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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또 다시 : Return to
작가 : 서흔
작품등록일 : 2020.8.24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기억을 잃고 숲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여러 아이들과 함께 산 지 130일이나 된 루시안.
다섯 명의 아이들이 차례대로 실종되거나 죽게 되면서
루시안은 자신의 꿈과 아이들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꿈일까, 잃어버린 기억일까?

 
4. Emotion of Austin
작성일 : 20-08-24 17:28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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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엘 102일 / 6번 째 일기

 

  오늘 나는 잠에서 조금 일찍 일어났다. 왠지 모르게 눈이 일찍 떠졌다. 어느덧 내가 케이엘에 온지 6일이나 지났다. 이제는 잠들기 전에 일기를 쓰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 같다. 근데 첫날에 쓴 일기보다 점점 일기 쓰는 양이 줄어든 건 확실하다.ㅋㅋㅋ 역시 작심삼일 오스틴ㅠㅠ

  아 암튼 오늘은 내가 오고 난 이후로 새로운 사람이 왔다.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아 보이는 사람이었다. 지금 저 형은 리더 형아 침대에서 자고 있는데, 리더 형아가 저 형 깨어나면 엄청 화낼 것이 분명하다. 나도 일어나자마자 리더 형아 침대에서 깨어나는 바람에 시작이 그리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막내라 형이 조금 봐줬지만 저 형은 모른다.

  루시안 형아의 꿈에서는 리더 형아랑 동갑이랬다. 오늘 회의 내용은 ‘오늘 온 형아가 깨어나면 어떤 임무를 맡게 될까?’였는데 아마 리더 형아랑 보초를 서게 될 것 같다. 아마 자기 전에 케이엘을 전체적으로 마무리하는 역할을 하겠지? 빨리 침대에 누워 있는 저 형아가 일어나 나랑 좋은 사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짜 잘생겼다.

  여기 형아들이랑 누나들은 다 너무 착하다. 항상 재미있는 일이 가득하다. 앞으로도 계속 여기서 살고 싶다. 내가 막내여서 형아들이랑 누나들이 나를 애기 취급하는 게 살짝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숲이 무섭다고 말하자 나를 나무 담당에서 열외 시켜줬다!

  여기 온지 얼마 안됐지만 그래도 내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하다. 밤에는 너무 어두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형아들이랑 누나들이랑 함께라면 무서울 게 없다! 예! 오늘도 참 재미있는 하루였다. 오늘의 일기 끝.

 

 케이엘 104일 / 8번 째 일기

 

  오늘 드디어 누워 있던 형이 깨어났다.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늦어 봐야 반나절이나 하루 뒤면 깨어났다고 했는데 이 형은 케이엘 102일 거의 오전쯤에 와서는 이틀 만에 깨어났다. 이름은 가온이고, 나이는 역시 루시안 형아의 꿈대로 열여덟 살이라고 했다. 아 진짜 겁나 잘생겼다. 얼굴은 주먹만 하고 이목구비가 진짜 엄청 뚜렷했다.

  아, 그리고 내가 오늘 아침 리더 형아가 한눈을 팔고 있을 때 장난으로 리더 형아의 밥그릇에 있는 잡곡밥을 한 숟가락 퍼 먹었다가 졸지에 가온 형아가 깨어날 때까지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기다려야 했었다. 차라리 오늘 아침 일찍 가온 형아가 깨어나서 다행이다. 오늘도 안 깨어났으면 리더 형아 성격에 나는 진짜로 가온 형아가 깨어날 때까지 의자에 앉아서 기다려야 했을 지도 모른다. 그게 오늘 저녁이든 내일이든 일주일 뒤든.. 한 숟가락 훔쳐 먹었다고 엄청 혼냈다. 리더 형아 말로는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나 뭐라나. 너무해 ㅠㅠ

