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아녹이 기억할 것입니다
작가 : Naram
작품등록일 : 2020.8.17

어린 아이들이 말하기를,

후대의 선생들이 가르치기를,

세계의 역사가들이 기록하기를,

당신은 비열하고 악독한 손가락질 받아야 마땅한 자라 비웃을지라도

아녹께선 그날의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1
작성일 : 20-08-24 22:25     조회 : 281     추천 : 0     분량 : 490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신들은 마지막 남은 작은 세계를 보호하고 외계의 존재들을 감시하며 자신들의 힘을 피조물들에게 내려주었다.

 

 

  지켈은 여우 네벤(수인)에게 힘을 내려주었다. 어그러짐을 볼 수 있는 눈과 함께 아홉개의 꼬리를 주며 다가오는 혼돈을 관측하고 세계에 알리라 명령하였다. 이를 가리켜 ‘지켈의 눈(Eye of Zikel)’이라 칭하였다.

 

  바리안은 자신을 충실히 따르는 뱀파이어들에게 힘을 내려주었다. 마지막 날을 위해 안식을 거부할 수 있는 대리자를 보낼 것이니 거짓으로 포장한 빛을 가려 세계를 보호하도록 명령하였다. 이를 가리켜 ‘장의사(Undertaker)’라 칭하였다.

 

  그라스트는 인간의 한 민족에게 힘을 내려주었다. 그들에게 닥쳐올 어둠을 멸할 용사를 내려줄 것이니 그를 도와 어둠의 존재들을 세계에서 몰아내라 명령하였다. 이를 가리켜 ‘신성한 질서(Holy order)’라 칭하였다.

 

  엘다는 조용히 몸을 뉘였지만 엘다의 강대한 생명에서 태어난 도깨비들은 그 의지를 이어받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때가 오면 생기가 부족해진 땅을 찾아가 생을 마감함으로서 땅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가장 강대한 이를 가리켜 ‘도깨비 왕(King of Dokkaebi)’이라 칭하였다.

 

  아녹은 이미 강대한 힘을 가진 용들에게 한명을 선발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용에게 긴 시간동안 세계를 관조하며 그 역사를 기록해 혼돈의 세월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였다. 이를 가리켜 ‘위대한 서기(Great clerk)’라 칭하였다.

 

 

  그러나 1대 ‘위대한 서기’의 삶을 본 용들은 그 다음 주자로 나서기를 꺼려했다. 그들은 한 자리에 모여서 여러 의견을 모았고 선택했으니 그것은 자신들의 사명을 대신 감당할 존재를 만드는 것이었다.

 

 

 

 ----------

 

 

 

  드문드문 풀들이 솟았던 단단한 바닥은 뜨거운 열기를 머금은 모래로 바뀌어갔다. 내리쬐는 태양빛 말고도 아래에서 올라오는 열기 역시 무시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돈을 바르다 시피 한 고급 낙타 가마는 티리에에게 쾌적함을 허락해주었다.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마법물품이란 것은 비싼 만큼 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었으니 말이다.

 

  자함 사막에 본격적으로 들어선지 일주일째 되는 오늘, 드디어 저 멀리 목적지가 보였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 가운데 우뚝 솟은 바위산이 바로 그곳이다.

 

  누구든 볼 수 있지만 누구나 다가갈 수는 없는 바위산은 사막민족들로부터 ‘가장 멀리 있는 바위산’이라 불렸다. 그리고 티리에와 아스칼은 ‘가장 멀리 있는 바위산’으로 다가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람들 중 한명이었다.

 

  다만 세간에 떠도는 소문이 그러하듯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곳에 막대한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말은 사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퍼져 있었고 지금처럼 불나방들이 종종 꼬이기도 했다.

 

 

  “하하하하! 이것이 모험이지!”

 

 

  티리에는 도적의 목을 날리며 광소를 터뜨리는 센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본격적으로 자함사막에 특별한 것 없는 삭막한 지평선만이 되풀이 되었고 4일째 되던 날부터 센이 지루하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었다. 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가만히 지나가던 거대 사막전갈에게 냅다 달려들어 진땀을 빼기도 했다.

 

  그러한 와중에 불쑥 찾아온 불청객들은 센에게 아주 좋은 유희거리가 되어주었으니 아직까지도 사람의 목숨을 취하는 것에 익숙해지지 못한 티리에에겐 조금 거리낌을 주었다.

 

 

  “빌어먹을 저 미친놈은 두고 물건을 실은 낙타를 공략하란말이... 크억!”

