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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35.
작성일 : 20-08-27 15:10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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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나는 방을 나섰다. 릴리의 방을 나가고 나서야 한숨이 터져 나왔다.

 요새 릴리는 정말 이상했다. 부모인 우리를 타인 바라보듯 볼 때가 있지 않은가 하면 부모인 우리를 어색하게 대하곤 했다.

 그건 딸이 우리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충분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한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다.

 자신이 억지로 밀어붙인 정략결 혼때문에 화가 났다면 이해 가는 가지만 저렇게 타인을 보듯 바라보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더 이상한 건…. 자신이었다. 자신도 가끔 릴리를 볼 때마다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곤 한다.

 

 가끔 릴리를 바라보면 릴리와 다른 이름의 누군가가 떠오르곤 했다.

 생김새가 똑같지만 다른 사람인……. 기억 날듯 기억나지 않는 사람의 얼굴에 가끔 미칠 듯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그 사람을 떠올리기만 한다면 다 해결될 것 같다는 이상한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을 받는 건 나 혼자뿐만이 아녔다. 아내인 레나도 가끔 릴리를 보며 다른 사람을 떠올리곤 했다.

 그 아이의 이름을 부르려고 입술을 벙긋거렸다가 떠오르지 않아 포기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녔다.

 우리 두 사람은 그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눴으나 그뿐이었다. 대화를 해도 이 이상한 현상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수많은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부부 침실의 앞이었다. 나는 조심스레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레나, 몸은 괜찮소?”

 

 “평범해요. 그나저나 대화는 잘하고 왔어요?”

 

 “나름대로 잘하고 온 것 같아.”

 

 “…그 아이가 요즘 왜 그런지 알 것 같아요?”

 

 “사실 잘 모르겠어. 이야기해 봤는데 다른 세상으로 가는 꿈을 꾸면 어떻겠냐는 소리를 하더군.”

 

 “다른 세상으로 가는 꿈이요…?”

 

 “그래. 대화 도중 뜬금없이 묻더군. 내가 만약 꿈을 꿨는데 다른 세상으로 가서 그 세상을 20년쯤 살다가 꿈에서 깨면 어떻겠냐고……. 그 꿈에서 가족도 친구도 있어서 꿈을 깨고 나도 잊히지 않고 계속 생각난다면 어떨 것 같냐고.”

 

 “특이한 질문이네요.”

 

 “그래, 특이한 질문이지……. 난 그 아이가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이유를 모르겠어. 정말 그런 꿈을 꿨다 해도 꿈은 꿈이지 않나? 고민할 필요도 없는 문제지.”

 

 “하지만 만약에…. 꿈속 세상보다 이 세상이 더 꿈처럼 느껴진다면요?”

 

 “…….”

 

 “20년간 살아온 생애가 아직 기억에 남아 있으니까 헷갈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그 세상에 소중한 사람이 있다고 한다면 더욱….”

 

 “하지만 그건 꿈이지 않소. 꿈과 현실이 헷갈릴 순 없지 않겠어요?”

 

 “그 아이에겐 아주 기억에 남는 꿈이었나 보죠. 우리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을 겪고 있잖아요. 어쩌면 그 아이도 그런 현상을 겪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

 

 레나의 말을 들어보니 릴리가 한 말을 대충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그 꿈과 부모를 멀리하는 것에 뭔가 관련이 있는 건가?

 정말 그 아이가 그런 꿈을 꿔서…. 그 꿈에 여파에 여전히 취해 있어서 우리를 가족으로 생각하는 게 어려운 거라면?

 한번 떠오른 가정에 무시무시할 정도로 타당성이 실리기 시작했다. 안 그러면 릴리가 갑자기 꿈 이야기를 꺼낼 리가 없었다.

 

 그 상황에서 꿈 이야기는 정말 뜬금없는 이야기지 않았는가. 릴리가 다른 세상에서 살았던 꿈을 꿨다.

 그리고 일어나보니, 전혀 모르는 세상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우리가 부모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자 앞뒤가 맞았다. 이 생각을 말하려고 하자 갑자기 머리가 찌를 듯이 아파졌다.

 

 “윽…!”

 

 “여보! 무슨 일이에요?”

 

 “머리가……!!”

 

 레나가 어쩔 바를 모르고 발을 동동 구르며 시녀를 부르는 동안 낯선 기억이 하나둘 떠올랐다.

 자신의 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딸 같이 느껴지지 않았던 릴리.

 정략결혼을 시키겠다, 말하자 보란 듯이 가출했던 릴리.

 가출했다가 돌아와서 자신과 대화를 나눴던……. 그건 정말 릴리였었나?

 

 “릴리 셰리카…….”

 

 아니다. 그 이름이 아니다. 그럼 뭐였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실마리에 미간이 좁아졌다.

 생각에 빠진 나를 깨운 건 레나의 마른 손이었다. 그 손이 내 손을 잡자 모였던 파편들이 흩어져갔다.

 그 손을 보자 이 모든 걸 알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눈물진 얼굴로 나를 보는 레나에게 웃어 보였다.

