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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종결] 범죄 은행 (이상 가면)
작가 : 셀폽티콘
작품등록일 : 2020.7.31

당신이 할 수 있는 사소한 범죄를 저축합니다.
당신이 원한다면 범죄를 출금할 수도 있습니다.
현금으로
혹은 또 다른 범죄로...

 
18. 이상한 가역반응
작성일 : 20-08-25 12:10     조회 : 394     추천 : 3     분량 : 6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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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의 헐떡임은 건물 안으로 들어와서도 멈추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인 것 같기도 했다. 식은땀도 멈추지 않고 있었다. 봉우와 철민을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우선 이 흐르는 땀이라도 씻어내고 싶었다.

 

  푸아 푸아.

  화장실로 들어온 동현은 쏟아지는 수돗물 소리를 들으며, 연신 얼굴을 씻어냈다.

 

  누군가 그의 뒤에서 종이 타올을 뽑아내더니 그에게 건넸다.

  “덥죠? 에어컨이 고장인가 봅니다.”

 

  “고맙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종이 타올을 받는 친절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생각하며 동현은 그렇게 대답했다.

 

  “아뇨. 고객에게 그 정도 친절은 당연한 거죠. 조금 있다 다시 뵙죠.”

  종이 타올을 건넸던 남자가 가볍게 목례를 건네더니 화장실을 벗어났다.

 

  고객? 다시 뵙죠?

  건성으로 남자의 대답을 들었던 동현이 놀라움으로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남자는 사라졌고 화장실 문만이 혼자서 흔들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를 따라 재빠르게 복도로 뛰어 나왔다. 구역질이 화악 올라왔다. 뭔가를 잘못 먹었는지 방금 찬물을 끼얹었음에도 얼굴은 계속해서 화끈거렸다.

 

  복도의 끝을 획 돌아 나가는 남자의 뒷모습.

  그를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몇 걸음을 뛰어보려 했지만 몸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

 

  엉금엄금 기듯이 걸어서 동현은 로비의 중앙으로 나왔다. 안개처럼 퍼져 있는 커피 볶는 냄새가 조금은 그를 안정시켜주는 것 같았다. 로비의 한쪽에 들어선 커피숍에서 나는 냄새였다.

  중앙 기둥을 뱅 둘러서 설치된 의자에 동현은 몸을 기대고 앉았다. 다시 속이 울렁거렸으므로 자신도 모르게 의자에 길게 누워야 했다. 멀리 보이는 천정은 사각형 타일 속에 원형 돋음이 새겨져 있었다.

 

 = 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의내부의사각형.

  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이난원운동의사각의난원. =

 

  누워 있는 그의 옆에서 누군가 시집을 읽고 있는 것 같았다.

  동현은 목소리가 들리는 자신의 머리쪽을 찾아 몸을 돌려보려 했다. 하지만 가위에 눌린 듯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았다. 목소리가 그이 귓가를 미끌어지며 다시 흘러가기 시작했다.

 

 = 비누가통과하는혈관의비눗내를투시하는사람.

  지구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의를모형으로만들어진지구. =

 

  마른 침을 삼킨 후에 동현은 일단 눈을 감았다. 정신을 차려야 해. 갑자기 찾아온 현기증을 그는 이해하려 노력했다. 기자회견이 자신에게 충격이었던 것은 맞았다. 하지만 지금의 충격은 그런 정신적인 것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러자 그의 머릿속에 봉우가 건네던 생수병이 떠올랐다.

  - 넉넉히 챙겨두드라고. 암꾸또 아닌디, 첨에 할 때는 긴장도 되고, 엄청 속이 타들어 가더라니까.

  동현은 다시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변기통을 잡고 몸속의 나쁜 기운을 뱉어내겠다는 듯 힘껏 구역질을 해냈다. 머리는 터질 것 같았지만 손과 발이 다시 자신의 것으로 돌아온 느낌이었다.

  복도에 나선 그가 제일 먼저 둘러본 곳은 자신이 누워 있던 의자였다. 의자 위에는 이상 시집이 한 권 펼쳐진 채 놓여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층으로 오르고 있는 한 남자가 그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 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가고위에서내려오고밑에서올라간사람은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밑에서올라가지아니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사람. =

 -------- 이상. ‘AU MAGASIN DE NOUVEAUTES(의역 : 새로운 것들의 가게에서)’ 중에서 -----------

 

  화장실에서 만났던 남자? 하지만 그의 모습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았다. 동현은 눈을 비비고 다시 쳐다보았지만 어느새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일단 쫓아가야 해.

 

  이층 복도는 한산했다. 사람의 혈관처럼 복잡하게 이어진 복도들만 이곳저곳으로 이어지고 있을 뿐이었다.

