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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또 다시 : Return to
작가 : 서흔
작품등록일 : 2020.8.24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기억을 잃고 숲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여러 아이들과 함께 산 지 130일이나 된 루시안.
다섯 명의 아이들이 차례대로 실종되거나 죽게 되면서
루시안은 자신의 꿈과 아이들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꿈일까, 잃어버린 기억일까?

 
1. Recognize (1)
작성일 : 20-08-24 12:50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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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소년은 천천히 눈을 떴다. 소년에겐 모든 것이 새로웠다. 마치 아주 긴 꿈을 꾸고 일어난 듯이.

  소년의 몸은 팔다리 가릴 것 없이 저렸고, 허리도 아팠다. 소년은 허리가 아픈 것을 보니, 아주 오랫동안 누워 있었던 것이라 생각했다.

  소년은 몸을 일으키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천막처럼 보이는 아지트의 내부에는 소년이 누워 있던 침대를 포함해 총 네 개의 침대가 있었다. 그리고 소년의 옆에선 어린 소년이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소년은 어린 소년을 무시하고 더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얼마나 잤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 위해서라도 어린 소년을 깨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저기요.”

  소년이 말을 걸자 어린 소년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났다. 놀라서 동그래진 소년의 눈은 참 맑았다. 어린 소년의 나이는 많아 봐야 초등학교 고학년처럼 보였다. 그만큼 체구가 작았고, 순수한 미소를 지니고 있었다.

  소년은 낯설지 않은 어린 소년의 모습을 보고 어느 정도 경계심을 풀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인 것 같기도, 그저 평범한 생김새인 것 같기도 한 외모를 가진 어린 소년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몸은 괜찮아요?”

  소년은 어린 소년이 명랑하게 자신의 안부를 물으니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괜찮아요. 근데 누구세요?”

  “아, 저는 오스틴이고, 열네 살이에요. 그리고 반말 하셔도 돼요.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아 보이는데….”

  “그래. 너도 말 편하게 해.”

  “네, 형. 형은 이름이 뭐예요?”

  소년은 망치로 머리를 맞는 기분이었다.

  “내, 내 이름?”

  소년은 자신의 이름이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이름뿐만 아니라 아무 기억도 없었다. 그 때, 누가 소년의 귀에 속삭이는 듯이 주마등처럼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가온.” 소년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이름을 말하였다.

  “우와, 가온 형? 몇 살인데요?”

  “열여덟.”

  나이 역시, 가온의 머릿속에 스쳐지나가던 몇 안 되는 기억들 중 하나였다.

  “헐, 그럼 리더 형아랑 동갑이겠네요?”

  “리더라니?”

  소년은 오스틴이 ‘리더’라고 부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했다.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왜 이곳에 와 있는지, 왜 아무것도 기억나는 것이 없는지, 그 ‘리더 형아’라는 사람은 알 것 같다 생각했다.

  “여기 짱이라고 할 수 있죠.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엄청난… 권력?’ 가온은 속으로 겁을 먹었다.

  “지금 제가 여기서 형이 깨어날 때까지 대기하라고 시킨 것도 리더 형아예요. 오늘 아침에 밥 먹을 때, 제가 리더 형아 밥 뺏어 먹다 걸렸거든요.” 오스틴이 벌벌 떠는 시늉을 하며 말했다.

  “뭐? 아, 뭐야.” 가온이 별 것 아닌 거에 무서워하는 오스틴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형아가 바로 깨어나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저 진짜 여기서 날 샜을 수도 있어요.” 오스틴도 웃으며 말했다.

  “쓸 데 없는 소리 한다, 또.” 누군가가 말했다.

  가온은 목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다. 눈매가 날카로운 소년이 천막의 입구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었다. 가온은 단박에 그 소년이 누군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저 형아예요. 그 리더라는 사람.” 오스틴이 가온을 보며 말했다.

  “오스틴. 그만 떠들고 나와.”

  그 리더라는 소년은 침대 위에 앉아 있는 가온을 노려보았다. 가온은 처음 보는 사람이 자신을 노려보니 기분이 언짢았다. 그 소년은 팔짱을 풀고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가온에게 말을 꺼냈다.

  “따라 나와, 이 예의 없는 자식아. 너도 여기 온 이상 우리랑 같이 살아야 하니까 알려줄 게 산더미거든?”

  가온은 소년이 자신에게 ‘예의 없는 자식’이라고 말한 것이 어이없어 코웃음을 쳤다.

  “예의 없는 자식이라니?”

  “잔말 말고 따라와.”

  소년은 가온에게 강요하듯 말하고선 휙 나가버렸다. 가온은 소년의 명령조에 기분이 상했다.

  ‘예의 없는 자식? 지금 누가 더 예의 없는데!’

  하지만 가온은 알아야 할 것이 산더미라니 일단 침대에서 일어났다. 저 소년이라면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왜 기억이 안 나는지 알려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온의 다리가 일어나는 것을 거부하는 듯이 불편했지만 걷다 보니 견딜 만은 한 것 같았다.

