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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현대물
판타지스타
작가 : 사열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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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의 악동!
희대의 스캔들메이커!
헐리웃 액션의 대가!
…….
그리고 발롱도르 후보.

박성국(P.S.G).

그가 필드에 들어서는 순간.
모두의 기대감 어린 시선이
그의 몸에 집중된다.

공을 잡는 것만으로 시선을 끌어모으는 자.
판타지스타(Fantasista)!

 
제 2 화
작성일 : 16-07-13 09:58     조회 : 708     추천 : 0     분량 : 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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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그래, 키 크니까 우리가 크로스 올려 주면 바로 헤딩으로 골 뽑는 거야……!”

 위닝 일레븐으로 단련된 안경잡이 도련님 민흥이의 공격 이론에 아이들이 ‘그래, 그래……!’ 하고 프로 선수라도 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성국은 지루하기 짝이 없단 얼굴이었다.

 발끝으로 운동장 바닥에 그림을 그리던 그가 그것도 재미가 없던 모양인지 버럭 소리쳤다.

 “축구 안 하냐?!”

 “아, 아직 3반 놈들 안 왔어! 좀 기다려 봐!”

 “진짜 내가 돈만 안 걸렸어도.”

 머릿속에는 민흥에게 돈을 받을 생각밖에 없는 모양이다.

 그 모습에 민흥이 듬직함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불안한 맘만 남았던지 착잡한 얼굴로 성국을 바라보는 동안 민흥이의 연적 강석이 모습을 보였다.

 새빨간 유니폼에 BJFC라고 적혀 있는 것이 딱 봐도 그냥 막 입고 온 다른 아이들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야, 김민흥! 지면 이제 연지한테 붙지 마라.”

 “너야말로!”

 “저번에도 져 놓고, 이번엔 제대로 된 스쿼드가 아니었다 뭐다 변명하지 마라!”

 자신감 넘치는 강석의 말에 민흥이 ‘큭……!’ 하고 입술을 꽉 깨물고는 성국을 쳐다봤다.

 “야, 언제 하냐고?”

 눈이 마주치자마자 버럭 소리를 지르는 성국!

 재미도 없는 공놀이 후딱 끝내고 가고 싶다는 듯 성국이 재촉하자 민흥이 왠지 이번에도 질 것 같다는 생각에 한숨을 팍 내쉬었다.

 “그냥 너는 수비만…….”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

 “야! 내가 돈 주잖아!”

 “이기게 해 주면 될 거 아니야? 빨리 시작이나 하라고!”

 슬슬 짜증이 났던지 성국이 인상을 구기며 소리치자 겁먹은 민흥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움츠러들고 말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석이 ‘키는 크네…’ 하고 성국을 살펴보았다.

 자신보다 거의 머리 하나 정도가 더 큰 장신이었다.

 왠지 모르게 꿀리는 느낌이 들었지만 곧 강석이 흥 하고 비웃음을 날리며 중얼거렸다.

 “그래 봐야 나한테는 안 될걸? 키 크다고 다가 아니잖아!”

 아무렴 그 또한 축구를 배운 지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최소한 여기서는 최고일 자신이 있었다.

 왜냐하면 지난 시합에서 이미 혼자서 민흥이네 반을 유린한 적이 있으니까!

 “그럼 시작하자!”

 성국의 키에 다소 움츠러들었다가 자신감을 회복한 강석이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꺼내자 민흥과 아이들이 불안한 얼굴로 성국을 쳐다봤다.

 “빨리 시작하기나 해.”

 짜증이 한가득인 얼굴에 민흥이 한숨을 푹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았어!”

 “그럼 15분씩, 30분 하는 거다.”

 그사이 심판을 맡은 다른 반 경태가 경기 시간을 말했다.

 “30분에 오천 원? 이거 진짜 괜찮네!”

 경기는 전혀 관심이 없는지 그저 돈 생각에 희희낙락하는 성국의 모습에 강석이 조금 더 확신을 더하며 물음을 던졌다.

 “야, 니가 박성국이지? 축구 좀 해 봤냐?”

 민흥이 성국이를 돈으로 꼬셨다는 게 3반에도 소문이 퍼진 모양이다.

 하지만 암만 그래 봐야 이길 수가 없다는 듯 강석이 비웃음을 날리며 우쭐한 얼굴로 성국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성국이 희희낙락하던 얼굴에 가소롭단 웃음을 머금었다.

 “관심 없으니까 제발 시작 좀 하자, 븅신아.”

 그리고 시작을 안 하면 때릴 듯한 얼굴로 성국이 강석을 째려보자 강석이 움찔하며 경태를 불렀다.

 “그, 그럼 빨리 시작하자!”

