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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동거
작가 : BungAri
작품등록일 : 2020.8.2

<<내용 수정 중>>
불타는 주말, 술에 취해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그 남자'에게 팔려갈뻔(?)했다.
돈많은 양아치같은 그 남자, 어째 그 날 이후로 이곳저곳에서 자꾸만 마주친다.
하다하다 이제는 회사 본부장이라고?
"어떻게, 지금이라도 내가 너 사버릴까?"
"제가 본부장님한테 왜 팔려가요!"
"나는 좋으니까 괜찮아, 나랑 살자."
"제가 왜요!"
"나랑 잘래, 나랑 살래?"
"그게 그거잖아요!"
막무가내인 이 남자와의 동거, 괜찮을까?
// 작가 이메일 : ysssi1724@naver.com

 
#14 해봐요, 변명.
작성일 : 20-08-26 10:04     조회 : 196     추천 : 0     분량 : 3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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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인사 나누실래요? 이쪽은 저희 회사 전속 모델이신 민아씨."

 "어머, 모델이세요? 반가워요!"

 "계약상태가 모델이고, 배우에요. 반가워요."

 

 알 수 없는 기센 여자들간의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아, 그러시구나, 근데 왜 얼굴이 낯이 익지가 않지…?"

 "하, 하…. 티비를 자주 안보시나봐요."

 "자주 보는데…. 뭐, 아무튼. 그나저나 주말에도 이렇게 따로 만나시나봐요?"

 "아아, 우리 백 본부장님이랑 저랑 개인적으로 친분이 좀 있어서요. 간간히 만나서 '데이트 아닌 데이트'도 하고 그래요."

 "아하, 데이트…?"

 

 소희의 눈썹이 씰룩거리고, 민아는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진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진우에게 귀를 내놓으라며 손을 까딱거리는 소희.

 진우는 왠지 불안한듯 침을 꿀꺽 삼키고 소희에게 귀를 내줬다.

 

 "예..리..한..테... 다... 말..할..거..에..요...!"

 

 진우는 불길한 예감이 적중한듯 애처로운 눈빛을 소희에게 보내지만, 소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우가 결국 소희의 귀에 속삭였다.

 

 "쟤..가... 달..라..붙..는..거..에..요...! 저... 그..런..사..람... 아..닙..니..다...!"

 

 소희는 결국 다시 고개를 가로젓고는 진우에게 속삭였다.

 

 "해..명..은... 예..리..한..테... 직..접..하..세..요...! 저..는... 들은거... 본거... 그..대..로... 말..할..거..에..요...!"

 

 진우는 결국 소희의 완강함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소희는 그런 진우에게 고개인사를 살짝하고 민아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려본 뒤 자리로 돌아간다.

 소희는 그대로 예리를 데리고 카페 밖으로 나가버렸다.

 덩그러니 남겨진 진우는 억울하지만 꼭 죄를 지은거같은 기분을, 그의 '거래처' 민아는 소희로 인해 무언가 굉장히 불편한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예리를 데리고 나간 소희는 자신이 보고 들은 것을 예리에게 모두 말했다.

 

 "데이트…. 데이트…. 데이트라…."

 

 예리는 적잖은 배신감이 드는지 주먹을 쥔다.

 그런 예리를 보고 소희가 깜짝 놀라 그녀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대며 말했다.

 

 "야, 예리야! 그래도 폭력은 안된다? 알지? 응? 니가 패면 백진우인지 본부장인지 걔 죽어!"

 "하하…. 어차피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는데 패긴 뭘 패겠어…."

 "큰일이네, 우리 예리 눈 돌아간거 오랜만에 본다. 그래도 정말 오해일 수도 있으니까 이야기 잘 나눠 봐."

 

 진우는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어릴적 복싱 아마추어 대회 우승자였다는 것을….

 소희와 예리가 그렇게 헤어지고, 홀로남은 예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진우에게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바빠요?"

 ["아니요, 아니, 아니."]

 "…지금, 데리러 와줄 수 있어요? 할 말도 있고."

 ["알았어, 15분… 아니, 10분 내로 갈게!"]

 

 다급한 진우의 목소리에 예리는 분명 알 수 없는 분노가 있음에도 웃음이 터졌다.

 10분이 채 지나지도 않았는데, 진우의 차가 예리의 앞에 정확히 멈춰선다.

 예리가 조수석으로 다가가자, 진우는 잽싸게 내려 먼저 문을 열어준다.

 

 "타, 타시죠."

 "아, 네…."

 

 예리는 아직까지는 순순히 그의 안내대로 차에 탄다.

 집으로 출발하고도 잠시동안 말이 없는 둘.

 진우가 먼저 입을 연다.

 

 "그… 친구는 잘 만났어?"

 "네."

 "그렇구나…."

 

 다시 끊긴 대화, 공기가 무겁다.

 진우가 예리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혹시, 소희씨 만난거야?"

 "네."

 "소희씨한테 뭐 들은거 있…어…?"

 

 진우의 물음에 예리는 잠시동안 말이 없더니, 이내 진우를 날카롭게 바라보며 말한다.

 

 "본부장님이 솔직하게 말하면 딱 한가지만 들어볼게요. 해봐요, 변명."

 "어, 음…. 아…. 네…."

