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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그러나 그는 죽지 않는다
작가 : 에르노
작품등록일 : 2016.10.5

누군가 그를 미친듯이 원한다! 영문도 모른 채 쫒기는 소년, 그는 어째서 납치당하는가?
벗어날수록 옭아매오는 그물, 그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치명적인 음모가 정체를 드러낸다!

강대한 라니냐 제국의 볼모가 되어버린 도림 왕국의 태자, 상냥하고 친절하나 실은 비성숙한 자아에 고통받는 그는 제국을 적대하는 식민지 독립파에 의해 납치당하고 만다. 탈출을 시도하고 흉악한 적들과 추격전을 벌이며 이색적인 해적과 조우한다. 스릴 넘치는 모험과 풋풋한 사랑을 통해 자아의 성장을 일궈나가는 다크판타지.



표지는 핀터레스트 펌입니다.

 
17.엘리자의 회초리
작성일 : 16-10-20 16:36     조회 : 465     추천 : 0     분량 : 2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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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렐리아나 항구 밑에 있는 독립파 진영에 속한 한 항구에서.

 

  엘리자가 있었다.

 

  그녀는 식민지 무역협회장이다.

 

  엘리자는 한 선술집의 별실 안에 있었다. 그녀의 뒤에는 호위병이 한 명 서 있다. 앞에는 비굴한 표정을 한 대머리 늙다리가, 옆에는 단호한 표정의 한 노인이 앉아 있다. 대머리는 땀에 젖은 손을 비비며 말했다. 땀 냄새가 나서 엘리자는 불쾌한 듯 인상을 찌푸렸다.

  “엘리자님, 그 정말 죄송합니다만, 모피가......”

 

  엘리자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미사여구는 생략하고, 본론이나 지껄이세요.”

 

  “아, 음. 알겠습니다.”

 

  대머리는 손수건을 꺼내 머리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이 대머리는 땀으로만 이루어진 걸까?

 

  “그러니까, 원주민 놈들로부터 모피와 술을 교환하고 모피를 운송하던 도중에, 그런 놈들 있잖습니까? 원주민 세계에 술이 유통되는 걸 싫어하는 놈들. 술이 자기들 공동체를 내부에서 파괴한다고. 그런 놈들에게 습격당해서, 그, 모피를, 전부 잃어버렸습니다.”

 

  공기가 착 내려앉았다. 엘리자는 텅 빈 와인글라스를 내려놓았다.

 

  “자랑인가요?”

 

  “아닙니다! 절대, 절대로! 정말 면목 없습니다!”

 

  “병신 같은 대머리 새끼, 제대로 하는 일도 없는 주제에 꼬리 내리기는.”

 

  엘리자의 폭언에 대머리는 고개를 푹 숙였다.

 

  엘리자는 손가락으로 탁자를 탁탁 두드렸다.

 

  “어떻게 할까? 목을 쳐버릴까? 아니면 목을 매달아버릴까? 불태워버릴까?”

 

  “제, 제, 제발 목숨만은, 제발......”

 

  “시끄러워. 네가 내 상단에 입힌 피해를 생각해 봐, 개 같은 놈아.”

 

  “목숨만은......”

 

  엘리자는 씩 웃었다.

 

  “그래. 그게 좋겠다. 발가벗긴 다음에 온 몸을 발가벗기고 타르로 도배한 다음 깃털을 꽂는 형벌. 그 다음에 수장시키는 거지. 완벽해.”

  대머리는 애처롭게 벌벌 떨며 눈물을 흘렸다.

 

  “질질 짜지 마. 보기 엿 같으니까.”

 

  “제, 제발......”

 

  “시끄럽다고 했지?”

 

  엘리자는 가방 속에 넣어둔 회초리를 하나 꺼냈다. 그리고 회초리로 대머리를 무자비하게 내리치기 시작했다.

 

  “히이이익!”

 

  대머리는 신음하며 몸을 웅크렸다. 아리아는 멈추지 않고 계속 갈겼다. 맞은 자리에 붉게 튀어 오르며 피멍이 들기 시작했다. 군데군데 살이 긁혀 피가 새어나왔다. 분에 안 차는지 엘리자는 발로 대머리를 찼다. 대머리는 의자와 함께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엘리자는 회초리를 던지고 의자를 집어 올렸다.

 

  “진즉에 이렇게 해야 했는데. 그치?”

 

  엘리자는 의자로 대머리를 죽일 기세로 때렸다. 한 번, 두 번, 열 번, 수십 번...... 뼈가 맞는 둔탁한 퍽퍽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앉아 있던 노인은 끔찍한 몰골이 된 대머리를 보고는 신음하며 고개를 돌렸다. 수많은 전장을 전전했던 호위병마저 눈을 감았다.

 

  “하아, 하아.”

 

  엘리자는 멈추고 잠시 대머리를 내려다봤다. 대머리는 학대당한 어린 소녀처럼 엉엉 울고 있다. 온 몸이 타박상이다. 검버섯처럼. 엘리자의 뺨이 붉어졌다. 침이 흘러나오는 걸 손등으로 닦아냈다. 엘리자는 신발을 대머리의 고간 사이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힘껏 짓밟았다. 대머리가 공기를 찢을 듯한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 쳤다. 그럴수록 엘리자는 더 강하게 밟았다. 찌릿한 쾌감에 온 몸이 오싹오싹해져왔다. 엘리자는 미소 지으며 입가를 핥았다.

 

  이제 땀 냄새 대신 피 냄새가 난다.

 

  만족스럽다.

 

  엘리자는 뒤로 물러서고는 호위병에게 말했다.

 

  “이 새끼를 데리고 가서 내가 말한 대로 처리해.”

 

  호위병은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엘리자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 앉았다. 방금까지의 폭행이 정말로 있었던 건지 의심이 갈 정도의 차분한 표정이다.

 

  노인은 잠시 기침하고 말했다.

 

  “으음. 협회장? 자네는 참 언제 봐도 독하군.”

 

  “저 자식은 그보다 더한 독소였죠.”

 

  엘리자는 손수건으로 침 자국을 닦았다.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라고 하셨죠?”

 

  엘리자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봤다.

 

  노인은 식민지의 유명한 문필가 중 한 명이다.

 

  자연주의 어쩌고저쩌고. 엘리자는 관심 없다.

 

 “지금쯤이면 대자 납치선이 신대륙에 도달했을 텐데, 아무런 소식이 없네. 무언가 문제라도 생긴 건 아닌가 걱정되네.”

 

  “신대륙 아니면 신대륙 근처 바닷가 어딘가에 있겠죠. 여하튼 대자가 이쪽으로 온 이상 우리의 손아귀를 벗어날 순 없습니다.”

 

  “당국 쪽으로 갔다면? 그러면 방법이 없지 않은가?”

 

  “당국 쪽으로 갔다면 그것보다는 황제의 보복을 걱정해야 하지 않겠어요?”

 

  “그것도 그렇지만. 젠장. 계획은 항상 잘 안 되는군.”

 

  노인은 이맛살을 찌푸렸다.

 

  “독립파 놈들이 겁을 먹은 것 같아. 목줄을 더 조여야 하지 않나?”

 

  “걱정도 많으시군요.”

 

  “난 다만 불안할 뿐이네. 우리에겐 ‘대자’가 절실하니까.”

 

  엘리자는 씩 웃었다.

 

  “저는 당신들이 원하는 만큼이나 대자를 갈망합니다. 그리고.”

 

  엘리자는 손가락을 딱 튕겼다.

 

  “저는 언제나 원하는 것을 얻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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