 

 

  30명정도 되는 도적들 중 어느 정도 지휘권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내가 분통을 터뜨렸지만 가장 최전방에서 검을 휘두르고 있는 아스칼과 헤인에게 목과 허리를 내어주며 명을 달리했다. 하지만 그의 외침은 아주 헛되지는 않았는지 화살을 날리며 주위를 맴돌기만 하던 도적들중 몇몇이 다시 검을 뽑아들고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방어막을 씌워 날아오는 투사채로부터 낙타들을 지키던 티리에는 아직도 학습하지 못한 도적들을 바라보며 준비해두었던 마력을 조금씩 끌어 올렸다. 속에서 끓어오르는 마력이 주변의 것들과 공명하는 것을 느끼며 네크로노미콘이라 칭한 책에서 붉은 플래그로 표시한 페이지를 펼쳤다.

 

  티리에 주변에 광풍이 몰아치며 모래먼지가 흩날리기 시작하자 이미 한번 호되게 당했던 도적들은 서로 거리를 벌리며 산개했으나 티리에가 준비했던 마법은 그 전과는 다른 것이었다.

 

  티리에는 활성화된 마력을 잠시 억누르는 것에서 오는 답답함, 반대로 주변의 에너지와 하나가 것 같은 자유함,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고양감을 느끼며 술식에 따라 정제된 마력을 폭발시켰다.

 

 

  “네크로노미콘, 억눌린 마력의 폭풍을 해방하라!”

 

 

  티리에가 손을 번쩍 들며 멋진 포즈를 취하자 낙타 무리를 향해 달려오던 도적들 발아래에서 폭음과 함께 거대한 돌풍이 솟구쳤다. 멀리서 견제만 하고 있어 마법의 영향권에 벗어나있던 도적들은 타고있던 낙타들과 함께 저 멀리 날아간 동료들을 바라보며 입을 떡 벌렸지만 발현된 마법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돌풍(突風)은 선풍(旋風)이 되어 모래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하더니 점검 세를 키워 작은 모래폭풍이 되었다. 실제로 저것과 부닥쳤을 때 피해가 어떠할지 모르지만 자연현상을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는 티리에의 모습은 도적들에게 있어 엄청난 공포로 다가왔다. 이것은 비단 여기에 있는 이들만이 아닌 저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다른 도적단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것이다.

 

  최전방에서 아스칼과 헤인의 검을 가까스로 막아내고 있던 이들을 비롯해 화살로 견제만 하던 도적들은 티리에의 마법을 보곤 전의를 상실했다. 인원수를 믿고 달려들었지만 겨우 낙타 두 마리를 죽였을 뿐, 실질적으로 취한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컸다.

 

  그들의 시선에서 샴 부족과 아즈락 부족 전사는 두, 세명이 붙어야 겨우 저지할 수 있었고 그들을 돌파해봐야 기분 나쁜 느낌을 주는 검은색 꼬챙이를 휘두르는 미친놈에게 번번히 가로막혔다. 게다가 가장 안쪽에 있는 소녀는 처음 보는 괴이한 주술을 사용해 접근을 불허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들의 손해만 막대해지고 있었다. 계속 시도한다 해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니 그들이 선택한 것은 빠른 도주였다.

 

 

  센은 짧은 시간에 서른명 넘는 인원이 난입했지만 일곱의 사상자와 다수의 부상자를 남기고 도망치는 도적들을 바라보며 입맛을 다셨다.

 

 

  “뭐야. 시작한지 얼마다 됐다고 벌써 끝난거야?”

 

  “아름다운 꽃에는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 하더니, 여러모로 미래가 기대되는 티리에양의 마법으로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멀리서 간보고 있는 놈들의 반응을 대충 보아하니 당분간은 저희에게 덤벼들 생각은 고이 묻어둘 것 같네요.”

 

  “가라앉히기엔 아직 부족한데.”

 

  “대신 상대해 드릴까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너랑 하면 열불 나서 죽여 버릴지도 몰라.”

 

  “아하하.”

 

 

  센은 도적의 멱을 딴 검은색 날을 가진 레이피어를 검집에 수납하며 피해상황을 확인했다. 도적들이 난입할 때 낙타들을 원형으로 포진시키며 티리에에게 보호를 명하긴 했지만 난전 중에 두 마리의 낙타를 잃고 말았다. 그렇다 해도 일곱 마리나 남아있고 목적지까지 멀지 않았으니 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자신의 재산이 손해를 봤다는 것에서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오는 동안 소비한 물량도 있고, 죽은 낙타들의 짐을 적절히 재분배하면 버리고 가는 물건은 없을 것 같다.”

 

  “그건 불행중 다행이네. 아쉽긴 하지만 나름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고 목적지까지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출발하자. 반나절정도 더 가면 도착하려나.”

 

 

  아스칼은 보기 드문 마법사, 그 중에서 이만한 위력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음에도 별다른 기색을 보이지 않고 넘어가는 센을 바라보며 의아해했지만 부락에서 밝혔던 그녀의 출신을 기억해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저 멀리 떨어져있는 ‘가장 멀리 있는 바위산’을 바라보며 말했다.

