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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우연일까? 시작일까?
작가 : 해르
작품등록일 : 2020.7.31

어린 시절부터 줄곧 함께한 우연과 제노
곁에 있으면 투닥거리 바쁘고 곁에 없으면 허전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형태가 변해가는데
과연 두 사람은 지금의 이 친구관계를 청산할 수 있을까?

 
12화- 왜 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작성일 : 20-08-25 16:02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7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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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은 짧은 순간 울컥하고 터져 나오려는 감정을 하마터면 그대로 표출할 뻔 했다. 그러나 그녀는 그러는 대신 천천히 눈을 감고 폭발할 것 같은 자신의 감정을 간신히 참아내었다. 다시 눈을 뜬 우연은 일말의 동요없이 멈추었던 젓가락을 다시 느릿하게 움직이며 차분하게 말했다.

 

 “어 없어.”

 “그래.. 그렇구나.”

 

 그렇게 대답하는 제노의 목소리는 무미건조 했지만 표정에는 살며시 만족감이 서려있었다. 그러나 우연의 표정은 이런 제노의 표정과는 완전히 상반되었다. 만족한 표정으로 입가에 미소가 가득 담긴 제노에 비해 우연은 어딘가 많이 불편해 보였다. 그녀의 표정은 불쾌한 듯이 보이기고 했고 화가 난 듯이 보이기도 해 표정만으로는 지금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정의하기는 힘들었다. 다만 딱 하나 그녀의 눈빛만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우연의 눈빛은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계속해서 흔들리는데 어쩐지 그 모습이 조금은 서글퍼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한참을 알 수 없는 묘한 시선으로 제노를 쳐다보던 우연은 애써 표정을 갈무리하며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왔지만 먹던 컵라면에 손을 대지 않았다.

 이로써 아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우연의 컵라면을 먹지 못하고 미적거렸다. 둘의 상황이 반대가 된 것이다. 우연이 애꿎은 컵라면 용기 바닥을 나무젓가락으로 툭툭 쳐대는 한편 이런 우연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제노가 태연하게 우연에게 말을 건넸다

 

 “형이랑은 어때? 안 어색해?”

 “우리가 싸우는 게 어디 한두 번 있는 일이냐?”

 “그건 그렇지만.”

 

 확실히 우연의 5남매 중 가장 많이 다투는 남매를 고르라면 단연코 우재와 우연을 고를 것이다. 다른 두 오빠들 하고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기에 오빠들에게 꾸중 듣는 경우가 아니면 우연이 두 오빠와 다투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고 이건 우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우연이 우희를 꾸중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두 자매가 다투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하지만 이 두 남매의 경우는 달랐다. 일단 가족들 중 가장 나이 차이가 나지 않는 두 사람이었고 게다가 성격도 비슷한 면이 많아서 거의 허구한 날 매일같이 다툰다고 해도 무방했다.

 

 “괜찮아. 오늘 아침에도 가볍게 스파링 한번 뜨고 왔다.”

 “...진짜 괜찮은 거 맞아?”

 

 우연은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하긴 두 사람의 화해 방식은 언제나 이런 식이었지. 오히려 서로 ‘어젯밤 일은 내가 말이 너무 심했던 거 같아, 미안해 우연아’ ‘아니야 오빠 나도 오빠 마음 이해해’ 하면서 다정하게 대화한다고 하면... 으... 그게 더 이상할 것 같아.

 상상 하는 것만으로 절로 소름이 돋아났는지 손에 들고 있던 나무젓가락을 내려놓은 그는 소자신의 팔을 연신 쓰다듬었다.

 

 “뭐하냐? 라면 먹다 말고.”

 “아, 아니야 아무것도.”

 “얼른 먹어. 라면 다 불겠다.”

 “응”

 

 그 뒤로 이 둘 사이에 오간 대화라고는 후루룩 거리는 라면을 먹는 소리가 다 였다. 그도 그럴게 우연이 제노의 컵라면이 부는 것을 걱정하는 것이 무색하게 우연의 라면도 엄청난 속도로 빠르게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더 이상 라면이 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은 조용히 라면 먹는데 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 * *

 

 

 퉁퉁 불어오는 컵라면을 재빨리 해치운 우연과 제노는 나란히 집으로 향했다. 편의점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 때에는 그리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지 않았는데 어느새 떠오른 달을 보니 그렇지만도 않은가 보다.

