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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매일 크리스마스
작가 : 예서
작품등록일 : 2020.8.20

믿었던 전 남자친구에게 통수를 맞은 날 천애고아가 된 소원. 나만 빼고 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날의 거리에 자살을 결심하는데…… "안 돼!" 누구세요? 어느새 집에 들어온 웬 남자가 자살을 막고 있다. 말하는 사슴까지 데려온 남자는 자기가 나만의 산타라는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인간 한 명과 산타 한 명, 사슴 하나(?)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된다. 다음 크리스마스까지 이 동거 무사히 끝낼 수 있을까?

 
가긴 어딜 가요
작성일 : 20-08-27 00:33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6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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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한번 싫은 게 생기면, 그 대상의 모든 게 싫어진다.

 

 물을 마시던 바람은 옆에 서있는 소원을 발견하자 티가 나게 인상을 굳혔다.

 

 개수대에 탁! 소리가 나도록 컵을 내려놓은 바람이 소원을 지나쳐 가려는데 소원이 바람의 옷 끝을 붙잡았다.

 

 “저기.”

 “뭐야.”

 

 더러운 오물이라도 묻은 사람처럼 바람이 소원의 손을 쳐냈다.

 

 참자, 참아. 대의를 의해서는 참을 줄도 아는 것이 군자랬다.

 

 쓰레기 취급에 빈정이 상했지만 소원은 기분 상한 티를 내지 않고 애써 입꼬릴 말아올렸다.

 

 “네가 나 싫어하는 거 알아.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도 알고. 미안해. 그래도 이왕 같이 살게 된 거, 서로 잘 지내보자.”

 “하. 우매한 인간 주제에 아는 척은. 알긴 네가 뭘 알아.”

 

 냉소적인 비소를 지은 바람은 매섭게 소원을 노려보다 소원의 어깨를 치고 지나갔다.

 

 살짝 부딪친 거라 뼈마디가 아픈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세게 부딪친 아픔이 들어 소원은 어깨를 어루만졌다.

 사슴이 아니라 캥거루 같은 놈. 한껏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고 답해주는 모습을 기대한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화가 좀 풀리길 바랐는데.

 

 소원은 예상보다 암울한 상황에 괜스레 우울해지려고 하는 자신을 다잡았다.

 

 이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 하는데 우중충해있을 순 없었다.

 

 “그래. 인생은 타이밍이지.”

 

 소원은 바람의 넓은 등을 쏘아보며 언젠가는 그 타이밍을 찾아 네 화를 풀어보겠다고 다짐했다.

 

 

 *

 

 

 교대시간이 가까워지자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날씨도 그렇게 춥지 않아 좋고, 편의점도 손님이 북적이지 않아 한산했다. 마치 나를 위한 날 같았다.

 

 들떠서 물건을 정리하던 소원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반사적으로 자본주의 인사를 늘어놓으며 카운터로 가서 섰다.

 

 살 물건을 다 골랐는지 카운터로 오는 손님의 얼굴을 확인한 소원의 얼굴이 굳었다.

 

 ‘네가 왜 여깄어?’

 

 분노와 공포로 손끝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여기서 일해? 전에 찾아왔을 땐 그만뒀다고 하던데.”

 

 소원을 알아본 성준은 비웃음이 역력한 표정을 지으며 계산대에 커피를 내려놓았다.

 

 익숙한 커피에 소원은 계산대에 멀쩡히 몸을 세운 커피를 박살 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때도 저 커피였다. 힘들지 않냐며 나를 다독여주기 위해 근처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 왔을 때도.

 

 임성준. 크리스마스에 소원을 자살까지 몰아간 주범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소원에게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던 전 남자친구이기도 했다. 한때 사랑이었다고 믿었던 그 모든 말들은 알맹이가 썩은 위선이었지만.

 

 “연락도 안 받고, 알바도 그만두고. 걱정했잖아.”

 “걱정? 지금 걱정이라고 했어?”

 “응. 그러면 안 되나?”

 

 히죽 웃는 성준의 면상을 힘껏 쳐버리면 소원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하수나 할법한 행동이었다. 뻔히 나를 자극하는 말에 흥분해서 대응하면 놈한테 놀아나는 것 밖에 안 된다.

 

 머릿속으로 마인트 컨트롤을 도와줄 무언가를 찾는데, 우습게도 대한의 얼굴이 떠올랐다.

 

 웃음을 지을 때마다 반달처럼 휘는 깊은 눈이 그려지자 신기하게도 효과가 나타났다.

 

 차분해진 소원은 능숙하게 바코드를 찍었다.

