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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강철팔의 늑대 : 속성의 잔재
작가 : 질럿M늑대의칼바람
작품등록일 : 2020.8.3

원한과 원한이 물리고 복수와 복수가 물린다.
16년 전 몬스터대란 당시, 칼자르트는 오른 팔을 잃고 생체병기와 마족기사단을 궤멸시켰다.
하지만 작중 시점, 생체병기와 마족기사단이 원한을 품고 나타나 칼자르트를 노린다. 그역시 복수의 애환을 끊지 못하고 다시 복수 하고자 역추적에 나서는데...
끝나지 않은 질기고 질긴 악연과 원한.
그 끝을 향한 늑대의 일대기그린 다크 판타지.
<어떻게 너희 생체병기가 나타난 건지 묻지 않겠다. 다시 사냥해 주마! 크르르르르르...!!>

 
15화
작성일 : 20-08-24 23:04     조회 : 248     추천 : 1     분량 : 7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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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생체병기가 멀쩡한 모습으로 먼지를 털고 일어났다. 입은 옷도 베인 흔적이 전혀 없었다.

  그녀가 아무일 없었다는 듯 일어나자, 벨과 갈리자비스는 순간 허상을 보는게 아닌가 싶었다.

  어찌보면 당연했다. 반토막 난 상대가 얼마 되지않아 일어서리라 누가 상상을 할까.

 

 "하...."

 

  갈리자비스는 도끼날을 보았다. 붉은 피가 흥건하게 묻어 있다.

  확실하게 벤 흔적은 자신의 몸에도 남아 있었다. 생체병기를 칠때 혈흔이 가슴에 튀어 따뜻한 기운이 아직 살아있다.

  그만큼 공격은 확실했다.

  생체병기는 치마 끝자락을 잡고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가벼운 귀족식 인사다. 하지만 갈리자비스와 벨에게 어떤 것도 소용이 없다는 능욕으로 닿았다.

  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갈리자비스를 올려다 보았다. 그의 몸집에 비하면 생체병기는 절반도 안되는 체구를 가졌다.

 

 "계속해 볼까요?"

 "거참...."

 

  그녀의 태연한 기색에 갈리자비스는 조금씩 맘이 흔들렸다. 허탈한 나머지 들고 있던 도끼를 내렸고 어께가 처졌다.

  그는 생체병기를 지긋이 쳐다보았다. 전의는 쥐가 갉아먹듯 사라지고 있었다.

  생체병기는 그야말로 불사신에 가까웠다. 살점이 날라가도, 반토막이 되어도, 결국은 원상태로 돌아온다. 약점이 존재하는 지조차 알 수 없었다.

  벨역시 잔뜩 벌레 씹은 표정이었다.

 

 "불사라니 귀찮네. 쳇."

 

 -슝!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생체병기에 내다꽂혔다. 워낙에 힘이 강해 그녀의 몸이 벽까지 밀려나가 벽에 박혔다.

  심장을 정확히 노린 일격이다.

  생체병기는 벽에 걸린 박제가 된 마냥 움직이지 못했다. 화살의 길이가 긴탓에 빼기도 쉽지도 않다.

 

 "끄윽!"

 

  생체병기의 웃는 낯은 고통담은 신음으로 변했다. 그녀가 어떻게든 움직이려 하자 다른 화살이 팔뚝에 박혔다.

  벨과 갈리자비스가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보자, 바깥 지붕위에 익룡과 비슷한 괴인이 활을 들고 서있었다.

  머리 뒤로 난 한쌍의 볏은 송곳처럼 뾰족했고, 부리는 새처럼 가늘고 길었다. 그는 새깃털을 가진 보조날개와 팔에 달린 박쥐날개를 펼쳤다.

  몸은 갑주를 입은듯 번들거리고, 돌기가 일렬로 튀어나와있다.

  그의 모습에 갈리자비스가 옅은 미소를 머금었다.

 

 "크레테카라."

 

  활을 쏜 괴인은 스론기동대 궁수사 크레테카라 였다.

  그는 화살을 하나를 더 꺼냈다. 활시위가 팽팽히 당겨지고, 정확히 생체병기를 향해 조준했다. 어떠한 표적도 놓치지 않겠다는 매의 눈이 발했다.

