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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또 다시 : Return to
작가 : 서흔
작품등록일 : 2020.8.24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기억을 잃고 숲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여러 아이들과 함께 산 지 130일이나 된 루시안.
다섯 명의 아이들이 차례대로 실종되거나 죽게 되면서
루시안은 자신의 꿈과 아이들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꿈일까, 잃어버린 기억일까?

 
6. Tear (2)
작성일 : 20-08-25 20:19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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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시안은 다시 중앙으로 돌아가 다 타 버린 감자볶음을 버리고 다른 아이들에게 반찬을 해 주었다. 아이들이 밥을 다 먹을 때쯤이 되어서야 루시안도 자리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입에 음식이 제대로 들어가지도 않고, 잘 삼켜지지도 않았다. 그런 루시안의 모습을 보고선 제이미와 델타가 밥그릇을 들고 루시안의 옆에 앉았다.

  “루시안, 괜찮아?” 제이미가 밥을 먹으며 루시안에게 물었다.

  “에이, 괜찮아, 괜찮아.” 루시안은 애써 담담한 척 말했다.

  “오빠, 아까 그 꿈 얘기한 거…….” 델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그게 왜?” 루시안이 밥을 우물우물 먹으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다.

  “꺼내기 쉽지 않았을 거 아니야. 레오 오빠 반응 보니까 비밀로 하기로 했던 것 같은데.” 제이미가 델타 대신 말했다.

  제이미는 블레이크와 앤디라는 두 사람이 자신 때문에 실종된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루시안이 안쓰러웠다.

  “뭐, 끝까지 숨기고 있을 사건은 아니었으니까. 언젠가 한 번 말하려고 하긴 했는데, 어떻게 말하게 됐네, 오늘.” 루시안이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아, 오빠 그럼 악몽 꾼다는 게…….”

  “응. 자꾸 헤일리가 나와.” 루시안은 델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을 했다.

  “사실 오늘도 꿈에 헤일리가 나왔어. 헤일리가 나오는 꿈이 마냥 이상한 꿈이고 개꿈인 건 아닌데 자꾸 우리를 숲으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 같아서 무서워. 내가 또 꿈을 예지몽도 꾸고 이상한 거 다 꾸고 다니니까 이것도 그런 건가 싶고. 그렇다고 내가 숲 쪽에 진짜 뭐가 있나 확인하러 가긴 무섭고, 누구 보내는 것도 걱정되고. 블레이크 형이랑 앤디 형처럼 실종될까봐. 이제는 뭐, 그런 꿈들 꾸는 게 일상이 됐지만.”

  루시안이 말을 마치고 숟가락으로 밥을 크게 퍼먹었다.

  “헤이든은 괜찮았어? 그 헤일리라는 애 죽었을 때.” 제이미가 루시안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장난 아니었지.” 루시안이 밥을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누가 죽은 게 그 당시에 처음이기도 했는데, 그게 헤이든 동생이니 말 다했지. 헤이든이 처음 오고 나서 깨어났을 때 이름이랑 나이 말고도 유일하게 기억했던 게 헤일리야. 자기 동생 찾으러 가야 한다고 어찌나 나대던지. 어디 있는 지도 몰랐으면서. 그때 여기에 레오 형이랑 노아랑 나밖에 없었는데, 5일 뒤에 헤일리가 나타났기에 망정이지 진짜 헤이든이 케이엘 뒤집어엎어 놨다니까? 아, 진짜 그때 우리가 엄청 고생했는데.”

  루시안이 웃으며 말했다. 제이미는 루시안이 애써 웃으면서 말을 잇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헤일리는 처음에 올 때 헤이든을 기억 못 하고,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뻗어 잤는데, 자고 일어나니까 또 기억하더라. 둘이 울고불고 하는데 진짜 어우……. 둘이 성격이 또 비슷해서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어. 오죽하면 노아가 나한테 저 둘 너무 시끄럽다고 했겠어.” 루시안은 씩 웃으며 밥을 펐다.