 

 “이천 원입니다. 포인트 적립하시나요?”

 

 작정하고 생판 모르는 손님을 대하듯 구는 소원에 성준의 눈이 가늘어졌다.

 

 ‘빨리 꺼져’란 말을 온 얼굴로 말하며 소원은 결제를 기다렸다.

 

 성준은 계산할 카드나 현금을 내미는 대신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계산도 안 한 커피를 들어 올렸다.

 

 “내가 고액 알바도 소개해 줬는데, 보답으로 이 정돈 네가 사줘도 되잖아? 안 그래 이소원?”

 

 쿵. 큰 돌덩이가 심장에 내려앉는 느낌에 소원은 잠시 숨을 멈췄다.

 

 침착함을 유지하려 마른침을 삼켰지만 헛수고였다.

 

 다시 조금씩 떨려오는 손끝을 매만지며 소원은 성준을 강하게 노려봤다. 화가 나 보이는 소원에도 성준은 여유롭게 입가에 미소를 띠고 한 발자국 소원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소원은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애석하게 좁은 편의점 카운터에 뒤로 물러날 공간은 없었다.

 

 “가까이 오지 마.”

 “그러고 나서 학교 안 나오면 내가 뭐가 돼.”

 

 순식간에 성준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성준은 다정한 척하던 아까와는 다른 차가운 어투로 말을 이어나갔다.

 

 “하긴, 쪽팔려서 어떻게 나오겠냐. 얼굴 들고 다니는 것만 해도 대단한 거지.”

 

 차갑게 돌변한 성준에 소원의 팔에 소름이 돋았다.

 

 진작에 이중적인 놈이란 건 알았지만, 눈앞에서 순식간에 변하는 모습을 보니 충격이 더 컸다.

 

 모든 것이 뒤바뀐 ‘그날’, 반 애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 교실 안에서 안타깝다는 표정을 하고 자신을 벼랑 끝으로 밀었던 성준의 말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소원아. 아무리 내가 네 남자친구였다지만, 그건 좀 아니지 않아?’

 

 귓가에 맴도는 기억 속 목소리에 소원은 억눌려있던 화가 폭발해 소리를 질렀다.

 

 “다 네가 시킨 거였잖아! 너 때문에 그렇게 된 거잖아! 너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너는 그게 문제야. 앞뒤 못 가리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거.”

 “뭐?”

 “커피 맛있게 잘 마실게. 졸업식도 안 나왔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해줄 수 있지? 그럼 간……”

 

 몸을 돌려 편의점을 나가려던 성준은 뒤에서 어깨를 붙잡는 강한 힘에 하던 말을 끝내지 못하고 제자리에 멈췄다.

 

 “계산해야죠 손님. 가긴 어딜 가요.”

 

 어느새 성준의 뒤에 대한이 있었다.

 

 원래도 생긴 거 자체가 웃는상인 덕분에 대한은 가만히 있어도 미소를 띠고 있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입은 웃고 있는데, 눈은 하나도 웃고 있질 않았다.

 

 대한은 어딘가 화에 차 있는 얼굴로 성준의 손에서 커피를 빼내 계산대에 올려놨다.

 

 “지금 뭐 하는……”

 “오빠 언제 왔어?”

 

 놀라서 눈이 커진 소원이 성준의 말을 자르고 대한에게 말을 건넸다.

 

 하필 이런 타이밍에 등장하다니. 고마운 감정보다는 안 좋은 꼴을 보였다는 수치스러움이 더 컸다.

 

 들어온 줄도 몰랐는데, 아마 감정에 복받쳐 언성을 높이고 있을 때 온 것 같았다.

 

 대한을 아는 체하는 소원에 성준은 비꼬듯이 말꼬리를 늘이며 감탄사를 뱉었다.

 

 “와, 이소원 너도 대단하다. 학교 안 나오는 동안 남자나 꼬시고 다녔냐?”

 “아르바이트생한테 그런 말 하면 안 되지 않나? 폭언으로 법적 처벌 가능한 걸로 아는데. 없어진 뒤로 법이 바뀌었나. 그리고 나 소원이랑 오래 알았는데. 꼬시다니. 그런 소리 하면 내가 섭섭하죠 손님.”

 “오래 알긴 무슨. 내가 얘 주변 사람을 다 아는데. 아~ 이젠 아무도 안 남았지? 근데 형은 얘가 어떤 앤지 알기는 하고 만나요?”

 

 성준의 말에 소원의 얼굴이 백지장처럼 차게 질렸다.

