추었지만 이것은 그것과는 분명 달랐다. 요셉이 다가와 춤을 청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특별한 대우를 받게 된다 생각하니 이제까지 수고하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주는 요셉이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그러한 뜻을 요셉에게 이야기를 하였다.

 요셉도 한편으로 생각을 하였다. 결국 오늘의 파티는 즐겁고 기쁨이 넘치는 파티였다. 그리고 누구하나 상처를 입거나 서운해지지 않은 것도 참 잘된 일이었다. 거기에다가 보디발의 아내가 고맙게까지 생각을 해주니 오히려 요셉이 고마운 일이었다.

 

 “모든 일들이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낙타는 어느덧 집 앞에 와 있었다. 낙타에서 내리자 보디발의 아내가 요셉에게 잠깐 차나 한잔하고 가라며 요셉을 불렀다. 보디발의 아내를 따라가는 요셉에게 오늘은 너무너무 좋은 파티였다며 기분 좋게 앞장서서 걸어갔다. 그러나 요셉은 아침부터 왕 앞에서 언행을 조심하고 공주와의 긴 대화와 더불어 춤을 연습할 때는 몰랐지만 저녁까지 파티에 참석하고 나니 몸이 몹시 피곤하였다.

 더구나 내일 다시 왕궁으로 가서 여전히 연습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요즈음 보디발의 아내가 조금 과민해진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할 때가 있었는데 지금 행복해 하는 그녀의 기분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앞서가는 보디발 아내의 발걸음을 따라 갔다. 보디발의 아내는 자신의 숙소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먼저 들어가서 방문을 열고 요셉을 기다렸다. 저녁시간이어서 요셉이 들어가기가 망설여졌지만 보디발의 아내는 관계없다는 듯이 열린 문을 잡고 요셉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요셉이 하는 수 없이 방안으로 들어서자 보디발의 아내가 차를 가져올 터이니 잠시만 앉아서 기다리라며 방문을 닫고 나갔다. 아마도 보디발의 아내는 심부름할 시종을 부르지 않고 직접 만들러 가는 듯 멀어져 가는 발소리가 들렸다. 요셉이 애굽의 여인 방에 그것도 늦은 시간에 들어와 본 것은 오늘이 처음 이었다. 방안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고 여인이 쓰는 방답게 은은한 향내도 풍겨 나왔다. 벽에는 보디발 아내의 취향을 알 수 있을 만한 여러 가지 장식품들로 가지런히 장식이 되어 있었다.

 

 “아!

 여인의 방은 이렇구나!”

 

 이런 생각을 할 무렵 보디발의 아내가 차상을 들고 방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요셉의 앞에 상을 내려놓고 마주 앉았다. 무슨 차인지 이름은 모르지만 방안은 이내 찻잔에서 뿜어져 나와 방안을 휘감아 도는 은은한 차의 향으로 가득 찼다. 더불어 콧속이 확 뚫려오는 느낌이 들면서 차의 향이 밀려들어왔다. 요셉은 이러한 냄새만 맡아도 피곤이 풀어지는 것 같았다. 생각 같아서는 찻잔을 들어 훌쩍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어 손가락을 찻잔에 대어 보았지만 찻잔은 이제 부은 뜨거운 물로 인하여 몹시 뜨거운 상태였다. 때마침 보디발의 아내도 찻잔을 잡으려고 오른 손을 상위의 찻잔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을 하고 말았다. 보디발의 아내가 갑자기 음성이 달라지면서

 

 “요셉!”

 

 하고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상위로 올라온 보디발 아내의 손이 찻잔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요셉의 손을 덥석 잡은 것이었다. 순간 요셉이 깜짝 놀라 본능적으로 보디발 아내의 손을 확 뿌리쳤다. 그 순간 이제까지 차를 머금고 고요하게 체통을 지키고 있던 찻잔이 그 손에 의한 충격으로 밀려나면서 찻잔이 갑자기 춤을 추더니 잔 안에 가득하던 뜨거운 차를 공중으로 다 토해내고 말았다. 그리고 그렇게 밀려난 찻잔은 보디발 아내의 찻잔을 힘껏 들이받자 찻잔이 힘없이 넘어지며 안에 있던 차를 다 토해 버리고 말았다.

 

 “앗 뜨거워!”

 

 그러면서 요셉의 손이 용수철에 튀어 오르듯이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뜨거운 차가 온통 요셉의 손으로 쏟아져 버린 것이다. 그 소리에 보디발의 아내도 덩달아 놀라 손을 빼내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차가 상위를 해일처럼 밀려가 상에 팔을 대고 있던 보디발 아내의 팔을 덮친 뒤였다. 보디발의 아내 역시

 

 “앗 뜨거워!”

