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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연일까? 시작일까?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0.7.31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한 우연과 제노
곁에 있으면 투닥거리 바쁘고 곁에 없으면 허전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형태가 변해가는데
과연 두 사람은 지금의 이 친구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16화-찾아라 드래곤 아니 선생님에 대한 정보!
작성일 : 20-08-27 16:09     조회 : 242     추천 : 0     분량 : 7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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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원은 그저 아무 말 없이 우연이 내민 과자봉지만 빤히 바라보자 그녀가 과자봉지를 재원의 얼굴에 조금 더 가깝게 들이밀며 말했다.

 

 “먹어.”

 “......”

 

 아니... 누가 그걸 몰라서 이러냐고 재원은 갑자기 자신에게 과자를 권유하는 우연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뜬금없이 왠 과자...? 그러나 자신에게 과자를 들이미는 우연의 표정이 진지해 보여 왠지 내가 이 과자를 안 먹으면 먹을 때까지 계속해서 들이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재원이 한 손이 조심스럽게 우연이 내민 과자봉지 안으로 향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입은 계속 쉴 틈없이 투덜거렸지만.

 

 “아니... 왜 갑자기 과자를 주는 거냐고...”

 “고마워서.”

 “...뭐?”

 

 뜬금없이 튀어나온 감사인사에 재원은 더 영문을 알 수 없게 되었다. 고맙다니 뭐가? 내가 과자를 먹은 거...? 네가 먼저 먹으라고 나한테 준 거 아니었어? 당황하는 재원을 뒤로 하고 우연이 다시 말을 이었다.

 

 “예진이한테서 들었어. 네가 내 이야기 다 듣고 나서 엄청 화내줬다며.”

 “아... 그거...”

 

 아하, 그 이야기였구나. 재원은 민망한 듯 코를 한번 쓰윽 훔치며 말했다.

 

 “아니 뭐... 충분히 화날만한 상황이 맞았으니까. 그게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닌데 뭐.”

 “아니 나한테는 대단한 일 맞는데. 네가 화를 냈다는 것은 네가 내가 겪었던 일에 대해서 같이 공감해주고 아파해줬다는 뜻이 되니까.”

 “... 그 그런가?”

 “어. 사람은 보통 자기가 직접 겪어보지 않는 한 쉽게 상대방의 아픔을 알기 힘들어. 즉 이해까지는 해줄 수 있지만 그것을 공감까지 해주긴 어렵다는 거지. ”

 “......”

 “그래서 고맙다고 내가 겪었던 일에 대해서 화내줘서.”

 

 담담하게 감사인사를 전하는 우연의 말에 재원은 갑자기 매우 쑥스럽고 민망해지기 시작햇다. 자신은 그저 이야기를 듣고 느낀 감정을 여과 없이 보여준 것 뿐인데 고작 이런 일로 이런 반응을 얻게 될지는 정말 몰랐다.

  오히려 나는... 건드리면 안 되는 판도라의 상자를 내가 눈치 없게 건드린 건 아닌지 들쑤시면 안 될 것을 괜히 들쑤셔서 이 애한테 상처를 준 게 아닌지 걱정했었는데 말이야. 그러자 재원은 어쩐지 자신의 얼굴이 조금씩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무릎 위로 올려 놓은 손과 탁자 아래에 있는 발이 연신 꼼지락 꼼지락 춤을 추었다.

 게다가... 나는 원래 이런 훈훈한 분위기는 못 견뎌하는 부류라고 어후 도저히 안되겠다.

 

 “야 됐다 됐어. 분위기가 이게 뭐냐 괜히 사람 민망하...”

 

 그러나 재원이 하려던 말은 우연의 진지한 눈빛에 먹혀버렸다.

 

 “네가 우리랑 같이 있으면서 소외감 느낀다는 거 알아.”

 “...어?”