 

 소원이 아는 임성준은 결코 사실 그대로 말할 놈이 아니었다. 지금처럼 심기가 불편한 상황에서는 그 사건에 대해 더 악의적으로 꾸며 말할 수도 있었다.

 

 무엇보다, 거짓으로 둘러싸인 그 이야기를 들은 후 대한이 보일 반응이 소원은 너무나도 두려웠다.

 

 사실이 아니지만, 나를 온전히 다 믿어줄까? 한때는 친구였던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내게 등을 돌리고 더럽다고 욕을 하진 않을까?

 

 안 돼, 절대 안 됐다.

 

 대한은 자신의 삶에 남아있는 유일한 내 사람이자 희망의 끈이었다. 벼랑 끝에서 추락하는 저를 끌어올려 준 산타.

 

 그런 대한마저 자신을 떠난다면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

 

 “돈 때문에……”

 “그만해! 가지고 가. 이제 그만 가달라고.”

 

 성준의 앞에 커피를 내밀며 부탁하는 소원에 대한의 눈썹이 가늘어졌다.

 

 대한은 안타까운 마음에 주먹을 꽉 쥐었다.

 

 누가 봐도 소원은 약점을 잡힌 사람 같았다. 눈앞에서 약점을 쥐고 흔드는 남자애한테 절절매고 있는데 해결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사실이 마음 아팠다.

 

 기세가 등등해진 성준이 비소를 지으며 대한에게 말했다.

 

 “이제 어깨 좀 놓죠? 가달라는데.”

 

 어깨를 놓지도, 성준을 보지도 않은 채로 대한은 소원을 불렀다.

 

 “소원아.”

 “그냥 보내줘. 잘 아는 사이야. 정말 괜찮아.”

 

 세 번씩이나 보내주길 바라는 소원의 말들에 대한은 힘없이 손을 거뒀다.

 

 소원과 대한을 조롱하려는 듯 커피를 딸랑 흔들며 나가는 성준과 동시에 늘어지는 하품을 하는 점장이 들어왔다.

 

 목뒤를 긁적거리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점장을 향해 소원이 인사했다.

 

 “오셨어요 점장님?”

 “오늘 날씨 끝내준다 소원아. 이런 날엔 고기에 소주 한 잔 달려줘야지. 근데 어째…… 분위기가 좀 그러네?”

 

 숙연한 분위기를 눈치챈 점장이 대한과 소원을 번갈아 쳐다봤다.

 

 차마 편의점에서 소란이 있었다고 답할 수 없었던 소원은 어색한 웃음을 흘릴 뿐이었다.

 

 

 *

 

 

 바람은 지금 이 상황이 매우 짜증이 났다. 밖에서 돌아온 두 명이 사약을 받은 궁중 여인처럼 우울한 얼굴로 깨작깨작 밥을 먹고 있으니 안 그래도 새 눈물만 하던 입맛이 절로 떨어졌다.

 

 안 그래도 거지 같은 인세에 낙오되듯 갇혀있어 숨만 쉬어도 우울한데, 주위가 다 죽상이니 장례식에 온 것 같아 더 암울했다.

 

 둘이 싸웠나, 아니면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예측하던 바람은 곧 전자는 절대 아니라는 확신에 차 후자임이 분명하다고 확정 지었다.

 

 하늘에서 인간 사슴 할 것 없이 트러블이 잦던 자신과도 단 한차례의 언쟁도 없던 게 대한이었다. 인류애가 전무한 자신이 유일하게 마음에 들어 하는 인간. 그런 성격 좋은 대한이 한참 어린 꼬맹이랑 싸우는 것도 말이 안 될뿐더러 누굴 화나게 할 사람도 아니었다.

 

 바람이 입안의 음식물을 씹으며 둘의 얼굴을 탐색하고 있는데, 먼저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려는 소원을 대한이 불렀다.

 

 “소원아. 잠시 얘기 좀……”

 “아, 피곤하다. 오랜만에 일해서 그런가? 나 먼저 자러 가볼게.”

 “어? 어, 그래. 잘 자.”

 

 대한의 말을 못 들은 척하는 소원의 태도에서 대한과 대화할 마음이 없다는 게 느껴졌다.

 

 작정하고 피하는 걸 아는 대한이 시무룩하게 멀어지는 소원을 눈으로 좇았다.

 

 그런 대한을 보며 바람은 왜 저런 인간 하나에 연연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혀를 찼다. 동시에 대한을 무시하고 가버린 소원에 대한 불만으로 인상을 썼다.

 

 같이 살게 돼서 완전 좋다고 할 땐 언제고 저렇게 사람을 개무시하는지. 저를 위해 대한이 뭘 감수했는데!