  “리더 형아 얘기 막 신경 쓰지 말아요. 저 형아 성격이 원래 저래요. 그래도 챙겨줄 건 잘 챙겨주니까 너무 미워하진 말고요.” 오스틴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예의 없는 자식이라고 하는 사람이 리더 어쩌고 라니 가온은 이해할 수 없었다.

  “네가 저 자식 밥 훔쳐 먹은 거야?”

  가온은 걸어가고 있는 그 소년의 뒷모습을 보며 오스틴에게 물었다.

  “네.” 오스틴이 배시시 웃으며 대답했다.

  가온은 그런 오스틴을 보며 귀엽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가온은 천막을 나선 후 리더라고 불리는 소년을 따라 천막 밖으로 나갔다. 천막을 나서니 울창한 숲이 가온을 반겼다. 상쾌한 공기와 맑은 하늘에 기분이 좋아진 가온은 숨을 크게 쉬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왜 아무 기억이 없는지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하고도 편안한 공간이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은 곳이었다. 가온은 이곳이 위험한 곳은 아닐 거란 예감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천막이 두 개가 더 있었고, 중앙에는 책상 같은 것도 있었다. 가온은 저 멀리 여러 명의 소년소녀들이 있는 곳을 등지고 강가에 서 있는 리더 어쩌고 소년에게 다가갔다.

  소년은 한 뼘 정도 크기의 주머니칼을 날카롭게 갈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야?” 가온이 소년에게 물었다.

  “이름부터 묻는 게 먼저 아닌가? 대화를 하려면 적어도 이름은 알아야지.” 소년은 가온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궁금한 사람이 물어보시던가.” 가온은 처음 봤을 때부터 비아냥대고, 별 것도 아닌 걸로 기분을 상하게 하는 소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일부러 똑같이 비아냥댔다.

  소년을 가온을 마치 ‘재밌는 자식이네.’라고 생각하듯 쳐다보며 말을 꺼냈다.

  “좋아. 내 이름은 레오고, 열여덟 살이야. 너는?”

  “가온. 나도 열여덟 살.” 가온이 말했다.

  “나랑 동갑이네. 뭐 궁금한 거 있냐?” 레오가 다시 주머니칼을 갈며 가온에게 물었다.

  “궁금한 거야 많지. 근데 그 전에 그 칼 좀 안 갈면 안 되냐? 방금 일어난 사람이 듣기엔 너무 치명적인데.” 가온은 귀를 막고 얼굴을 찡그리며 레오를 쳐다보았다.

  “하, 알았어.”

  레오는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치며 칼을 허리춤에 꽂고 팔짱을 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한데?” 레오가 가온에게 물었다.

  가온은 깨진 기억의 조각만큼 궁금한 것이 굉장히 많았지만 가장 궁금했던 것부터 물어보았다.

  “여기가 어디야?”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그리 반갑지 않았다.

  “몰라.”

  레오는 표정의 변화 없이 단호하게 대답하였다.

  “뭐?” 가온은 어이없어 하는 표정으로 레오를 쳐다보았다.

  모든 것을 다 알 것만 같이 생기고 모든 것을 다 꿰뚫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레오조차 이 사실을 모르면 누가 안다는 건지, 가온은 맥이 빠졌다. 그런 가온의 표정을 보더니 레오가 웃으며 말했다.

  “진짜 몰라. 그냥 우리도 아무 기억 없이 여기서 살고 있는 거야.”

  “아무 기억 없이? 너도 기억나는 게 아무것도 없어?”

  “응.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거의 이름이랑 나이밖에 몰라. 그냥 우리끼리 이곳을 ‘케이엘’이라고 부르면서 자급자족 하는 거지.”

  “케이엘? 그게 무슨 뜻인데?” 가온이 레오에게 물었다.

  “나도 몰라. 내가 여기 제일 먼저 왔는데, 마치 누군가 살았던 것처럼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다 갖춰져 있었어. 물도 있었고, 밭도 있었고. 그리고 채소나 과일 나무, 뭐 이런 거 말고도 식탁, 식기, 천막의 침대 같은 것들도 전부 다.

  덕분에 나는 혼자 있었을 때도 잘 생활해 왔어. 그리고 우리가 이곳을 케이엘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여기 있는 그릇이나 다른 여러 물건들에 모두 케이엘이라고 적혀 있었거든. 알파벳 K랑 L.” 레오가 말했다.

  “케이엘…….”

  가온은 ‘케이엘’이라는 단어를 마음속에 깊이 새겼다.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드는 단어였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공기도, 저 멀리 보이는 과일나무들도, 새로 온 소년이 깨어난 것도 모르고 열심히 떠들며 일하고 있는 소년소녀들도, 지금 옆에 서 있는 레오라는 소년도 처음엔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뭐 친해져 보기로 했다.

 
작가의 말
 

 케이엘에 온 걸 환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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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 Tear (2) 2020 / 8 / 25 264 0 4586   
6 5. Tear (1) 2020 / 8 / 24 273 0 5976   
5 4. Emotion of Austin 2020 / 8 / 24 256 0 4537   
4 3. Recognize (3) 2020 / 8 / 24 279 0 4710   
3 2. Recognize (2) 2020 / 8 / 24 281 0 4936   
2 1. Recognize (1) 2020 / 8 / 24 285 0 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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