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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기타
흘러내림(제2권) - 나무
작가 : 말레이
작품등록일 : 2020.8.20

이 소설 "흘러내림"은 언어의 시작 점인 창세 때부터 2040 여 년 대의 미래까지를 언어와 문자를 소재로 이어가는 소설로 하나님이 주신 사랑과 언어 등의 모든 것이 오늘 우리모두에게까지 흘러 내려왔으며 이 흘러내려옴은 막힐 수 있는 강과 내처럼 수평적 흐럼이 아니라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수직적인 흘러내림이고 그렇게 우리에게 주신 것 중의 귀한 우리의 문자(한글)와 언어(한국어)를 세계에 널리 알리며 그 배에 복된 소식도 나누어야 한다는 주제로서 제1권 - 뿌리, 제2권 - 나무, 제3권 - 가지, 제4권 - 광합성 중의 제2권이다.

 
환희의 언어
작성일 : 20-08-30 18:49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8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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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희의 언어!

 

 “마음의 기쁨은 눈을 통해 빛나고

 좋은 소식은 뼈를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욥기 15:30)

 

 다음날 요셉은 궁궐로부터 온 전령에게서 서신을 하나 받았는데 그 내용은 내일부터 매일 아침마다 다른 대신들이 입궐을 할 때에 요셉도 함께 입궐하여 공주와 함께 한 시간씩 춤을 연습하라는 일종의 안내서 성격을 띠었지만 사실은 명령서였다. 요셉은 우선 보디발의 아내에게 서신을 보여주었다. 보디발의 아내는 유쾌하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서신을 보더니 저녁에 남편에게 전하겠다는 말을 하고는 싹 돌아서서 가는데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냉기가 휘 감돌았다. 저녁에 돌아온 보디발이 요셉을 부르더니 늘 혼자서 입궐을 하였는데 내일부터는 아침에 함께 입궐을 할 수 있다니 잘되었다면서 기분 좋게 받아 들였다. 사실 따지고 보면 왕명인데 거부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디발의 아내는 여전히 뽀로통해 있었다.

 요셉은 잠자리에 누워서도 마음이 설레었다. 가나안 사람이 궁궐 근처에 얼씬거리다가 잘못 되어 가나안의 첩자로 낙인찍히면 생명을 부지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 가나안 사람인 내가 내일부터 궁궐 안에 들어가 볼 수 있다니 참으로 꿈만 같은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은 처음 애굽에 왔을 때 생각지도 않게 시장에서 만났던 그 공주를 만나 함께 춤을 연습하게 된다니… 요셉은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떨려 왔다.

 그렇게 잠을 자는 듯 마는 듯 하고 다음날 아침 요셉은 일찍부터 일어나 입궐준비를 마치고 나오자 보디발의 군사가 전차를 준비해 놓고 보디발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요셉도 그곳에서 함께 보디발을 기다렸다. 얼마가 지나자 보디발이 복장을 갖추고 나아오자 모두 예를 다하여 보디발에게 인사를 하였다. 보디발은 그런 것들이 늘 반복되어서 별것이 아닌 듯 당연하게 전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요셉을 향하여 옆에 앉으라고 권하였다. 요셉이 그의 옆에 않자 전차는 보디발의 부하가 휘두르는 채찍에 따라 서서히 달리기 시작하였다. 궁궐을 향하여 가는 동안 사람들이 연신 보디발의 전차를 보고 허리를 숙여서 인사를 하였다. 요셉은 자신이 노예로 서있던 자리를 지나면서 그때와는 달리 전차에 앉아서 바라보는 세상과 노예의 모습으로 바라보던 세상이 너무나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생각하며 피식 쓴 웃을 지었다.