 “자, 그럼 빨리… 시작한다!”

 그리고 경태가 두 반 아이들이 자리 잡는 것을 보고는 가운데에 공을 내려놓았다.

 “시…….”

 잠깐 운을 떼며 경태가 손을 들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어느샌가 운동장엔 사뭇 긴장감 넘치는 얼굴들이 경태의 손을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경태가 소리쳤다.

 “…작!”

 그러자 강석이 그래도 조금 배운 구석이 있다고 번개처럼 공을 잡고, 치고 나갔다.

 “와, 이강석 진짜 빨라! 완전 호날두인데!”

 그저 공을 한 번 잡았을 뿐인데 아이들이 술렁인다.

 내일쯤 되면 강상초등학교 호날두라는 별명으로 불릴 기세의 강석이 득의양양한 얼굴로 달려 나가자 민흥이 긴장한 얼굴로 소리쳤다.

 “야, 막아! 쟤 막으란 말이야! 뭐해!”

 전형적인 운동 못 하고 목소리만 큰 애들의 양상을 보이는 그 모습에 성국이 ‘븅신!’ 하고 비웃음을 흘리곤 시큰둥한 얼굴로 강석의 뒤를 따라붙었다.

 “이게 뭐가 대단하단 건데?”

 순간 공을 잡아 드리블하며 발재간 좀 배운 게 있다고 괜히 헛다리를 짚어보던 강석이 등 뒤로 느껴지는 압박감에 움찔하며 고개를 돌렸다.

 “별로 대단치도 않구먼.”

 그리고 성국이 비웃음과 함께 가볍게 앞을 막아서자 순간 공을 가진 강석과 성국이 대치를 이루었다.

 “…그래 봐야 안 돼!”

 강석이 자기가 축구 배운 것이 몇 개월인데 성국에게 당할 리 없다는 듯 몸을 좌우로 흔들고는 오른쪽으로 치고 나갔다.

 하지만 그런 페이크 동작엔 관심이 없었기 때문일까?

 “뭐 하냐?”

 움찔하기는커녕 미동도 없이 따분하다는 듯 시큰둥한 얼굴을 하던 성국이 발끝으로 가볍게 톡 하고 공을 빼냈다.

 “아이씨!”

 공을 빼앗기고 홀로 치고 나온 강석이 소리치며 그를 돌아보았다.

 “븅신, 공 냅두고 몸만 왔다 갔다 하냐?”

 “뭐야!”

 그리고 성국이 비웃음을 날리며 순간적으로 공을 향해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이천 원보다는 오천 원이 좋다 생각한 모양인지 성국이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가속을 붙이며 치고 나가자 여기저기서 다시 환호가 일었다.

 “우와! 진짜 대박 빨라! 이강석은 상대도 안 되겠다!”

 공을 굴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듯 조금 어설퍼 보이는 모양이었지만 금방 드리블을 하며 나아가는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인가 드리블이 안정되고 자연스러워졌다.

 마치 축구 교실의 비포 에프터 편집 장면을 보여 준 듯한 그 모습에 아이들이 ‘박성국, 진짜 잘한다!’ 하고 소리치자 성국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야! 막아!”

 그리고 강석이 재빨리 성국의 뒤를 따라붙으며 아이들에게 소리쳤다.

 “어, 어! 알겠어! 강석아!”

 덩치도 덩치지만 학교에서 달리기도 제일 빠르다 알려진 성국이 거의 내달리는 속도와 다를 바 없는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우왕좌왕하며 그를 향해 우르르 몰려오기 시작했다.

 “박성국! 패스! 패스!”

 시작하기 전에 칼 크로스로 성국에게 헤딩 골 주자 뭐라 뭐라 이야기하던 민흥이를 비롯한 성국의 편 아이들까지 우르르 몰려와 패스를 해 달라 아우성을 벌이자 성국이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걸 뭔 재미로 하냐!”

 전형적인 공으로 총 집결, 동네 축구 양상을 보며 성국이 비웃음을 날리며 순간 긴장한 얼굴로 한 명이 지키고 있는 골대를 노려봤다.

 엄청난 속도로 아이들을 뚫고 달려온 그의 모습에 제법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똥 마렵냐?”

 어정쩡한 자세에 성국이 혀를 차며 순간적으로 직진하던 몸을 45도 방향으로 틀어 버렸다.

 “어, 어어?!”

 그 순간 키퍼뿐 아니라 그를 막기 위해 우르르 달려오던 아이들 모두가 당황한 듯 멈칫하다 방향을 전환했다.

 “야! 막아!”

 강석이 끈질기게 그를 향해 다가와 막아서려 했지만 성국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논스톱으로 공을 걷어찰 뿐이었다.

 -뻥!

