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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34.
작성일 : 20-08-26 15:27     조회 : 244     추천 : 0     분량 : 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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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내가 파티장으로 들어오고 몇 분 뒤 따라 들어오는 에드워드를 보며 혼자 눈치를 봤다.

 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해야 할까. 아직 정식으로 교제 사실을 알리지 않아 누가 알아차리면 어쩌지 싶기도 했다.

 이게 비밀 연애를 하는 사람들의 심정인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멀리서도 빛나는 에드워드를 보며 웃었다.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지며 어느새 플로어에는 춤추는 사람이 하나둘씩 늘어갔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에서 춤추는 사람들은 그 빛을 받아 더 반짝이는 것처럼 보였다.

 멀리 있던 에드워드가 나에게로 점점 다가오더니 날 보며 웃곤 내게 손을 내밀었다.

 

 “레이디, 제게 레이디와 춤출 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물론이죠, 에드워드 영식.”

 

 나는 그의 손을 잡고 다른 사람들처럼 플로어로 나가 그의 손을 잡고 천천히 음악에 맞춰 발을 움직였다.

 요 며칠 적응하겠다고 기본적인 교양을 혼자 연습한 성과가 있었는지, 내가 느끼기에도 나는 썩 춤을 잘 췄다.

 에드워드는 내 뿌듯한 표정을 본 건지 키득거리면서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빙글 돌았다.

 

 “당신과 춤출 수 있다면, 이런 시끌벅적한 파티도 나쁘지만은 않네요.”

 

 “그래요? 전 그래도 파티는 별로예요.”

 

 “그러면 당신이 펠포트의 안주인이 됐을 땐 파티를 최대한 작게 열어야겠군요.”

 

 “그래도 괜찮아요?”

 

 “당신이 원하는 건데 뭔들 안 괜찮을까요.”

 

 “하지만 보는 눈이 있잖아요. 한 번 정도면 꾹 참고 파티를 크게 열죠.”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군요.”

 

 둘이 춤추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기분이 묘했다.

 이렇게 모두가 보는 앞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랑을 속삭이며 함께할 미래를 속닥이는 건 정말 두근거렸다.

 그게 기쁨이 됐건 기대가 됐건, 어쨌든 에드워드와 함께할 미래가 무척 행복할 것 같았다.

 

 “당신이 빨리 펠포트 가의 가주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아요.”

 

 “물론입니다, 릴리.”

 

 에드워드가 불러주는 내 이름은 언제나 듣기 좋아서, 나는 자연스레 웃으며 그와 떨어졌다.

 춤은 한 번 추는 거로 만족하기에 나는 춤이 끝나자 플로어에서 떨어진 곳에서 자리 잡고 이어지는 파티를 구경했다.

 언젠가 이 파티가 나와 에드워드의 결혼을 축하하는 파티가 되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는 사실에 오래도록 파티 홀을 바라봤다.

 

 다음 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오랜만에 가족이 다 모여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걸어가고 있었다.

 식당에 들어가자 레나와 베르한은 이미 와서 자리에 앉아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를 어색함을 느끼며 내 자리로 가 조심스레 의자에 앉았다.

 

 나까지 자리에 앉자 요리장이 준비해놓은 요리를 내기 시작했다.

 식탁 위에 올려진 요리는 눈으로만 봐도 맛있어 보였으나, 막상 먹기 시작하자 어색한 분위기에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두 사람의 눈치를 보며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사실 이 어색한 분위기는 내가 먼저 풀어야 했으나, 생각과 현실은 달랐다.

 

 무슨 말을 하든 어색할 것 같았다. 결국, 난 음식을 먹다 포크를 내려놨다.

 내가 스푼을 내려놓자 두 사람의 시선이 내려놓은 포크로 갔다가 내 얼굴로 향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내 쪽으로 쏠리자 나는 나도 모르게 시선을 피해버렸다.

 

 “…릴리 무슨 일 있는 거냐?”

 

 “아뇨. 아무 일도 없어요.”

 

 “그러면 왜 아침을 먹다 마느냐. 혹시 어디 아픈 거냐?”

 

 “아픈 곳도 없어요.”

 

 “…그러면 뭐가 문제이길래 우리의 시선을 피하는 거냐. 식사가 마음에 안 드는 거냐?”

 

 어떻게든 이유를 찾는 베르한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문제는 나에게 있었다.

 어떻게 해도 그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내 마음의 문제였다.

 나는 조심스레 시선을 들어 그들을 바라봤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에 죄책감이 들었다.

 저렇게 좋은 사람들인데……. 내가 마음을 열기만 하면 가족이 되는 건 쉬울 텐데…….

 

 “아무 문제 없어요….”

 

 “릴리…….”

 

 “죄송해요, 먼저 들어가 볼게요.”

 

 그 자리에 더 있을 수 없어서 나는 도망치듯 식당을 나와 내 방으로 향했다.

