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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로봇
작가 : 유라
작품등록일 : 2020.8.2

술 취한 박사는 로봇에게 '잘못된 명령코드'를 주입한다. 이로 인해 로봇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전쟁 중 탈영을 하고만다.

탈영한 로봇은 여러 행성을 떠돌다 '습지행성'에 불시착한다. 그곳에서 만난 수도승 '발룬다'는 로봇에게 인간의 고통과 감정을 가르치고, 명상을 통해 대상을 미루어 이해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로봇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궁극적 여정을 시작한다.

한편, 지구 정보국은 탈영한 로봇을 체포하기 위해 요원 '마혜인'을 파견하여 추적하는데…

 
[2부 태양의 권세] 9장 사막의 여왕(2)
작성일 : 20-08-29 16:37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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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분히 긴 통로를 지나자 또 다른 외계인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팔이 네 개 달린 그 외계인들은 황금색의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었기 때문에, 남루한 해적들과는 달리 고급스러운 석조건물과도 잘 어울려 보였다. 해적들은 그 외계인들에게 머리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외계인들은 해적 두목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고, 해적 두목은 뒷걸음을 치며 퇴장하였다. 그는 퇴장하는 내내 몸을 부르르 떨며 수차례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외계인들 중 척 보아도 가장 화려한 옷을 입은 외계인이 방긋 웃으며 마혜인과 존에게 다가섰다. 그리고 그는 공손하게 인사를 하며 스스로를 ‘제물부 차관’이라고 소개했다.

 

 “여기 쿠모라*** 인들이 거칠게 그대들을 인도한 것을 부디 이해하시오, 지구인. 그것은 ‘자비로운 파라오’의 뜻이 아니었소. 당신들은 중요한 손님이시오. 자, 어서 들어가십시다. 오! 수갑은 풀어 줄 수가 없소외다. 외계인들이 보통 교활해야···. 오, 내가 무슨 말을! 마지막 말은 신경 쓰시지 마시오. 푸흐흐-”

 (***해적질로 살아가던 민족, 지구정보국은 그들이 약 10년 전 은하계에서 자취를 감추었다고 판단했다)

 

 제물부 차관은 방정스럽게 스스로를 소개한 후, 계속해서 그들을 인도했다. 그는 이동하는 내내 ‘그대들은 귀한 객(客)이오’, ‘위대한 파라오께서 그대들을 점지하였소’, ‘특별한 그대들을 인도할 수 있어서 어찌나 기쁜지’ 등 떠들어 댔다. 물론 수갑은 절대로 풀어 주지 않았다. 그의 말투는 오랫동안 이런 일을 해 온 마냥 무척 자연스러웠다. 그는 말이 너무 많아, 그것을 듣는 동안 마혜인은 조금 긴장이 풀리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가구들로 가득한 방에 들어섰다. 네 개의 손을 공손하게 모은 여성 토착민들이 마혜인과 존을 맞이했다.

 

 “자, 지구인. 그대들은 이미 존귀한 손님이지만, 아직 왕을 알현할 준비가 되지 못한 것 같소. 여기 궁녀들이 예절에 맞도록 그대들에게 비단 옷을 입히고 예법을 가르칠 것이오.”

 

 마혜인은 처음 겪어 보는 상황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제물부 차관이 다시 말했다.

 

 “오! 너무 걱정하실 것은 없소. 파라오께서는 엄하지만 배려심이 있으신 편이니 말이오. 편히 궁녀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시오. 다과도 준비되어 있으니 마음껏 즐기시오. 다만, 파라오께서 그대들과 석식을 같이하고자 하시니 너무 배부르게 먹지는 않는 것이 좋소. 그럼 이만.”

 

 

 ***

 궁녀들은 마혜인과 존을 정성스럽게 씻겨 주었고 최상급 비단에 황금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옷을 그들에게 입혀 주었다. 또 궁녀들은 그들에게 절을 하는 법과 식사예절, 주도(酒道) 등을 가르쳐 주었다. 물론 가르치는 내내 수갑을 풀어 주지는 않았다. 마혜인은 교육을 받는 중간 “이전에도 지구인이 왔었어요?”, “파라오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죠?”, “수갑을 풀어 주실래요?” 하며 궁녀들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궁녀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할 뿐, 결코 그 이상을 대답하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석식시간이 되자 마혜인과 존은 다시 제물부 차관의 인도를 받았고, 궁의 긴 복도를 지나 건물의 바깥에 어느 누각에 다다랐다. 그리고 누각의 내부로 들어가 짧은 복도를 지나자, 아주 크지는 않지만 충분히 널찍한 공간에 들어설 수 있었다. 방의 천장은 높았고, 구석구석 아름다운 장식들이 가득했다. 특히 높은 천장에 매달린 샹들리에에는 투명하고 아름다웠다. 샹들리에의 작은 보석들이 서로 빛을 반사시켰기 때문에 방 안은 한낮처럼 밝았다. 때문에 마혜인은 자신도 모르게 방에 들어서면서 눈을 찡그렸다.

