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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연일까? 시작일까?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0.7.31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한 우연과 제노
곁에 있으면 투닥거리 바쁘고 곁에 없으면 허전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형태가 변해가는데
과연 두 사람은 지금의 이 친구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15화- 게임속의 숨은 의도
작성일 : 20-08-27 15:42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7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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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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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 울렸으니까 오늘 수업은 아쉽지만 여기서 끝. 내일 수업 준비물은 이따가 미술부장 통해서 다시 공지해 줄 테니까 잊지말고 잘 챙겨서 오도록.”

 

 이라는 말을 끝으로 재한이 교과서를 챙겨 반을 나서자 아이들은 그가 나간 교실 앞문을 얼떨떨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만 하였다. 그러자 아이들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잽싸게 사라진 재한에 게 약간의 황당함을 느끼며 저마다 한마디씩 하였다

 

 “아니 뭐 저렇게 바로 나가시냐? 마치 자기 볼일은 다 봤다는 듯이...”

 “그러게...”

 “아니지 근데 생각해보면 엄연히 볼일은 다 끝난 거 아닌가? 수업은 끝났잖아.”

 

 그것도 그렇지. 실로 타당한 친구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떡였다. 그러다 이내 곧 복도에 다른 반 아이들이 하나둘씩 나오며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하자 반 아이들도 재한의 행동에 대해선 싹 잊어버리고 하나씩 몸을 움직였다.

 그때까지도 멍하니 재한이 사라진 앞문만을 바라보고 있던 재원도 이윽고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우연과 제노가 앉아 있는 자리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곳에는 이미 자신보다 먼저 그들의 자리에 도착한 예진이 그들과 먼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재원은 예진을 보자 그녀를 향해 박수를 쳤다.

 

 “이야 너 진짜 대단하다. 어떻게 저 선생님이 미술 선생님이라는 것을 단박에 맞췄냐?”

 “뭘. 이 정도 가지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예진이 자신의 어깨를 한번 으쓱해보였다.

 

 “아니, 그래도 매번 얘가 예상하는 그대로 척척 들 맞는 거 보면 너무 신기하다니까 안 그러냐 제노야?”

 “맞아 나도 너무 신기해. 아마 내 생각에 예진이처럼 추리 잘 하는 사람은 주위에 하나도 없을 것 같아.”

 “야, 그냥 이참에 너 돗자리 하나 까는 거 어떠냐? 넌 잘할 거 같은데.”

 “됐네, 이 사람아.”

 

 그렇게 세 사람이 계속해서 예진의 추리력에 대해 감탄하는 한편 어째선지 우연은 이 셋의 대화에 전혀 끼지 않고 있었다. 평소 같았으면 대화의 중간 중간에 맞장구를 쳐주며 반응해주거나 아니면 하다못해 고개를 끄덕거려주기라도 했을 텐데 말이다. 마침 재원도 우연의 그런 반응을 눈치채었는지 슬쩍 그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재원의 눈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우연의 모습이 들어왔다. 재원이 물었다.

 

 “야, 너 뭐해?”

 “......”

 “아까부터 왜 그리 조용한가 싶었는데 뭘 그렇게 끄적거리고 있냐?”

 

 그러나 재원의 물음에도 우연에게선 어떠한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결국 스스로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밖에 없었던 재원은 우연이 적고 있는 노트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뭐야... 이거? 수학공식?

 

 “야... 너 왜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어디 아파?”

 

 재원이 정말 심각한 표정으로 우연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

 

 “안 하던 짓이 아니라 숙제한다. 넌 했냐?”

 “...뭐? 숙제?”

 “숙제가 있었어??!!!”

 

 옆자리에서 제노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쳤다. 아마도 이쪽도 숙제가 있었다는 것을 까먹은 모양이었다. 우연의 말에 놀란 재원과 제노가 서로를 바라보다가 동시에 예진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응 있었어. 저번 주에 숙제 내주셨잖아. 프린트 3장 풀어오는 거.”

 “아... 아 맞다!!!”

 “아 미친 나 그거 한 장도 안 풀었는데.”

 “나는 풀다 말았는데.”

 

 재원은 얼른 시계를 바라보았고 제노는 다음 시간표를 확인했다. 절망적이게도 바로 다음 시간이 수학 시간이었다. 그리고 남은 시간은 이제 딱 5분밖에 남지 않았다. 프린트를 하나도 풀지 않은 재원은 물론이고 문제를 풀긴 풀었으나 1장 반이나 남은 프린트를 풀기에는 제노에게도 너무나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때 마침내 모든 문제를 다 풀어낸 우연이 들고 있던 샤프를 필통 속으로 집어넣는 모습이 그들의 눈에 포착되었다. 서로를 한번 지긋이 바라보던 두 사람은 짠 것 마냥 우연에게로 다가갔다.

