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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36.
작성일 : 20-08-28 23:13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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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릴리의 진심 어린 말에도 베르한의 얼굴은 펴질 생각이 보이지 않았다.

 저렇게 무서운 표정이라니,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오랜 시간 함께하지 않은 나로서는 직접 듣지 않아도 대충 알 수가 있었다.

 어떻게 꿈 때문에 우리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못하냐는 의문이 드는 거겠지.

 

 그의 의문을 풀어주고 싶지만, 고지식한 그가 내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지도 문제였다.

 릴리가 방에서 나가고 그는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그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그는 언제 인상을 찌푸렸냐는 듯 희미하게 웃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정말 알 수 없는 말만 하는군요, 그렇죠?”

 

 “전 알 것 같은데요.”

 

 “알 것 같다고요…?”

 

 “사실 저도 꿈을 꿨거든요.”

 

 “릴리나 당신이나 꿈을 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해가 되고 혼란이 찾아오는 겁니까?”

 

 “정말 고지식하다니까……. 일단 제가 무슨 꿈을 꿨는지 들어나 봐요.”

 

 “…그래요. 그 꿈 이야기, 들어나 보죠.”

 

 베르한은 팔짱을 끼고 무슨 소리를 하나 들어보자는 듯 삐딱하게 서 있었다.

 그 모습이 그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것 같아 나는 작게 웃었다.

 내 웃음소리에 그는 헛기침하며 자세를 바로 하고 나를 바라봤다.

 그가 드디어 제대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준비가 된 것 같아 나는 입을 열었다.

 

 “릴리가 꿈에서 다른 세상을 봤듯…. 저도 꿈에서 다른 세상을 봤어요. 그 세상은 정말 별천지라서……. 잠시 내가 죽은 게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곳에서 무엇을 봤습니까?”

 

 “어떤 여자아이가 어딘가에 누워 있더라고요…. 무척 하얀 방이었어요. 알 수 없는 물건들이 가득했고, 거기에 아이의 어미로 보이는 여인도 있더군요. 여인은 이상한 걸 얼굴에 뒤집어쓴 아이에게 얼른 일어나라고 울며 부탁하고 있었어요. 그건……. 정말 슬픔에 가득 찬 목소리였어요.”

 

 “…….”

 

 “하지만 아이는 결국 떠났더군요. 뭔지 모를 물건에서 듣기 싫은 소리가 들리고……. 여인은 한없이 울며 아이의 손을 잡았어요. 그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저마저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감적으로 알 수밖에 없었어요. …아이가 죽은 거였어요.”

 

 “그건……. 그냥 꿈이에요.”

 

 “그래요. 그냥 꿈이죠. 하지만 너무나 슬프고……. 가슴 아픈 꿈이었어요. 부모라면 누구든지 알 수밖에 없는 슬픔으로 가득 찬 꿈이었죠.”

 

 그 꿈을 꾼 지 한참이 지났는데 여전히 생각날 만큼 생생하고 떠올릴 때마다 눈가가 뜨거워지는 꿈이었다.

 꿈에서 깨어난 뒤에도 몇 분이나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 눈물을 흘릴 만큼 현실감이 넘쳤고, 그렇기에 도저히 잊을 수가 없었다.

 아픈 사람의 입장으로써 그 꿈은 남의 일이 아녔다. 그건 언젠가 찾아올 내 미래이기도 했다.

 내가 떠난 후를 잠시 엿본 느낌. 그래서 여인의 마음도 떠나는 아이의 마음도 전부 이해가 됐다.

 

 “그래서 릴리가 하는 말이 이해돼요. 그 꿈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기분.”

 

 “…….”

 

 “그런 꿈을 꿔본 적 없는 당신은 여전히 이해가 안 되겠죠?”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래요, 전혀 이해가 안 돼요.”

 

 “그럴 줄 알았어요. 그래도 우리에겐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해요. 알고 있죠? 우리가 겪는 이상한 현상.”

 

 “…….”

 

 “어쩌면 릴리는 그 현상이 왜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는데, 우리를 상처 줄까 말 못 하는 걸 수도 있어요. 우리 굳이 그런 걸 알려고 들지 말아요.”

 

 “어째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알고 싶지 않은 거예요?”

 

 “알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그게 과연 중요한 걸까요?”

 

 “…….”

 

 “지금 우리는 너무 사소한 거에 집착하는 걸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더 중요한 걸 생각해요, 우리.”

 

 내 말에 그는 어설프게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끌어안았다. 아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그는 알고 있을 것이다.

 오래 남지 않은 시간. 누군가를 의심하고 말 한마디에 무슨 의미가 담겼는지 파악하고 그렇게 날카롭게 살고 싶지 않았다.

 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평안하게. 릴리가 결혼하고 손자를 낳아 행복하게 웃는 것을 볼 때까지 살고 싶은 마음뿐이다.

 

 

 

 

 

 방에 돌아온 나는 한숨을 내쉬며 소파에 앉았다. 반쯤 거짓인 진실을 말하고 오니 그나마 마음이 편했다.