 

  “뒤를 돌아 봐선 안 돼.”

  천천히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는 동현의 뒤로 누군가 다가서고 있었다.

 

  “이상 가면인가?”

  “우리는 그냥 은행원일 뿐이야.”

  동현이 힘껏 뒤돌아섰다.

 

  “넌 대체 누구…….”

  하지만 마치 그의 돌아섬을 알고 있기라도 했다는 듯 뒤에 있던 남자의 모습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정상적인 육체의 상태라면 그럴 리 없었다. 하지만 어딘가 아직도 몸이 좋지 않았다.

 

  “다시 돌아서면 당신의 회원 가입은 거부될 거야. 오래 당신을 지켜봐왔거든. 이렇게 기회를 날리면 반드시 후회할 걸”

  남자의 부재를 확인한 후 돌아선 동현의 뒤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현이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상담을 원한다면 계속 걸어야 해. 걸음을 멈추면 상담 내용이 없는 걸로 간주된다. 시이 작.”

  남자가 걷기를 요구했다. 동현이 인상을 찡그리며 걷기 시작했다.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이상가면과는 반드시 만나야 했다. 그에게 확인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다.

 

  “정말 회원 가입을 원하나?”

  “그 전에 묻고 싶은 게 있어.”

 

  “그럴 거라고 생각했지.”

  “정말 네가 은행원이라면 고객이 궁금해 하는 상담도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럴지도…….”

  동현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녀석에게 얻어내야 할 정보도 있었지만 어떻게든 녀석의 얼굴을 보고야 말겠다는 생각도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고의 적으로 복도를 돌아 볼 생각이었다. 지금처럼 앞뒤에서는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울 것이지만, 회전하는 중이라면 90도 각도 둘의 위치가 달라질 것이었다. 그 방심의 각을 이용해 볼 요량이었다.

 

  “안 그러는 게 좋아. 우리는 비밀 보장을 가장 중시하거든.”

  그의 손이 동현의 볼에 놓여 있었다. 동현의 얼굴이 뒤를 돌아보지 못하도록 떠억 버티는 채였다.

 

  “궁금한 게 아무리 많아도. 네 고개가 돌아가는 순간 우리 계약은 없어지는 거야.”

  놈이 얼굴에 드리웠던 손을 거두며 말했다. 하지만 대담하게도 90도 각도의 보일 듯 말듯한 각도를 바꾸지는 않고 있었다. 돌아보고 싶으면 돌아보라는 듯이…….

  동현은 잠시 침묵했다. 정보고 뭐고 다 포기하고 놈과 대면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었다.

 

  “고개를 돌리지만 않는다면, 우연히 네 얼굴이 보이게 되더라도 그건 상관하지 않는 건가?”

  “고개를 돌리지만 않는다면 그건 네 책임은 아닐 테니까, 뭐 상관없겠지. 중요한 건 네 의지겠지.”

 

  기회는 언제든 올 것이었다. 지금은 아닌 것이다. 놈과의 대화를 계속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야기에 정신이 팔린다면 아무리 조심성이 많은 놈이라고 언젠가 한 번은 실수할 수 있을 것이다.

 

  “고작 은행원일 뿐이라면서 왜 법관 따위를 납치하고 33번지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거지?”

  동현의 걸음이 다시 시작되고 있었다.

 

  “납치, 살인? ㅎㅎㅎ 그런 건 우리 의지가 아니야. 의지를 갖는 건 고객이지 우리가 아니거든.”

  “너희 의지가 아니라고? 분명 너희는 개업 선언을 했어. 그리고 개업 선언의 조건으로…….”

  뒤를 걷는 놈의 낮은 웃음소리에 동현은 말을 멈추었다.

 

  “개업선언이라……. 사실 우린 훨씬 이전부터 있었거든.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우리가 왜 개업선언을 했을까? ㅎㅎㅎ 넌 말이야. 지금 네 저금에 대해서가 아니라 다른 고객의 정보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거든. 그건 은행원이 해 줄 수 있는 대답이 아니야. 분명히 말해 두겠는데, 우리 업무 중에서는 고객의 비밀 유지가 들어 있거든. 우린 프로야. 호기심을 위한 대답은 모두 사양하겠어.”

  자신의 질문은, 분명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놈들이 정말 은행처럼 범죄를 다루는 놈들이라면, 자신 역시 고객스러운 질문을 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묻지. 혹시 말이야. 내가 범죄를 출금할 때, 범죄의 형식을 정할 수도 있나?”

  “범죄의 형식? 그건 너무 모호한데?”

 

  “좋아. 내가 살인을 청부하는데 말이야. 이 살인은 범죄 은행의 개업식으로 가장해서 실현해 달라고 부탁해도, 그렇게 해 줄 수 있나?”

