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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짝반짝 나의 너
작가 : 은하수
작품등록일 : 2020.8.12

"내가..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두르지 않을게.. 아주 천천히 나에게 와줘."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에 아파한 초아,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승혁.

우리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11
작성일 : 20-08-27 14:46     조회 : 206     추천 : 0     분량 : 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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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승혁은 삐딱하게 돌아서 정훈을 응시했다.

 

 턱시도를 빼입은 오늘의 새신랑.

 

 그 말쑥한 얼굴 위로 울고 있던 초아의 얼굴이 겹치자, 곱상한 면상을 흠씬 두들겨 패주고 싶었다.

 

 

 /정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잠깐 시간 좀 내주시죠.”

 

 /승혁/ “시간이 없는 건 그쪽 아닌가?”

 

 /정훈/ “잠시, 잠시면 됩니다.”

 

 

 정훈에게 이끌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건물 뒤편으로 와 담배를 빼 물며 물었다.

 

 

 /승혁/ “해보세요. 뭐든.”

 

 /정훈/ “…. 오해하실 것 같아서요. 초아랑은… 헤어지고 나서 만났습니다.”

 

 /승혁/ “고작 두 달 만에?”

 

 /정훈/ “아버지들께서 각별하신 사이라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였습니다. 결혼을 작정하고 밀어붙이셔서 조금 빨리 진행되었고요.”

 

 /승혁/ “그래서? 나한테 그런 말을 늘어놓는 이유가 뭡니까? 강초아씨한테 가서 대신 변명이라도 해주길 바라는 건가? 네 그 죽고 못 살던 전 남자친구는 양다리 걸친 게 아니라, 하늘 같은 노인네 심기 거스르기 존나 무서워서 만나던 여자 급하게 정리하고 두 달 만에 식장에 끌려가는 비겁한 새끼란다. 이런 쓰레기 같은 변명을??

  하고 싶다면 직접 하세요. 변명이든 해명이든. 빌어먹을 전화통은 죽으라고 안 받는다면서 아무 상관 없는 나한테 이러는 이유가 대체 뭐야? 젠장.”

 

 

 답지 않게 욕을 퍼부어가며 쏘아댄 승혁이 담배를 밟아 끄고 돌아서는데, 정훈의 목소리에 다시 발을 멈췄다.

 

 

 /정훈/ “…. 전 처음부터 초아에겐…. 자격이 없는 놈이었어요. 이해하실지 모르겠지만 제 옆에서 불행한 초아를… 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팀장님은 초아 일로 저에게 이렇게까지 하시는 이유가 뭔지 여쭈어봐도 되겠습니까?”

 

 /승혁/ “아까 말 한 것 같은데. 두 사람 요란한 개인사가 내 업무에 겁나 지장을 주고 있다고 지금. 강초아 씨가 지난 몇 달간 어떤 꼴이었는지 알기나 하나?”

 

 /정훈/ “두 사람 많이 닮았어요. 목표를 정하면 꼭 그것밖에 모르는 고집. 자신감. 또 눈빛 같은 거요. 제 눈에는 지금 팀장님…. 목표한 것이 마음대로 안 돼서 짜증 내는 소년 같습니다.”

 

 /승혁/ “뭐라는 거야? 논점 흐리지 마. 지금 이 시점에서 나쁜 놈은 너 하나니까.”

 

 /정훈/ “……. 초아, 잘 부탁드립니다. 정승혁 팀장님.”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한 정훈은 먼저 돌아섰다.

 

 

 머리가 복잡해진 승혁은 담배를 하나 더 물었다.

 

 

 후…. 안 어울리게 남의 연애사에 끼여서 이게 뭐 하는 꼴인지.

 

 닮았다니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승혁은 잠시 어머니 순정을 떠올렸다.

 

 웃을 때 휘어지는 눈꼬리와, 작은 체구가 똑 닮아 자꾸 눈이 가던 초아였다.

 

 꺾을 줄 모르는 고집과 끝까지 책임지고야 마는 성격도 그랬다.

 

 

 시계를 슬쩍 한번 보고는 담배를 비벼 끄고 전화기를 들었다.

 

 

 /승혁/ “납니다. 어딥니까? 이제 식 시작했을 것 같은데. 오려면 지금….”

 

 /초아/ “하아……. 저…. 호텔 앞이에요…. 팀장님 저 좀….”

 

 

 심상치 않은 소리에 달려간 호텔 정문 입구 앞,

 

 백지장이 된 초아가 주저앉아 있었다.

 

 

 

 승혁은 황급히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승혁/ “무슨 일입니까? 왜 이러고 있어요?”

 

 /초아/ “숨이…. 숨이 막혀서…. 숨을 못 쉬겠어요…. 하…. 하…. 심장이…. 찢겨 없어지는 것처럼 아파요…. 흑….”

 

 

 초아의 시선이 머문 곳에는 결혼식 일정을 안내하는 안내판이 있었다.

 

 

 신랑 / 이 정 훈

 신부 / 김 서 영

 

 

 초아를 부축해 서둘러 차에 태웠다.

 

 그녀의 가쁜 숨이 잦아드는가 싶더니 곧 깊은 잠에 빠졌다.

 

 

 

 얼마나 잤을까?

 

 초아는 희미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눈을 떴다.

 

 긴 꿈을 꿨다. 정훈이 나오고, 은주도 나오고, 미국에 있는 언니 세아도 나오는,

 

 그리고 승혁도.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라엘그룹 입사만을 강요하시던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하던 정훈의 모습. 그리고 초아의 남자친구로서 정훈을 늘 내켜 하지 않던 은주와.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다는, 연락이 잘 닿지 않는 언니 세아. 그리고 승혁….