 집으로 향하는 그들의 머리 위에 밝게 비추는 초승달이 그들의 밤길을 함께 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덥더니 이제는 해가 지고 나면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제노는 가만히 눈을 감고서 바람이 가져다주는 시원함을 음미했다. 조용히 눈을 감고 바람을 느끼는 그의 머릿속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뿐이었다. 그러나 이내 그들의 머리 위를 내리는 달빛처럼 반짝이는 작은 달빛이 서서히 그 범위를 넓혀 어둠을 빛으로 밝게 채워갔다. 그 달빛이 어둠을 거의 다 잠식해버렸을 즈음 갑자기 눈을 번쩍 뜬 제노가 별안간 소리쳤다.

 

 “아! 맞다!”

 “아씨 깜짝이야! 뭔데 갑자기?”

 

 제노의 외침에 놀란 우연은 하마터면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놓칠 뻔했으나 엄청난 순발력으로 떨어지는 핸드폰을 다시 붙잡는데 성공했다. 아씨 놀래라. 하마터면 핸드폰 떨굴 뻔했네. 아니 이놈은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는 우연이 제노에게 눈을 흘기며 말했다.

 

 “너 때문에 내 핸드폰 떨어뜨릴 뻔했잖아. 약정 아직 남았다고!!!”

 “아, 미안. 미안.”

 “왜? 뭔데 너 설마 태권도장이나 편의점에 뭐 놓고 왔다는 건 아니지?”

 

 자신을 바라보는 우연의 눈초리가 점점 더 매서워 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 제노는 황급히 손사래를 쳤다.

 

 “아냐. 아냐 그게 아니라... 아까 그 손님이 나 쳐다보던 게 갑자기 생각나서.”

 “근데 왜 소리를 질러?”

 “아니 계속 까먹고 있었거든.”

 

 제노가 멋쩍게 뺨을 긁적이자 우연의 매서웠던 눈빛이 이제는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변하였다.

 

 “넌 그게 얼마나 지난 일이라고 그걸 까먹냐?”

 “그러게... 아, 아무튼 간에 그 사람 분명 나 쳐다 본 거 맞지? 그렇지?”

 “...어 맞아 너 쳐다 본 거.”

 “그렇다면 왜 나를 본거지? 혹시 내 외모 때문에? 그것 말고는 없는데...?”

 “......”

 

 그러게... 그건 내가 더 궁금하다, 내가. 분명 우리는 그 사람을 한 번도 본 적 없으니 아는 사람이 아닌 것은 분명한데 그쪽은 아닌 것 같았어. 그 사람은 왠지 모르게 너를 아는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러자 우연의 가슴속에서 아까와 같은 불안감이 다시금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니야, 진정하자. 아직은 그 무엇 하나 확신할 수는 없으니까.

 

 “난 진짜 그런 외국인 처음 보는데 뭘 까나?”

 “어차피 지금 고민해봤자 나오는 건 아무것도 없어. 그리고 강예진 말이 맞으면 금방 다시 만날 수 있을 텐데 뭐.”

 “그럴까...?”

 “어. 근데.”

 “응?”

 “지금 너한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따로 있지 않냐?”

 

 그 말을 들은 제노는 냉큼 입을 다물었다. 우연이라면 당연히 물어 보겠지 하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게 이렇게 바로 튀어나올지는 몰랐던 것이었다. 그나마 돌직구로 물어보지 않은 걸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그러나 그런 제노의 생각이 무색하게 우연은 곧바로 돌직구 한방을 스트레이트로 날렸다.

 

 “어쩔 거야 대회?”

 “...음 글쎄 생각 중이긴 한데.”

 “그 생각 중이라는 말이 대회를 나갈지 말지 생각한다는 게 아닌 가족들한테 어떻게 말할지 생각중 이라는 거겠지?”

 “......”

 

 아까 열심히 조잘거리던 제노는 어디로 사라지고 지금 우연의 앞에는 입을 꾹 다문채로 묵묵히 자신이 신고 있는 운동화만 쳐다보는 제노만 있을 뿐이었다. 내가 정곡을 찔렀나 보네. 우연이 한결 더 풀어진 목소리로 그를 달래듯이 말했다.

 

 “아까 안내문 살펴보니까 괜찮을 것 같던데 뭐. 문제는... 준비 시간이 너무 짧다는 거? 근데 그건 두 분 다 얼른 설득해서 빨리 준비하면 되는 거고.”

 

 조용히 우연의 말을 듣고 있던 그의 머릿속에서 서서히 의문점이 들기 시작했다.

 

 “잠깐만... 연이 너 말하는 것만 들어보면 난 이미 대회 나가는 걸로 결정 난 것 같은데...”

 “응 맞아. 너 이번에는 꼭 이 대회 나가.”

 “응...?”