 물론 아버지는 반쯤은 안 믿는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그들에게 내 마음을 털어놓았다는 거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이런 식으로 천천히 서로 가까워진다면, 언젠가 나도 그들을 부모로 생각하게 오는 날이 올 것이다.

 

 “그래…. 내가 있는 곳은 여기잖아.”

 

 언제까지고 내 세상에 대한 미련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나는 이곳에서 부유하는 먼지처럼 살 것이다.

 뿌리를 박지 못하고, 그저 떠돌아다니며…. 내 선택을 후회하기만 하겠지.

 그런 건 싫었다. 어차피 이미 선택은 했고, 이제 그 세상으론 돌아갈 수 없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행복해지고 싶었다.

 

 그러니까 베르한과 레나를 천천히 부모님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이곳에서 뿌리를 내릴 것이다.

 분명 때때로 놓고 온 가족이 생각나 눈물짓는 날이 있을 거다. 이 선택을 후회하기도 하겠지. 모두에게 잊힌 라니에스에게 죄책감을 느끼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해지고 싶진 않았다. 후회하고 울고 죄책감을 느낄지언정, 불행해지고 싶진 않았다.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내가 선택한 이곳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의 행복을 누리며 살고 싶었다.

 

 “이런 게 욕심이라면 욕심 좀 부리지. 뭐 어때,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 건 잘못이 아니잖아.”

 

 나는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웃으면서 창문을 열었다. 밖에서 부는 바람마저 상쾌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바람을 맞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쉬려고 할 때 창밖에서 새가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나는 그냥 날아가는 새겠거니 생각했는데 새는 정확하게 내 방 창틀에 앉았다.

 

 “뭐지…?”

 

 새를 다시 날려 보내려고 손을 휘저어도 새는 잠시 날개를 파닥거리다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 행동을 한 두 번 정도 반복하고 나서 나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닫고 새를 찬찬히 바라봤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살펴보니 다리에 뭔가 달고 있는 게 이제야 눈에 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새의 다리에 달린 통에 손을 뻗었다. 새는 누군가에게 교육이라도 받은 듯 내가 다리에 손을 가져다 대도 가만히 있었다.

 통을 다리에서 빼내고 통을 열어보자, 그 안에 돌돌 말린 종이가 있었다.

 누가 이런 걸 보낸 거지? 싶은 의문에 나는 종이를 펼쳐봤다.

 

 [릴리에게. 잘 지내고 계십니까? 당신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고 싶어 새 한 마리를 길들였습니다. 이름은 아직 안 지어줬습니다만, 혹시 지어줄 수 있습니까?]

 

 “에드워드…….”

 

 그가 보낸 짧은 쪽지에 나는 자연스레 미소를 지으며 펜과 종이를 찾아 주변을 둘러봤다.

 빨리 그에게 답장을 보내고 싶었다. 펜과 종이를 찾은 나는 얼른 의자에 앉아 그에게 보낼 편지를 작성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작은 통에 들어갈 만큼 짧은 쪽지를 쓰기가 힘들었다.

 

 겨우 쓴 거라곤 잘 지내고 있다는 말과 새의 이름을 짹짹이로 지으면 어떻겠냐는 말이었다.

 사실은 그거 말고도 다른 말이 하고 싶었지만, 짧은 쪽지에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새의 다리에 다시 쪽지가 든 통을 달아주자 새는 기다렸다는 듯이 하늘을 날아갔다.

 

 새가 다시 날아올 때까지 나는 한참 창밖을 내다봤다. 답장을 보낸 지 10분 만에 다시 새가 날아오기 시작했다.

 나는 날아오는 새를 보며 이번에는 무슨 내용이 써진 편지가 들어있을까 기대됐다.

 답장은 새의 이름을 짹짹이로 하겠다는 말과 사업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무슨 사업을 하든 잘 될 거라는 말을 적어 다시 새를 날려 보냈다.

 우리는 그 뒤로도 오래도록 쪽지를 주고받았다. 쪽지엔 별거 없는 시시한 내용뿐이었다.

 결국, 새가 지쳐 날지 못할 정도가 돼서야 우리의 편지는 끊겼다. 나는 그가 오늘 보내온 쪽지를 서랍 속에 넣으며 작게 웃었다.

 그러다 채 넣지 못한 쪽지 하나가 탁자 위에 올려져 있었다. 나는 에드워드가 보낸 쪽지를 펼쳐봤다. 거기엔 사업을 할 거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사업이라….”

 

 어쩌면 이 사업을 계기로 에드워드가 펠포트 가와 셰리카 가, 양쪽에서 에드워드가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사업에 성공하면 두 가문에서 에드워드를 새롭게 볼 것이다. 그저 펠포트 가의 사생아가 아닌, 사업에 성공한 사람으로 대해주겠지?

 그럼 베르한이나 레나도 에드워드를 반대하지 않을 거다. 둘 다 에드워드를 인정하면 우리의 교제 사실에 축복해주겠지.

 그에게 좋은 사업 아이디어를 주고 싶었다. 뭔가 좋은 게 없을까……. 난 쪽지를 든 채 고민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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