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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동거
작가 : BungAri
작품등록일 : 2020.8.2

<<내용 수정 중>>
불타는 주말, 술에 취해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그 남자'에게 팔려갈뻔(?)했다.
돈많은 양아치같은 그 남자, 어째 그 날 이후로 이곳저곳에서 자꾸만 마주친다.
하다하다 이제는 회사 본부장이라고?
"어떻게, 지금이라도 내가 너 사버릴까?"
"제가 본부장님한테 왜 팔려가요!"
"나는 좋으니까 괜찮아, 나랑 살자."
"제가 왜요!"
"나랑 잘래, 나랑 살래?"
"그게 그거잖아요!"
막무가내인 이 남자와의 동거, 괜찮을까?
// 작가 이메일 : ysssi1724@naver.com

 
#16 다른 여자랑 오늘부터 1일?
작성일 : 20-08-29 00:29     조회 : 197     추천 : 0     분량 : 39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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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진우… 지금 뭐하자는거야…?"

 

 텅 빈 사무실에 산더미같이 쌓인 서류와 함께 남겨진 예리는 홀로 업무를 시작한다.

 한시간, 두시간….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어버리고, 예리는 무의식적으로 진우를 찾았다.

 

 "본부장님, 식사… 아, 맞다. 내가 찼지. 몇시간이나 지났다고 그걸 잊어버리냐, 멍청아."

 

 괜히 자신을 질책하는 예리.

 예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열고 슬쩍 밖을 보니, 주희도 점심약속이 있는지 자리를 비운 상태.

 

 "하아, 이거 완전 자발적 왕따네. 업무도 많은데 점심은 그냥 거르자…."

 

 어차피 자신의 말로 인해 벌어진 상황, 이또한 업보정도로 생각하기로 하자고 마음먹는 예리.

 다시 업무를 시작하려다, 갑자기 몰려오는 피로에 예리는 일을 잠시 내려놓고 사내 카페로 향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테이크아웃 잔으로 부탁드려요."

 

 잠시 뒤 예리는 커피를 받아들고 다시 사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때, 뒤에서 예리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전예리 인턴?"

 

 예리가 뒤를 돌아보니, 진우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채로 예리를 째려보고있다.

 예리는 한숨을 쉬고 진우에게 다가간다.

 

 "네, 본부장님. 부르셨어요?"

 "업무는 끝났습니까?"

 "그럴리가요, 그게 얼마만큼의 분량인데요."

 "근데 일 안하고 여기서 뭐합니까?"

 

 예리는 어이가 없는 모양이다.

 

 "본부장님? 아직 점심시간 안지났거든요?"

 "흠, 흠. 어쨌든,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처리하세요."

 "하아…. 예, 알겠습니다."

 "오빠! 거기서 뭐해?"

 

 예리가 분노를 곱씹으며 수긍할때, 진우의 뒤에서 민아가 그를 부르며 걸어왔다.

 민아는 진우에게 다가와 팔짱을 살짝 끼고는 예리를 보며 말했다.

 

 "또 만나네요, 예리씨?"

 "아, 네. 안녕하세요. 굳이 여기서 또 뵙네요."

 "하하, 내가 시간이 좀 많아요. 그래서 우리 진우오빠랑 점심같이 하려고 왔죠."

 "우리…. 아무튼, 식사 맛있게들 ㅊ… 아니, 드세요."

 

 예리는 그대로 그들을 뒤로한채 사무실로 돌아간다.

 '내 앞에서 팔짱을 끼는데 가만히 있어? 게다가 우리 진우오빠? 백진우, 나쁜 새끼…. 아무리 내가 그렇게 돌아섰다해도 하루도 안되서…!'

 자존심도 상하고, 가슴한구석이 더럽게 아파오는 그 엿같은 기분을 다시 느낄 줄 몰랐던 예리는 발을 쿵쿵 구르며 본부장실로 들어갔다.

 예리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분노의 타자질을 시작한다.