 

 외마디 비명을 질렀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그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없었다. 그러는 동시에 요셉은 공중에서 손을 두어 번 털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입 가까이 가져다가 입으로 바람을 호호 불어 입 바람으로 손을 식혔다. 실로 순식간의 일이었다. 반면에 보디발의 아내는 차가 상위를 지나가는 동안 어느 정도 식어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도 놀라서 아직 뜨거운 느낌이 안 들어서 인지 그렇게 아픈 내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뜨거운 찻물이 손으로 직접 쏟아진 요셉이 얼굴을 찡그리고 고통을 참아가며 손을 불어대는 요셉을 보고 아차 싶었는지 보디발의 아내는 얼른 가서 찬물을 떠왔다. 그리고 요셉의 팔을 끌어다가 찬물에 담갔다. 얼얼함과 쓰라림이 요셉의 피부를 지나 뼈 속까지 깊이 파고 들어오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그 아픔을 참느라 이를 악물어서 인지 요셉의 얼굴에 근육이 뭉치고 있었다. 그런 반면에 방안은 온통 차의 향으로 더욱 가득하였다.

 다음날 아침 요셉은 오른손을 하얀 천으로 두르고 나왔다. 어제 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아직도 화기로 인하여 쑤시는 아픔이 조금 남아 있었다. 아직 보디발 장군이 준비가 안 되었는지 보이지를 않았다. 요셉은 보디발을 기다리면서 곰곰이 어제 일을 생각해 보았다.

 

 “어제 보디발 장군의 부인이

  왜 갑자기 내 손을 잡은 것인가?”

 

 아무래도 요 며칠 사이를 생각해 보니 보디발 장군의 아내가 이상했다. 분명히 춤 대회 이전하고 그 이후가 좀 다른 것 같았다.

 

 “왜 그럴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보디발 장군이 오면서 무언가 생각에 깊이 빠져있는 요셉을 보고 인사를 하였다.

 

 “잘 잤는가?”

 

 요셉도 얼른 인사를 드렸다.

 

 “예!

 장군께서도 잘 주무셨지요?”

 

 요셉이 말을 하는데 보니 요셉의 오른손이 천으로 감겨 있는 것이었다. 보디발이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니!

  왜 그런가?”

 

 보디발의 질문에 요셉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뜨거운 물에 약간 데었을 뿐입니다.”

 

 “아니 어쩌다가?”

 

 보디발은 어제 저녁 궁궐에서 늦게 끝나 바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늘 아침에 식탁에 앉아 빵을 먹으려던 일이 생각이 났다. 아내가 빵을 집어 드느라 팔을 뻗었는데 팔에 옷소매가 짧아서 드러난 팔목이 햇볕에 그을린 것처럼 벌겋게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팔이 왜 그런가를 물었더니

 

 “뜨거운 차를 손에 쏟아 약간 데어서 그래요”

 

 보디발은 아내의 말이 생각이 났다. 그렇다면 아내와 요셉이 함께 차를 마시다가 차가 쏟아져서 두 사람이 데인 것 같은데 두 사람 다 함께 차를 마시다 그렇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데인 것은 숨길 수 없지만 함께 차를 마신 사실은 숨기려는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두 사람은

 왜 함께 차를 마신 것을 숨길까?

 

 어제 밤에는 총리 댁에서 파티가 있다고 했는데

 거기에서 데인 것일까?

 

 그렇다고 해도

 두 사람이 동일하게 오른손을 데였다는 것은

 오른손이 함께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여기까지 생각한 보디발이 은근히 요셉을 떠보았다.

 

 “아니!

 공주님과 춤 연습을 해야 하는데 어디서 그렇게 된 건가?

 

 어제 파티에 갔다가 그랬나?”

 

 보디발의 질문에 요셉은 약간 당황하더니

 

 “부엌에서 뜨거운 물을 뜨다가

 쏟아서 그렇습니다.”

 

  “조심하지 않고!”

 

 보디발은 그 말을 듣고 모른 척 넘어갔다. 요셉은 보디발이 꼬치꼬치 캐묻자 무어라고 이야기를 할 수도 없어서 곤란했는데 그렇게 넘어가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여겼다. 그러는 사이 궁궐에 도착하자 요셉은 보디발에게 인사를 하고 공주와 함께 춤 연습을 하던 곳으로 갔더니 이미 공주와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들어오는 요셉을 보면서 오른손이 하얀 천으로 감겨있는 것을 보고는 놀라면서 물었다.

 

 “아니,

  손은 왜 그래요?”

 

 공주의 얼굴에 걱정의 빛이 영역하였다.