 

 

  “때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번엔 그보다 일찍 도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기서 소란을 일으킨 덕분에 바위산의 주인이 우리의 존재를 확인한 듯하다.”

 

  “호오?”

 

  “출발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속도로 걷는다 하더라도 주변에 서성이는 놈들과 거리는 점점 벌어질 것이니 그것으로 확인하는 방법도 있겠군.”

 

 

  일행이 길을 재촉하자 아스칼이 말했듯이 이곳을 주시하고 있던 도적들과의 거리가 점점 벌어졌다. 먼지가 이는 것을 보아하니 달리고 있는 듯 했지만 오히려 점점 멀어지는 광경은 기이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어느 순간, 일행은 바위산 중턱의 작은 집 앞에 도착해 있었다. 갑작스런 상황으로 귀신이 곡할 노릇에 헤인이 당황한 듯 검을 빼들고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스칼이 손을 들며 진정시켰다.

 

  푸르른 초목, 탐스럽게 맺힌 과실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이 모인 연못과 그 곳에서 해엄치는 물고기들. 바위산 바로 아래에 펼쳐진 황량한 사막과는 사뭇 대비되는 풍경이었다. 아스칼은 십여년전 이곳에 들렸을 때와 같은 모습에 조금은 안도했다. 낙타에서 내린 후 발 아래에서 느껴지는 푸른 풀밭의 감촉을 즐기며 일행 에게 내려와도 좋다는 신호를 보냈다.

 

 

  “여긴 달라진게 없네요. 저기 무화과나무 위치도 그렇고 기이하게 구부러진 사과나무도 그렇고. 앗, 저 포도나무는 처음 보는데 새로 심으신건가?”

 

  “...4살 때 일을 기억하나?”

 

  “마녀... 아니, 도깨비니까요.”

 

 

  아스칼의 물음에 티리에는 가볍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 대답에 아스칼은 물론 주위에서 함께 듣고 있던 센과 헤인도 납득했다. 도깨비니까 그럴 수도 있다. 세간의 기이한 일도 도깨비라면 가능하다. 이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낙타 가마에서 뛰어내린 티리에는 쪼르르 달려가 오두막집의 문을 두드렸다.

 

 

  “할매! 나 왔어!”

 

 

  작은 주먹으로 쾅쾅 두드렸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 한참을 기다려봤지만 조용한 적막만이 흐를 뿐 문이 열릴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를 잘못했는지 곰곰이 생각한 티리에는 이내 손바닥을 탁 치더니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며 큰 소리로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지적이고 세련된 언니! 깜찍하고 귀여운 티리에가 왔어!”

 

 

  티리에의 말이 끝나자마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공지 연재 주기 공지 2020 / 8 / 17 461 0 -
27 3. 작은 나라, 나의 조국 - 5 2020 / 9 / 7 325 0 5624   
26 3. 작은 나라, 나의 조국 - 4 2020 / 9 / 4 278 0 5504   
25 3. 작은 나라, 나의 조국 - 3 2020 / 8 / 31 255 0 5024   
24 3. 작은 나라, 나의 조국 - 2 2020 / 8 / 31 266 0 5114   
23 3. 작은 나라, 나의 조국 - 1 2020 / 8 / 31 247 0 5328   
22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9 2020 / 8 / 31 240 0 5182   
21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8 2020 / 8 / 31 272 0 5019   
20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7 2020 / 8 / 28 268 0 4926   
19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6 2020 / 8 / 28 238 0 4919   
18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5 2020 / 8 / 28 264 0 5215   
17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4 2020 / 8 / 28 265 0 5132   
16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3 2020 / 8 / 28 258 0 5254   
15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2 2020 / 8 / 24 268 0 4951   
14 2. 묻힌 지식의 추종자 - 1 2020 / 8 / 24 282 0 4900   
13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13 2020 / 8 / 24 262 0 4921   
12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12 2020 / 8 / 24 253 0 4816   
11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11 2020 / 8 / 24 255 0 4813   
10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10 2020 / 8 / 21 258 0 5242   
9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9 2020 / 8 / 21 262 0 4521   
8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8 2020 / 8 / 21 261 0 4913   
7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7 2020 / 8 / 21 263 0 5916   
6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6 2020 / 8 / 21 276 0 4863   
5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5 2020 / 8 / 17 271 0 4585   
4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4 2020 / 8 / 17 277 0 5142   
3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3 2020 / 8 / 17 278 0 5410   
2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2 2020 / 8 / 17 279 0 5518   
1 1. 기름부음 받은 자들 - 1 2020 / 8 / 17 419 0 477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