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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녹이 기억할 것입니다
작가 : Naram
작품등록일 : 2020.8.17

어린 아이들이 말하기를,

후대의 선생들이 가르치기를,

세계의 역사가들이 기록하기를,

당신은 비열하고 악독한 손가락질 받아야 마땅한 자라 비웃을지라도

아녹께선 그날의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7
작성일 : 20-08-28 20:24     조회 : 269     추천 : 0     분량 : 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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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말소,,,? 데이터가 뭐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면 결과 없음이 나왔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센은 인상을 쓰며 검색을 시작했고 해당 정보가 지워진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떤 사유에 의해, 혹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지웠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었다.

 

 

  “아직 단정 지을 순 없지만 이 유적의 검색기능이란 것은 누군가 정보를 등록하고 폐기하는 절차를 반복하는 것 같은데. 샤론 아즈락이 도대체 누구지?”

 

 

  센이 누군가의 이름을 추가로 검색하려 할 때 그녀의 몸이 빛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허락되었던 한 시간이 지난 것이다. 그녀는 한숨을 쉬며 홀로그램 자판에서 손을 땠다.

 

 

  “내키진 않지만 직접 물어보지 뭐.”

 

 

  센의 아쉬움이 담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의 몸은 유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아직 꺼지지 않은 홀로그램 모니터의 검색창엔 쓰다 만 누군가의 이름이 깜빡이고 있었다.

 

 

  [Seni]

 

 

 

 

 

  자신의 몸이 어딘가로 이동되는 것을 느낀 센은 감았던 눈을 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이제 두 번째 이지만 이 이동마법이란 것은 도저히 적응이 되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빛은 눈을 감았음에도 자신의 안구를 태워버릴 것처럼 눈꺼풀 안쪽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 시린 눈을 비비며 고개를 돌리자 이쪽을 멀뚱멀뚱하게 바라보고 있는 아스칼과 티리에가 보였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끙끙 앓는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 헤인도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이동된 듯 했다. 한 시간 전에 울고불고 난리쳤든 그 자리에 말이다.

 

  괜히 민망해진 센은 혀를 차며 둘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쯧. 너희는 눈 안 아프냐?”

 

  “네? 네. 그냥 모닥불정도의 밝기라 눈 아플 정도는 아니에요.”

 

  “...태양광선이 눈알을 쑤시고 들어올 정도가 아니라?”

 

  “네.”

 

  센은 아직도 두 눈을 부여잡고 끙끙거리는 헤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앞이 보이지 않으면서도 센의 시선을 느꼈는지 두 손으로 눈을 가린 채로 말했다.

 

 

  “오기로 눈을 감지 않았습니다만.”

 

  “그 이상은 말 안 해도 돼 멍청아. 이건 저기서 잠을 퍼질러 자고 있는 도깨비가 일어났을 때 따지기로 하고.”

 

 

  센은 다시 고개를 돌려 자신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는 아스칼과 시선을 마주했다.

 

 

  “잠깐 나가서 이야기 좀 할까?”

 

 

  아스칼은 옆에서 자신의 손을 꼭 붙잡고 있는 티리에를 잠시 바라보곤 그녀의 손을 놓으며 말했다.

 

 

  “그러도록 하지.”

 

  “좋아. 헤인 너는 티리에와 함께 방 안에 있어라.”

 

 

  센은 바닥에서 일어서며 엉덩이를 털었다. 헤인의 대답이 들리진 않았지만 그가 자신의 말대로 나오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에 지체 없이 밖으로 나가는 문을 열었다.

 

 

  괴수의 불길이 휩쓸고 간 돌산은 이제 사막과 다르지 않았다. 푸르른 초목은 재가 되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뛰놀던 동물들의 기척들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구덩이가 되어버린 연못 가장자리에 엉덩이를 걸쳐 앉은 센은 자신의 옆 자리를 두드리며 말했다.

 

 

  “서서 이야기하기 싫으니 옆에 와서 앉아.”

 

  “난 서 있어도 상관없다.”

 

  “내가 너를 올려다봐야 하잖아. 내 옆자리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니 영광으로 알고 오기나 해.”

