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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연일까? 시작일까?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0.7.31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한 우연과 제노
곁에 있으면 투닥거리 바쁘고 곁에 없으면 허전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형태가 변해가는데
과연 두 사람은 지금의 이 친구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13화--수업시간에는 원래 수업보다는 놀고 싶은법
작성일 : 20-08-26 14:16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7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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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한과의 수업 시간은 곧바로 이루어졌다. 보통은 이렇게 소개를 해주고 다음 수업부터 같이 수업을 진행하기 마련인데 아이들에게 재한을 소개한 선생님이 “여러분들이 기대하고 있는 재한 선생님과의 수업 시간은 바로 오늘부터에요”라는 말을 남기고 곧바로 교실 밖으로 나섰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미리 말을 맞추어 놓은 두 선생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금 이 상황을 진행시키고 있었지만 2반 친구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아직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아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로 그저 멍하니 선생님이 나간 빈자리를 바라보거나 옆자리와 앞자리에 앉은 친구들을 바라보며 눈빛을 교환했다.

 그들이 주고받는 눈빛에는 ‘뭐야? 보통 이런 경우에는 다음 수업부터 같이 수업하지 않아? 근데 왜 이렇게 빨라?’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아직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친구들을 보며 살짝 미소 지은 재한이 교탁 위에 두 손을 올려놓으며 아이들에게 말했다.

 

 “자 그럼. 음, 수업 첫 시간부터 진도를 나가는 건 재미없으니까 우리 게임이나 하나 할까?”

 “네!”

 

 아이들의 우렁찬 대답소리 들으며 재한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중얼거렸다. 역시 아이들의 관심을 돌리려면 게임만 한 게 없지.

 

 “무슨 게임 할 거 에요 선생님?”

 “눈치게임해요 눈치 게임!!!”

 “베스킨라빈스 31!!!”

 

 반 곳곳에서 여러 가지 게임들이 쏟아져 나왔다. 저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 하나씩을 추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할 게임은 이미 내정되어 있었다.

 

 “아니 얘들아, 게임은 선생님이 고를 거야. 어쨌든 지금 이 시간은 선생님 시간이잖아?”

 “에이 그게 뭐예요.”

 “재미없다.”

 

 쏟아지는 아이들의 원성에도 불구하고 그는 가벼운 미소로 그들의 원성을 무시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지금 이 원성을 한순간에 그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었다. 먼저 첫 번째로는.

 

 “어차피 너희들은 수업만 안 하면 다 좋은 거 아니야? 그럼 게임하지 말고 그냥 수업할까?”

 “아니요, 잘못했습니다!”

 “왜 그리 성급하십니까, 선생님. 아직 무슨 게임할지 얘기도 안 하셨잖아요.”

 

 재한이 진짜로 수업을 진행하려는 듯 교과서를 펼치려 들자 반 아이들 모두가 서둘러 그를 말렸다. 재한의 말대로 솔직히 이들에게 있어서 무슨 게임을 할지 말지는 그렇게 중요한 사실이 아니다. 뭐가 됐든 간에 수업만 오로지 수업만 안하고 넘어간다면 만사오케이였다.

 하하하 역시나구만. 자신이 했던 예상과 조금도 다를 게 없는 아이들의 반응이 귀여워 재한이 작게 미 소지었다. 역시 이 나이 대 애들 반응은 다 거기서 거기지. 그렇게 생각한 재한은 들고 있던 교과서를 다시 교탁 위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음... 그럼 일단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아닐까? 왜냐하면 우리는 아직 서로 모르는 게 많으니까. 게다가 내 생각엔 아마 우리 친구들은 선생님한테 궁금한 것이 아주 많을 것 같은데.”

 “......”

 

 그렇다. 이것이 재한이 아이들을 무시하고 자신이 정한 게임을 하려 했던 두 번째 이유였다. 자신이 게임을 선택한다고 해도 반 아이들 모두가 흥미를 느낄만한 주제를 던진다면 더 이상의 원성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너희들과 하려는 게임은 바로 질문게임이야.”

 “질문게임이요?”

 “그게 뭐야? 너 아냐?

 “아니... 처음 들어 보는데.”

 

 질문게임이라는 생소한 게임에 아이들은 웅성웅성 대기 시작했다. 어리둥절해진 친구들도 있었고 주위에 있는 친구에게 슬쩍 저 게임이 무엇인지 아냐고 넌지시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래 너희들은 모를 거야. 왜냐하면 이 질문게임은 선생님의 친구가 만든 게임인데 지금같이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기 위해서 하면 아주 유용한 게임이거든.”

 “...?”

 “이렇게 말하면 잘 모를 테니까. 선생님이 지금부터 규칙을 설명해줄게. 질문게임은 간단히 말해서 말 그대로 제한 시간 내에 질문하고 답하는 게임이야. 먼저 타이머로 시간부터 정해. 이 시간은 짧게 해도 되고 길게 해도 되고 자기 마음대로 정해도 돼. 단 20분이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만.”