 

 좀처럼 웃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최단기간 매출 1위를 달성해도, 우수사원으로 표창을 받아도, 늘 만족하지 않는 듯 심각한 얼굴이던 그가, 꿈속에서는 환하게 웃었다.

 

 아, 팀장님! 여긴 어디지??

 

 초아는 황급히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밖은 어둑어둑했고, 자신은 작은 방에 낡은 이불을 덮고 누워 있었다.

 

 머리맡에 가지런히 정리된 핸드백 속에서 휴대전화기를 찾아 승혁에게 전화했다.

 

 

 /승혁/ “일어났어요? 밖으로 나와요. 바로 앞에 있습니다.”

 

 

 초아는 낡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작은 마당을 지났다.

 

 선명해지는 파도 소리를 따라 대문을 나서니 작은 돌들이 예쁘게 깔린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해 질 무렵 작은 바닷가, 그곳에 덩그러니 승혁이 앉아 있었다.

 

 조용히 옆으로 가 앉자 승혁이 가만히 고개를 돌려 초아를 살폈다.

 

 

 /승혁/ “잘 잤습니까? 차에서 다섯 시간을 자고도 모자라. 아주,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초아/ “죄송해요. 갑자기 숨이 막히더니 기절할 듯이 잠이 쏟아져서….”

 

 /승혁/ “일시적인 공황장애 증상일 겁니다. 숨이 막히거나, 밥을 못 먹거나, 잠을 못 자거나 아니면 잠이 쏟아지거나, 등등.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를 방어하고자 하는 신체적 증상이죠.”

 

 /초아/ “그런 거예요? 아깐 정말….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들긴 하더라고요.”

 

 /승혁/ “난 또, 굳이 거기까지 꼭 가야 한다고 우기기에 제대로 깽판 한 번 칠 용기는 있는 줄 알았더니, 그깟 실물도 아닌 이름 박힌 안내판 하나 보고 기절할 줄이야.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강초아씨,”

 

 

 웃으며 뱉은 승혁의 농담에 초아의 얼굴이 다시 굳었다.

 

 

 괜히 결혼식 얘기를 꺼낸 건가.

 

 

 /승혁/ “양다리는 아니었답니다.”

 

 /초아/ “네?”

 

 /승혁/ “이정훈씨 말이에요. 아버지들끼리 이미 결혼 약속이 되어있었던가 봐요. 가족들 인연으로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는데, 갑자기 날이 잡혔고, 어른들 때문에 결혼한다는 뭐 그런….”

 

 /초아/ “오빠가 그래요?? 팀장님한테?”

 

 /승혁/ “아무 상관 없는 나한테 그런 말을 한 건, 강초아씨한테 굳이 전해지길 바란 거 아니겠습니까?”

 

 

 초아는 가만히 고개를 들어 한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았다.

 

 정훈에게 문자를 보냈다.

 

 

 [오빠. 결혼 축하해요. 꼭 행복하게…. 잘 살아요.]

 

 

 남은 건 자신의 몫이었다. 초라하게 버려진 자신이 얼룩덜룩한 상처에 많이 아프더라도,

 

 떠나는 그의 마음은 부디 가벼웠으면 하는 진심이었다.

 

 

 /초아/ “바다 정말 예쁘다…. 그거 아세요? 저렇게 빛이 반짝이는 물결을 ‘윤슬’이라고 한 대요. 예전에 오빠가 알려줬었거든요. 오빠는 아는 게 참 많았어요. 제가 뭘 물어보면 늘 막힘없이 다 알려줬어요. 그게 사물 이름이든, 뭐 운동경기 규칙 같은 거든, 또 세상사는 지혜든, 그런 모든 것을요. 전 그런 오빠가 언제나 참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본인은 아니었어요. 언제나 괴로워했어요. 아버지 눈엔 항상 모자라고 못마땅한 아들이라면서.”

 

 

 세상 못난 놈이었군.

 

 누구를 만족시키지 못해 괴로워하다니.

 

 지적인 사람한테 매력을 느끼는 건가?

 

 그렇다면 내가 더 유리한데?

 

 그놈보다 학벌도 더 좋고 말이야.

 

 

 

 초아가 덤덤히 흘리는 말들을 안 듣는 척 귀에 담으며 생각했다.

 

 고개를 돌려 얼굴을 보고 싶었지만 초아에게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고 나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그녀 얼굴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볼 자신이 없어 더 먼 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초아/ “집에서 결혼을 서두르는 걸 알고는 있었어요. 상무님께서 퇴직 전에 꼭 결혼시킬 생각이시라는 걸 들었었거든요. 그런데 오빤 저한테 결혼 얘긴 꺼낸 적도 없어요. 어쩌면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아요. 연락이 뜸해질 때, 아니면 그 훨씬 전부터요. 이렇게 되리라는 것을.

  오빠는 나랑 미래를 꿈꾸지 않는구나. 날…. 사랑하지 않는구나….

  그런데 불안한 제 마음마저 들켜버리면, 오빠를 정말 놓쳐버릴 것만 같아서…. 이미 떠난 마음인 걸 알아도…. 그걸 인정하기가 무서웠어요….

 난 그냥 그렇게 껍데기만 오래오래 붙들고 있었던 건가…? 그런 제 마음은…. 사랑이었을까요?”

 

 띠링.

 문자 도착 알림이 울렸다.

 

 [미안해..초아야... 정말 미안해.. 미안하다... ]

 

 초아는 눈물이 솟구쳤다.

 

 언제나 그가 하는 말은 늘 미안하다는 말이 전부였다.

 그게 또 그렇게 싫었다.

 

 

 상처받더라도, 옆에 있고 싶었던 건 나였잖아.

 진작 오빠를 놓아주지 못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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