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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복제인간 소녀 기억 되찾기 프로젝트
작가 : 차근
작품등록일 : 2020.8.3

아무도 없는 이곳에 나는 누구..?
병실을 나서자마자 목숨을 위협하는 괴생명체들..!
그리고 초인적인 운동신경을 내뿜는 몸!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살고 보자!
탈출 중에 만난 남자가 완전 잘 생겼잖아?!
다 필요 없고 너만있으면 될 것 같아!
화끈한 복제인간 소녀의 기억 되찾기 프로젝트!
yjmllm132@naver.com

 
13. 공황상태
작성일 : 20-08-30 01:14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5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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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어서 대답해.”

 

 재준의 재촉에 보라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재준의 부모님 사진을 갖고 있던 이유. 그들의 사진을 소유함에 다른 이유가 있어야 하나? 김재준 아버지가 그렉을 발견한 박사라고. 보라는 재준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아버지가 저명한 박사. 존경하는 아버지의 사진을 갖고 있었던 이유. 나도 온전히 기억이 있었을 땐 존경하던 누군가가 있었겠지?

 

 보라는 문득 자신을 돌봐 준 내피가 떠올랐다. 그 사실에 약간의 살을 입혔다.

 

  “날 돌봐주던 사람이 사진 속 사람을 찾아가면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줬어.”

 

 엄연히 따지자면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이지만. 재준의 커다란 눈을 보고도 거짓말이 술술 나왔다. 재준은 사다리를 되잡으면서 물었다.

 

  “널 돌봐주던 사람이 누군데?”

 

  ‘녀석이 아주 살뜰하게 돌봐줬단다.’

 

 윤무영 박사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내피…. 라고 있어….”

  “내피(nappy)? 무슨 이름이 그래?”

  “별명이야.”

 

 어물쩍거리며 말을 이어가던 보라가 억지로 웃어 보였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제발 나도 데려가라고…!!’

 

 그때, 위에서 고글을 쓴 남자가 사다리를 몇 번 당겼다. 형이 아니잖아? 재준은 입술을 비틀어 올리며 턱을 까딱했다.

 

  “숙녀 먼저.”

  “숙녀는 무슨….”

 

 무슨 심경의 변화인지 모르겠지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꾹 참으며 그가 내미는 사다리를 수줍게 잡았다. 기분 좋게 사다리를 올라가니 정갈한 콧수염이 인상적인 다부진 체격의 남자가 자신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

 

 헬기 안이 어떻게 생겼는지 둘러볼 새도 없이 끌려 들어가 좌석에 엉덩이를 찧어 앉았다.

 

  “아프잖아요!”

 

 그는 보라의 말을 무시하고 귀를 썰어낼 것처럼 헤드셋을 씌웠다. 귀는 붙어있지만 방금까지 좋았던 기분은 완전히 잘려나갔다.

 

  “살살해요!”

 

 뒤따라 올라온 재준 역시 뒷덜미를 잡혀 맞은편 의자로 끌려갔다. 보라는 남자의 허벅지에 메인 총을 봤다. 훔칠까?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바람에 생각을 접어야 했다. 문이 닫히고 헬기가 크게 돌아왔던 길로 돌아갔다.

 

 ‘그럼 그렇지.’

 

 소심하게 구는 재준을 보며 보라는 한숨을 내쉬었다. 보라의 곱지 않은 시선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준은 무릎을 세우고 큰 눈을 이리저리 굴리기만 했다.

 

 바깥이라고 믿었던 하늘은 수만 개의 정육면체의 영상장치로 이뤄진 실내 천장이었다. 영상장치가 하늘을 흉내 내며 날씨 영상을 내보냈다.

 

  “이게 다 뭐죠?”

 

 옆에 앉은 덩치에 눌리는 기색 없이, 보라가 묻자, 콧수염은 죽은 물고기 같은 눈을 내려 보라를 봤다. 친절히 대답해줄 마음은 없지만 한 번만 더 지껄인다면 지금 처한 상황이 어떤지 알려 줄 의향은 있었다.

 

  “크흠.”

 

 남자는 진한 눈썹을 치켜 올려 눈에 힘을 잔뜩 준 채 보라를 쳐다봤다.

 

  “...뭐요?”

 

 보라는 뚱한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다가 동정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아저씨도 뭔지 모르는구나?”

  “......”

 

 그리곤 다시 창밖을 구경했다.

 

  “......”

  “......”

 

 예상치 않게 한 방 맞은 남자는 콧수염이 날릴 정도로 숨을 크게 내뱉었다. 전부 보고 있던 고글 쓴 남자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코 먹는 소리를 냈다. 남자는 눈을 크게 부라리며 부하를 한 번 노려봐주곤 맞은 편의 재준과 눈이 마주쳤다.

 

  ‘히익…!’

 

 재준은 콧수염의 살기를 느끼며 얌전히 시선을 내리깔고 손을 꼼지락거렸다.