 “아무래도 우리 셋은 오래 전부터 함께 해온 사이이다 보니까 서로 공유해온 시간들이 많고 또 그 시간들이 그렇게 썩 좋은 일들만 있었던 게 아니라서 우리도 모르게 너한테만 말 안하고 숨겨왔던 일들이 많으니 당연히 그렇게 느낄 수밖에 없을 거야. 게다가 그런 일들은 당사자가 먼저 나서서 말해주지 않는 이상 상대방은 그저 기다릴 수밖에 없는 거고.”

 

 그 순간 우연의 말을 듣고 있던 제노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다. 우연을 향해 있던 시선을 자신의 발치에 둔 그의 눈빛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일렁이는 눈빛은 왠지 모르게 그가 불안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 일렁거림도 아주 잠시 그들 사이를 스쳐지나가던 바람이 완전히 사라짐과 함께 그는 자신의 모든 동요를 지워버리고 다시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마치 평온함이라는 감정을 꺼내어 자신의 얼굴 위로 덮어씌운 듯한 얼굴로.

 

 “그리고 사실 우리 셋 모두가 좀 특이한 부분들이 많으니까 거기에서 오는 소외감도 있을 거고.”

 “......”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해줄 수 있어. 네가 이상한 게 아니야. 엄연히 말하자면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하나하나 따져보는 우리가 좀 피곤하게 사는 거지. 그러니 일일이 서운해 할 필요 없어... 라고 말한 대도 서운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

 “뭐...?”

 “그러니까 우리한테 섭섭해지거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싶으면 그냥 바로바로 말해. 궁금한 것도 참지 말고 그냥 막 물어보고.”

 “정말... 그래도 돼?”

 “어. 넌 그래도 돼.”

 “......”

 

 재원에게 있어 이들 셋과 처음으로 같은 반이 되어 보낸 반년이라는 시간들은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그것과는 반대로 때때로 그의 안에서 낯선 감정들이 불쑥 불쑥 솟아오르고는 했다. 특히 아까처럼 친구들이 다 알아챈 사실을 자기 혼자서만 눈치채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될 때면 그 감정은 재원의 안에서 점점 커져나갔다. 그리고 재원이 느끼는 그 낯선 감정의 이름은 거리감이었다.

 그렇다. 재원은 이들과 함께하면서 이따금씩 거리감을 느끼고는 했다. 재원은 어쩌면 이들과 자신이 친구 사이라고 한대도 이 거리감만은 영원히 좁혀질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이러한 자신의 마음을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하고 언제나 그들 사이에서 알게 모르게 눈치를 보 골머리를 앓아 왔었다.

 그런데 오늘 우연의 말을 들은 재원은 처음으로 자신이 여태껏 이들과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 잘 못 생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냥 지금까지 나 혼자 멋대로 그렇게 생각해왔던 거 아닌가? 이들과 나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내가 멋대로 선을 그어 버렸던거야. 정작 얘네 들은 그런 생각 조금도 한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좀 더 일찍 말했어야 하는데 미안하다. 어쩌다 보니까 3학년 2학기가 다 되어서야 말해주네. 자 이번에는 미안함의 표시야.”

 

 그렇게 말한 우연이 다시 한번 과자봉지를 재원에게 내밀자 그가 피식 웃으며 과자봉지 쪽으로 손을 내밀었다.

 

 “뭐냐?”

 “뭐긴 사과의 표시라니까.”

 “참나.”

 “크게 가져가 한 주먹 크게.”

 

 말 안 해도 그럴 거다 임마. 우연의 말대로 한 주먹 크게 과자를 덜어가던 그때 재원의 머릿속으로 어떠한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아니 잠깐만.

 

 “야 근데 이거 내가 너한테 사준 과자 아니냐?”

 “맞는데.”

 “...? 근데 왜 이게 고마움과 미안함의 표시가 되냐? 어쨌든 이거 내가 사준 거잖아.”