 

 '바람 이상무.'

 '힘 이상무'

 '표적 이상행동 없음.'

 

  동공이 세로로 찢어지고 안광이 번뜩거렸다. 눈망울에 화살에 박힌 생체병기가 반사되어 보였다.

 

 "다음은 복부."

 

  크레테카라는 그녀가 입은 메이드복 정중앙을 노렸다. 조준점이 자동적으로 눈가에 그려지고 배꼽이 있는 지점을 감으로 잡는다.

  그는 활시위를 놓았다. 탄력을 받은 화살은 순식간에 생체병기를 조준한 그대로 박혔다.

 

 "끄아악!"

 

  그녀는 괴로운 비명을 터뜨렸다. 격통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울기직전 까지 갔다.

  크레테카라는 손가락으로 기계들을 가리키더니, 위로 사라졌다.

 

 "하여간 속을 알 수 없는 놈이라니깐. 큭."

 

  벨이 입이 찢어질듯 웃음을 지어보였다. 주위에 부수고 남은 기계들이 남아있었다.

 

 "자 계속해봐야지?"

 

  크레테카라의 명궁실력에 잠시 멍때리던 기계들이 움직이고, 갈리자비스가 도끼를 들어올렸다. 푸른 기운이 자루를 타고 날에 뭉쳤다.

  옅은 오오라가 도끼날을 휘감고, 금속광이 반짝거렸다.

  기운을 품은 오러 엑스다.

  벨이 기계들의 이목을 끄는 사이, 갈리자비스는 도끼로 바닥을 내리쳤다.

 

 -쇼크웨이브 (shock wave)

 

 -쿠쿵!

 

  엄청난 충격이 바닥을 휩쓸었다. 지진이라도 난 듯 건물전체가 흔들린다.

  갈리자비스를 중심으로 먼지폭풍이 방을 집어 삼키고 금속조각이 휘날렸다. 삽시간에 기계들은 작동을 멈추고 붉은 안광이 꺼졌다.

  벨이 주저앉아 머리를 잡았다. 어지간히 충격이 심했던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크...머리야...."

 

  그는 갈리자비스를 쏘아보며 말했다.

 

 "좀 언질을 주면서 쓰면 안되겠냐?"

 

  갈리자비스는 미안한 기색으로 손을 들어보였다. 그는 고개를 돌려 생체병기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녀는 졸도한 상태였다. 격통이 지속되는 와중에 쇼크웨이브를 직격으로 맞고 정신을 잃은 것이다. 불사라도 충격에는 예외가 없었다.

  이때, 걸음소리가 아래층에서 들렸다. 쿵쿵거리는 소리에 벨과 갈리자비스의 시선이 계단에 쏠렸다.

  정적이 일었다. 약속이라도 한듯 두괴인은 귀에 들어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이분위기는 뭐야."

 

  벨이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자, 바닥에 침을 뱉었다. 그는 역겨운 표정을 지으며 내심 욕을 담았다.

  다 끝났나 싶었더니, 소리때문에 분위기가 다운되어버렸다. 더군다나 칼자르트는 지하2층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생체병기일 경우 이것대로 골치아팠다.

  잠시 후, 지상층에 누군가가 올라왔다. 그를 보고 두괴인은 맥이 살짝 풀렸다.

  붉은 갑주로 무장된 다리는 굵기만큼 묵직하게 움직였다. 이윽고 붉은 드라고니언이 상황을 보기위해 나왔다.

  바로 드래칸디드 실란토르였다.

 

 "거참...."

 

  벨이 그를 보더니 허탈한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 갈리자비스는 안도하며 도끼를 바닥에 놓고 긴장을 날렸다.

 

 "상황이 끝났나보군."

 

  드래칸디드는 어지럽게 널린 주변을 둘러보았다. 기계는 완전히 멈췄고 생체병기는 벽에 박혀 기절한 상태다.

  힘든 사투가 끝나자 창가에서 부는 바람이 유달리 시원했다.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자, 갈리자비스는 볕을 등진채 털썩 앉았다.

  그는 드래칸디드의 손에 잡혀 있는 물체를 보았다.

 

 "그것은?"

 "생체병기 나도 잡았네."