 몇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진우를 생각하면 다행이라해야할지, 서운함이 드는지 모를 애매한 기분이 드는 예리.

 어느덧 퇴근시간이 지나가고, 그래도 아직 3분의 1은 남은 업무를 계속해서 처리하고 있을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

 

 "뭐야, 아직 안갔네."

 "퇴근시간 지났는데, 왜 오셨어요?"

 

 진우가 퉁명스럽게 말하며 들어오자, 예리도 퉁명스럽게 답했다.

 

 "내가 내 사무실 들어오는데 문제 있어?"

 "정확히하면 대표님 사무실이죠."

 "그딴거 상관없어. 내거야."

 "그 말 대표님께 전해드릴테니 안내해주세요."

 

 숨막히는 그들의 신경전.

 본부장실의 공기는 차갑다.

 

 "됐다, 나 갈거야."

 "들어가세요, 본부장님."

 "오늘 집에 안들어갈거야."

 "네. 민아씨랑 좋은 밤 보내세요."

 

 예리는 한마디도 지지 않고 진우에게 답했다.

 

 "…그래, 아주아주 좋은 밤 보낼거다! 어마무시하게 짜릿한 밤을 보낼거니까 그렇게 알아라!"

 "…그렇군요. 저는 덕분에 일이 많아서, 어서 가보세요. 민아씨 설레면서 기다리시겠네."

 

 진우는 씩씩대며 예리를 쳐다보다가, 사무실 문을 또 다시 쾅소리가 나게 닫고 나가버렸다.

 홀로 남은 예리는 다시 업무를 보려다가 의자에 기대버리고 중얼거린다.

 

 "신경쓰지말자…. 신경쓰지마 전예리…. 신경쓰…… 짜증나!"

 

 신경쓰지않으려했지만 예리는 괜히 발버둥을 치면서 혼자 온갖 짜증을 부려버리고 만다.

 꽤 시간이 지나 바깥의 소리도 잠잠해질 시간.

 예리가 드디어 업무를 끝낸듯 기지개를 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어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예리는 시간을 확인한 뒤 본부장실에서 나왔다.

 

 "새벽되니까 괜히 회사도 으스스하네…."

 

 중간중간 작은 조명들만 켜져있는 회사복도를 지나 1층으로 향하는 예리.

 회사 로비를 지나 밖으로 나간 뒤 한번 더 기지개를 핀다.

 

 "으으, 버스…는 끊겼겠지…? 택시타면 회사에서 교통비도 나오려나…."

 "안나와, 안나와! 안줄거야!"

 "뭐, 뭐야!"

 

 예리가 화들짝 놀라며 뒤를 돌아보니, 진우가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한 손에는 차키를 든 채 서있다.

 

 "뭐긴 뭐야, 하늘같은 본부장님이지."

 "여기 왜 왔어요? 민아씨는?"

 "내가 내 회사 오겠다는데 무슨 상관이야."

 "그래요, 그럼 저는 퇴근해야해서 이만."

 

 예리가 그대로 진우를 지나쳐가려 하자, 진우가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며 말했다.

 

 "데리러 온…건 아니고 지나가다 마~침 네가 서있길래. 태워줄게."

 "됐거든요? 제가 본부장님 차를 왜 타요?"

 "그, 그때! 출근도 퇴근도 뭐도 나랑 같이 하기로 한거 기억안나나봐?"

 "그랬던가요…? 그럼 오늘부터 그렇게 안할게요."

 "내 집에 있는 동안은 그렇게 해야만 해. 몰라, 아무튼 그래야 돼."

 

 완강한 진우의 행동에 예리는 마지못해 진우의 차에 탄다.

 

 "집으로 갈거지?"

 "그래야죠, 시간이 몇시인데."

 "앞으로는 업무 더 빠르게 끝내. 귀찮게 다시 데리러와야하잖아."

 "아까는 데리러온거 아니라면서요. 그리고 업무도 본부장님이 그렇게 쌓아주신거잖아요."