  제이미와 델타는 처음 듣는 케이엘의 과거 이야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 둘은 자기들이 오기 이전의 케이엘 역시 지금처럼 시끄러우면서도 평화로웠구나, 하고 생각했다.

  “하……. 오스틴 그 자식 진짜 착했는데.” 루시안이 암울한 표정으로 숟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너희들 알지. 오스틴이 친형 있던 거 기억하는 거.”

  “알지…….”

  루시안은 며칠 전, 설거지를 하러 가는데 천막 안에서 오스틴의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루시안이 천막 안으로 들어가 보니 오스틴이 침대에 누워 울음소리가 새어나갈까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오스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누가 괴롭혔어? 누구야!”

  “아, 형…….”

  루시안이 오스틴의 침대로 가서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왜 그래, 꼬맹아. 무슨 일이야?”

  “저 형아가 있어요. 진짜 진짜 내 형아.” 오스틴이 힘겹게 말을 꺼냈다.

  “기억이 난 거야?” 루시안이 오스틴에게 물었다.

  “조금요. 근데 형이 아파요. 막 머리를 쥐어짜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어요.”

  루시안은 아무 말도 해줄 수 없었다. 오스틴의 마음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루시안은 애초에 자신에게 형제가 있었는지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뭐라 위로의 말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루시안에게는 고통이었다.

 “우리 형아 어떡해요? 나 형아한테 가야 하는데…….”

  오스틴은 자신의 형의 기억을 되찾고 난 이후로 생기를 잃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원래의 오스틴의 밝은 모습으로 돌아오긴 했지만 케이엘에 있던 아이들은 다 알 수 있었다. 오스틴은 형이 아프다는 사실을 기억해낸 것 때문에 슬픈 감정과, 그런 형을 만나러 돌아갈 방법을 알 수 없다는 절망감을 꼭꼭 숨기고 있다는 것을. 그런 오스틴의 모습을 볼 때마다 루시안은 항상 안쓰러운 마음으로 오스틴을 챙겼다.

  “얘기 들어보니까 오스틴이랑 오스틴네 형이랑 엄청 친했던 것 같던데요?” 델타가 말했다.

  “그러게. 너희는 아무 기억 없어? 가족에 대한 거.” 루시안이 물었다.

  “나는, 음……. 글쎄. 아무것도 기억이 안나니까, 가족에 관한 건 다 잊고 살았네.” 제이미가 말했다.

  “나도 아무런 기억이 없어.” 델타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오스틴은 기억이 나니까 더 괴로웠겠네. 하……. 어떻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죽어 버리지? 말도 안 돼.” 루시안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러게……. 죽으면 안 되는 아이였는데. 너무 착하고 순수한 아이였는데.” 제이미 역시 하늘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미치겠다, 진짜. 어떡해요? 오스틴 진짜 죽었어요?” 델타가 말했다.

  루시안과 제이미, 델타는 오스틴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다른 아이들도 피차 마찬가지였다. 헤이든은 아침을 먹자마자 숲으로 사라졌고, 케르는 아침도 안 먹고 천막에 들어가 내내 울었다. 그리고 레오와 노아, 가온은 싸우고 난 후 천막에 들어가서 얘기하고 있었다.

  십대 소년소녀들이 겪기에는 너무 잔인하고 참혹한 일이었다. 루시안은 헤일리가 죽은 이후처럼 적어도 일주일은 정신없이 우울하게 보낼 거라 예상했다.

 

  “아깐 형이 미안. 너무 몰아세웠지.” 레오가 노아를 침대에 앉게 하고 말했다.

  “아뇨, 괜찮아요. 저야말로 상황도 모르고 대들어서 죄송해요.” 노아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대답하자 레오가 한숨을 쉬었다.