 

 

  아스칼은 천천히 걸어와 그녀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이젠 유리의 바다가 되어버린 사막을 멀찍이 바라보았다.

 

  사막의 뜨거운 바람이 둘 사이를 휘감으며 멀어져갔다. 아스칼은 왠지 모를 평안함을 느끼며 잠시 눈을 감았다.

 

 

  “나오니까 장난 아니게 덥네.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빠르게 용건만 나누고 들어가자고.”

 

  “...음.”

 

 

  무참하게 아스칼의 평안을 깨버린 센은 말을 돌리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샤론 아즈락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아스칼은 센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표정을 보아하니 묻고 있기는 하지만 진짜로 궁금해서 묻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범상치 않은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기에 저런 표정을 보여주는 것조차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다시 사막 지평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유적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보군.”

 

  “데이터가 말소되었다는데.”

 

  “미안하지만 그쪽은 나도 잘 모른다.”

 

  “알아. 나도 이 부분은 기대하지도 않았어. 어쨌든 그 사람에 대해 말해줄 수 있어 없어?”

 

 

  둘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흘렀다. 센은 그를 재촉하지 않으며 느긋하게 기다렸고 그 시간은 길지 않았다.

 

 

  “명령이라면 계약조건에 따라 말하겠다. 하지만 원하는 것은 이게 아니겠지.”

 

  “영리한 사람들은 바로 알아들어서 좋아.”

 

 

  아스칼의 대답을 들은 센은 히죽 웃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본래 우리 계약의 내용은 이랬지. 여정의 행선지는 너희가 정한다. 단 그 행선지는 우리가 모험의 재미를 느낄만한 곳 이여야 한다. 그렇지?”

 

  “그렇다.”

 

  “그런데 유적에서 좀 유쾌하지 않은 정보를 얻어 부득이하게 다음 행선지는 내가 정해야 할 것 같아.”

 

 

  아스칼은 티리에의 보호자이기 때문에 아스칼이 결정하면 티리에는 그것을 따를 것이다. 헤인은 센을 주군으로 섬기고 무조건적으로 따르고 있으니 그녀의 독단을 추궁하진 않을 것이다.

 

  결국 이 자리에서 결정한 것은 그대로 반영된다 해도 무방하기에 그는 일단 조금 더 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네가 원하는 다음 행선지에 대해 들어야겠다.”

 

  “왜. 전쟁터 같은 터무니없는 곳으로 갈까봐?”

 

  “피아식별이 확실한 전쟁터는 오히려 편하다.”

 

 

  센은 발을 휘적거리며 아스칼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이어진 아스칼의 말은 센이 예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다.

 

 

  “정치가 복잡하게 얽힌 곳만 아니면 된다.”

 

  “흐응.”

 

 

  콧소리를 내며 바닥에 드러누운 센은 오른손으로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을 가렸다. 그녀가 원하는 곳은 정치가 복잡하게 얽힌 곳이었다. 그것도 아주 더럽고, 끈적거리고, 추접스러운 곳이다.

 

  그래서 그녀는 두루뭉술하게 말하며 그에게 선택권을 넘기기로 했다.

 

 

  “너도 알다시피 정치가 얽히지 않은 곳은 없어. 이곳으로 오기 전에 들렸던 아즈락 부족만 해도 그렇지.”

 

  “그랬었다.”

 

  “내 목적은 한 사람을 만나는 것. 이거 하나야. 그 곳에도 정치가 얽혀있겠지. 네가 말하는 ‘복잡함’이 어느 정도 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잠시 말을 끊은 센은 나른한 목소리로 끝을 맺었다,

 

 

  “너희가 그 사람과 얽혀있거나, 얽히려 하지 않는다면 네가 생각하는 걱정거리는 바리안 앞에 맹세코 아주 조금도 일어나지 않아.”

 

 

  사막의 열기가 다시금 몰아치며 두 사람의 피부를 훑었다. 지평선 너머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빠르게 정리한 아스칼은 두 번째 열풍이 몰아치기 전에 입을 열었다.

 

 

  “만약 거부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어떻게 되긴. 본래 계약대로 흘러가거나 계약이 파기되고 티리에나 사사라는 도깨비에게 물어보겠지.”