 

 너무나도 단호하게 말하는 우연에 제노는 어리둥절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는 계속 이렇게 피하기만 하면 답 없어. 한번 부딪혀 보기라도 해봐야지.”

 “......”

 “그런 말도 있잖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

 

  그 말이 왜 거기서 나와? 아니 넌 왜 항상 선택지에 죽기가 포함되어 있는 거야? 사람이 왜 이렇게 극단적이니? 근데 잠깐만 근데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면 둘 다 죽는다는 의미 아닌가. 머릿속에서는 각가지 의문이 떠오르지만 일단 침착하게 우연의 말의 의미를 헤아려보는 그였다.

 

 “어... 그러니까 연이 네 말은 죽을 각오로 열심히 부딪혀 보라는 거지?”

 “그래 적어도 시도라도 해보라고. 이제껏 그래왔던 것처럼 시도하기도 전에 무서워서 포기하지 말고. 더는 숨지도 말고.”

 “......”

 “네가 정말로 그림이 그리고 싶다면. 그렇게 해야 해... 적어도 넌 나랑 다르잖아.”

 “......”

 

 그러자 제노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져서는 고개는 또다시 아래로 향했다. 이거 또 시작 이네 그런 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우연은 생각했다. 얘를 그냥 이대로 둔다면 누가 지나가든 말든 계속 이대로 상념에 빠져 있겠지. 그렇게 생각한 우연은 별안간 가만히 서 있는 제노의 등을 힘껏 밀쳤다. 그러니 갑작스럽게 등을 밀어오는 엄청난 힘에 제노는 휘청거릴 수 밖에 없었다.

 

 “야 걱정하지 마. 너 도와줄 사람 많아. 네가 미술 한다고 하면 두 손 들고 환영할 사람들 우리 학교에서만 찾아도 한 트럭이다.”

 “그게 뭐야...”

 “그리고 너는 나랑 같은 학교 가야하잖아? 안 그래?”

 

 당연하다는 듯 당당하게 말하는 우연의 말은 정말 제노가 반드시 그녀와 함께 같은 고등학교에 가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들려왔다. 그러나 이것은 그녀 나름대로 서툴게나마 제노에게 건네는 작은 격려였고 제노가 이를 모를 리는 없었다.

 

 “하여간에 진짜 선우연 스러운 격려다.”

 

 제노가 피식 웃으며 작게 중얼거렸다. 어느새 제노의 얼굴 위로 드리워졌던 그늘이 차차 사라져가며 그 빈자리로 달빛이 내려앉았다. 제노는 얼굴 위에 웃음을 머금은 채로 조심스레 우연에게 다가가 기대었다.

 

 “우리 연이가 그렇게 나랑 같이 한화고에 가고 싶어 하는지는 정말 몰랐는데.”

 “...?”

 

 뭔 소리래? 그녀의 머릿속에서 물음표가 빠른 속도로 증식해 순식간에 뒤덮었다.

 

 “뭐래 미쳤냐?”

 “방금 네가 그렇게 말했잖아.”

 “?”

 

 도대체 내가 언제 그랬다고 그러냐?

 

 “불과 3분 전에 내가 한 말이라면 나랑 같은 학교에 가야 한댔지 가고 싶다는 말은 안했다.”

 “그게 그거지 뭐.”

 “하 참.”

 

 어이가 없다는 듯 웃어보여도 우연은 딱히 제노의 말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런 우연의 반응에 더더욱 기분이 좋아진 제노는 더더욱 우연에게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지만 우연은 무겁다며 제노의 머리를 손으로 툭 밀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노의 그녀를 향한 엉김은 끝나지 않았다. 그러자 결국 짜증이 난 우연이 제노를 힘껏 밀쳐내며 나지막이 경고했다.

 

 “작작 좀 해...”

 “네, 죄송합니다.”

 

 자신을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며 장난스럽게 웃는 제노를 우연은 짜증난다는 듯 한번 째려보다 제노를 남겨둔 채로 먼저 걸음을 옮기었다. 이에 제노는 그녀의 기분을 생각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며 우연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다 자신도 슬그머니 우연의 뒤를 따랐다.

 

 * * *

 

 정체불명의 손님을 곧 만날 수 있을 것이 라는 예진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어쩐지 오늘따라 조용하기만 한 1교시 수업 시간 2반의 아이들의 시선이 교탁 앞에 떡하니 서있는 한 사람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 사람의 정체는 어제 학교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정체불명의 손님이었다. 그 손님의 옆에는 곧 출산을 앞두고 배가 남산 만하게 커져있는 미술선생님 곁에 계셨다. 자신과 함께 온 손님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보는 2반 아이들을 보며 웃음 짓던 그녀가 교탁 앞으로 향했다.