 “그리고요?”

 “그리고 나선 질문한 대상을 정하고 그 대상에게 궁금했던 질문들을 물어보면 돼. 타이머가 울리기 전까지 말이야. 질문 시간은 한 사람당 3분. 질문 개수는 제한 시간 내에 얼마든지 해도 돼. 단 이 게임에는 답을 안 하거나 못하면 벌칙 같은 건 없는데 물어본 질문에는 어떻게든 답을 해야 해. 그렇다고 질문에 맞지 않는 동문서답을 해서는 안 되고.”

 “네??”

 

 ‘뭐야 그건 너무 일방적인 게임 아니야? 답하기 싫을 수도 있지.“

 “야 아니지 그래도 벌칙은 없다 잖아.”

 “그래도 뭔가 질문한 사람만 이득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여기까지 들어 본 게임의 규칙은 확실히 한 사람에게는 공평하지 않은 규칙이었다. 그러자 재한이 그런 아이들의 생각에 공감하며 말했다.

 

 “그래 맞아. 그러면 한 사람만 불공평해질 수도 있겠지.”

 “네 맞아요.”

 “그럴 때 그 사람은 타임을 외칠 수 있어.”

 “타임이요?”

 “응 말 그대로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잠시 멈추겠다는 뜻으로 타임을 외치면 질문하는 사람은 1분 동안 그 사람에게 아무 질문도 할 수 없어. 참고로 이 타임은 딱 3번 외칠 수 있고”

 “엥...?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데요?”

 “우린 정해진 시간 안에서만 질문하는 거잖아. 정해진 시간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는데 타임을 외치면 적어도 1분이라는 시간을 그냥 흘려보낼 수 있지.”

 “아! 그렇게 되는구나.”

 

 그렇다. 시간 설정을 몇 분으로 설정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그 사람에게 원하는 대답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그 1분조차 무척 중요한 시간이 될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한 사람에게 중복 질문은 안 돼. 그러니까 어떻게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피할 수 있어.”

 “와, 대박이다.”

 “재밌을 것 같은데...”

 

 아이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생각보다 흥미로운 규칙들 덕분에 게임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그때였다 예진이 한 손을 번쩍 들더니 재한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중복 질문의 범위는 어떻게 되나요? 그저 똑같은 질문만 안 되는 건가요? 아니면 질문은 다르지만, 그 질문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같거나 비슷해도 상관없는 건가요?”

 “좋은 지적이야. 중복질문의 범위는 했던 질문을 똑같이 반복하거나 말만 살짝 바꾸어서 하는 건 중복질문에 포함되지만, 말을 잘 바꾸어서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의미만 같거나 비슷하게 하는 건 상관없어.”

 “아하 그렇군요.”

 

 그렇게 대답한 예진이 슬그머니 자신의 대각선 쪽에 앉은 우연과 시선을 교환하다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둘은 태연하게 다시 앞을 보았다.

 

 “그런데요 선생님. 질문할 사람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없으면 어떡해요?”

 “그럴 때를 대비해서 게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대체 질문 7가지 정도만 정해두자. 생일은 언제인가요?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인가요? 취미는 무엇인가요? 같은 걸로.”

 “아하 그러면 되겠구나!”

 

 말이 끝나자마자 재한은 아이들에게 가장 형식적인 질문 7개를 추천받았다. 아이들은 저마다 흔하디흔한 질문들을 외쳤고 비어있던 7개의 자리는 아이들의 추천으로 금방 채워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설명해줄 규칙은 순서뿐이네. 질문할 사람과 질문 받을 사람을 정하는 순서는 모두 타이머가 울리고 난 후의 시간으로 정할 거야.”

 “시간이요?”

 “ 그래 예를 들어 타이머가 울렸을 때의 시간이 12분이었다라고 한다면 출석 번호 12번 친구가 질문 받을 대상이 되는 거고 12번 친구가 자기 출석번호에서 앞 번호와 뒷 번호 중 어느 번호에게 질문을 받을지 선택해서 뒤 번호를 선택했다면 13번 친구부터 앞 번호를 선택했다면 11번 친구부터 차례대로 질문하면 되는 거지.”

 “오~”

 

 이렇게 질문게임의 모든 설명이 끝나자 반 안은 다시금 소란스러워졌다. ‘재밌을 것 같은데.’

 ‘그러게.’ ‘한 번 해볼 만한 듯.’ 처음 게임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와는 분위기가 매우 다른 들뜬 분위기가 반을 감쌌다. 아이들 모두 기대에 찬 반응이었다.

 

 “그럼 모두 이 게임 하는 걸로?”

 “네!”