 “너야말로 무슨 소리? 너 오늘 하루 내 매점 노예인거 잊었냐? 그러니까 네가 사줬다고 해도 이 과자는 엄연히 내과자야.”

 “하, 참.”

 

 달리 반박할 말이 없는 재원은 그저 어이없다는 웃음만 흘렀다. 뭔가 그렇게 논리적인 말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반박하려고 하니 그녀가 하는 말이 맞는 것 같아서 할 말이 없었다.

  그래 엄연히 저 과자를 내가 산 것이라고 해도 내가 쟤한테 사줬다는 입장에서 나는 이미 저 과자에 대한 소유권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 이게 뭔...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그때였다. 갑자기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풉.”

 “너 왜 웃냐 이제노?”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다 들린다. 재원아.”

 “내말이. 표정 진짜 완전 심각해졌어.”

 “아니 웃지마. 왜 웃는 건데? 지금 여기에 웃을만한 포인트가 어딨어? ”

 

 그러나 그렇게 투덜거리는 재원의 입가에도 옅은 미소가 담겨있었다. 언제나 마음 속 한 칸에 품고 있던 응어리가 비로소 풀리는 듯 한 느낌을 재원은 오랫동안 만끽했다.

 

 * * *

 

 “실례하겠습니다.”

 “어차피 아무도 없는데 그런 말은 왜 하냐?”

 “에이. 아무도 없다고 해도 인사는 필수로 해야 하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니?”

 

 예진이 무척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자신의 긴 머리카락을 한손으로 흩날리며 우연에게 말하자 우연은 그것을 가볍게 무시하고서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휑하니 들어가버렸다. 자랑하며 뽐낼 대상이 사라져 버린 현관에서 예진은 서빙하는 사람처럼 한 손을 들고 다른 한손을 골반에 둔 채로 짝다리를 짚은 자세 그대로 굳어져버렸다.

 그러나 이내 우연이 들어간 방을 힐끗 바라 보며 이런 상황은 익숙하다는 듯 아무렇지 않게 신발을 벗고서 자신도 우연의 방안으로 들어가는 그녀였다. 방안으로 걸어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그녀는 교복도 갈아입지 않은 채로 가방만 침대 위에 던져놓고서는 곧장 책상 위의 컴퓨터 전원이 켜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예진도 슬그머니 가방을 벗어 우연의 침대 아래에 가지런히 내려놓고 옆 자리의 우희의 의자를 가져와 앉았다.

 

 “근데... 정말 우재오빠 도움 없이 우리 둘이서만 으로도 찾을 수 있을까?”

 “어떻게든 해봐야지 뭐. 그리고 생각해봐. 넌 그 오빠가 으스대는 꼴 참을 수 있겠냐?”

 “아니.”

 “그치?”

 

 그 모습은 정말 상상하기만 해도 짜증이 치솟는 것 같아 예진은 자신도 모르게 정색을 하고 대답해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나도 그 오빠가 그러는 모습은 못 참겠더라. 물론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그런데 만약 못 찾으면... 그때는 어떻게 할 건데?”

 “그때는...”

 

 말을 멈춘 우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진짜 짜증나긴 하겠지만 오빠한테 도와달라고 해야겠지.”

 “그럴 수밖에 없겠지?”

 “하아...”

 

 그렇게 결론을 내니 우연과 예진은 자신들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쏟아내자 때마침 컴퓨터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 능숙하게 키보드에 비밀번호를 입력한 우연이 다시 화면이 바뀌는 것을 기다리며 교복 소매를 걷어 올렸다.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전에 우리가 아까 게임을 통해서 알아낸 정보 먼저 정리해보자.”

 “그래.”

 “이름은 김재한 나이는 스물아홉. 우리 학교에 오기 전까지 20살때부터 쭉 파리에서 살았다. 이정도?”

 “맞아.”

 “그리고 여자친구는 없다고 했으니까 아직 미혼이시고.”

 “그래 만약 결혼을 해서 여자친구가 없다고 말한거라면 여자친구를 모집 중 이라는 말은 안 했을 테니까.”