 

  드래칸디드는 여자목덜미를 잡아 끌더니, 바닥에 던졌다. 힘없이 내동댕이쳐진 여자는 거품을 물고 관절이 꺾였다.

  벨이 찜찜한듯 혀를 끌끌 찼다.

 

 "지하 1층에도 나타났나보네?"

 "칼자르트가 있는 방을 가려고 하던걸 막은 걸세."

 "어떻게 들어온거지?"

 "순간이동 능력자가 있었던 모양이네."

 "순간이동이라니...."

 

  갈리자비스와 벨의 눈매가 움찔거렸다. 이들 표정에 어딘가 모르게 그늘이 졌다.

  순간이동은 위치가 아는 곳 한정, 어디든지 갈수 있는 마법이다. 다만 사용하기가 까탈스럽고 마력도 많이 들어서 고난이도 S급에 속했다.

  즉, 생체병기에게 S급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룰수 있는 능력자가 포진해 있다는 소리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벨과 갈리자비스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마법능력을 갖춘 이가 많지 않은 스론기동대는 고위마법은 상당히 까탈스러운게 사실이었다.

  벨은 머리를 감싸쥐더니 얼굴을 탁 쳤다.

 

 "괜시리 기만 죽게 생겼네."

 

  그는 귀찮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일어섰다.

 

 "나중에 생각하자고. 지금 귀찮은거 생각해봐야 머리만 더 아파."

 

  갈리자비스는 허리춤에서 숨겨둔 시가를 꺼냈다. 불꽃을 내서 시가끝에 붙이자마자 거침없이 빨아들었다.

  그가 길게 숨을 뱉자 그윽한 향이 바람에 실려나갔다. 전투 후 평온이 찾아왔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이 어려있다.

  갈리자비스는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걸 직감했다.

  한 편, 지하2층에서는 칼자르트가 흑마철극을 지지대로 몸을 일으켰다. 그는 흥분하여 움직여보지만, 다리를 심하게 절뚝거렸다.

 

 "아무래도 확인해 봐야겠어."

 

  보다못한 카시네가 양팔을 벌리고 앞을 막아섰다.

 

 "안돼! 네 몸 상태론 생체병기 상대하는건 힘들어."

 "말리지마 어차피 내가 끝내야 할 일이야."

 "말릴생각은 없어 그런데 이렇게 급하게 한다고 될 일이 아니잖아 차분히 해야 한다고."

 

  칼자르트가 그녀를 무시하고 비켜가려는 순간, 트루먼이 흑마철극을 잡았다.

  그는 격해져 트루먼과 눈을 마주쳤다. 차분하지만 깊이 있는 호박색 눈동자이다.

  트루먼은 고개를 좌우로 천천히 저었다. 움직이면 안된다는 뜻이다.

  결국 마찰이 일자 서로의 기싸움이 크게 발했다. 눈빛에서 붉은 전격과 황색 전격이 맹렬하게 맞부딪쳤다. 두괴인 사이에 위압감이 오오라로 방출되었다.

  그때, 갈리자비스가 낸 충격파가 밑의 층까지 전달되었다. 방안에 있던 집기들이 흔들리고 물건이 우수수 바닥에 떨어졌다.

  결국 칼자르트는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제길!!"

 

  그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주먹으로 바닥을 쳤다. 내심 이지경까지 이른 자신이 한심하단 자책이 뒤따랐다.

  카시네가 칼자르트 어깨위로 손을 살포시 얹는다. 그녀는 생체병기에 대한 그의 분노를 가볍게 달랬다.

 

 "칼자르트 지난 기억 알고는 있지만 조금만 참고 천천히가자. 급할건 없어."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다. 말 속에 어느 때보다 진심을 담겨있었다.

 

 "징검다리부터 두들기자고. 어차피 마주칠 거라면 반드시 만나게 될테니깐."

 "어쩔 수 없지."

 

  그녀의 차분한 어조에 칼자르트는 차오른 화를 눌렀다.

  카시네의 말대로 생체병기는 칼자르트를 노리고 있다. 그렇다면 어차피 기다리면 알아서 오니 급하게 잡을 필요는 없었다.

  칼자르트는 그녀의 말을 받아들이고 쓰러진 생체병기를 보았다. 겉보기엔 수박 가르듯 쪼개진 머리를 제외하곤 외상이 없다.