 “그러면... 처음으로 질문 받는 사람은 당연히 내가 되어야겠지?”

 “당연하죠!”

 “솔직히 선생님이 첫 순서가 아니면 하는 의미가 없지 않나요?”

 

 너무나 진지한 표정으로 말하는 친구의 표정이 그걸 말이라고 하냐는 것처럼 느껴져 재한은 웃음이 터져 버렸다.

 

 “푸흑 하하하 알았어. 첫 번째로 질문 받는 사람은 선생님이 할게. 그리고 첫 번째로 하고 질문하는 사람은 어디보자 지금 시간이... 9시 17분이니까 17번 친구 뒤 순서부터 차례대로 질문하면 되겠다.

 “오예!!!”

 “아 아깝다.”

 

 선택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탄식 소리와 선택받았다는 환호성의 소리가 뒤섞이며 게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반 안이 소란스러워지는 것을 느낀 재한은 아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칠판을 두 번 정도 세게 두드렸다.

 

 “자! 얘들아 조용! 그럼 이제 슬슬 게임 시작할 건데. 시간은 누가 정하는 게 나을까 선생님이 생각하기에는... 심플하게 반장이 한 번 정해볼까 하는데.”

 

 그러자 반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한 곳을 향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모든 아이들의 시선을 받게 된 것이 조금은 당황스러울 수도 있음에도 그녀는 전혀 놀라거나 당황하거나 하는 기색이 아니었다.

 

 “어디보자. 친구가 여기 2반 반장인가 보네? 이름이...”

 “선우연이요.”

 “우연이라고 하는구나. 그래 우연아. 시간은 우연이가 한번 정해볼까? 여기 선생님 핸드폰으로.”

 “네.”

 

 천천히 의자에서 몸을 일으킨 우연이 교탁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재한은 자신의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그녀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건네주었고 우연은 그것을 두 손으로 받고서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향하였다. 책상 사이로 자신의 자리를 향해 걸어가는 우연에게 아이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외쳤다.

 

 “우연아 무조건 시간 길게 해.”

 “솔직히 이 게임의 메인 이벤트는 선생님인거 알지?”

 “맞아 그리고 우리는 반 애들한테 물어보고 싶은 질문 같은 거 난 진짜 없거든.”

 “인정. 그건 진짜 인정. ”

 

 우연은 그런 친구들의 말에 그저 고개만 끄떡거리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였다. 어차피 너희가 말 안해도 그럴 생각이었어. 왜냐하면... 나도 저 선생님께 궁금한게 참 많거든. 자리에 앉은 우연은 재빠르게 핸드폰 위에 두 숫자를 입력하였다.

 

 “그럼 이제부터 시작하면 되나요?”

 “그래 내가 시작이라고 외치면 그때에 맞춰서 시작 버튼을 눌러줘”

 “네.”

 “그래 그럼 지금부터 시작.”

 

 재한의 말이 끝나자마자 우연은 재빨리 시작 버튼을 터치하였다. 타이머가 삐빅 하며 시작 소리를 알리자 17번 친구가 벌떡 일어나 재한에게 질문하였다.

 

 “재한 쌤은 외국인 아니신가요? 그런데 왜 이름은 한국 이름인가요?”

 “어라? 듣고 보니까 그러네.”

 “맞아! 나도 그게 궁금했어.”

 

 17번 친구의 질문에 아이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 반응들 사이로 재한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내가 외모 때문에 많이 오해받긴 하는데 선생님은 토종 한국인이란다.”

 “정말요?”

 “그래, 봐 눈동자 색은 검은색이잖아.”

 

 재한이 자신이 두 눈가를 한 손으로 톡톡 건드리며 말하자 그제서야 아이들의 눈에 화려한 재한의 외모에 가려져 있던 그의 검은색 눈동자가 들어왔다.

 

 “우와 진짜네요.”

 “어디 어디?”

 “오 신기하다.”

 

 아이들의 입에서 계속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그렇게 반 친구들이 모두 재한의 눈동자를 보며 신기해하고 있는 한편 우연과 예진의 걱정 어린 시선이 제노를 향하였다. 이윽고 그도 그 시선을 눈치 채었는지 그런 두 사람을 향해 괜찮다는 듯 한번 쓰윽 웃어주었다.

 

 “그러면 선생님 부모님도 한국인이세요?”

 “맞아 두 분 다 한국 분이셔.”

 “그런데 외모는 굉장히 이국적이세요.”

 “맞아요, 신기해요.”

 

 그 말처럼 사실 여기 있는 모두가 아니 그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재한을 외국인 아니면 혼혈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재한은 무척이나 이국적인 외모의 소유자였다.

 

 “그래 맞아.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외국인이냐 혼혈인이냐 라는 질문 아주 많이 듣고 살았어.