 

 그렇다. 이 둘은 재한에 대한 정보를 더 자세하게 알기 위해 학교가 끝나자마자 아무도 집에 없는 우연의 집으로 곧장 향한 것이다. 마침 오늘 제노가 재원을 비롯한 다른 친구들과 피시방에 간다고 하기에 둘은 제노가 없는 이 시간을 노린 것이다.

 

 “우연아 컴퓨터 좀 바꾸는 게 어때? 뭐가 이렇게 느려? 차라리 피시방 가서 하는 게 더 빠르겠다.”

 “저번에 한번 고쳤는데도 또 이러네. 조금만 기다려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냥 오빠 노트북 갖다 쓰자.”

 

 그러자 우연의 그 말에 노트북 화면이 단숨에 바탕화면으로 바뀌었다.

 

 “오 타이밍 봐라. 네가 그 말 하자마자 바로 켜진다. 얘 눈치는 있는데.”

 “그러게.”

 

 단박에 마우스를 움직여 인터넷을 열어놓은 우연이 이번에는 키보드 위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먼저 이름부터 검색해 봐야겠지?”

 “아마도?”

 “아...역시.. 안 나오네”

 

 첫 검색 결과는 당연히 허탕이었다. 김재한 이라는 이름으로 검색한 결과 재한과 동명이인인 연예인의 사진과 프로필이 제일 맨 위에 뜨고 그 밑으로 여러 직업의 동명이인들의 사진이 뜰 뿐이었다.

 그래 이름만으로 이렇게 쉽게 나올 거라고는 생각도 안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다른 뉴스 기사들도 하나하나 살펴보았지만 나오는 것 이라고는 아까 보았던 동명이인 연예인의 새로 낸 앨범에 대한 기사들이었다.

 

 “이제 어쩔까?”

 “으음... 다른 검색창에다가도 쳐보자. 검색 창 마다 나오는 정보들이 조금씩은 다르잖아.”

 “오케이.”

 

 그러나 두 번째 시도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연예인과 김재한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기들이나 어린이들의 사진이 전부였다.

 

 “그렇다면 다음 사이트로 가보자고 사이트는 아직 많이 남아있어.”

 

 하지만 이 후의 검색 결과들로 별다르지 않았다. 고작 김재한이라는 이름으로 그의 정보를 얻기에는 역부족인 것이었다. 그러자 둘은 이번에는 김재한이라는 이름 옆에 부가적인 정보를 더 넣어서 검색해보는 방법을 떠올렸다.

 ‘미술가 김재한이라고 검색해 보았다. 아무런 정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그 다음에는 미술가와 김재한의 위치를 바꾸어서 검색해보기도 하고 미술가가 아닌가 싶어 예술가로 바꾸어서 검색해 보았지만 그녀들이 원하는 정보는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쉽게 나오지 않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고 기대를 품었던 마음이 사그라 들기 시작하자 둘을 빠르게 지쳐나갔다. 급기야는 인터넷 검색 창에 파리에 거주하는 29세 예술가, 파리에서 활동하는 29세 잘생긴 미술가 김재한이라는 말도 안되는 단어를 차례차례 검색해보는 예진이었다.

 

 “미친. 그런다고 나오겠냐?”

 “아. 몰라 머리 터질 것 같아. 어쩜 이렇게도 안 나올 수 가 있지? 야, 우연아 이쯤대면 우리가 뭔가 잘못안거 아냐?”

 “...그건 아닐텐데. 분명 아까 수업시간에 선생님 휴대폰 배경화면에 있던 예술품과 그림들 손에 묻어 있던 아크릴 물감을 생각해본다면 말이야.”