 

 "저놈도 특이하군."

 "그러게?"

 

  카시네가 생체병기에 가까이 다가섰다. 재밌는 발견이라도 했는지 흥미롭다는 눈빛이다. 이제껏 습격했던 것들과 다른 외양이어서 인지 그녀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생체병기 애들 점점 재밌어지는데? 어떻게 생각해요? 트루먼씨?"

 "글세."

 

  트루먼은 딱히 큰 관심은 없는듯 구석에 앉았다. 그는 역관절을 최대한 접고 가부좌를 튼다. 자세를 바로 잡고 눈을 살며시 감았다.

  카시네는 생체병기를 유심히 살피고 검은기운을 손으로 휘저었다.

 

 "칼자르트 여자애들 한테만 인기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나 보네?"

 

  지금껏 나타난 생체병기는 소녀의 모습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엔 건장한 사내의 모습이다.

  그는 찢어진 입을 제외하면 겉보기에는 병범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갈라진 머리에서 검은 기운만 나오고 피가 일절 나오지 않았다.

  카시네가 냄새를 맡아보더니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칼자르트를 보며 말했다.

 

 "죽음의 기운이 피를 흡수한거 같은데?"

 "죽음의 기운이?"

 "기운자체 냄새가 생체병기의 피하고 똑같은데?"

 "죽음의 기운이 남아도는 모양이군."

 "그것 보다는...."

 

  카시네는 뭔가 찜찜한 듯 턱을 짚고 골몰히 생각했다. 칼자르트역시 떨떠름한 표정이다.

 

 "죽음의 기운이 조종했다는 느낌일까나?"

 "조종?"

 "그래 느낌상이지만 말이야."

 "조종이라니...."

 

  칼자르트는 묘하게 기분 나쁜 느낌을 받았다.

 

 

 

 ***

 

 

 

  시노카즌은 어둠의 숲 외곽에 도착했다. 아침임에도 숲은 어둠을 머금고, 빛이 드문드문 지면에 도달했다.

  그는 근방에서 불에 탄 장작을 발견했다. 좀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누군가 있었던 흔적이 남아있다.

  이것은 누군가 여기서 하룻밤을 지냈다는 말이 된다.

  시노카즌은 장작을 확인하고 주위를 경계했다.

  탄 흔적에서 습기가 마르지 않았다. 그렇다는건 모닥불을 지핀 이는 떠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

 

 '약초꾼.'

 

  그의 예상이 맞다면 십중팔구는 약초꾼이었다.

  어둠의 숲은 약초꾼들에게는 위험한 성지에 가까웠다. 어둠이 늘 깔려있는 환경탓에 특이한 약초와 식물들이 자라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위험도는 다른 곳에 비해 매우 높았다.

  숲의 위험성은 암묵의 불문율로 따르는 미신행위가 자행되었다. 그 중 하나가 모닥불을 지피고 바로 끄는 행동이었다.

  약초꾼들의 성질을 모르는 시노카즌이 아니었다. 하지만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르는 곳이라 행동은 조심스러워졌다.

  그는 나무에 기대며 조용히 읊조렸다.

 

 "이 근방일텐데...."

 

  시노카즌은 은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리를 숙이고 꼬리의 움직임을 최소화시킨다. 젖은 지면을 조용히 밟으며, 한 발자국 씩 수풀을 헤쳐나갔다.

  무릎아래로 자색 기운이 가라앉아 있었다. 언데드가 지닌 기운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바로 어둠의 숲 전역에 깔린 마의 기운이다.

  그는 내색하지않았지만 기운이 깊어질 수록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무릎아래로 손을 휘저어 흩트려 놓지만 그때뿐, 기운은 저절로 빈공간을 채웠다.

  시노카즌은 손을 보더니 눈매가 예리해졌다. 눈에 띄게 피부가 창백해져 있었다.

 

 "수명...."

 

  그가 느낀 느낌은 생명력이 갉아먹혀 생긴 신호였다.

  어둠의 숲은 생체에너지를 영양삼아 커진 숲이었다. 이곳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생명력이 먹혀, 결국은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죽은 생명체는 언데드가 되어 돌아다니는 경우도 많았다.