 그런데 혼혈이든 외국인이든 그게 뭐가 중요해? 내가 잘생겼다는 사실 하나만은 변하지 않는데 안 그러니?“

 “휘우우우!!!”

 “맞아요, 선생님”

 “선생님 진짜 잘생기셨어요!!!”

 

 갑자기 튀어나오는 그의 외모자신감에 여자 아이들이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다른 사람이 그랬더라면 환호가 아닌 야유를 했겠지만 재한의 외모는 그의 자신감을 단박에 납득하게 해줄 만큼 빛나는 외모였다.

 

 띠링 띠링

 

 그런데 그때 지금의 이 들뜬 분위기를 단번에 날려 버릴만한 알람 소리가 반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러니 그 소리를 들은 반 아이들이 모두 놀라 우연을 쳐다보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뭐야? 시간 벌써 끝났어?”

 “야, 선우연 시간 길게 하라고 했잖아!”

 “아... 아직 중요한 건 하나도 안 물어봤는데.”

 “아니지 아니라고 말해. 실수로 타이머 잘못 건드린 거지 그치?”

 

 주변에 앉아 있는 친구들이 우연의 손을 붙잡거나 어깨를 잡고 흔들면서 그녀에게 제발 아니라고 말할 것을 강요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상황파악이 안된 우연 역시 그저 멍하니 손에 들린 휴대폰만 바라보며 눈을 깜빡였다.

 어라...? 아직 시간은 남아있는데...? 그러나 아이들은 이런 그녀의 행동을 긍정의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조금 더 거센 행동으로 그녀에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그런 친구들의 행동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우연이 황급하게 폰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아니야, 시간 아직 남았어. 봐!”

 “엥?”

 “게다가 방금 그 소리 내 쪽에서 들린 소리 아니라고!”

 “어 그러게 확실히 소리는 교탁 쪽에서...”

 

 반 친구들의 시선이 모두 교탁 쪽으로 향하였다. 그러자 그들의 눈에 이 난리 통에서도 태연하게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재한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아, 미안 얘들아 그 소리 나야. 질문 시간이 3분이 넘어가면 안 되니까 다른 타이머로 시간을 재고 있었거든. 그게 울린 거야.”

 “아, 뭐에요.”

 “미리 말 좀 해주시지.”

 “미안. 미안 자 그럼 첫 번째 순서는 끝났으니까 이번에는 다음 순서가 질문해볼까?”

 

 재한이 미소 지으며 건네는 사과에 아이들의 불만은 눈 녹듯이 사라져 모두 그럴 수 있지. 하며 그를 이해했다. 오직 한 사람만을 제외하고.

 우연이 불만과 짜증이 가득한 눈빛으로 재한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아니 저 사람 자기 타이머가 울리는 거라면 애들이 난리 치기 전에 바로 말해줄 수 있었던 거잖아. 근데 왜 그걸 이제 말해주고 난리래? 혹시... 이거 일부러 이러는 거 아니야? 그렇게 생각한 우연이 다시 한번 재한을 무시무시한 눈빛으로 노려보는데 그러나 어쩐지 지금의 이 분노가 그에게는 전혀 전달이 안되는 듯 보였다.

 왜냐하면 그 당사자는 지금 스톱워치의 조작법을 앞자리의 친구들에게 물어보느냐고 정신이 없어 보였으니까. 그러니 이 사실을 깨달은 우연의 분노가 점점 거세지는 반면 옆에 앉은 제노는 터져 나오는 웃음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 그는 책상 위에 고개를 폭 박은 채로 한 손으로 연신 책상을 쳐대며 웃었다.

 

 “그만 쳐 웃어...”

 

 그 웃음소리를 들은 우연이 제노에게 살벌하게 경고했으나 그는 이미 터져버린 웃음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이윽고 마침내 앞자리의 친구들에게 조작법을 완벽히 익혀낸 듯 고맙다는 말과 함께 그의 고개가 서서히 정면을 향하였다. 그러자 타이밍 좋게 재한과 우연의 눈이 마주쳤다.

 

 “뭐야...? 지금 나한테 윙크 한거야? 윙크...?”

 

 이제 다 끝났으니 자신에게 뭔 말이라도 건네겠지 싶어 그를 바라보았던 우연의 얼굴이 순식간에 구겨졌다. 설마... 지금 저게 사과의 표시... 뭐 그런 거야? 우연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그는 곧바로 입모양으로 ‘미안 미리 말 안해서’ 라고 작게 속삭였다.

 하...! 그 사과를 받은 우연의 입에서 황당함의 헛숨이 터져나오는 것과 함께 옆자리에서 책상을 두드리는 소리도 같이 커져나갔다. 우연은 그 소리가 너무나도 거슬려 제노를 노려보았지만 깔깔거리고 있는 그는 이런 우연의 시선은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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