 

 바람은 역시 인간들이란 줏대도, 일관성도 없는 박쥐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며 대한을 향해 삐딱하게 말을 던졌다.

 

 “후회할 거라 했잖아.”

 “그런 거 아니야. 내가 후회할 게 뭐 있어.”

 “아니. 너는 분명 후회할 거야.”

 

 입으로는 저주 비슷한 말을 쏘아대는 것과 달리 슬프게 일그러진 바람의 얼굴에 대한은 잔잔히 웃어 보일 뿐이어서, 전투의지를 상실한 바람은 결국 입을 다물었다.

 

 

 *

 

 

 그날 이후 성준은 편의점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그렇지만 계속 안 올 거라는 보장도 없었기에 소원은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신경이 곤두섰다.

 

 편의점 알바를 그만둘까도 잠시 고민했으나, 맘씨 좋은 점장님과 강도가 높지 않은 업무를 포기해야 되는 손해도 있었고 무엇보다 억울했다.

 

 왜 정작 잘못한 놈은 당당하게 어깨 펴고 사는데 죄진 것도 없는 내가 그만둬야 되냔 말이다.

 

 그나마 대한이 더는 그 일에 대해 물어보려 하지 않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복잡한 마음에 작게 한숨을 쉰 소원이 편의점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대한이 보였다. 푹 빠져있는 중인지 새까만 머리 아래 낮은 눈꺼풀이 감기질 않았다.

 

 임성준을 마주친 날 이후로 소원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되는지 매일같이 알바가 끝날 때까지 벤치에 앉아 소원을 기다렸다.

 

 마음은 고맙지만 부담스러워도 너무 부답스럽다! 무슨 사람이 적당히가 없냐고. 겨울이라 날씨도 추운데, 미안해 죽겠단 말이다.

 

 초조한 마음으로 소원이 대한을 주시하고 있는데 점장님이 들어왔다.

 

 소원은 꼬박꼬박 마주하는 그 얼굴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 언성을 높여 점장님을 반겼다.

 

 “점장님! 기다리다 알파카 될 뻔했어요!”

 “기린 아닐까 소원아……?”

 “무슨 소리예요. 저 귀엽잖아요. 당연히 알파카죠.”

 “널 어떡하면 좋니. 근데 소원아.”

 

 갑자기 목소릴 확 낮춘 점장이 은밀하게 소원에게 물었다.

 

 “저 밖에서 맨날 기다리는 사람 말야. 그냥 오빠 동생 사이 아니지? 혹시 저놈 스토커야? 막 너 괴롭히고 그래?”

 “네? 스토커는 무슨. 오빠 그런 사람 아니에요!”

 “아니면 아닌 거지 왜 화를 내. 정말 실망이다 소원아.”

 

 삐졌다. 백퍼 삐진 거다. 흥분하면 커지는 점장님의 콧구멍이 말해주고 있었다. 나는 지금 빈정이 상했다고.

 

 “아~ 점장님 왜 그러세요. 화낸 거 아니에요. 놀라서 소리 조금 지른 건데. 화나셨어요?”

 

 그 법칙을 아는가? 삐진 사람한테 삐졌냐고 하면 더 삐지는 삐짐의 법칙. 그래서 이럴 땐 무조건 화가 났냐고 물어야 한다.

 

 눈을 부담스럽게 깜빡이며 쳐다보는 소원에 점장의 콧구멍이 원래 크기를 찾았다.

 

 “뭐 이런 걸로 내가 화난 적 있니. 퇴근 준비나 해.”

 “네!”

 

 점장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소원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점장님이 사소한 걸로 화내지 않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화를 풀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소원은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 된다고 생각하며 승천할 것 같은 입꼬리를 다잡았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편의점을 나선 소원은 곧바로 대한을 향해 달려갔다.

 

 뛰어오는 소리에 대한은 읽던 책을 놓고 고개를 돌렸다.

 

 “나 기다리지 말라니까. 안 추워?”

 “괜찮아. 집에 있기 심심해서 따라오는 거라니까. 원래 추위 잘 안 타.”

 “누가 예비 산타 아니랄까 봐.”

 “집에 가기 전에 떡볶이집 들렀다 갈까?”

 “아니. 오빠 오늘 나랑 갈 데 있어.”

 “어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따라와. 가면 알아.”

 

 

 *

 

 

 한참을 걷던 소원의 발걸음이 어느 한곳에 도착하고서야 멈췄다.

 

 소원을 따라 걸음을 멈춘 대한이 눈앞의 건물을 보고 혼란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여긴 왜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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