 

 

  이미 센의 대답을 예상하고 있던 아스칼은 인상을 조금 찌푸렸다. 센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티리에 앞에서 샤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껄끄러워 한다는 걸 눈치 챈 듯 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은데, 난 깔끔한 거래를 좋아해. 이걸로 몇 번이나 우려먹을 생각 없으니 안심하라고.”

 

 

  아스칼은 고개를 돌려 바닥에 드러누워 있는 센을 바라보았다. 오른팔로 가려진 그녀의 눈이 왠지 모르게 웃고 있을 것 같아 조금 소름이 돋았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는 어디인가?”

 

 

  센은 구덩이 아래로 늘어뜨려 놓았던 다리를 몸 쪽으로 끌어당기며 아스칼의 반대편으로 몸을 돌렸다.

 

 

  “벨레시우스 공국이야.”

 

  “벨레시우스 공국이라면...”

 

 

  아즈락 부족에서 들었던 그녀의 정채와 출신에 대해 상기한 아스칼은 조용히 입을 닫았다.

 

  아일드 제국에 의해 무력으로 강제합병 당한 국가. 행정관이란 명함을 잃지 않고 목숨을 부지한 채 추방당한 비운의 공녀였다.

 

  워낙 백성들에게 인기가 좋았기에 목숨을 건진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감금이 아닌 추방은 아직도 호사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흩어진 부흥세력들을 규합해 게릴라전을 벌이는 등 여러 장작을 불태울 수 있는 아주 뜨거운 불씨였기 때문에 추방이란 이름으로 풀어준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아슬아슬한 위치에 있는 공녀가 쫓겨났던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려 한다.

 

 

  “위험하다.”

 

  “적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서 괜찮아. 어떻게 보면 내 목숨줄이 아직도 끊어지지 않게 이어주고 있는 사람이기도 해.”

 

 

  하지만 하며 말을 멈춘 센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가만히 있다 조금 복잡한 심정을 담아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이 묻힌 지식의 추종자들과 접촉했다고 하네. 진위여부는 직접 만나 확인해봐야겠지만 아무튼 뒤통수를 거세게 맞은 느낌이야.”

 

  “그들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나?”

 

  “나야 접촉을 거부했으니 단체의 명칭 같은 건 몰랐지. 그런데 사막에서 드러냈던 그들의 모습을 보니 촉이 오더라고. 혹시나 해서 유적에서 찾아보니 벨레시우스 공국... 내 고국이 그 사람과 함께 얽혀있는 것 같더라. 물론 시간이 부족해서 확실한 정보를 얻진 못했지만.”

 

 

  이건 더 이상 얽히면 안 된다. 티리에와의 사이가 조금 껄끄러워지더라도 여기서 이들과의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확신했다. 단순한 정치세력 뿐만 아니라 위험세력도 함께 얽혀있었다.

 

  아스칼은 여기서 관심을 끊고, 그 사람이 누군지 물어선 안됬었다.

 

 

  “그래서 만나러 간다는 사람은 누구지?”

 

  “고용주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정보를 푸는 것 같지만 사안이 사안이니까.”

 

 

  조금 답답해하는 듯한 센의 목소리가 아스칼의 머리를 때렸다.

 

 

  “세니마리카 아일드. 지금은 실종되었다 알려진 아일드 제국의 1황녀야.”

 

  “뭐...?”

 

  “말이 통하는 사람이었어. 우리는 결사항전을 각오했었고 계속해서 싸웠다면 아일드 제국도 서부국경이 흔들렸을 거야. 큰 전투를 앞두고 그녀가 직접 나서서 우리와 협상을 시도하지 않았더라면 분명 그렇게 되었겠지.”

 

 

  센은 상당히 놀란 듯 목소리가 갈라진 아스칼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녀 덕분에 국민들도 무사하고 내 목숨도 무사했었는데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네. 해서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물어볼 생각이야. 아, 직접 만나는 건 나와 헤인 뿐이니 걱정하지 말고.”

 

  “...”

 

  “그래서 어떻게 할래?”

 

 

  아스칼을 등지고 있는 센의 입가엔 진한 미소가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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