 전차가 사람들이 많은 시장을 지나자 점점 속도가 빨라지기를 시작하였다. 그럴수록 세상이 모두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만큼을 달리자 갑자기 능선 끝에 거대한 피라미드들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동물도 사람도 아닌 거대한 석상들이 서서 지나가는 요셉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요셉이 태어난 후 모두가 처음 보는 것들이어서 신기하기도 했지만 요셉은 앞으로 한 달 동안 늘 보게 될 것들이라 생각하며 촌놈처럼 그것들에게 시선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였다. 드디어 궁궐이 나타났다. 가나안에서는 일찍이 이렇게 큰 건물을 직접 눈으로 본 기억이 없었다. 만약 책에서 조차 이런 것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였다면 아마도 요셉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거대한 건물을 지을 수 있었을까? 그만큼 가나안은 양을 치는 목축업 중심의 자연생활에 가까웠기 때문에 인공적인 도시나 건물이 발달한 애굽의 사회가 신기하고 놀라웠으며 또한 이에 적응하는 것도 처음에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궁궐을 지키는 병사들이 보디발을 알아보고 커다란 문을 열어 제치자 전차는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그 문을 향하여 힘차게 돌진하여 들어갔다. 그때 보디발이 요셉에게 오늘의 일정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우선 처음 왕궁에 왔으니 먼저 왕을 알현하고 나서 공주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전차가 어느 건물에 도착하자 보디발은 요셉을 왕에게로 안내해 갔다. 보디발을 따라 왕궁의 초현대식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바로 넓은 홀이 나왔다. 그리고 그 홀의 양 벽면 쪽으로는 사람의 몸에 늑대와 여우의 중간 정도인 것 같은 짐승의 머리 모양을 한 시커먼 석상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홀과 연결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많은 문들 중 한 곳으로 들어갔는데 그곳이 바로 왕이 많은 대신들과 함께 국정을 논하고 결정을 하는 왕의 집무실로 가기 위한 대기실이었다.

 대기실에는 경호를 담당한 병사와 더불어 예전을 담당한 신하가 미리 와서 오늘의 일을 준비하고 있다가 보디발과 요셉이 들어오자 보디발에게 인사를 하고 나서 요셉에게도 어서 오라고 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나서 왕의 집무실과 연결되는 문을 통하여 요셉을 안내하여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정 중앙에는 대여섯 개 정도의 계단위로 중후하고 멋있는 의자가 하나 자리 잡고 있었고 나머지는 양탄자가 깔려있는 텅 빈 홀이었다. 저 의자에 왕이 앉아서 대신들과 함께 국정을 논하는 자리임을 한 눈에 알 수가 있었다. 바닥에는 양탄자가 깔려 있는 데 왕의 보좌에서부터 시작하여 대기실로 이르는 문까지 밝은 색으로 수를 놓아 홀이 그 선을 중심으로 크게 오른쪽과 왼쪽 두 곳으로 나뉘어 보이도록 해 놓았다. 그리고 그 양쪽으로 대신들이 서서 왕에게 의견을 아뢰고 왕으로부터의 명령을 받도록 되어 있었다. 안내하던 신하는 왕의 부름을 받고 이곳에 들어오게 되면 어느 위치에 서서 왕에 대하여 어떻게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하는지에 대한 인사법과 왕이 가까이 오라 부르시면 어디까지 나와 서며, 왕에게 말씀을 드릴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행동 규칙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다. 대기실에서 얼마만큼을 기다리노라니 다른 대신들이 오늘의 업무를 위하여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는 대기실에서 왕을 알현하기 위하여 준비를 하는 요셉을 알아보고는 먼저 요셉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네었다. 아마도 어제 있었던 일로 요셉의 인상이 그들에게 강렬하게 비쳐졌는지 모두가 요셉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요셉도 그들과의 대면이 앞으로 자신에게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들과의 만남이 반갑고 즐거운 일이었다. 대신들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나자 먼저 대신들이 집무실로 들어가 왕을 맞아 아침 문안을 드릴 준비를 하였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안에 있던 신하가 나와 요셉에게 안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요셉은 이미 확인해 둔대로 자신이 서야 할 위치에 서서 왕에게 허리를 숙이며 문안을 드렸다. 왕은 반갑게 요셉을 맞으며 요셉에게 가까이 오라고 하명을 하자 요셉이 왕이 자리 잡은 단 아래에 가서 섰다. 그 자리에서 왕은 요셉의 신상에 대하여 먼저 하문을 하였고 요셉은 이제까지 고향에서부터 자신의 주변에서 있었던 일들을 상세하게 왕에게 아뢰었다. 왕이 모든 이야기를 듣더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했노라고 격려를 하였다.