 

 예리의 말에 진우는 그저 묵묵히 운전만 할뿐, 답을 하지 않는다.

 한참을 조용히 운전만하던 진우는 신호에 걸리자 그제서야 입을 열었다.

 

 "전예리 인턴."

 "…네?"

 "도망, 너무 멀리가지 말고. 일주일 안에 돌아와."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본부장님."

 "일주일이 지나버리면, 그땐 되돌릴 수 없을지도 몰라. 그런 일이 생겼거든."

 "…뭐 선이라도 보시나보네요. 축하드려요."

 

 진우는 한숨을 살짝 내쉬고는 그날의 마지막 한마디를 던졌다.

 

 "선이라…. 뭐 그런 셈이겠네."

 "……좋은 사람, 만나셨으면 좋겠어요."

 

 그 뒤로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 아니, 못했다.

 

 **

 

 1주일 후.

 

 "축하해요, 예리씨!"

 "고마워요, 서 비서님."

 

 사내 알림판에 부서이동 및 승진발령 알림이 붙었다.

 예리는 정직원으로 전환함에 그치지않고, 주임급으로 특별승진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입사한지 거의 한달도 안되서 주임으로 승진하는건 예리씨가 처음일걸요?"

 "앗, 그래요? 처음이라는 그거 되게 좋네요, 헤헤."

 "예리씨 능력이 좋은거에요! 회계팀에서 데려오라고 난리래요."

 "하하, 부끄럽네요 그거."

 "이제 얼른 본부장실가서 짐 챙겨요. 이동해야죠."

 "네, 이따 점심같이해요."

 

 예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본부장실을 향해 걸어간다.

 본부장실 문을 열고 들어간 예리.

 

 "오늘도 비었으려…악? 보, 본부장님?"

 

 진우는 예리를 잠시 쳐다보더니 말없이 다시 자신의 업무에 집중한다.

 예리는 그런 진우의 행동이 당황스러운듯하다.

 매일같이 들러붙고, 매일같이 말을 걸던 그가 자신을 외면한다.

 예리는 핸드폰을 꺼내 날짜를 다시 확인한다.

 1주일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있는 날짜를 보고, 올것이 왔구나 싶은 예리.

 괜히 진우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저…. 본부장님. 저 오늘부터 다른 부서로 발령났어요."

 "그래, 잘 가."

 "…일주일만에 사무실 오셔서는 그게 다에요?"

 "그럼 눈물이라도 흘려줄까?"

 

 차갑다못해 싸늘하기까지 한 그의 말투.

 예리는 왜인지 서운한 마음이 든다.

 

 "오늘이…. 그 날이죠…?"

 "그 날? 오늘이 무슨 날인데. 난 그런거 몰라 이제."

 "아, 네…. 그,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본부장님."

 "그래. 아니, 그래요. 전예리 주임."

 

 공적인 말투로 예리를 대하는 진우.

 그런 진우를 뒤로한채 자신의 짐들을 박스에 차곡차곡 챙기는 예리.

 예리가 짐을 거의 챙겼을때쯤, 사무실 문이 열렸다.

 

 "오빠! 준비 다됐… 아, 예리씨도 계셨네."

 "아, 안녕하세요."

 

 사무실로 들어온 사람은 역시나 민아.

 

 "기다려, 조금 있으면 돼."

 "으응! 아, 예리씨 승진했다면서요? 축하해요."

 "네, 감사해요."

 "내가 진우오빠랑 내기를 하나 했었는데, 내가 이겼지 뭐에요."

 "쓸데없는 말 하지마. 그냥 조용히 기다려."

 

 민아가 무언가를 말하려는걸 막는 진우.

 예리는 그들이 무언가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다.

 

 "어쨌든, 우리 연애해요. 오빠랑 나랑. 축하, 해줄 수 있죠?"

 "언제부터…요?"

 

 민아는 특유의 여우같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오늘부터 1일, 진우오빠랑 나랑."

 "아."

 

 예리가 공들여 쌓은 이별이라는 탑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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