 

 차갑게 깔린 예리의 목소리에 진우는 도덕적 잘못이 없음에도 죄인이 된듯한 기분을 느낀다.

 차를 갓길에 세운 진우는 잠시 머릿속을 정리하고 입을 열었다.

 

 "그냥 솔직하게 말할게. 거래처 미팅은 맞고, 근데 그 거래처가 모델이야. 개인적인 친분이 꽤 길었어서 어느정도 친구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딱 친구, 그 이상은 없어."

 "스킨쉽도 했다던데…."

 "나, 나는 전혀 그런적 없는데…! 아, 민아 걔가 그냥 자연스럽게 터치할때가 있긴하지만…."

 "그 모델이 본부장님 좋아하는거 아니에요?"

 

 예리의 질문에 진우는 잠시 멍해졌다.

 거기까지는 생각도 안해봤나보다, 둔한 남자.

 

 "그럴수도 있으려나…? 내가 워낙 잘났으니까."

 "지금 장난이 나오죠? 나 조금 화났는데."

 "장난 아닌데…. 아무튼 적어도 난 널 만나기 전에도, 만난 후에도 걔한테 관심 없어. 이건 확실해."

 

 당당한 진우의 표정을 보며 예리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믿을게요. 뭐 어차피 본부장님이 먼저 좋다고 따라다녀놓고 눈돌리는 저렴한 남자는 아닐거잖아요?"

 "저렴한 남자라니! 난 고급지다못해 어마무시한 남자라고."

 "그러니까 이번엔 믿을게요. 대신, 친구 이상의 불필요한 행동으로 저를 불안하게 하지는 마세요."

 "응, 절대 전예리 속 썩일 일 없어."

 "당연히 그래야죠. 안그랬다가는 본부장님 입원하게 될지도 몰라요."

 "입원…?"

 

 진우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예리는 서둘러 대화 화제를 돌려버린다.

 

 "흠, 흠. 근데 우리, 집에 가요?"

 "그럼, 어디 가고싶은 곳 있어?"

 "음…. 되게 탁 트인 곳이요."

 "……. 방 잡을까?"

 

 난데없는 방 얘기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예리.

 진우는 그런 예리를 보며 또 다시 예리의 행동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바, 방을 왜 잡아요? 이 남자 이제는 아주 당당하게 자자그러네?"

 "응? 동해쪽이면 멀어서 방 잡아야 돼."

 "…동해요?"

 "뭘 들은거야, 대체? 바다갈래? 가서 방 잡을까. 여기서 방 잡을까만 들었다는게…."

 

 예리는 올라오는 부끄러움에 창문을 열고 괜시리 바람을 맞는다.

 그런 예리를 보며 진우는 재미있는지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변태가 아니라 이쯤되면 전예리씨가 변태 아니야? 일상생활 가능한거야?"

 "아니, 그게 그렇게만 들린걸 어떡해요…."

 "전변태로 연락처 이름을 바꿔놔야겠군."

 "그런식으로 하기만 해봐요…! 평생 본부장님이라 부를거야."

 "그건 싫은데. 그럼 뭐라고 저장해줄까?"

 

 예리는 잠시 고민하는듯하더니 원하는 이름을 말하고,

 예리의 말에 진우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이내 예리의 요청에 따라 연락처 이름을 바꾼다.

 

 "아주 좋네요. 그리고 우리 바다는 나중에 가고, 술 어때요?"

 "또 취해서 무슨 짓을 하려고…!"

 

 진우는 양 손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며 말했다.

 그런 그를 보며 예리는 소리쳤다.

 

 "밖에서 먹자고, 밖에서! 내가 뭐, 무슨, 본부장님 잡아먹어요?"

 "내 입술을 잡아먹었었지…."

 "그래서 싫었어요?"

 

 예리의 말에 진우는 그대로 예리에게 짧은 키스를 하고 말했다.

 진우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예리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좋았으니까, 우리 이러고 있지."

 "좀…! 갑자기 이렇게 들어오지좀 말아요…!"

 "흐흐. 가자, 어디로 갈까?"

 

 둘은 다시 차를 돌려 네온사인이 가득한 거리로 향했다.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이 되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려했던 그들의 기대는….

 

 "결국 다시 볼거면서, 뭘 그렇게 갑자기 가버렸어, 오빠?"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작은 실내포차에 자리 잡은 그들의 테이블.

 그곳에는 진우와 예리, 그리고 초대받지않은 손님인 민아가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너 배우잖아, 스케줄 없어?"

 "작품 다 끝나고 오빠네 회사 전속모델 계약한거야. 그걸 아직도 몰랐어?"

 "내 주 관심사에 네가 없으니까 그런거야."

 

 진우와 민아의 대화에 전혀 끼지못하고 술 잔만 기울이는 예리.

 아무래도 굉장히 심기가 불편한듯 보인다.

 

 "근데 직원이랑 주말에도 만나? 누가보면 사내연애하는줄 알겠어."

 "네가 신경쓸바는 아니야."

 "뭐야, 다른 여자 앞이라고 나한테 차가운 척 하는거야? 나 그런거 안통하는데. 하던대로 해, 오빠."

 

 민아는 계속해서 특유의 눈웃음을 진우에게 계속 보내며 말했다.

 예리는 계속해서 술 잔을 비워내며 진우와 민아를 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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