 

 “이제 괜찮아요.”

 

 “정말요? 머리가 아프진 않고요?”

 

 “네. 갑자기 두통이 와서……. 미안하오, 많이 놀랐죠?”

 

 “정말……. 정말 깜짝 놀랐어요. 당신이 어떻게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제가 그 짧은 순간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신 지 알긴 아세요?”

 

 “미안해요.”

 

 “이제 정말 괜찮으신 거죠? 아니, 그럴 게 아니라 그냥 의원을 불러와서 몸 상태를 봐달라고 해요.”

 

 “아니, 그럴 필요 없어요. 정말 괜찮으니까.”

 

 “그래도…….”

 

 “전 정말 괜찮아요. 그러니까 의원을 부르지 않아도 돼요.”

 

 내 말에 레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런 그녀의 얼굴에 그럴 상황이 아님에도 웃음이 터져 나왔다.

 정말 몇 살이 돼도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레나는 내가 웃자 불퉁한 얼굴로 내 어깨를 때렸다.

 그 손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가슴이 아렸다. 이렇게 몸이 약한 사람에게 더 충격을 주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릴리에 대해서 생각난 것들은 숨겨두자. 그녀가 듣고 좋을 게 하나 없는 이야기뿐이다.

 그리고 어차피 다 자신의 추론일 뿐이지 않은가. …릴리가 우리 딸이 아닐 것 같다는 이야기를 어찌 그녀에게 꺼내겠는가.

 거짓된 행복이라 할지라도 레나가 평안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속아줄 수 있다.

 

 “저보다는 레나, 당신의 몸을 더 신경 써줘요.”

 

 “전 괜찮아요. 요 며칠 몸 상태도 괜찮았잖아요.”

 

 “그래도 당신은 몸이 약하니까…….”

 

 “알아요. 그래서 늘 약도 먹고 하잖아요. 그나저나 걱정이네요.”

 

 “뭐가요?”

 

 “릴리가 결혼하는 걸 보고 싶은데…. 그럴 수 있을까요?”

 

 이어진 레나의 말에 가슴이 아려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약해지는 레나의 몸은 언제나 걱정거리였다.

 그러니 레나가 릴리가 결혼할 때까지 살아있을지도 애매했다. 그 사실을 깨닫고 싶지 않지만, 현실은 언제나 잔인했다.

 갑작스레 무거워진 분위기에 나와 레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분위기를 깬 것은 문밖에서 들려온 노크 소리였다.

 

 나는 한시 빨리 이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싶어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을 향해 들어오라고 말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릴리였다. 레나는 릴리를 보자 반갑게 맞이했다.

 

 “릴리, 어쩐 일이니? 우리 방에 다 오고.”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어서요. 시간 괜찮으세요?”

 

 “그럼, 당연하지. 어서 들어오렴.”

 

 레나는 반갑게 릴리를 맞이했으나, 나는 어쩐지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러나 이런 내 마음과 달리 레나는 어서 자신의 옆에 앉으라며 릴리에게 편한 자리도 내어줬다.

 릴리는 어딘가 불편한 얼굴로 레나의 옆에 앉아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더니 뭔가 결심한 듯 조심스레 레나의 손을 잡았다.

 

 “어머니, 할 말이 있어요.”

 

 “응? 편하게 해보렴.”

 

 “그동안 제가 두 분을 불편하게 해드렸죠? 그건 정말 죄송해요.”

 

 “아니야. 너에게도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네가 그냥 그럴 애가 아니잖니?”

 

 “그렇게 말해주셔서 감사해요…. 이걸 어떻게 말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가족이니까 숨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왔어요.”

 

 “……?”

 

 “잠깐, 릴리…….”

 

 어쩐지 지금 릴리가 할 말이 뭔지 알 것 같았다. 지금 레나에게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다간 레나가 충격을 받을 게 뻔했다.

 그러면 레나의 몸 상태가 나빠질 것이다. 그런 일은 원하지 않았다. 내가 릴리를 막기 전에 릴리가 입을 여는 게 먼저였다.

 

 “저…. 사실은 부모님을 부모님으로 생각하기 어려워요.”

 

 “…그게 무슨 말이니? 왜 갑자기…….”

 

 “이유를 말해드리고 싶지만, 납득하기 어려우실 거예요.”

 

 “…….”

 

 “그냥……. 그냥 제 마음이 그래요. 정말 죄송해요.”

 

 “릴리…….”

 

 레나는 릴리의 손을 잡고 괜찮다는 듯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그 모습이 모든 걸 이해하는 어미의 모습이었다.

 자신은 할 수 없는 것을 레나는 너무도 쉽게 했다. 그녀는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레나는 릴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저 릴리를 꼭 껴안았다. 도대체 어떻게 릴리를 이해하는 걸까?

 

 마치 저 두 사람만 가족인 것 같은 기묘한 광경이었다. 자신은 어떻게 해도 릴리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째서 딸이 우리를 부모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건가? 꿈이 원인이라니, 솔직히 말도 안 된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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