 

 “조금 데었을 뿐인데요.

 괜찮습니다.”

 

 요셉이 놀란 공주를 안심시키려고 말을 하였지만 공주는 요셉의 팔을 잡아 천을 끄르며 말하였다.

 

 “어디 좀 보세요!

  세상에 많이 데었으면 어쩌나?”

 

 공주는 정말 걱정이 되어서 마음을 졸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다 풀어진 손이 온통 벌겋고 검지에 약간의 물집이 잡힌 것을 보고는 급히 시종을 불러

 

 “지난번 화상에 특효 하다는 약이 있었지

 그것을 좀 가져오너라!”

 

 공주는 황급히 지시를 하였다. 잠시 후 종이 약을 가져오자 공주는 그 약을 손가락으로 떠 화상의 부위에 살살 발라 주었다. 그리고는 그 약에 대하여 설명을 해 주었다.

 

 “이 약은 먼 곳을 다녀온 약대상인이

 북쪽의 추운 나라에서

 화상에 효과가 좋다하여 구해 온 약입니다.

 어린 대나무 잎 중에

 저녁에는 말리고 낮에는 펴지는 잎이 있다는데

 그 잎을 밤에 채취하고,

 느릅나무 뿌리 부분의 껍질과

 지붕에서 자라는 이끼를 채취하여 말렸다가 곱게 가루를 내고

 감이라는 떫은 열매의 즙과 알로에와 함께 잘 섞어서

 2~3일간 공기가 통하지 않는 그릇에 담아 햇빛에 말려두면

 화상에 그렇게 잘 듣는 다고 합니다.

 북쪽의 추운 나라에서 나는 약재들이 많이 들어가서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는군요.”

 

 공주가 약에 대하여 일일이 설명하면서 발라주니 요셉은 금방이라도 나아질 것처럼 기분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실제로 화상 부위가 시원해져 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공주가 추가 설명을 하기를

 

 “이렇게 약에 대하여 설명을 하는 것은

 본인이 약을 신뢰해야 약효가 빨리 나타난다고 하니

 그렇게 아시고 빨리 나으시기 바랍니다.”

 

 “공주님! 고맙습니다!”

 

 요셉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공주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싸매고 덮어두면

 오히려 상처에 좋지 않으니

 밖으로 움직일 때만 천으로 상처를 덮고 팔을 고정하고

 그 이외에는 다른 것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시원하게 열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주는 마치 의사처럼 박식하고도 친절하게 하나하나를 알려 주었다.

 

 “그런데 요셉!

 어제 총리대신 댁에서 파티가 있었다고 하던데

 그 곳에서 데이신 것입니까?”

 

 공주가 질문을 하자 요셉은 깜짝 놀랐다.

 

 “어떻게 공주가 총리대신 집에서

  파티를 한 사실을 알았을까?”

 

 요셉을 표정을 본 공주가 말을 이었다.

 

 “왕실에서

 그 정도는 알게 마련입니다.”

 

 공주가 슬그머니 웃고 있었다.

 

 “그렇다면

 제가 화상을 입은 것도 알고 계셨나요?”

 “아이참!

 너무 꼬치꼬치 캐묻지 마세요!”

 

 공주는 다시 한 번 더 미소를 띠었다.

 

 “오늘 아침에 공주가 일찍 나와 있었는데

 이미 그 사실을 알고 나 때문에 그런 것 이었구나”

 

 요셉은 이렇게 생각을 하며 한편으로는

 

 “언제 어디에서도

 말을 조심해야 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공주와 함께 다시 연습을 하는데 한 팔을 부딪치지 않게 들고 대략의 춤의 동선을 그리며 움직이는 연습을 하였지만 한 쪽 날개를 잃은 새처럼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공주의 몸과 여러 차례 이곳저곳을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는데 살짝 충돌이 일어날 때마다 서로 웃게 되었고 어떤 때는 일부러 충돌을 일으키기도 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환경과 시간의 벽들은 그렇게 점점 더 사라져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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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춤과 언어의 만남 2020 / 8 / 20 232 0 8872   
8 보디발 장군의 야망 2020 / 8 / 20 228 0 4780   
7 새로운 언어의 세계 2020 / 8 / 20 233 0 2781   
6 위로의 언어 2020 / 8 / 20 226 0 7573   
5 새로운 언어와의 만남 2020 / 8 / 20 230 0 8461   
4 보디발과의 만남 2020 / 8 / 20 247 0 4777   
3 침묵의 언어 2020 / 8 / 20 255 0 6358   
2 흥정의 언어들 2020 / 8 / 20 232 0 5351   
1 편중된 언어의 결과 2020 / 8 / 20 406 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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