 방으로 들어가서야 나는 도망친 것을 후회했다. 그렇다고 다시 나가기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 두 사람과 멀어지고 싶진 않다. 레나와 베르한은 이 세상의 내 가족이니까.

 

 할 수 있으면 정말 가족처럼 지내고 싶은 마음인데…. 그게 마음처럼 쉽게 되지가 않았다.

 애당초 나와 그들은 정말 가족이 될 수 있는 걸까? 여전히 내 세상의 가족이 생생히 기억나는데?

 나는 그들을 정말 엄마 아빠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나?

 

 “모르겠어…….”

 

 이곳에서 잘 지내보겠다고 몇 번을 다짐해봐도 가족에 관련된 일이라면 그 의지는 파도 앞의 모래성처럼 쉽게 부서졌다.

 이곳을 택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를 떠나보냈을 부모님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졌다.

 그러다가도 이곳에서 잘 살겠다는 의지로 충만해져 레나와 베르한을 부모라고 생각하려 애썼다.

 

 부모님과 관련된 일이라면 자신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번씩 바뀌었다가 하기로 마음먹은 일들이 전부 무용지물이 됐다.

 어려울 것이 하나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그들과 관계를 맺는 건 어려워도 너무 어려웠다.

 그들에게 문제는 없었다.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나한테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들을 부모로 생각하기 어려웠다.

 

 “어쩌면 이게 당연한 거 아닐까?”

 

 여전히 내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있는 가족은 원래 내가 있던 세상의 가족들이었다.

 내 가족을 하루아침에 잊고 다른 사람을, 그것도 소설 속의 사람을 가족으로 생각하긴 누구나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이렇게 데면데면하게 굴 순 없는 노릇인데……. 한숨을 쉬며 의자에 앉자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아무 생각 없이 들어오라고 말하자 베르한이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버지…. 어쩐 일로 제 방까지 오셨어요?”

 

 “아무래도 너랑 제대로 대화를 해봐야 할 것 같아서 왔다. 일단 앉아라.”

 

 베르한의 말에 나는 이끌리듯 소파에 앉았고, 베르한은 내 맞은편에 앉았다.

 둘만 있는 자리가 어색해 나는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봤으나 방 안에 뭐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내가 시선을 피하는 걸 느끼자 베르한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테이블을 두드렸다.

 

 “릴리.”

 

 “…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우리 사이가 이렇게 서먹해질 일이 있었던 거냐?”

 

 “…….”

 

 “혹시 내가 저번에 정략결혼을 하라고 했던 것 때문이라면 그건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땐 나도 화가 나서 그랬다.”

 

 “…….”

 

 “다신 그러지 않으마. …아니면 이거 말고 다른 이유가 있는 거냐?”

 

 “아버지…….”

 

 도대체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내가 당신들이 아는 딸이 아녀서, 다른 세상의 기억이 남아서 가족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해야 하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렇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기엔 그는 이미 무슨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왔다.

 그런 사람에게 아무 일 없다 한들 믿어 줄 리가 없다. 차마 할 말을 찾지 못하고 나는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하기 힘든 이야기니…?”

 

 “뭐라고 말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릴리…. 우린 가족이란다. 있는 그대로 말해주면 되는 일이야. 아무리 힘든 일이여도 일단 말하면 우리끼리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잖니?”

 

 그의 말에 나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시선을 들어 베르한을 바라봤다.

 딸이 뭐라도 말해주길 바라는 간절한 아버지의 얼굴…. 그 얼굴 탓일까 나는 용기가 조금 생기는 기분이었다.

 모든 걸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어도 조금 돌려서 말하는 것쯤은 괜찮지 않을까?

 

 “…아버지. 만약에 말이에요, 꿈을 꿨는데 아버지의 영혼이 다른 세상으로 가서 그 세상을 20년쯤 살다가 꿈에서 깬 거예요. 그 꿈이 너무 현실 같아서……. 꿈을 깨고 나도 잊히지 않고 계속 생각난다면 어떠실 것 같으세요?”

 

 “그래도 꿈은 꿈이지 않니, 잊고 살아가야지.”

 

 “그 꿈에서 가족도 있었고 친구도 있었다면요? 그 사람이 어디선가 살아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요?”

 

 “…….”

 

 “그래도 잊고 살아가야 할까요?”

 

 “릴리…. 네 말을 듣고도 너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네가 지금 있는 곳을 보렴.”

 

 “…….”

 

 “넌 어디 있지?”

 

 “…제 방이요.”

 

 “그래. 여긴 네 방이란다. 현실의 네 방이지. 아무리 꿈이 진짜 같고 현실 같아도 결국 네가 있는 곳은 여기란다. 그러니 여기로 돌아와야지.”

 

 “…….”

 

 “꿈속에서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었더라도…. 그 꿈속 가족이 더 가족 같이 느껴져도 네 옆에 우리가 있다는 걸 잊지 말렴.”

 

 “아버지…….”

 

 “그거면 된다, 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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