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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오늘만 백만번째
작가 : 박재경양
작품등록일 : 2016.8.22

키다리 아저씨 같은 남자를 만나기는 애초에 글러 먹었고, 회사에서 만난 남자친구라는 놈은 등쳐먹고 사기나 치고 다니고. 하는 일 하나없는 여자 나이 서른. 진서는 오랜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제주도로 내려왔다. 이렇게 된 바에 한살이라도 어릴 때 하고 싶었던 일이나 하면서 엄마옆에 있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웬걸, 차주혁, 할리우드에서는 크리스라고 불리는 뮤지컬 배우가 제주도에 찾아왔다. 그것도 진서의 집에! 왜? 태어나서 처음 보는 잘생긴 남자가 왜 우리 집에 있는거지?

 
정말 아무짓도 안할게요
작성일 : 16-10-20 13:29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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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남자친구에게 복수하고 싶어요?”

 진서는 잠시 머뭇거렸다.

 ‘역시… 복수를 원하고 있군.’

 마침 좋은 기회가 찾아 온 듯 했다.

 진서는 이상하게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왜일까, 저 여자는 계속 눈에 밟혔다.

 “그럼…”

 주혁이 뭐라도 말을 하기도 전에 진서는...

 “꺼억~”

 트림을 했다.

 “복수는 개뿔. 그딴거 개나 줘버려요. 꺼억.”

 이미 진서의 혀는 꼬일 대로 꼬여 있었다.

 ‘이 여자 봐라?’

 전하의 차주혁이 복수를 도와준다는데 트림이나 한다고?

 기가 찼다.

 진서는 그러든지 말든지 막걸리를 병째 들고 마셨다.

 술을 못마셔서 죽은 귀신이 붙은 것도 아니고, 물을 마시듯 꿀떡꿀떡…

 “그 망할 자식이 내일 오는데 말이에요. 딸꾹. 하아... 내가 그딴 놈한테 청춘을 바쳤다니. 딸꾹…”

 주혁은 더 이상의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우웩!!!”

 진서는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

 순식간에 방금까지 물처럼 퍼마신 막걸리를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

 진서가 토한 막걸리 덩어리는 진서가 입고 있던 티셔츠와 바지, 신발과 심지어는… 머리카락에까지 튀고 말았다.

 “홧 더…”

 주혁은 코와 입을 가로막고, 고개를 돌렸다.

 마당에는 진서가 방금 생성해 낸 막걸리전이 가득했다.

 “우웩!!!”

 2차 막걸리전 생성을 마치고, 진서는 그대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뭐 저런 여자가 다 있나.’

 주혁은 처음 맡는 시큼한 막걸리 냄새에 도저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숨도 못 쉬겠지만, 온 몸에 막걸리로 부친 전을 뒤집어 쓰고 있는 여자 곁에 있고 싶지 않았다.

 주혁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살다살다 저런 여자는 처음 보았다.

 가깝게 지내는 여자라고는 어머니와 헤일리밖에 없지만 말이다.

 어쨌든 둘 다 술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어머니는 와인 한모금만 마셔도 금방 어지러워 하시는 분이셨고, 헤일리는 주량을 넘어서는 것 같으면 아무리 즐거운 술자리라고 하더라도 가차없이 술잔을 내려 놓았다.

 그건 주혁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비즈니스 자리에서도, 친구들과 펍에서 만날 때도 과음을 해본 적이 없었다.

 주량을 넘어선다 싶으면 술잔을 내려 놓았다.

 그런 주혁에게 술주정이 있을리 만무했다.

 주혁은 한병의 막걸리 그 자체가 돼 버린 진서를 버리고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감기 걸릴텐데...’

 진서가 걱정돼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데려가라고 해야겠다.’

 주혁은 진서를 그대로 두고는 집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하필 술먹고 더러운 짓을 해도 꼭 주혁이 묵는 곳에서 하는건지 원…

 “여보세요. 아주머니.”

 주혁은 정중하게 현관문을 두드렸다.

 문 안에서는 반응도 없었다.

 “똑똑.”

 주혁은 다시 문을 두드렸지만 반응은 없었다.

 ‘벌써 주무시나…’

 그냥 들어가도 아주머니는 별 말씀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실례가 되는 행동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두드려도 안에서는 반응이 없었다.

 분명 불은 환하게 켜져 있는데 말이다.

 “실례하겠습니다.”

 주혁은 예의바르게 양해를 구하고, 현관문을 열었다.

 집 안에서 신세계가 열렸다.

 현관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거실에서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신문지를 잔뜩 깔아놓은 거실에서는 휴대용 가스렌지가 있었고, 가스렌지 위에는 후라이팬이 올려져 있었다.

 후라이팬에서는 지글지글 고기 구워지는 소리가 났고, 그 옆에는 방금 사 온 상추와 고기, 그리고 김치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뭐지... 왜 바닥에서 밥을 먹는거지?’

 주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실에 번듯한 식탁이 있는데도 왜 저런 상스러운 행동을 하는지.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아주머니의 행동이었다.

 아주머니는 빈 소주병을 마이크 삼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얼굴은 이미 술기운이 올라 있었고, 몸은 흐느적거렸다.