 “와아!”

 아이들의 탄성을 뒤로한 채 골대를 향해 날아드는 성국의 슛!

 포물선을 그리며 빠른 속도로 날아드는 공에 키퍼가 당황한 듯 안절부절 못했다.

 “어, 어어어?!”

 “진동아! 막아!”

 강석이 이렇게 빨리 첫 골 먹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그 말에 골키퍼를 맡은 진동이가 날아오는 공을 막으려고 점프해서 손을 뻗어 보지만 애석하게도 그의 점프력이나 키는 공에 닿질 못했다.

 -뎅!

 하지만 골은 아니었다.

 진동의 손 위를 스쳐 지나간 공이 골포스트를 맞추고는 뎅 하는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가자 ‘좋아!’ 하고 강석이 소리쳤다.

 “아우! 아깝다! 아까워!”

 그사이 민흥이 아쉬워하는 동안 강석이 ‘잡아, 진동아!’ 하고 소리쳤다.

 “걱정하지 마……!”

 그리고 쪼르르 진동이가 안심한 듯 공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동안 언제 아이들 품을 뚫고 나온 건지 그 앞에 선 성국이 황당하던 얼굴로 물음을 던졌다.

 “니네 뭐 하냐?”

 그리고 그가 바로 앞에 있는 공을 톡 걷어찼다.

 “어, 어어어어?!”

 여기까지 튀어나올 줄 몰랐던 진동이가 놀라서 허겁지겁하는 동안 공이 가볍게 골대 안으로 굴러들어 갔다.

 “1대 0!”

 경태가 ‘와 저 새끼 일 잘하네……!’ 하고 감탄하며 소리치자 강석이 화가 난 듯 소리쳤다.

 “야 이 병신아! 지금 뭐하는 거야! 왜 그걸! 아!”

 그리고 그 와중에 성국이 ‘이거 더럽게 재미없네!’ 하고 인상을 구기며 경태를 향해 걸어왔다.

 “몇 분이나 남았냐?”

 “아직 2분밖에 안 지났는데?”

 “뭐? 시간 더럽게 안 가네, 정말! 귀찮아 죽겠네!”

 이내 성국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를 치곤 다시 운동장으로 가볍게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운동장 밖 펜스에서 바라보는 삼십 대 후반의 남자.

 “저 녀석, 피지컬도 좋고 센스도 좋은데……?”

 유난히 성국을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남자의 시선을 느낀 것일까?

 첫 골을 넣은 이후 대강대강 달리기만 하던 성국이 누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지 힐끔 남자를 돌아보았다.

 “뭔데……?”

 자신을 쳐다보는 남자의 눈빛에 성국이 호기심이 생긴 것도 잠시일 뿐, 이내 별로 관심 없다는 듯 ‘시간아 가라~!’ 하고 느긋하게 운동장을 달리기 시작했다.

 “야! 길 열어! 길!”

 그사이 공을 잡은 강석이 다시 열심히 내달리며 소리쳤다.

 “이런 씨!”

 우르르 공에 몰려드는 애들이 답답했던지 욕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패스! 받아!”

 첫 골을 너무나도 허망하게 허락한 터라 강석이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치며 공을 찼다.

 “야! 이 병신들아!”

 하지만 패스 실책인지 아니면 잘 못 뛰어나간 아이들 탓인지 공이 운동장 옆으로 빠져나가고 말았다.

 그때 밖에서 구경하던 남자가 어느샌가 발 앞으로 굴러들어 온 공을 잡고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어… 선생님!”

 

 한참 씩씩거리며 열을 내던 강석이 제법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소리치자 천배가 공을 내밀며 물음을 던졌다.

 “강석이, 축구 하냐?”

 경태도 그를 아는지 ‘선생님!’ 하고 인사하자 잠시 시합이 중단되고 말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성국이 짜증스럽게 소리쳤다.

 “야! 안 하냐?!”

 가득이나 시간도 안 가는 판국에 이래서야 되겠는가? 짜증이 묻어난 성국의 목소리에 천배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저 어린놈이 엄청 까칠하네.”

 하지만 시합을 방해할 수는 없는 게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이내 천배가 공을 경태에게 넘겨주고는 다시 자리를 옮겨 다시 시작된 시합을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야! 이강석이다!”

 “내가 직접 넣는다고!”

 -뻥!

 그리고 곧 경기가 재개되자마자 공을 가로챈 강석이 천배의 등장에 힘입어 번개처럼 아이들을 따돌리고는 동점골을 넣었다.

 “역시 강석이가 잘해!”

 “잘했다, 강석아!”

 아이들의 응원 속에서 천배가 칭찬을 더하자 강석의 얼굴이 더 환하게 꽃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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