 

 “자 얘들아. 오늘은 여러분에게 소개해줄 사람이 있어요! 말 안 해도 알겠지만 그 사람은 선생님 옆에 서 계신 바로 이 선생님이에요.”

 “선생님이요?”

 

 정체불명의 손님의 정체가 선생님이었다는 사실이 아이들이 흥미를 자극했나 보다 조용했던 2반이 아이들이 이야기 소리로 들썩거리기 시작했다.

 

 “헐, 대박 선생님이래.”

 “진짜로?”

 “우와 진짜 쩐다.”

 

 아이들의 대화 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하는 것을 본 미술 선생님은 교탁 위로 출석부를 크게 내리치며 아이들이 시선을 다시 자신에게로 돌렸다.

 

 “자자 주목!!! 얘들아 선생님 얘기 아직 다 안 끝났어.”

 

 그러자 아이들은 오른쪽, 왼쪽, 뒤쪽으로 사방팔방으로 돌아갔던 자신의 몸을 슬금슬금 바로 하였다. 그 모습을 확인한 선생님이 만족스러운 듯 한 번 웃어 보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선생님이 출산 예정일이 얼마 안 남았어요.”

 

 선생님은 이야기하며 자신의 불러온 큰 배를 오른손으로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보였다. 그런 선생님의 행동에서 어쩐지 이제 곧 아기를 만날 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그래서 사정상 학교는 당분간 휴식을 취해야 해요. 하지만 선생님은 쉬어도 여러분의 미술 수업은 계속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네니요.”

 “네니요 뭐냐?”

 “네 맞아요!!!”

 

 누군가의 장난기 섞인 말에 반 아이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한 선생이 곧바로 그 친구를 향해 웃음을 지어보니 그의 옆자리에 앉은 재원이 친구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찌르며 선생님의 말씀에 맞장구쳤다.

 

 “그래서 선생님을 대신해서 바로 여기 계신 이 분께서 여러분들의 수업을 맡아 주 실거에요. 자요 선생님 아이들한테 인사 한번 해주세요.”

 “네.”

 

 들려오는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에 아이들의 눈이 새로 오신 선생님에 대한 호기심으로 반짝반짝 빛났다.

 

 “안녕하십니까. 2반 친구들? 여기 계신 한 선생님 말씀처럼 앞으로 여러분의 미술 수업을 담당하게 될 김재한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와아아아!!!”

 “제가 여러분과 함께할 시간은 그리 길지 않겠지만 짧은 시간 동안 모쪼록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와!!!.”

 “잘생겼어요!”

 “멋있다!!”

 

 재한의 마지막 말에 반 아이들은 모두 환호했다. 새로운 선생님과 함께할 미술 수업에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런 반 아이들의 기대감과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있었다. 제노는 재한의 등장했을 때부터 진작에 넋이 나갔고 이는 재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재원 또한 넋이 나간 듯이 입이 살짝 벌어져 있었는데 그러면서도 그의 시선이 연신 예진을 힐끗거리는 것을 보아 아마도 예진의 예상이 맞았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듯했다.

 그러자 예진은 그런 그의 시선을 즐기며 그를 향해 여유롭게 윙크를 했다. 어때? 내 예상이 맞았지? 라는 신호였다. 그러나 한껏 여유로워 보이는 태도와 달리 사실 예진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했다. 어쩐지 앞으로의 일이 상당히 복잡하게 흘러갈 거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였다. 그것도 새로 오신 저 선생님을 중심으로. 그런 생각을 하며 예진은 슬쩍 우연을 바라보았다.

  우연의 얼굴은 설레임과 기대감을 품은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홀로 진지해 보였다. 재한이 반에 들어왔던 그 시점에서 넋을 놓아버린 제노는 눈치 채지 못한 것 같지만 처음 재한이 반에 들어왔을 때부터 재한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제노였다.

 심지어 그 사실을 알아챈 우연이 재한을 탐색하듯 바라보아도 재한은 한결같이 제노 하나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물론 남들이 이런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도록 중간 중간 시선을 다른 곳에 두기도 했지만.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우연이 시선이 다시금 재한을 향하였다. 그때였다. 이번에 그의 시선이 향한 곳은 제노가 아니라 그녀였다. 허공 속에서 재한과 우연의 시선이 완벽하게 서로에게 멈춰 있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그가 입모양으로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속삭였다. 뭐라고 하는 거지?

 

 ‘안녕? 앞으로 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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