 그러면서도 왕은 요셉이 자신과 같은‘셈’족의 후예임을 특별히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대신들은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하여 대신들도 요셉이 어떤 인물이며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요셉이 가나안에서는 자신들이나 다름이 없는 귀족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역시 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보디발도 요셉의 말을 들으면서 비로소 이제까지의 모든 일들이 이해되면서 속으로 어쩐지 하는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사이에 왕은 이러한 인물을 볼 줄 아는 지혜로운 눈을 가졌다며 모든 대신들 앞에서 보디발 장군을 칭찬하자 보디발은 겸연쩍어 하였다.

 

 “다 전하께서 보살펴 주신 덕이옵니다.”

 

 보디발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이어서 왕은 앞으로 요셉은 공주와 공연준비를 잘하여 부디 모두에게 기쁨을 나누기 바란다는 하명에 요셉은 다시 허리를 숙여 그렇게 하겠노라 는 인사를 드리고 나서 대기실로 나왔다. 대기실에는 이미 공주의 시종이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자신을 공주가 있는 곳으로 안내를 해 주었다.

 요셉은 공주가 있는 곳으로 가는 동안 애굽에서 부자인 아버지 집에서 살면서 족장인 야곱의 아들이었기에 여러 가지 좋은 여건과 아버지의 사랑 아래 물질의 풍요를 누리고 살았다지만 애굽의 궁궐 이곳저곳을 바라보는 요셉은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밖에서 보는 궁궐은 매우 웅장하고 거대하였다면 안에서 보는 궁궐은 곳곳이 섬세하게 조각으로 장식되었고 빈 벽 공간들은 여러 가지 색으로 채색된 그림들로 채워져 있어서 마치 궁궐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미술작품과도 같았다. 그렇기에 아무리 표시를 내지 않으려고 해도 요셉의 눈으로 들어오는 이 모습들을 보는 요셉의 반응은 그의 얼굴에 그대로 표출되고 있었다.

 시종의 안내를 받아 어느 방으로 들어간 요셉은 그곳에서 멋지게 장식된 의자에 앉아 공주를 기다렸다. 공주를 기다리는 동안 시종들은 차와 과일들을 가져다 놓았다. 요셉이 공주를 기다리는 동안 혼자서 시종들에게서 섬김을 받고 있노라니 오히려 겸연쩍었다. 그래서 괜히 시선을 이곳저곳으로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나는 촌놈이요!”

 

 라고 표시를 내는 자세가 아니던가? 요셉이 딱 그런 처지였다.

 그렇게 기다리고 있노라니 큰 문이 열리더니 바닥에 약간 끌리는 하얀 드레스를 입은 공주가 시종이 열어주는 문 사이로 들어오는데 마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듯이 그렇게 요셉에게 다가왔다. 요셉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고개를 숙이며 예의를 갖추었고 공주도 함께 마치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하듯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나누었다. 두 사람은 이미 이래저래 두어 번을 만났지만 공식적인 만남은 이번이 처음 이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공식적으로 서로 만나도록 되어 있어서 인지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처럼 갑자기 만난 상대방에게 매료되거나 서먹함에서 오는 경직됨은 없었지만 그래도 두 사람 다 여전히 긴장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아니 어쩌면 공식적으로 처음 만난다는 자체가 서로에게 더 긴장감을 갖게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풀어야 할 숙제가 많았다. 요셉이야 공주를 공주마마라고 부르면 되었지만 공주는 요셉을 어떻게 부를지? 또 말은 어떻게 어느 정도로 존칭을 해야 할지 등등 갑자기 만난 두 사람이 풀어야 할 숙제가 참으로 많아졌다. 그래서 인지 인사를 나누고 나서도 두 사람은 잠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주춤 하다가 궁의 주인인 공주가 수줍어하면서도 먼저 말문을 열었다.