 

  ‘형은 어디서 뭐 하고 있는 거야…!’

 

 .

 .

 

 헬기가 출구와 가까워지자, 영상장치의 작은 틈새로 물이 흩뿌려졌다. 그 모습은 섬에 내리는 비처럼 보였다. 신기한 장면에 보라는 창문에 찰싹 달라붙어 구경했다.

 

  “죽여달라고 기를 쓰는군.”

 

 콧수염이 검지로 보라의 어깨를 밀어내며 근엄하게 말했다. 남자의 생김새만큼이나 목소리도 매우 낮고 굵었다. 일반 사람이었다면 기가 죽고도 충분히 남았을 테지만 보라는 남자의 반응에 수갑 찬 손으로 신나게 밖을 가리켰다.

 

  “아저씨, 아저씨. 그럼 저거는 뭔지 아세요?”

 

 남자의 눈썹이 꿈틀했다. 이게 진짜…. 남자는 윗입술을 들어 곧장 우레 같은 소리를 내지를 모습으로 으르렁거렸다.

 

  “닥치고 얌전히 있어라.”

  “어! 섬 나왔다!”

 

 남자의 길지 않은 인내심에 한계가 보이는 것 같았다.

 

  “근데 이건 왜 채운 거예요? 잡아당기면 뜯길 거 같은데. 뜯어도 되는 건가?”

 

 보라가 손목을 양쪽으로 벌리자 쇠로 된 수갑 고리가 곧 터질 것처럼 팽팽하게 당겨졌다. 수갑을 뜯지 못하게 손을 쳐낸 콧수염은 조종실에 신경질적으로 외쳤다.

 

  “도착까지 얼마나 남았어!?”

  “이, 일 분 남았습니다!”

 

  ‘이 정신 산만한 애가 정말 병기란 말인가.’

 

 남자는 출동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있었던 일을 곱씹어봤다.

 

 섬의 연구소가 원인 모를 테러로 무너지고 폐기 생명체들이 섬 안을 나돌아다니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상부는 때가 될 때까지 대기하라 했다. 섬 안에 사람들에게 측은함이 들었지만, 이쪽 일이 원래 도덕과는 거리가 멀어 잠자코 있었다.

 

  ‘베이비 1986? 그게 뭔데?’

  ‘닥터 제이가 비밀리에 만들었다던 여성 복제 생명체라고 합니다. 살상능력이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뛰어날 수도 있다고?’

  ‘소문으론 초인 혈청을 맞았다던데 키메라가 무너지는 바람에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요. 최대한 산채로 포획하되 협조할 생각이 없으면 그대로 사살하랍니다.’

 

 .

 .

 

 헬기는 섬을 빠져나가 어촌 마을 상공을 지나고 있었다.

 

 ‘마을의 산 중턱에 요원들이 대기 중이다. 그나저나 저 애송이는….’

 

 콧수염은 맞은 편에 앉아 떨고 있는 재준을 쳐다봤다.

 

 키메라에 들어가기 전 섬 안의 생존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주장하는 남자 둘을 만났었다. 훤칠한 키와 흑발을 가진 살벌한 눈빛의 남자와 오렌지빛 머리를 한 파란 눈의 남자였다.

 

 눈빛으로 사람도 찔러 죽일 것 같이 생긴 흑발은 후덥지근한 산속에서 정장과 구두를 신고 있었다. 보는 사람도 더워 보이는 모습으로 남동생이 키메라 안에 살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일을 하는지, 겉멋만 잔뜩 든 좀생이 주제에 딱 봐도 거짓말이 티가 났다. 정말 생존자가 있다면 본부에 중요한 자료가 될 테지만.

 

  ‘근데 이게 국가기밀이라, 생존자를 구하면 본부로 바로 이송해야 하는데….’

  ‘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무미건조한 목소리와 함께 검은 머리가 깊이 내려갔다.

 

 .

 .

 

  ‘생존자가 정말 있을 줄이야.’

 

 콧수염은 재준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며 그 남자와 비교해봤다.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군.’

 

 헬기는 매섭게 몰아치는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산속의 빈터에 착륙했다. 마른 흙바닥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로 뜨거운 날씨였다. 고글을 쓴 남자가 먼저 내려 재준에게 손짓하자, 어물쩍 내린 재준은 저 멀리 보이는 두 남자를 발견하곤 함박웃음을 지었다.

 

  “형!”

 

 재준이 둘에게 곧장 달려나가려 하자 경고도 없이 고글 남은 재준의 뒷덜미를 그대로 바닥에 찍어 내렸다.

 

  “크흑!”

  “김재준…!”

 

 과도한 제압에 깜짝 놀란 보라가 목덜미를 잡고 끌어내리던 콧수염의 팔을 세게 뿌리쳤다. 작은 몸에서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오는 강한 힘에, 콧수염의 팔이 뒤로 꺾여 밀려났다.

