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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33.
작성일 : 20-08-25 17:10     조회 : 245     추천 : 0     분량 : 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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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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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인, 그 소식 들었어요? 라파엘 영식께서 또 사고를 쳤다지 뭐예요?”

 

 “또요? 이번엔 좀 잠잠하다 싶었는데……. 무슨 사고를 쳤대요?”

 

 “에드워드 영식 얼굴 자세히 보세요.”

 

 여인의 말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에드워드에게 시선이 향했다. 자세히 보니 그의 얼굴이 묘하게 한쪽이 부어있었다.

 멀리서 보니 이제야 눈에 띄는 그의 얼굴에 마음이 차갑게 식어갔다. 아까는 왜 눈치채지 못했을까?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런 자신의 의문을 해소해주려는 듯 작게 말소리가 이어졌다.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부어 있죠?”

 

 “그러네요. 꼭 누구한테 맞은 것처럼……. 설마?”

 

 “그 설마예요. 라파엘 영식에게 맞았다지 뭐예요!”

 

 “라파엘 영식이 에드워드 영식을요? 세상에…. 형제 싸움치고 얼굴을 때리다니, 너무 과격한 거 아녜요?”

 

 형제 싸움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라파엘이 누군지 떠올랐다. ‘라파엘 펠포트,’ 에드워드의 배다른 형.

 에드워드와는 다르게 술과 마약에 취해 하루하루 사고를 치기 바쁜 망나니이자, 원작에서 매번 에드워드에게 치욕적인 소문을 붙이던 이였다.

 원작에 대한 기억이 흐릿해서 처음 들었을 땐 누군가 싶었는데 떠올리자 이것저것 같이 생각났다.

 

 그의 아버지, 그러니까 에드워드와 라파엘의 아버지인 아윈은 라파엘만을 아들로 생각했다.

 그건 양어머니인 베아트리체도 마찬가지인지라 에드워드는 그 가족에서 외톨이로 지내야만 했다.

 그 사이에서 그는 천천히 시들었고, 방임당 한 채 홀로 그 지옥 같은 가정 안에서 살아왔다.

 

 언제나 사고 치는 라파엘은 무엇이든 쉽게 용서받았지만, 에드워드는 열심히 해도 욕을 먹었다.

 그렇게 갈라진 가족은 산산조각이 나 원래 모습을 되찾을 수도 없을 만큼 망가져 있었다.

 그 사실을 떠올리자 목이 콱 막히는 느낌이 나며 눈가가 떨려왔다.

 

 ‘갑자기 여기서 울면 다들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하지만 에드워드의 그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미어졌다.

 눈물을 꾹꾹 삼키며 나는 되도록 다른 생각을 하려 애썼지만, 옆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여전히 에드워드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번 폭력 사태에 에드워드가 얼마나 자비로운 처사를 내렸는지 숙덕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애꿎은 케이크만 포크로 쿡쿡 찔러댔다.

 

 대화를 듣고 싶진 않아도 계속 들리다 보니 이젠 지긋지긋할 정도였다.

 귀족이라는 사람이 원래 이렇게 시끄러운 건가? 이러다가 에드워드가 딸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어디서 또 그 소리를 떠들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귀가 다 아파지는 느낌에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베란다 쪽을 향해 걸어갔다.

 

 베란다로 가 커튼을 치자 그제야 좀 살 것 같았다. 여전히 저택 안은 음악 소리로 시끄러웠지만, 베란다만큼은 조용했다.

 밤바람을 느끼며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귀족으로 사는 건 편할 줄만 알았는데 그것도 아녔다.

 해야 할 것들은 산더미처럼 많았고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어야 했다.

 

 내 말 한마디에 내 평판과 인상이 달라졌고, 행동 하나에도 수많은 말이 붙었다.

 의도와는 다른 말들이 도는 것이 귀찮고 짜증이 다 났다. 내 세상의 연예인들이 이런 기분이었을까?

 멍하니 생각하던 도중 커튼이 열리며 에드워드가 베란다로 들어왔다. 그를 다시 보니 가라앉았던 기분도 하늘에 둥둥 떠다녔다.

 

 “여기 있으셨군요. 갑자기 안 보여서 찾으러 다녔습니다.”

 

 “미안해요, 좀 머리가 아파서.”

 

 “그럴 만도 하죠.”

 

 “그나저나 에드워드…. 얼굴이 왜 그래요?”

 

 “아……. 들킨 겁니까?”

 

 “들켰으니까 숨기지 말고 다 말해요.”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무서운 표정 짓지 말아요.”

 

 에드워드가 두 손을 들고 천천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해줬다. 듣는 내내 나는 꼭 폭풍에 휩쓸린 작은 돛단배가 된 기분이었다.

 그의 말 하나에 이리로 갔다가, 표정 하나에 저리로 갔다가.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경험을 했다.

 내가 이런데 그의 기분이라고 좋을까. 그가 얼마나 큰마음을 먹고 가족을 끊어내려고 했는지 나는 안다.

 

 나 역시 가족과의 연을 끊고 이곳으로 온 사람이니까. 어떤 말로 위로한들 그의 상처를 다 아물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족이라는 건 그런 거다. 갑자기 어느 날 문뜩 생각나 사람을 아프게도, 기쁘게도 할 수 있는 존재.