 

 “우연님~”

 “내가 사랑하는 연아~.”

 “꺼져.”

 

 우연은 단호하게 말했다.

 

 “제발 이렇게 빌게. 프린트 좀 보여주세요.”

 “맞아. 수학선생님 숙제 안 해오면 뭐 시키시는지 알잖아.

 

 이들이 다니는 세한중의 수학 선생님의 취미는 전교생이 모를 리가 없을정도로 유명하다. 그것은 바로 꽃과 정원 가꾸기인데 집 전체도 꽃과 화분으로 가득한 것은 당연하고 이 학교의 정원에 있는 모든 꽃과 풀들은 관리원 아저씨가 아닌 수학 선생님이 전부 가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러나 학교 안의 정원을 가꾸기에는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선생님은 항상 숙제를 안 해오거나 수업 시간에 딴 짓 하다 걸리는 친구들을 모두 정원을 가꾸는 인력으로 쓰는데 뭐 그 정도면 해볼 만하지 않겠냐고 생각하고 숙제를 안 해오는 친구들도 간혹 있었지만, 정원을 한번 가꿔보고 나면 그 생각은 먼지처럼 사라져 버린다.

 왜냐하면, 수학 선생님은 짧은 시간동안 사람을 아주 알차게 부려먹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등교 시간 훨씬 전부터 하교 시간이 한참 지난 시간까지 선생님과 함께 정원을 가꾸어 본 아이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차라리 이럴 거면 그냥 학교 뒷산을 전속력으로 뛰어갔다 오는 게 더 이득이다.’라고 더군다나 이미 한번 그 일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둘로써는 어떻게든 이 일만은 간절하게 피하고 싶었다.

 

 “아! 그러고 보니 수학 선생님 얼마 전에 비료 자루 커다란 걸로 2개 끌차에 끌고 오시는 거 내가 봤는데.”

 

 불난 데 기름 붓는 하는 예진의 말에 두 사람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젠장.... 이번에 걸리면 진짜 죽음이다.”

 “연아 제발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

 

 재원과 제노는 더 간곡하게 우연에게 매달렸다. 옆에서는 제노가 우연의 두 손을 꽉 붙잡으며 연신 제발 부탁해요. 를 연발했고 앞에서는 재원이 제노의 부탁에 맞장구치며 우연 여신님을 연발했다.

 우연은 그런 둘의 하는 행동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고 예진은 그 광경이 웃긴 듯 계속 웃어댔다. 우연은 예진의 그 미소를 보며 강예진 이것이 일부러 포대자루 얘기를 꺼냈구나. 하는 짐작이 가능했다.

 

 “제기랄...”

 “아 그러지 말고, 응?”

 “제발 부탁할게 응?.”

 

 나라면 차라리 이럴 시간에 프린트에 아무거나 적어놓기라도 하겠다. 이것들아. 작게 한숨을 내쉰 우연이 자신이 푼 수학 프린트를 재원에게 내밀자 얼른 두 손을 내미는 그에게 우연이 나지막이 말했다.

 

 “그냥 주는 거 아니다. 이 노트를 받으면 넌 오늘 하루 내 매점 노예다. 알겠냐?”

 “아유 당연하죠. 제 지갑의 주인은 이제 제가 아닌 선우연 당신입니다.”

 “됐고 얼른 갖고 꺼져.”

 “감사합니다.”

 

 두 손을 배에 얹고 공손히 인사한 재원이 손에 노트를 들고는 자신의 자리로 부리나케 뛰어갔다. 그러자 그 옆에선 제노가 배신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우연을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야...! 저걸 재원이 주면 나는? 나는 연아?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우리 우정이 고작 이 정도였어? 너 정말 나쁜”

 “프린트 꺼내 답 불러줄테니까.”

 “척하기만 했지 너무나도 착한 친구구나.”

 

 우디르급 태세전환을 선보이는 제노의 행동에 우연의 입에서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방금 전 까지 내 욕할 때는 언제고... 이거 그냥 알려주지 말아버릴까? 그러나 우연의 그런 마음은 책상 속에서 수학 프린트를 매우 신이 난 표정으로 꺼내는 제노를 보며 눈 녹듯이 사라져 버렸다.

 이거... 참. 안되겠네. 작게 중얼거린 우연의 말을 들은 제노가 ‘뭐가?’하며 물어오자 아니라는 듯 손을 절레 절레 저은 그녀는 그의 프린트에 적힌 문제를 보며 답을 하나씩 불러주었다. 그렇게 빈칸이 가득하던 제노의 프린트는 우연이 불러주는 수학 공식들로 차곡차곡 채워나갔다.

