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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또 다시 : Return to
작가 : 서흔
작품등록일 : 2020.8.24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기억을 잃고 숲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여러 아이들과 함께 산 지 130일이나 된 루시안.
다섯 명의 아이들이 차례대로 실종되거나 죽게 되면서
루시안은 자신의 꿈과 아이들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꿈일까, 잃어버린 기억일까?

 
2. Recognize (2)
작성일 : 20-08-24 12:59     조회 : 280     추천 : 0     분량 : 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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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참. 그런데 왜 오스틴은 널 ‘리더’라고 부르는 거야?” 가온이 레오에게 물었다.

  “또 그랬어? 하, 진짜. 신경 쓰지 마. 그냥 별다른 이유는 없고, 내가 제일 먼저 오기도 했고 나이도 제일 많아서 애들이 그냥 놀리면서 부르는 거야.” 레오가 진저리치며 말했다.

  “아, 그래? 그럼 나도 리더라고 불러야 되나?” 가온이 장난치며 물었다.

  “하지 마라, 진짜.” 레오가 짜증을 내며 말했다.

  “응, 원래 부르려고 하지도 않았어.”

  “참, 나.” 레오가 피식, 코웃음을 쳤다.

  “그러고 보니까, 나 왜 여기 있어? 내가 왜 침대에서 일어났지?”

  가온은 자신이 왜, 어떻게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왜 아무것도 기억나는 것이 없는지 레오에게 물었다.

  “너 네 발로 여기까지 걸어왔어.”

  가온이 들은 답은 꽤 충격적이었다. 가온은 걸어 온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여기까지 걸어오다니? 어디서부터?”

  “너만 기억 안 나는 거 아니야. 다른 애들도 다 처음에는 아무 기억을 못 했어.”

  “내가 어디에서 왔는데?”

  가온이 묻자 레오가 손가락으로 오른쪽을 가리켰다. 나무들이 아주 울창한 숲이었고, 그 가운데에는 다른 곳에 비해 숲의 깊숙한 쪽으로 길이 나 있었다.

  “저기. 우린 저쪽을 ‘숲의 입구’라 불러. 나무를 베러 저쪽으로 가거든. 규칙적이지 않은 주기로 저기서 애들이 걸어와. 어디서부터 걸어오는 건지, 어디서 똑 하고 나온 사람인지 아무것도 알 수 있는 게 없어.

  그래서 애들이 올 때마다 한 번 말도 걸어보고, 먹을 것도 줘 봤는데 완전 폐인 상태로 대답도 안 해. 물만 마시고 바로 쓰러져 자더라. 너도 그랬고, 다른 애들 전부 다. 그리고 다들 일어나면 아무 기억도 못해. 자신이 숲 쪽에서 걸어 왔다는 것조차도.”

  가온은 레오의 말을 듣고서는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아무 기억이 없다는 것이 점점 실감났기 때문이다.

  “아무튼, 너도 오자마자 했던 이야기가 물 좀 달라는 거였어. 그래서 내가 너한테 물병 주니까 고맙다는 얘기도 없이 마시고선 그냥 자버리더라? 그것도 이틀을? 내 침대에서? 네 덕분에 이틀 동안 다른 침대에서 잤다.”

  레오가 툴툴댔다. 하지만 가온은 정말 아무 기억도 나지 않았다.

  “그랬다면 미안. 근데 나 진짜 아무 기억도 안 나.”

  “그래. 너만 그런 거 아니야.”

  가온은 자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지금까지 애들이랑 여러 얘기를 해 봤는데, 추측들 중 가장 일리 있는 게 있어.”

  “어떤 추측인데?”

  “우린 원래 알던 사이라는 거지.” 레오가 말을 꺼냈다.

  “우리가 알던 사이였다고?”

  가온은 레오의 말에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반응했다. 그러자 레오가 말을 이어갔다.

  “아, 그냥 추측이야. 루시안이라고, 저기 키 큰애 보이지? 쟤가 꾸는 꿈이 진짜 신기하거든?”