 그런 가족이 가족 같지 않다면, 떠올릴 때마다 상처받는 존재라면……. 그것만큼 슬픈 일이 어디 있을까?

 

 “이상하죠? 이렇게 일을 벌여놨는데 오히려 안심됩니다.”

 

 “안심된다고요…?”

 

 “이 일이 제 행복과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니……. 그저 즐겁습니다.”

 

 “에드워드…….”

 

 “당신은 내가 펠포트가 아니어도 괜찮을지 몰라도, 당신의 부모님은 아닐 수 있으니까.”

 

 “…….”

 

 “그래서 이 펠포트의 이름을 완벽히 내 것으로 만든다 생각하면 그만큼 즐거운 일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웃는 이 남자가 사랑스러워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나는 있는 힘껏 발돋음해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그를 껴안았다.

 팔로 차마 다 끌어 안아줄 수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나는 온 힘을 다해 그를 껴안았다.

 

 어린 시절 온기가 필요했을 그도 내가 이렇게 껴안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할 수만 있다면 그의 온 생애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울고 싶지 않았지만, 눈물이 터져 나왔다. 이렇게 바르고 멋지게 자라준 그가 너무 자랑스러워서 멋대로 눈물이 흘러나왔다.

 

 “왜 우는 겁니까, 릴리?”

 

 “당신이 너무 멋져서요…….”

 

 “그러면 나도 울어야겠군요, 당신이 너무 아름다우니까.”

 

 그는 내 탓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도 쌓아온 게 많았을 것이다. 가족을 버리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자신에게 못되게 굴어도 가족은 가족이었다. 그 이름의 무거움을 나도 잘 알고 있다.

 설령 다른 세상에 있더라도 언제나 생각나는 이름.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리워지는 존재…….

 사랑스럽고, 그래서 상처받기 쉬운 바로 내 옆의 하나뿐인 사람.

 

 “릴리…. 염치없는 소리 하나만 해도 괜찮겠습니까?”

 

 “뭔데요…?”

 

 “우리……. 가족이 되지 않겠습니까?”

 

 “…….”

 

 “물론 지금 당장 결혼할 수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제게 시간만 준다면…….”

 

 “에드워드.”

 

 “네…?”

 

 “전 여기 당신만 보고 왔어요. 그런데 당신이 제 가족이 되지 않는다면 누가 제 가족이 될 건데요?”

 

 “…….”

 

 “당연한 소리를 당연하지 않게 하는 게 어디 있어요. 정말 실망이야…….”

 

 내 말에 그는 눈물을 닦지 않은 채로 웃으며 입 맞췄다. 덕분에 조금 짠 맛이 났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저 이 순간에 그의 체온과 목소리가 중요했다. 내게 사랑을 속삭이는 그 목소리를 듣고 있는 건만으로도 행복해졌다.

 그와 가족이 된다면……. 그러면 난 여전히 붕 떠 있는 것 같은 내 존재에 뿌리가 생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가 내게 이 세상에 발붙이고 뿌리를 내릴 이유를 하나 만들어주는 거다. 결혼이라는 이름의 뿌리를…….

 

 “우리가 결혼하려면 당신이 좀 더 힘내야겠네요.”

 

 “그래야죠. 그래서 당신을 못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건 아쉽습니다만.”

 

 “그럼 제가 당신을 만나러 가면 되죠.”

 

 “매일 보러 와줄 겁니까?”

 

 “솔직하게 말해줄까요? 아니면 듣기 좋은 대답을 해줄까요?”

 

 “나도 진실은 잘 알고 있으니, 지금은 듣기 좋은 말만 해줘요.”

 

 그의 말에 나는 키득거리며 대답 대신 키스로 대답을 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대답이 됐는지 그의 입술이 올라가는 게 선연히 느껴졌다.

 그것이 소름 끼칠 정도로 좋아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멀리서 들리는 음악 소리를 배경으로 우리는 한없이 입 맞추고 다시 입 맞췄다.

 

 아주 오랜 시간, 어쩌면 짧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우리는 떨어져 서로를 바라봤다.

 그의 눈동자 안에선 한없이 많은 말들이 쏟아져 내려왔다. 그건 언어를 통하지 않아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수많은 고백과 사랑. 이게 한 사람에게 나오는 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넘쳐흐르는 뜨거운 열정까지…….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었지만, 슬슬 파티장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었다.

 오래 파티장에 없을 수록 우리에게 붙을 소문이라는 게 있을 테니까.

 지금은 조심하는 편이 서로에게 있어 좋겠지. 미래를 위해서 잠시 떨어져 있는 것쯤이야 별거 아니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우린 분명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걸어갈 테니까.

 

 “…파티장으로 돌아갈까요?”

 

 “그래요, 돌아가기 싫지만 돌아가야죠.”

 

 “이 파티를 연 주최자면서.”

 

 “그래도 싫은 건 싫은 겁니다. 조금 더 있고 싶다 해도 나갈 거죠?”

 

 “당연한 거 아녜요? 제가 먼저 나갈테니까 조금 이따가 와요. 그래야 덜 소란스러울 테니까.”

 

 “그래요. 파티장에서 다시 봅시다. 제가 신청하는 춤 신청 거절하지 않을 거죠?”

 

 “생각해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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