 

  씨익.

  놈의 웃음소리가 복도 전체로 울려오는 것 같았다.

  “영리한 질문이군.”

 

  “이건 순수한 고객의 질문이야. 내가 뭘 출금할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거니까”

  “가능해. 덧붙여 말해 주지. 범죄란 게 원래 대상이 있어야 하거든. 하지만 그 대상이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지. 그런 경우엔, 바로 출금이 아니라 1차 요청이 가능하거든. 이를 테면 개업 선언 형식으로 그 대상에 대한 정보를 알려 달라는 식으로 말이지.”

 

  놈의 영리한 대답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동현은 분명한 사실 몇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일단 이상가면이 보여 주었던 개업선언은 누군가에게 정보를 주기 위한 연기였을 뿐인 것이다. 두 번째, 33번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역시 이상가면이 스스로 일으킨 사건은 아니었다. 누군가 그것을 범죄 은행에 의뢰했고, 의뢰한 범죄가 출금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1차 요청의 경우 우리의 대답은 기호적이야. 힌트를 줄 뿐이지.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지명하지는 않는다는 거지. 결국 의뢰자의 노력이 있어야만 그 대답은 구체화 되는 거거든.”

 

  힌트를 줄 뿐이라고?

  동현은 자신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춰 섰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만나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다시 떠올려 보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분명하게 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 이상가면 따위는 없었다.

 

  “힌트를 주는 거라면 범주가 필요하지 않나?”

  다시 놈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필요하지.”

  “이를테면 ‘이상’도 그 범주일 수 있겠군.”

  “뭐든…….”

  “너희도 항상 이상 가면을 쓰는 건 아니라는 뜻이겠지?”

  “우리는 가면 따위의 뒤에 숨지 않아. 가면을 쓰지 않아도 누구도 우릴 볼 순 없으니까.”

 

  동현은 한숨을 후욱 내쉬었다. 이것으로써 상당히 많은 사실들이 확실해 지고 있었다. 그는 머릿속으로 사실들을 정리해 보았다.

  누군가 이들에게 33번지 살인 사건을 의뢰했다. 그리고 그 살인 사건과 관련된 또 다른 실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는 그 실제를 알아내기 위해 은행에 1차 요청을 했다. 은행은 그 요청의 대답을 ‘이상’이라는 문학가와 관련된 형식으로 하기로 했다. 개업식은 가장되었고, 그 가장된 행위를 통해 은행은 의뢰자에게 힌트를 남겼다.

 

  “이젠 내가 묻지. 너는 적금 의뢰자로 보고되었어. 그 의도는 너의 의도가 분명한 건가?”

  아버지를 다치게 한 운전자를 찾아 복수하고 싶다고 자신은 봉우에게 말했었다. 그것을 봉우가 적금이란 형식으로 보고한 모양이었다.

 

  “일단 하나만 묻지. 범죄 은행에서 적금과 저금은 어떻게 다른 거지?”

  “저금은 돈을 노리는 자들이 사소한 범죄를 저지르는 형식이지. 언제든 필요할 때, 그 돈은 찾을 수도 있어. 하지만 적금은 돈이 목적이 아니야. 적금은 출금은 범죄로만 할 수 있거든. 그 범죄에 필요한 요건이 갖추어 질 때까지 현금화할 수 없는 범죄를 계속해서 입금해야 하는 거지.”

 

  “난 그 차이를 정확히 몰랐어.”

  이번에도 놈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마치 동현의 대사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식의 웃음이었다.

 

  “그래서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가?”

  시간이 필요했다. 놈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방법이 동현의 머릿속에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놈은 고개만 돌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했었다. 고개를 돌리지 않으면서 놈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방법. 그런 게 있었던 것이다.

 

  “이 은행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게 많았으니까. 원래 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그럴 수 있지 않나? 이율도 묻고, 출금 방식도 물어 본 후에 다시 꼼꼼히 비교해 보기 위해서 가입을 미루기도 하는 법이거든.”

  “하지만 우린 달라. 우린 한 고객을 두 번 만나 주지 않거든.”

  “그 원칙을 위해서 고객의 선택조차 강요한다는 건가?”

 

  동현의 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고 있었다. 화장실을 오가며 보았던 복도의 한 편에는 분명 커다란 거울이 걸려 있었다. 그 거울을 향해 걸을 수만 있다면 자신이 뒤에 선 놈의 얼굴을 분명 볼 수 있을 것이었다.

 

  “우린 프로들이야.”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거군.”

  “뱃지를 주지.”

  “무슨…….”