 

 “멀리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공주가 이렇게 인사를 하였으니 당연히 요셉도 예의를 갖추고 인사말을 해야 할 차례였다. 그런데 그만 긴장한 요셉은 우선

 

 “아닙니다. 공주님!

 고생이라니요!”

 

 라며 정중히 인사말을 열었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괜찮았는데 그 다음의 잇는 말이 문제였다.

 

 “전차를 끄느라 말이 고생을 하였지

 저는 평안히 왔습니다.”

 

 초면부터 주제 파악이 제대로 안되어 엉뚱한 반응을 보이는 요셉은 확실히 너무 긴장하여 생각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요셉은 어쩌면 공주와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데서 오는 긴장을 해소해야 한다는 숙제를 풀기 위한 의도로 일부러 그렇게 말을 했는지도 몰랐다. 아무튼 이 말은 들은 공주는 동문서답 같은 그 말이 무슨 말뜻인지 몰라 잠시 멍하니 있다가 요셉이 격식을 넘어 익살스럽게 인사를 한 것임을 뒤늦게 서야 알아 차렸다. 그러면서도 요셉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있는 것이었다. 공주는 그러한 요셉의 말과 행동을 생각하니 그제야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내 집에 손님으로 온 사람을 앉혀 놓고 첫 대면에서 예의 상 마구 웃을 수도 없어 공주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았지만 참으면 참을수록 더 웃겨 그 웃음을 참다못해 결국은 웃음보를 터뜨리고야 말았다. 그런데 이렇게 정신없이 웃는 공주의 모습을 보지 그 모습이 얼마나 웃긴지 요셉 역시 웃음이 나오지 않을 수 없었다.

 

 “웃기시네요!”

 

 공주가 웃으며 이야기를 하자 요셉은

 

 “공주님의 웃는 모습이 더 웃기시는데요?”

 

 그러자 공주가 웃으면서

 

 ”그래요?”

 

 닫혔던 문이 삐끗 열리더니 시종이 무슨 일이 생겼나? 하고 얼굴을 내밀었다. 그렇게 문이 열리는 소리에 갑자기 두 사람이 전혀 웃지 않은 것처럼 시치미를 뚝 떼고 아무런 말도 없이 동시에 시종의 얼굴을 바라보자 시종이 당황해 하면서도 이상 한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다시 문을 닫았다. 두 사람이 그렇게 시종을 골려주자 시종이 당황해 하며 문을 닫는 모습이 또 한 우스워 다시 한 번 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동시에 웃음을 터트리자 이번에는 늦을 세라 그와 동시에 시종이 다시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었다. 두 사람은 그런 시종의 모습에 다시 배꼽을 잡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두 사람이 한참 웃고 나서야 이제까지 서로 서먹서먹하였던 것에 대하여 마치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자연스럽게 대화가 쏟아져 나오기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만약 궁궐이라는 특별한 여건으로 인하여 계속 과도하게 격식을 지켜가면서 대화를 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두 사람은 그 거리감을 좁히느라 좀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여야 했을 것이다.