 한편 반 친구들은 재원이 평소와는 다르게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에 뭔가 하고 다가갔다가 그제서야 자신들도 숙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채었다. 그러자 너도, 나도 한 손에 프린트를 한 손에는 샤프를 쥐고는 재원의 주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와 진짜 쟤네 자리로 안 가고 평소처럼 매점으로 갔으면 난 오늘 큰일 났겠다. 다른 숙제도 아니고 어떻게 수학 숙제를... ”

 

 어느새 우연이 쓴 답을 모두 베끼고 그녀의 공책을 다른 친구들에게 넘겨준 재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재원이 모르고 있던 건 수학 프린트 뿐 만이 아니었다. 그리재원이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3시간가량이 지나 점심식사를 모두 마친 때였다.

 

 “그러니까... 아까 했던 질문게임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고?”

 

 재원이 자신의 앞자리에 앉은 우연에게 물었다.

 

 “그래 심리 게임이자...”

 “머리 게임이지.”

 

 우연이 말에 예진이 덧붙여 말했다.

 

 “...그게 무슨 뜻이야?”

 “그러니까 이건 주어진 시간을 잘 활용해서 자신이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게임이야.”

 “뭔 말인지 모르겠어.”

 

 그 게임이 어떻게 해서 그런 의미를 갖게 되는 거지? 그냥 단순한 시간 때우기 아니었나? 하는 생각으로 옆에 앉은 제노를 바라보니 자신과 달리 그도 진작 이 게임의 의미를 알고 있는 듯 보였다. 뭐야 이 분위기? 이거 나만 모르고 있던 거야? 진짜로?

 

 “잘 들어봐. 먼저 심리 게임이라고 말한 건 일단 게임 규칙에는 질문에 대한 답을 피하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잖아. 그렇지?”

 “응.”

 “그러니까 대답하기 싫어도 뭐라도 말해야 해. 물론 스탑이 있긴 하지만 그건 3번 밖에 없는 기회니 아껴 써야 하고 그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 바로 거짓말을 하는 거야.”

 “거짓말?”

 “응 물론 의도적으로 거짓말로 대답을 피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사실과는 다른 대답이 튀어나오겠지?”

 “음... 아마도?”

 

 재원은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였다.

 

 “그런데 질문에 대답하는 사람들 중 원래 거짓말에 서툴거나 특정한 버릇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에 태연하게 넘어가지 못해. 뭐 눈을 피한다거나 목을 긁적거린다거나 하는 행동으로 은연중에 티를 내는 거지. 그리고 그걸 캐치한다면 적어도 아 이 질문과 관련해서 이 사람에게 뭔가 있긴 있는 거구나 라는 걸 짐작할 수 있잖아.”

 “오! 진짜 그럴 수도 있겠네.

 

 그 말을 들은 재원은 연신 고개를 끄떡거렸다.

 

 “그리고 반대의 경우도 있어. 질문한 사람이 나에게 무슨 목적으로 그런 질문을 한 것인지를 상대방의 태도를 보고서 파악해 보는 거야. 내가 그의 질문에 답했을 때 지나치게 좋아한다거나 아니면 말의 억양 같은 걸로.”

 “그래 질문을 하는 사람 역시 거짓말에 서툰 사람이라면 이것도 당연히 티가 날 수밖에 없어. 그러니 이건 질문을 한 사람은 질문한 사람대로 상대가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않았을 때에도 무언가 작은 힌트라도 알 수 있고 반대로 질문 받는 사람도 자신이 한 대답으로 상대방에게서 뭔가를 얻어낼 수 있는 거지.”

 “그럼... 머리 게임이라 말한 건 무슨 소리야?”

 “시간. 자신에게 주어진 3분의 질문 시간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타이머의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

 

 그 말을 듣자 재원의 머릿속에서 아까 재한이 설명했던 질문게임의 규칙 한 가지가 스쳐지나갔다.

 

 “아! 중복 질문??”

 “그래 그거. 말은 다르지만 비슷한 의미를 내포한 질문은 가능하다고 한 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재원도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는 것 같았다.

 

 “그니까 질문한 사람은 상대가 스탑을 외친 것 자체에도 그 질문에 대해 뭔가가 있어서 답을 하지 않겠다는 거니까 그 사람은 최대한 머리를 굴려서 비슷한 말을 생각해야 하는 거지?”

 “맞아.”

 

 우연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는 그 순간 우연이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이 녹으며 그녀의 체육복 바지 위에 떨어졌다. 재원에게 설명해주는데 집중하느라 미처 아이스크림이 녹고 있다는 생각은 못 했던 것이다.

 우연이 얼른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을 수습하기 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그 옆에 앉아있던 예진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물티슈 한 장을 꺼내 우연에게 주며 말했다.