  “뱃지는 돌릴 수 있는 뚜껑이 있거든. 그 뚜껑을 여는 순간. 당신의 적금은 시작될 거야.”

  “그 뱉지를 분실하거나 영원히 열지 않는다면?”

  “당신과 우리는 아무 상관도 없는 거지. 당신은 생각하게 될 거야. 내가 정말 그들을 만난 적이 있었을까?”

  “좋아, 그럼 누군가 실수로 그걸 열게 된다면 어떻게 하지?”

  “열리는 걸로 끝이 아니야. 거기 특별한 숫자를 입력해야 하지.”

 

  거울이 달린 복도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놈이 이 넓은 구청 건물 안에서 자신을 분명하게 찾아냈다면. 오랫동안 자신을 지켜보고 있었던 자들이라면. 분명 자신 역시 이 자의 정체를 알아 볼 수 있을지도 몰랐다.

 

  “뱃지를 열면 당신들이 내게 연락을 준다는 건가?”

  “어플 알람이 뜨겠지.”

  “하나만 더 묻지.”

  “그게 뭔지 알 것 같은데…….”

 

  동현의 발걸음은 이미 복도의 코너 앞에 있었다. 한 걸음만 걷는다면 그가 자신을 따라 거울 앞에 서게 될 것이었다.

 

  “네가 이상 가면이야?”

 

  동현이 복도를 돌아섰다. 자신이 복도를 돌아선 순가 놈이 다른 어딘가로 도망갈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다. ‘제발’을 외치며 동현이 시선에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그리고 내가 아는 인물인 거야?

 

  그의 걱정과는 다르게 그가 자연스럽게 동현을 따라 복도를 돌아서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얼굴이 복도의 맞은편에 설치된 거울에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었다.

 

  헉.

  놀란 것은 그가 아니라 동현이었다. 그의 얼굴은 천연덕스럽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그가 입술을 움직인다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느린 움직임으로 말했다.

 

  “명심해. 이게 네가 뱃지에 적어야 할 숫자의 힌트니까 ㅎㅎㅎ”

  거울 속에 웃는 얼굴이 이번엔 손을 들어서 그에게 안녕을 했다. 동시에 스르륵 사라져가고 있었다.

 

  밑에서올라가지 아 니 한위에서내려오지아니한 사 람 처 럼.

 
작가의 말
 

 이상의 시와 제 글의 콜라보를 좀 추구해 봤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은 별로이시겠지만

 오랜만에 쓰는 즐거움을

 약간 느꼈던 글입니다.

 

 태풍바비가 온다는데...

 아파하는 사람들이 더 아파할까봐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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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바다라 20-08-25 12:59
 
범죄은행과 이상의 시와의 연관성이 뭔지 궁금해 지네요~
고객에 의해서 이상의 시가 동시에 도입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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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폽티콘 20-08-25 19:43
 
이 글에서 이상 시는 동현의 의식을 표현하기 위해 제가 그냥 패러디 한 거죠.
인용한 시는 이상이 화신 백화점의 화려함에 정신이 어질했던 기억을 표현한 시인데...
이 글에서는 동현이 이상 가면이라는 신비한 존재를 만날 때 느끼는
혼란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가져왔을 뿐입니다.
물론 글에서는 누군가 이상의 시를 동현의 귀에 들려 주고 있는 것처럼
설정한 거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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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별 20-08-25 18:04
 
그렇다면 이상가면이라는 설정도 의뢰인에 의한 것이었고 직접적 주최자(은행측)와 이상가면과의 관계도 고객과의 관계에 불과한 걸까요? 조직이 아니라 개인의 산발적 집합? 시제오호 뱃지에 이상시집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꼭 그렇지만은 않겠네요^^
 '그'는 동현도 아는 사람이었을까요? ..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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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폽티콘 20-08-25 19:46
 
ㅎㅎㅎ
이상 가면이 누구일지 궁금해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이 사건에서 이상 가면은 범죄를 의뢰받은 은행장일 뿐이고
누군가 사건을 의뢰한 사람은 따로 있다는 뜻입니다.

당연히 개별적 의뢰인들의 의뢰에 의해 범죄 은행은 돌아가게 됩니다.
그게 이 소설의 컨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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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삼일 20-08-25 20:49
 
읽을수록 점점 어렵고 골치만 아프네요.
재밌게 읽는 추리소설이 더 존데.
수준 낮은 독자는 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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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폽티콘 20-08-25 22:37
 
죄송합니다.
글을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제 글은 대중성이 없나봐요.
이야기가 적당히 꼬이지 않으면 제가 재미를 못 느껴서요.
오늘까지 이야기는 지금까지 이야기를 풀어가는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 부분이고요.
다음이야기부터는 이야기의 의구심들이 다 뱉어져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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