  레오가 한 남자 아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가온은 레오의 손가락을 따라가자 한 여자 아이한테 맞고 있는 남자 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기 여자애한테 맞고 있는 애?” 가온이 물었다.

  “응. 쟤네 둘은 툭하면 싸워. 어지간한 앙숙이지. 아무튼 쟤가 신기한 꿈을 진짜 자주 꾸는데 그 꿈속에서는 우리가 어떤 한 사건 때문에 다들 기억을 잃고, 누군가 갖추어 놓은 이곳에 하나둘씩 모였던 거래. 그게 어떤 사건이었는지는 모르고.”

  가온은 생각지도 못한 ‘꿈’ 얘기를 하는 레오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레오가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뭐? 지금 꿈 얘기 하는 거야? 그 잘 때 꾸는 꿈?” 가온이 레오에게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아, 참. 넌 모르겠구나. 루시안이 꾸는 꿈이 얼마나 정확한데. 루시안은 네가 오기 전부터 네가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내가 올 걸 알고 있었다고? 어떻게?”

  “쟤가 꾸는 꿈이 진짜 정확하다니까. 한두 번이 아니니까 전부 다 사실일거라…….” 레오가 말끝을 흐렸다.

  “그럼 모두가 다 기억을 잃고 그냥 다 이곳에 모인다고?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차라리 모르는 사이였다고 하는 게 더 논리적이지 않아?” 가온이 레오의 말에 토를 달았다.

  “야, 흥분하지 마. 알아,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우연의 일치가 몇 번이나 있어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거. 근데 아까 루시안 때리고 있던 여자애 있지, 걘 나중에 깨고 나서 노아라는 남자애를 기억했어. 아는 사이였다는 것만. 그러니까 우리가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는 거야. 이거 말고 또 다른 추측이 있어?”

  “음, 뭐 그렇긴 하네.”

  가온은 생각해보니 레오의 말이 조금은 일리가 있어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렇게 생각하니, 가온이 처음 깨어났을 때 오스틴의 얼굴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도 들어맞았다.

  “아무튼,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왜 기억이 없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잖아. 뭐, 여기 잘 곳도 있고 먹을 것도 있어서 딱히 죽을 위험은 없겠구나, 하고 그냥 살아왔지.” 레오가 말했다.

  “그럼 여기서 계속 살고 있는 거야?” 가온이 놀란 눈으로 물었다.

  “응, 그렇지.”

  “얼마 정도 됐는데?”

  “오늘이 104일 째. 아니, 105일인가? 아무튼 100일은 확실히 넘었어.”

  “그럼 아까 네가 얘기한 가설이 사실이라면 나는 100일 동안 어떻게 버티고 여기까지 온 건데?” 가온이 레오에게 물었다.

  “그 우리가 서로 흩어지게 된 사건이 어떤 사건이었는지 모르니까 그건 나도 모르지. 근데 뭐, 네가 후발대였다거나 네가 온 쪽에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수도 있겠지? 아님 너는 우리랑 알던 사이가 아니었을 수도 있고. 암튼 뭐가 있으니까 네가 살아서 온 거잖아. 그럼 됐지, 뭐. 다들 여기서 잘 살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가온은 뒤를 돌아 서로 맡은 일을 하나씩 하면서 웃고 떠드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았다. 다들 행복해 보이고, 즐거워 보였다.

  “그러네. 근데 다들 왔던 곳으로 다시 가 볼 생각은 없어? 그 ‘숲의 입구’인가 뭔가, 다들 거기서 왔다면서.”

  가온이 묻자 레오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여기 좋잖아.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다들 여기까지 오는데 힘들어 했다고 했잖아.”

  “음, 그렇긴 하네. 어차피 어디서 왔는지도 정확히 모르니까.” 가온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 가온은 설레기 시작했다.

  가온은 뭔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케이엘이라는 곳이 마치 자신의 집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아무튼,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레오가 가온에게 손을 내밀었고, 둘은 악수를 했다.

  “자, 이제 다른 애들 소개해줄게. 야! 너네는 새로 온 애 일어났는데 궁금하지도 않냐?”