  “야, 두 살 차이에 대들고 말고가 어디 있어? 넌 그냥 네 의견을 말한 거고 그게 나랑 안 맞았던 것뿐이잖아.”

  레오는 대역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노아를 보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가온은 또 하나, 레오가 리더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 나도 무작정 안 된다고만 해서 미안하다. 블레이크랑 앤디 일이 반복될까봐 그랬어.” 레오가 조곤조곤 노아에게 사과했다.

  “네. 무슨 말인지 알아요.” 노아가 말했다.

  “루시안 그 녀석이 워낙 꿈을 잘 꾸니까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사실일 거라 생각했거든. 블레이크랑 앤디도 그랬고. 그 당시엔 말 안 해서 미안.”

  “괜찮아요. 이해해요.” 노아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그, 사실, 오늘 루시안이 또 그때랑 같은 꿈을 꿨대.” 레오가 한참을 망설이다가 말했다.

  “아까 숲에서 얘기하고 왔어. 또 헤일리 나오는 꿈 꿨다고. 야, 가온. 아까 아침에 루시안이 이상한 꿈 꿨다고 했지? 그게 헤일리가 나오는 꿈이었대. 근데 루시안이 자기 꿈에 의지하는 게 부담스러웠나 봐. 나한테 말할 때도 한참을 고민하더라고.” 레오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럼 루시안이 또 예지몽을 꾼 거야? 오스틴이 죽는 거랑 관련된?” 가온이 물었다.

  “딱히 그런 건 아니었대. 그냥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항상 같은 꿈을 꾼대. 헤일리가 숲 쪽으로 우릴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 같은 꿈. 그래서 루시안이 항상 개꿈, 개꿈 하는 것 같아. 죽은 헤일리가 꿈에 나와서 숲으로 오라 그러는데, 그 꿈을 꾸는 게 한두 번도 아니니까 무서울 법 하지.”

  레오는 창문 사이로 루시안을 보며 말했다. 루시안은 제이미, 델타과 얘기하고 있었고, 레오는 그 셋을 보며 피식 웃었다.

  “형. 진짜 죄송한데 숲으로 다시 가볼 생각 없어요? 아니, 제가 가볼게요! 블레이크 형이랑 앤디 형이 아직 살아있을 수도 있어요.” 노아가 말했다.

  “노아야. 두 달이 지났어. 그리고 걔네가 갈 때, 식량 10일치를 2인분 챙겨 갔어. 5일 동안 쉴 틈 없이 걸었는데도 아무것도 보일 기미가 없다면 다시 5일 동안 돌아오라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몰라.” 레오가 고개를 숙이고 한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며 말했다.

  “가면서 표시 좀 하라고 할 걸. 나중에 걔네가 갔던 길 따라갈 수라도 있게. 하……. 아니다, 간다는 애들 말리지도 않고 보내버린 내 잘못이지.”

  “뭘 또 형 잘못이에요…….” 노아가 레오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아무튼, 여기가 못 살 정도로 안 좋은 곳은 아니잖아? 블레이크랑 앤디가 그렇게 되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어. 나는 숲 쪽으로 굳이 위험한 모험을 하고 싶진 않아. 근데 뭐, 이 일은 나오는 얘기가 많으니까, 오랫동안 회의를 해보고 결정하도록 하자. 알았지?” 레오가 노아를 이해하며 말했다.

  “네.”

  “아깐 내가 뭐라 해서 미안.” 레오가 가온을 보며 말했다.

  “됐어. 이런 뒷얘기가 있을 줄은 몰랐네.” 가온이 팔짱을 끼고 말했다.

  레오는 노아의 어깨를 툭툭 치고 천막 밖으로 나갔다. 노아는 한숨을 쉬고 비어 있는 오스틴의 침대를 뚫어져라 쳐다보기만 했다.

  “괜찮아?” 가온이 노아에게 물었다.

  “글쎄요. 괜찮을 까봐 무섭네요. 오스틴은 안 괜찮을 텐데.”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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