 그 이후로 오히려 두 사람은 지나친 격식으로부터의 자유를 가질 수가 있었다. 편안한 만남과 편안한 대화는 곧 이들이 함께 추어야 할 춤에도 훨씬 더 영향을 줄 것임이 틀림없었다. 두 사람은 오늘의 첫 만남이 먼저 상대방을 이해하며 마음으로 교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듯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공주가 궁궐 안을 구경시켜 주겠다고 제안을 하였고 요셉도 그것이 좋겠다고 하여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궁궐의 뜰을 거닐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공주는 요셉이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지금까지의 일들은 어떻게 된 것인가? 를 물었다. 정말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둘은 그렇게 닮아 있었다. 요셉은 다시 한 번 더 이제까지 있었던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요셉의 이야기를 들은 공주는 요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를 하였다.

 

 첫째, 요셉은 꿈의 사람이다.

 둘째, 요셉은 열정의 사람이다.

 셋째, 요셉은 인내의 사람이다.

 넷째, 요셉은 믿음의 사람이다.

 

 이것이 공주가 요셉의 이야기를 듣고 요셉에 대한 핵심을 정리한 것이었다. 요셉은 공주의 말을 들으면서 가타부타 말도 없이 그냥 빙그레 웃을 뿐이었다. 두 사람의 공식적인 만남은 이렇게 시작되었고 공연을 향한 두 사람의 조화는 그렇게 점점 더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이렇듯 두 사람이 정원을 거니는 시간에 왕 역시 정사에 머리가 아픈지 바람을 좀 쏘이고 싶다는 왕의 뜻에 따라 정원을 거니는 왕의 시중을 들다가 먼발치에서 공주와 요셉이 정원에서 이야기하는 모습을 발견한 보디발 장군은 조금이라도 더 많이 춤을 연습해 모든 사람에게 분명하고도 좋게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밖에서 한가히 지내는 두 사람의 모습이 오히려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왕의 힘이라도 빌려 연습을 강요해야 되겠다고 생각에 왕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전하!

 전하께서 춤을 준비하는 일에 열심히 호흡을 맞추라고 명하셨는데

 아무래도 두 사람은 그렇지 못한가 보옵니다.”

 

 그러나 보디발 장군의 말에 왕은 껄껄껄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이보게 장군!

 호흡은 꼭 직접 춤을 연습하면서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네.

 저 두 사람이

 다 춤에 있어서는 한 가닥씩 하지 않는가?

 그럼으로 우선 저 두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직접적인 춤 연습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맞추는 일이 급선무이니

 지금 저 두 사람은 이미

 호흡을 아주 말 맞추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안 그런 가 장군?”

 

 왕의 이 말에 보디발 장군은 갑자기 할 말을 잃어 버렸다. 그때였다. 왕이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보디발 장군이 아내와 함께

 더 호흡을 맞추어야 할 것 같던데?“

 라며 왕이 껄껄껄 웃자 보디발 장군은

 

 “송구하옵니다.

 전하!”

 하며 얼굴빛이 홍당무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보디발은 생각하기를

 

 “오호라!

 그렇다면 오히려 더 잘 된 것이구나!”

 

 보디발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 공주와 요셉은 대화를 통하여 어느 정도 상대방을 알고 나자 서서히 실제적인 춤 연습에 들어갔다. 그렇게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공주와 요셉은 실제적인 춤 연습에 들어가자 정말 물 만난 고기들처럼 춤을 추는 것 그 자체가 기쁨이자 즐거움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좋은 춤의 파트너와 함께 춤을 춘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한 주가 흐르고 한 달이 흘러갔다. 이전에 요셉과 보디발의 부인이 함께 춤을 추는 파트너가 되었을 때 굳이 한가지의 문제를 꼽으라면 그것은 바로 공주가 생각하였던 대로 파트너 구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요셉과 보디발의 부인 사이에서 결과적으로는 그 조합이 춤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에는 그랬었다. 그런데 지금의 공주와 요셉 사이에는 그런 문제까지 말끔히 사라졌으니 그야말로 팀의 구성은 물론이려니와 더불어 춤까지 완벽한 한 쌍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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