 

 “그리고 대답할 사람은 3분이라는 시간을 잘 활용해서 최대한 답을 회피하면 되기도 해.”

 “어떻게?”

 “두루뭉술하게 말해서 회피하면 되지.”

 

 대답한 사람은 예진이 아니라 어느새 우연의 옆에서 우연이 흘린 아이스크림을 닦는 것을 도와주던 제노였다.

 

 “예를 들어서 당신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뭐.”

 

 손을 주먹을 쥐어 손 마이크를 만들어낸 예진이 우연의 얼굴 가까이 손 마이크를 들이대며 물었다. 그러나 그 질문 보다 계속 녹아내리고 있는 아이스크림 수습이 더 급한 우연에게는 질문에 대답할 여유가 없었다.

 

 “...크흠 질문상대가 잘못 되었군 그러면... 다시 질문. 당신은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요?”

 “음... 글쎄요.”

 

 이번에 예진의 마이크가 향한 곳은 제노였다. 그는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우연의 아이스크림을 자신의 입에 크게 넣어 먹어 없애며 자신을 향해 물어오는 예진의 질문에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연기하는 시늉까지 해 보였다.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거야.”

 “그걸로 되는 거야?”

 “그렇게 말하면 일단 대답하지 않았다는 규칙은 안 어기잖아. 물론 그렇게 되면 이쪽도 확실히 아니라고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여지는 주긴 하긴 하겠지만 시간을 잘 활용하면 돼. 질문 시간은 3분밖에 안 되잖아. 이런 식으로 피하면 문제없지.”

 

 우연이 그렇게 말하며 다시 자신의 자리에 앉자 재원이 이 모습을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어라? 쟤 방금까지 이 제노 정강이를 걷어차고 있었던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며 주위를 살펴보니 그가 다 먹은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제노에게 버려오라 시켰는지 우연에게 맞아 아픈 다리를 들고 깽깽이로 폴짝 폴짝 뛰어 쓰레기통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제노의 뒷모습이 보였다. 쯧쯧 그러게 왜 까불어서는 재원이 제노의 다리를 보며 안타까움에 혀를 찼지만 우연에게 이미 제노는 아웃 오브 안중 이었다 자리에 앉은 그녀는 태연하게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단답형으로 말해서 대답을 피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건 진짜 안 말릴 자신 있으면 써야 해.”

 “왜?”

 “단답형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규칙은 없는데 그렇게 말하면 대놓고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 뭔가가 있다는거니까 당연히 상대도 그걸 알아차리겠지? 그래서 질문자가 일부러 다른 질문으로 방심시켰다가 훅 들어갈 수 있거든.“

 “아니면 계속 자신이 알고 싶은 것에 대해 무섭게 파고들면 자신도 모르게 거기에 말려들면서 말해버릴 수도 있어. 근데 뭐 이런 것들은 진짜 말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하는 거고 우리같은 일반인이 따라하기는 어렵지. 또... 이것도 저것도 다 사람 성격에 따라서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만.”

 “와...”

 

 이로써 질문게임에 대한 두 사람의 설명이 끝이 나자 이 모든 내용을 다 듣고 난 재원의 머리는 뒤죽박죽에 왠지 모를 두통까지 느껴졌다. 그냥 단순한 게임인 줄 알았던 것에 이런 숨겨진 의미들이 있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보다는 이것들을 미리 예측하고 있는 친구들도 놀라웠다. 진짜... 얘네는 이걸 다 어떻게 아는 거야? 초능력자야 뭐야?

 

 “너는 이 게임이 이런 거라고 처음부터 알고 있었냐?”

 

 어느새 나무 막대기를 버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제노에게 재한이 고개를 뒤로 한껏 젖히며 물었다.

 

 “음... 나는 처음부터는 아니고 중간부터, 스탑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어쩐지 뭔가 있는 것 아닐까 싶어서 연이한테 슬쩍 물어봤거든.”

 “결국 여기서 나만 끝까지 몰랐던 거네.... 하... 이쯤 대면 이걸 예측한 너희가 이상한 건지. 아니면 끝까지 몰랐던 내가 바보인 건지.”

 “당연히 네가 정상인 거지.”

 “그래 우리 둘이야 뭐. 워낙에 의심이 많아서 게임 하나 하자고 해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하나하나 따져보는 거니까.”

 

 그러나 친구들의 위로에도 재원의 울적한 기분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언제나 이들과 함께 있다 보면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재원은 마치 물과 기름처럼 이들과 함께 섞이지 못하고 겉도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울적해지고는 했다.

 그런데 그때 책상 위에 엎드려 있는 재원의 위로 바스락거리는 비닐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하고 고개만 살짝 들어 위를 바라보니 우연이 아까 자신이 사준 과자봉지를 뜯어 재원에게 건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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