 

 "빨리 해야 될 것 같지."

 

  시노카즌은 움직임에 속도를 붙였다. 숲 외곽을 돌았을 뿐인데 생체에너지를 꽤 깎아먹었다. 체감상 하루치 수명이 줄어든 것 같았다.

 

 "깊이 들어갈 때는...."

 

  그는 잠시 행동을 멈추고 상체를 세웠다.

 

 '외곽만 돌았을 뿐인데 하루치.'

 '깊이 들어갈 때는 그이상.'

 '난감 그자체.'

 

  두번이상 정찰 한 곳이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들어갈 때마다 껄끄러웠다.

  고라족의 수명은 인간에 비해 10배 혹은 그이상이다. 몇 년 깎아먹는다고 해도 큰 문제 될 건 없었지만, 그래도 찜찜한 느낌은 어쩔 수가 없었다.

  시노카즌은 다시 맘을 다잡고 숲 깊숙히 들어갔다.

  이때, 무언가가 한쪽 발목을 잡았다.

  그는 바로 검을 꺼내들어 바닥을 긁었다. 기운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손뼈가 '따각따각' 소리내며 발목을 잡고 있는게 보였다.

  시노카즌은 손뼈를 후려쳐 아예 부러뜨려 버렸다. 이내 고통에 찬 울부짖음이 들렸다.

 

 "크아아아악!"

 

  거칠고 낮은 소리다.

  시노카즌이 마의 기운을 걷어내자, 푸른 빛을 내는 해골머리가 이를 딱딱 거렸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주머니에서 돌조각을 꺼내 귀에 꼽았다. 돌조각이 빛을 발하고 이빨소리는 굵은 목소리로 바뀌었다.

 

 "어째서 내 손을 부러뜨린 건가?"

 "발목을 잡았으니깐."

 "가지 못하게 하려고 잡은 것이다."

 "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지."

 "나처럼 목숨을 잃고 언데드가 되고 싶은가?"

 "그걸 각오할 정도로 위중한 일이지."

 "그 정신은 높이 사줄만 하다. 하지만 너무 위험하다."

 "걱정은 고맙지만 시간이 없지. 해골친구."

 "마녀의 소문 때문인가?"

 "뭔가 알고있지?"

 "자세한 건 모른다. 하지만 이건 알고 있다. 늑대들이 지나갔다."

 "언제쯤?"

 "얼마되지 않았다."

 "근방에 있겠지?"

 "그럴 것이다."

 "내 동료들이지."

 "그러한가? 그렇다면 막아서 미안하다. 아까도 늑대인간들이 지나가는 걸 보아서 막았는데 그 이후로는 어찌되었는지 모르겠다."

 

  시노카즌은 눈매를 움찔거렸다. 발목을 잡은 손아귀가 느슨해지자 몸을 일으켰다.

 

 "신세를 졌으니 고맙지."

 "고라족 자네의 건투를 빌겠다."

 

  그는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해골이 마의 기운에 묻히자, 다시 뒤돌아 움직였다.

  이곳에 올 늑대인간들이라면 울프나이트 흑색손 소속 밖에 없었다. 시노카즌은 이미 이들과 연락을 취해둔 상태이다.

 

 "그런데...."

 

  시노카즌이 뭔가 위화감을 느끼고 나무를 등졌다.

  근방에서 지독한 썩은 내가 풀풀 풍겼다. 느리게 움직이는 형체에서 끈적한 진물이 흘러내린다.

  시노카즌이 고개를 살짝 돌리자 좀비가 죽음의 기운을 퍼트리고 있었다. 정처없이 떠도는 시체의 움직임은 그의 무표정을 무너뜨렸다.

 

 "하필 이럴 때."

 

  그는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얼핏 본 좀비의 숫자가 생각보다 많았던 탓이다.

  좀비는 움직이는 전염병덩어리라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몬스터이다. 불로 퇴치가 가능하지만, 어둠의 숲이라면 얘기가 달랐다.

  시노카즌은 이마를 짚더니 망설임없이 튀어나갔다. 그를 본 좀비무리가 초점없는 눈으로 다가왔다.

 

 -웅웅.

 

  거리가 점점 좁혀지자, 칼울림이 일었다. 칼끝에 달린 월아가 한차례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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