 “게다가 우리 학교로 오기 전까지 계속 파리에서 살았다고 하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쭉 파리에서 일을 해왔다는 거잖아. 그렇다면 당연히 미술선생님 보다는 예술가가 선생님의 원래 직업일 것 같은데.”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근데 왜 아무것도 안 나오냐고... 답답한 마음에 애꿎은 뒷머리만 헝클이는 우연이었다. 그리고 그건 예진도 마찬가지였는데 원하는 내용이 나오지 않을 때마다 머리를 헝클였던 예진의 머리는 폭탄이라도 맞은 듯 사방팔방으로 헝클여져 있었다.

 

 “역시 우리 둘만으로는 역부족인건가? 우연이 너 우재오빠한테서 검색할 때 팁 같은 거 들은 적 없어?”

 “그렇게 재수 없게 구는데 팁 같은 게 머릿속으로 들어오겠냐?”

 “아, 하긴 그것도 그렇네.”

 

 팁... 팁이라... 내가 귀담아 듣지 않고 무시했을 뿐이지. 잘 생각해보면 분명 뭐라고 하긴 했었는데 ... 뭐라고 했더라...? 떠올려라. 떠올려. 그러나 우연의 머릿속에 떠오른 모습은 그럴줄 알았다는 듯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키보드를 피아노라도 치듯 가볍게 누르는 우재의 모습뿐이었다. 아니 좀! 이런 거 말고. 이런 장면은 내 머릿속에서 영영 떠오르지 않아도 된다고!!!

 그때였다. 그 후 우재가 자신을 옆으로 불러들이며 했던 말이 우연의 머릿속을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잘 봐. 여기 나왔지? 검색으로 정보를 알아낼 때 너처럼 구구절절 다 쓰면 원하는 건 절대 못 알아내. 핵심 키워드를 찾아서 검색을 해야지.’

 

 “핵심키워드!”

 “뭐라고?”

 

 갑작스럽게 소리치는 우연의 말에 책상위에 널브러져 있던 예진이 고개만 우연을 향한 채 물었다. 그러나 지금 우연은 예진의 자신에게 한 물음에 대답할 시간이 없었다.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드디어 조그마한 실마리 하나라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좋아. 키워드를 찾아서 검색해야 한다는 것 까지는 기억해냈어. 그렇다면 이번에는 핵심 키워드를 찾아야 하는데. 과연 이 핵심 키워드가 뭘까? 만약 선생님이 미술선생님이 아닌 예술가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우리의 예상이 맞다면 우리가 지금까지 검색한 모든 결과에서 선생님에 대한 정보를 코빼기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아마 선생님이 자신의 본명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면 그 예명이 내가 찾고 있는 바로 그 핵심 키워드?

 자, 어디보자 예술가들이 보통 자신의 예명을 표시한다고 하면 어디다가 표시를 하지? 자신의 명함? 시계..? 아니... 자신의 예술품이겠지. 아까 보았던 휴대폰 배경화면의 예술품이 선생님의 예술품이라고 하면 어딘가에 그 표시가 있을 텐데...

 우연은 눈을 감고 예술품의 형상을 머릿속에서 그려나갔다. 우연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기억을 더듬어 가는 과정은 무척 놀라웠다. 어두컴컴한 우연의 머릿속에서 떠오른 형태는 그것이 무엇인지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상태에 지나지 않았지만 짧은 순간 안에 그것은 완벽한 형태를 이루었다. 재한의 휴대폰에서 보았던 그 예술품과처럼 마치 사진을 찍어 그대로 옮겨놓은 것처럼 자신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그 물건을 우연은 세세하게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이내 우연은 발견해냈다. 각진 형태의 물건의 오른쪽 아래에 검정색 글씨로 적힌 silly라는 글자를 .

 

 “silly.”

 ‘뭐? 실리?“

 

 우연을 서둘러 검색창에 silly를 검색하였다. 이윽고 검색 결과를 본 우연의 입에선 탄식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

 “왜 ?뭐 나왔어?”

 

 그 소리에 예진도 늘어져 있던 몸을 바로 하고 얼른 몸을 일으켰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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