 

 “큭….”

 

 콧수염은 꺾일 뻔한 어깨를 감싸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왼쪽의 수풀 쪽으로 수신호를 보냈다.

 

  “김재준!”

 

 달려서 고글 남의 측두부를 팔꿈치로 힘껏 찌른 보라가 엎드린 재준의 몸을 일으켰다. 바닥에 쓰러진 고글 남은 기절한 것인지 넘어진 자세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보라의 부축을 받아 몸을 일으킨 재준은 다리를 절룩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이 형….”

  “김재준 괜찮아?”

 

 보라가 심각한 표정으로 재준에게 물었지만, 그의 눈은 오직 두 사람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내딛는 걸음을 따라 천천히 두 남자에게로 걸음을 뗐다. 그러자, 일순간 공터 앞 수풀에서 열댓 명의 요원들이 빠르게 일어나 보라와 재준에게 총을 겨눴다.

 

  “..!”

  “케이 형!”

 

 당황한 보라와 달리 재준은 앞의 남자를 부르며 보라의 손길을 벗어나 절뚝이는 걸음으로 계속 걸어 나갔다.

 

  “움직이지마!!”

 

 요원 한 명이 경고하자, 천천히 걸음을 멈춘 재준이 총을 겨눈 사람들을 한번, 앞의 형을 한 번 쳐다봤다. 재준의 상태가 왠지 이상해 보였다.

 

 상황을 지켜보던 흑발과 오렌지 머리가 뒷걸음으로 거리를 두는 게 보였다. 재준은 수갑 찬 손을 들어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벅벅 긁었다.

 

  “씨이발, 뭐! 왜! 왜 움직이지 말란 건데?! 저기 갇혔던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시발,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말하는 호흡이 일정하지 않고 끈적한 침이 입가에 하얗게 묻어났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보라는 생각했다.

 

  ‘앞의 두 남자는 김재준 편이 맞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저 콧수염 아저씨한테 놀아나는 거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며 총을 든 요원들을 살폈다.

 

 “...?”

 

 총구는 우리를 가리키고 있는데 시선은 왼쪽에 서 있는 두 남자를 보고 있는 요원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

 

 

 재준의 모습에 한숨을 푹 내쉰 오렌지 머리가 심드렁한 눈으로 옆의 남자를 올려다봤다. 가서 어떻게 좀 해보라는 눈짓에 흑발은 눈썹을 긁으며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 재준에게 말했다.

 

  “김재준.”

  “...형? 케이 형?”

  “그래, 나야.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

  “혀엉, 나 집에 갈래. 너무 피곤해….”

  “알아. 그러니까 그 자리에 멈춰.”

  “왜?! 아 빨리 차 갖고 와! 저기 들어 갔다 온 이후로 이게 지금 다 뭐야! 진짜!!”

 

 미친 듯이 발작하는 재준을 보며 케이라 불린 흑발도 침이 바짝 말랐다. 재준과 옆의 여자를 조준하고 있는 요원들 사이에는 우리 쪽에서 심어둔 첩자들이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재준과 복제인간 여자가 저 남자를 따라 이동할 틈을 노려서 녀석들을 전부 제거하려고 했는데, 재준 때문에 작전이 꼬이려 했다.

 

  ‘이러다 총싸움이라도 일어난다면….’

 

 케이는 정리 안 된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걷어 올렸다.

 

  “애송아. 겁먹을 거 없다!”

 

 맞은편 콧수염이 욱신거리는 팔을 붙잡고 일어났다.

 

  “잠깐 형아랑 헤어지고 나랑 가서 섬 안에서 있었던 일만 말해주면 돼.”

  “그건 내 기사로 확인하시죠! 아니 목격자를 이런 식으로 대해도 되는 거예요?! 저 안이야 안 봐도 뻔하지! 폐기 생명체들은 전부 탈출해서 날뛰지, 사람들은 다 죽었지! 씨이발…. 내 옆에 있던 카메라맨도 머리가 뜯겨 죽었는데 그 썩어가는 시체를 내가 다시….”

  “그래, 그래. 가서 그대로 다 말해주면 된다.”

 

 재준을 데려가도 좋다고 했지만 사실 케이는 그를 내어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재준의 안전이 0순위. 우리가 보내지 않을 거란 걸 잘 알 텐데도 재준은 안에서 어지간히 힘들었는지 완전 공황상태에 빠져 날뛰었다.

 

  “케이.”

 

 뒤에서 저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햇빛을 받아 더 강렬한 오렌지 머리가 눈을 찔렀다.

 

  “제리.”

  “저 녀석 발작이 더 심해졌는데요.”

  “나도 알아. 어떡해야 할지 생각 중이다.”

  “쟤를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제리가 가리킨 여자는 재준이 날뛰든 말든 옆에 붙어서 심각한 표정으로 요원들을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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