  근데 내가 여기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나 됐다! 와 진짜 뿌듯하고 행복하다. 지금 노아 형아네 천막에 놀러 와서 일기를 쓰고 있는데 노아 형아는 무려 오늘 일기가 102번째 일기다! 나는 이제 겨우 8번째 일기인데.. 오늘이 104일이니까 리더 형아가 처음 케이엘에 오고 이틀 후에 노아 형아가 온 것이다. 진짜 오래 있었네.. 나도 여기서 100일, 200일, 1000일 동안 살아야지! 라고 방금 노아 형아한테 얘기했다. 노아 형아가 그러라고 했다. 내가 여기 1000일 동안 있으면 나는 17살이 되어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노아 형아보다 나이가 많아지는 게 상상이 안 된다!!

  와 지금 갑자기 리더 형아가 훅 들어와서 노아 형아랑 수다 떠는 거 멈추고 엄청나게 열심히 쓰는 척 하고 있다. 어쩌고저쩌고. 무슨 말을 써야할지 모르겠다. 휴 리더형아가 나보고 일기만 쓰고 돌아오라고 하고 갔다.

  오늘 나랑 제이미 누나가 요리담당이었는데 제이미 누나 고구마줄기볶음이 그렇게 맛있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맛이었다. 나는 그냥 무난하게 양파를 잘라서 노릇노릇하게 구웠다. 어제 요리할 때보다는 확실히 덜 긴장이 됐던 것 같다. 어제는 케이엘에 와서 처음 요리를 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젠 제이미 누나가 처음이라고 많이 도와줬는데 오늘은 순전히 나 혼자 요리했다.

  아 그리고 오늘 델타 누나랑 제이미 누나랑 나랑 셋이서 종이에다가 그림 그리다가 리더 형아한테 종이낭비라며 혼났다. 리더 형아는 정말 깐깐하다. 그래도 가온 형아가 리더 형아랑 동갑이라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ㅎㅎ 오늘의 일기 끝.

 

  케이엘 111일 / 15번 째 일기

 

  지금은 밤이 아니라 아침이다. 꿈이 너무 생생해서 잃어버린 기억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적어놓아야 될 것 같아서 아침에 미리 적는다. 나에게 가족이 있다. 엄마랑 아빠랑 형아가 있다. 엄마랑 아빠의 모습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형아의 기억은 너무 생생하다. 형아가 아프다. 형아가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기억난다. 여기까지는 너무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형아가 왜 아픈지, 엄마랑 아빠에 대한 기억은 왜 선명하지 않은지 모르겠다. 머리가 깨질 것 같다. 형아가 너무 보고 싶다. 빨리 형아한테 가야 하는데, 여기가 어딘지 우리 가족은 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미쳐버릴 것 같다. 형아 이름은.. 방금까지 분명 생생히 기억났는데 쓰려 하니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진짜 방금까지는 생각나서 쓰려 했는데..

 -

  오늘 진짜 힘든 하루였다. 꿈을 꾼 건지, 기억이 돌아온 건지 하루 종일 머리가 너무 아파서 회의시간에 리더 형아 허락을 받고 좀 쉬었다. 일단 리더 형아랑 가온 형아한테 꿈 얘기를 했다. 리더 형아는 그게 기억이 돌아오고 있다는 징조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아침에는 선명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밤이 되니까 잃어버린 기억인지, 꿈인지 암튼 그게 너무 흐릿해졌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일기장에 쓴 게 진짜 백 번 잘한 일이다. 오스틴 칭찬해.