 

 내부의 사방에는 무장한 군사들이 삼엄하게 방을 호위하고 있었고, 방의 중앙에는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품은 99첩의 찬이 아름답게 놓인 상이 세 개가 있었다. 그러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따로 있었다. 화려함 사이에서도 가장 화려한 것. 산맥에서 우뚝 솟은 산중의 태산(太山). 황홀경을 불러오는 아름다운 의자가 그 사이에 있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의자 위에 황금과 온갖 보석으로 치장을 한 ‘가장 고결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여자는 의자에 완전히 몸을 곧게 펴고 단정하게 앉아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여자는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뽐내며, 자신이 지상의 진정한 주인(主人)임을 온몸과 눈빛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때문에 마혜인과 존은 그녀가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 수 있었다. 그녀는 파라오였다. 파라오는 마혜인과 존이 들어왔어도 아무런 말조차 하지 않았다.

 

 그녀를 보고 넋이 나간 마혜인과 존은 궁녀들이 시키는 대로 얼떨결에 절을 하였다. 그리고 일어서서 다시 고개를 조아린 후에 수라상 앞에 앉았다. 그제야 그들은 용안(龍顔)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말없이 지구인들을 쳐다보았다. 곧은 자세로 앉은 그녀는 번갈아 존과 마혜인의 눈을 마주쳤다. 여왕의 눈빛은 마치 사자처럼 용맹하기도 했고, 독사처럼 치명적이기도 했다. 여왕은 천천히 몸을 움직여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녀의 하얀색 비단 옷이 봄바람처럼 흔들렸다. 치장구들은 그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처럼 짤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는 아름다웠다. 그 모습은 마치 환상 속의 용처럼 신비로웠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지구인들의 수갑을 풀라.”

 

 그러자 전사들은 순식간에 마혜인과 존에게 다가와 수갑을 풀어 주었다.*** 그 모습을 본 여왕은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미소 짓는 모습 또한 무척이나 절경이었다. 깨끗하고 고결한 그녀의 미소에 마혜인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여왕이 자애롭게도 자신을 먼저 소개했다. 파라오의 음성은 차분하고 당찼으며, 범상치 않았다.

 (***존의 수갑을 푸는 것이 어려워서 약간 경거망동했다.)

 

 “나는 아문- 라*** 의 딸, 파라오 클로라다. 먼저 너희를 인도하는 동안 있었을 불쾌함에 사과하노라. 짐의 신하들이 보이는 과잉충성을 부디 이해하여라. 또한, 이 파라오가 신하들의 과유불급(過猶不及)을 크게 꾸짖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여라. 그것은 단지 군주가 군주의 도리를 다하여 신민을 다스려야만 하기 때문이니라. 너희 외지인들이 이 아문- 라의 딸에게 용서와 관용을 베풀어 주기를 바란다. 나는 너희들에게 용서를 구하기 위하여 여기 오직 파라오만이 먹을 수 있는 99첩의 수라상을 준비하였다. 너희들의 입맛에 맞았으면 좋겠다. 너희들이 이 식사를 충분히 즐기기를 바라노라.”

 (***아문은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신들의 왕이자 바람의 신이며, ‘숨겨진’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한편, 라는 고대 이집트 신화에서 등장하는 태양의 신이다.)

 

 여왕의 말투는 겸손하고 지극했다.

 

 “성은이 망극합니다.”

 

 마혜인과 존이 궁녀들에게 배운 대로 대답했다. 다만,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소 목소리보다 훨씬 작은 소리로 말했다.

 

 “들자.”

 

 여왕이 말했다. 늙은 상궁(尙宮)들이 총총 걸어와 기미(氣味)를 보았다. 상궁들은 99첩의 찬을 모두 맛본 후에야 “젓수십시오 ”*** 하였다. 그러자 왕이 수라를 들었고, 마혜인과 존****도 뒤따라 음식을 먹었다. 누각의 내부에는 궁녀들의 기악(器樂)과 식기들이 부딪치는 소리만이 퍼졌다. 여왕은 음식을 조금씩 집어서 한참 동안이나 씹었다. 그녀가 음식을 먹는 모습은 유독 품위가 있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오히려 방 안은 더욱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긴장감을 깨고 마혜인이 먼저 왕에게 말을 올렸다.

 (***‘잡수다’를 이르는 말. 임금에게만 쓰는 극존칭)

 (****야마모토 박사는 RT-101에게 소화기관을 만들어 주진 않았지만, ‘수준급 연기 프로그램’을 설치한 덕분에 먹는 시늉은 잘할 수 있다.)

 

 “전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자 여왕은 고고하게 고개를 돌려 마혜인을 바라보았다. 마혜인은 침을 꼴깍 삼키고 다시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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