  레오가 아이들을 향해 소리치자 아이들은 레오와 가온을 발견하고선 뛰어오기 시작했다. 레오와 가온도 아이들을 향해 걸어갔다.

  “뭐야, 오스틴 얘는 어디 있어? 왜 우리한텐 얘기도 안 했데?”

  “오스틴 똥 싸러 갔을 걸?”

  “와, 저 사람 엄청 잘생겼는데?”

  “리더랑 키 비슷한 것 좀 봐요!”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점점 가까워지더니 어느새 눈앞에 여섯 명의 소년소녀들이 가온을 호기심 많은 눈빛으로 바라보며 서 있었다. 남자는 가온과 레오, 오스틴을 포함해서 7명이었고, 여자는 2명이었다.

  “야, 너 잘생겼다! 몇 살이야?”

  갈색머리의 한 소년이 묻자 레오가 답했다.

  “반말하지 마, 헤이든. 너보다 형이야.”

  그곳에 있던 모든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역시 명불허전 루시안! 형이 또 나이까지 맞췄어!” 덩치 큰 남자아이가 루시안을 보며 말했다.

  “야, 내가 뭐랬어? 내 꿈은 진짜 정확하다니까?” 루시안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레오는 가온을 ‘봤지?’라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야, 호들갑 그만 떨어. 얘 이름은 가온이고, 열여덟 살이야.” 레오가 말했다.

  가온은 이내 다른 아이들의 소개를 들었고, 이름과 생김새를 외우려고 애썼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해서 꽤나 쉽게 외울 수 있었다. 갈색머리 열일곱 살 헤이든, 호들갑 잘 떠는 열일곱 살 루시안, 귀엽고 조곤조곤한 말투를 가진 열여섯 살 노아, (노아는 오스틴과 아주 친하다.) 나이와는 어울리지 않게 덩치도 크고 힘도 아주 센 열다섯 살 케르. 그리고 여자아이 둘은 열일곱 살 제이미(루시안과 항상 티격태격하는 친구라고 외우는 게 빠를 듯싶었다.), 그리고 머리카락이 다른 여자 아이(제이미)보다 비교적 짧은 아이를 열여섯 살 델타라 외웠다. (가온은 아마 레오가 델타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가온 역시 여느 아이들처럼 케이엘에서 업무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가온의 업무는 다른 아이들과 살짝 달랐다. 아이들은 농사, 나무, 종이제작, 요리 담당을 이틀에 한 번 꼴로 돌아가면서 맡지만, 레오와 가온은 제일 나이가 많기 때문에 자기 전에 케이엘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아이들이 잠든 이후에 30분 정도 보초를 서기로 했다.

  레오는 위험한 일이 일어날 리는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하는 것이라 했다. 제일 처음 온 사람이니, 믿어야 나쁠 일은 없다고 가온은 생각했다.

  그 대신에 레오와 가온은 농사와 나무 담당을 하루만 맡고 원하는 사람에게 넘길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보초는 늦게까지 서고, 농사와 나무 담당은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레오는 보초를 설 때 루시안을 예의주시하라고 가온에게 일렀다. 레오의 말로는 루시안이 신기하고 미래를 보는듯한 꿈을 자주 꾸는 만큼 악몽도 자주 꿔서 그렇다고 했다. 예전에 루시안이 악몽을 꾸다 발작을 일으켜 죽을 위기에 처할 뻔했기 때문에 레오가 더 신경 쓰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싸가지 없고 재수 없는 성격이어도 아이들이 왜 레오를 리더라 부르며 따르는지 가온은 조금 알 것 같았다.

  가온은 케이엘에서의 생활이 점점 익숙해졌다. 해가 떠서 천막의 그림자가 중앙의 식탁을 가리기 전에 일어나는 것도, 아이들과 신나게 웃고 떠드는 것도, 매일 밤 잠들기 전 일기를 쓰는 것도 익숙해졌다. (거의 레오의 반강제이긴 하지만. 왜 이렇게 일기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가온이 케이엘에 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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