  가온 형아가 새벽에 울고 있는 나를 걱정해주셨다. 이른 새벽에 내 울음소리에 형이 깬 것 같아 미안했는데 형은 원래부터 깨어 있었다며 나부터 생각해줬다. 거짓말. 누가 봐도 방금 일어난 목소리였는데. 그리고 다른 형아들이랑 누나들도 내가 머리가 아픈데 잠도 안와서 끙끙댈 때 옆에서 위로해주셨다. 너무 고마웠다. 나의 친형아도 이렇게 착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형아가 있었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내가 오늘 종이 담당이었는데 가온 형아가 대신 종이를 만들어 줘서 쉴 수 있었다. 너무 다행이다. 가온 형아한테 빚진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가온 형아, 내가 사랑하는 거 알죠?? 이렇게 쉬고 가만히 있어도 힘든 하루였는데 일도 하고 머리도 굴렸으면 더 힘든 하루가 됐을 것이다. 이렇게 힘든 날은 처음이었다. 근데 리더 형아가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일기는 쓰고 자라고 하셨다. 그건 이해한다. 그래서 오늘 일기도 평소와 그리 다르지 않은 분량으로 썼다. 사실 아침에 조금 써 놓은 덕에 밤에는 조금만 쓸 수 있게 됐다. ㅎㅎ 오늘의 일기 끝.

 

  케이엘 135일 / 39번 째 일기

 

  내일은 드디어 40번째 일기를 쓰는 날이네. 오늘이 벌써 케이엘의 생활이 39일째라니 신기하다. 내가 39번의 일기를 하루도 빠짐없이 쓴 것도 신기하다. 역시 리더 형아의 지휘 덕에 케이엘이 잘 돌아가는 것 같다. 리더 형아가 괜히 제일 먼저 와서 리더인 게 아니다.

  근데 오늘은 약간 기분이 오싹하다. 뭔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으면서 불안하다. 꿈도 이상한 거 꾸고. 정확히 기억나는 건 아닌데 아무튼 어두컴컴하고 우중충한 꿈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우리 천막에 있는 리더 형아, 가온 형아, 루시안 형아 모두 내일 나무랑 농사 담당이라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해서 지금 다들 꿈나라에 있다.

  오늘 회의 시간에는 내일 내가 해야 할 일을 정하는 과정에서 다 같이 누가 더 멋진 건축물을 만드나 내기했다. 우승은 제이미 누나가 했다. 아니 이 누나 사기다. 조각 실력이 미쳤다 진짜로. 다들 그냥 이런 저런 탑이나 빌딩 만드는데 제이미 누나는 우리 케이엘 천막 3개랑 우리 9명이 서 있는 조각상을 만들었는데 누가 봐도 9명을 구별할 수 있을 만큼 특징이 뚜렷하게 잘 드러났다. 만장일치로 우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내일 제이미 누나가 종이 담당인 거 열외 되었다.. 대신 내가 나무 안 하고 종이 하기로 했다. 원래 내가 오늘과 내일 나무 담당이어야 하지만 오늘은 노아 형아, 내일은 루시안 형아가 나 대신에 해주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은 원래 노아 형아 담당이었던 요리를 했다.

  아, 그리고 오늘은 당근이 달게 잘 익어서 살짝만 데쳤는데도 엄청 달았다. 밥이랑 먹기에는 좀 그래서 간식거리로 몇 개 남겨두고 나머지는 볶아 먹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불에다가 고구마랑 감자를 구워 먹었다. 고구마는 진짜 샛노란 호박고구마여서 엄청 달고 맛있었다. 그리고 케르 형아가 내 감자를 보고 다 익었다고 엄청 자부해서 감자를 꺼내서 그 뜨거운 걸 엄청 힘들여서 껍질을 까고 먹어 보니 하나도 안 익어서 이빨 나가는 줄 알았다.

  내가 케르 형아한테 엄청 뭐라 하니까 케르 형아가 나를 놀렸다. 제이미 누나도 나한테 “너 아직도 케르한테 속아?”라며 합동 공격했다. 다들 너무해!! 그래서 케르 형아랑 제이미 누나는 지금 자고 있는 리더 형아와 가온 형아 대신에 케이엘을 정리하고 있다. 역시 잘못하면 벌을 받게 되어 있다.

  내일은 델타 누나가 요리 담당인데 아침으로 버섯이랑 감자랑 같이 구워달라고 말했다. 델타 누나가 알겠다고 했다. 악 맛있겠다! 오늘의 일기 끝.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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