 옆에는 빈 소주병 다섯 개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야이야이야이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야이야이야이야~”

 ‘세상에나.’

 주혁은 누가 볼새라 황급히 현관문을 닫았다.

 ‘무슨 할로윈파티인가. 왜 저리 흉측한 짓을...’

 주혁은 몸서리를 쳤다.

 도대체 이 집은 뭐가 잘못 된걸까.

 딸은 막걸리를 마시고 전을 생성하고 있질 않나, 엄마는 소주병을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질 않나…

 ‘한국 여자들은 다 이런건가.’

 주혁은 진저리를 쳤다.

 

 어쨌든, 지금 진서 뒤치다꺼리를 할 사람은 이 집에서 주혁 밖에 없는 게 분명했다.

 진서는 마당에 모로 누워 있었다.

 ‘자는건가…’

 “이봐요.”

 주혁은 코를 틀어막고, 최대한 진서에게 떨어져서 진서를 쿡쿡 찔렀다.

 진서는 미동이 없었다.

 “이봐요.”

 주혁은 다시 손가락으로 진서의 어깨를 찔러 보았다.

 하지만 진서는 조용했다.

 주위는 풀벌레 소리가 생생하게 들릴 정도로 고요했지만, 진서는 숨을 쉬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죽었나?’

 주혁은 겁이 덜컥 났다.

 얼마 전, 뉴스에서 과음하고 구토를 하다가 기도가 막혀 죽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진서가 지금 기도가 막힌 거라면 어서 조치를 해야 했다.

 온몸에 막걸리 전을 뒤집어 써서 막걸리 덩어리가 되어 버린 진서였지만,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일단 구급차를 불러야해.’

 주혁은 잽싸게 진서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우 냄새…’

 진서의 입가에는 막걸리가 묻어 있었고, 벌린 입에서는 연신 시큼한 냄새가 났다.

 “이게 무슨 짓이야.”

 절로 한숨이 나왔다.

 진서를 일으키느라 온 몸에 토사물이 묻었지만, 별 도리는 없었다.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옷 하나를 버리는 게 나았다.

 주혁은 진서를 반듯하게 눕히고, 심호흡을 했다.

 ‘인공호흡 순서가…’

 어릴 때 배운 인공호흡 순서를 되새겼다.

 ‘일단 기도를 확보하고, 가슴을 두번 누르고…’

 주혁은 진서의 입을 살짝 열고, 가슴을 두드렸다.

 ‘입에 공기를 밀어… 아… 정말 해야하나…’

 주혁은 정말 내키지 않았지만, 천천히 진서의 입에 자신의 입을 갖다 대었다.

 벌써 두번째 입맞춤이었다.

 천천히 둘의 입술이 맞닿았다.

 주혁의 입술에는 진서의 토사물 덩어리들이 엉겨 붙었다.

 “으으윽…”

 주혁의 입술이 진서의 입술에 숨을 불어넣으려는 찰나, 진서가 몸을 뒤틀었다.

 ‘뭐야, 살아 있었어?”

 “으으윽… 살려 주세요…. 으으윽…”

 살아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진서는 두 팔을 휘저으면서 잠꼬대까지 하고 있었다.

 “허 참…”

 진서는 기도가 막힌 것도, 죽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정말 그냥, 자고 있었던 것 뿐이었다.

 입에 묻은 막걸리를 두 손으로 닦았다.

 닦아도 막걸리 냄새는 가시지 않았다.

 주혁은 힘이 쭉 빠졌다.

 

 *

 

 그렇게 진서는 주혁의 방으로 옮겨졌다.

 옮겨졌다기 보다는 끌려갔다라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정말 주혁은 진서를 질질 끌어서 옮겨 놨으니까.

 주혁은 작은 별채에 있는 모든 창이랑 문을 모두 열어 놓았다.

 밝은 형광등 아래에서 보는 진서의 몰골은 어둠 속에서 봤을 때보다 더 처참했다.

 “이걸 어쩐다… 휴우…”

 진서는 거실에 대자로 뻗어 있었다.

 토사물이 가득 묻은 옷을 입혀서 내버려 둘 수도, 그렇다고 진서의 옷을 함부로 벗길 수도 없었다.

 어느 쪽이든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한참을 서성이던 주혁, 결심한 듯 진서에게 다가갔다.

 “미안합니다. 아무 짓도 안할테니 걱정마세요.”

 주혁은 정중하게 진서에게 미리 사과를 했다.

 그래, 주혁은 진서의 옷을 벗기기로 결심했다.

 주혁은 눈을 질끈 감고, 진서의 티셔츠를 벗겼다.

 그리고, 바지도 벗겼다.

 “저 진짜 아무 짓도 안할 겁니다. 맹세해요.”

 주혁은 자신에게 결심하듯, 진서에게 다시 한번 다짐을 했다.

 

 진서의 옷을 벗기고, 더러워진 몸을 젖은 수건으로 대충 닦아준 진혁.

 진서가 깨면 민망할까봐 침대로 고이 옮겨 두었다.

 옷을 입혀 놔야 했지만, 진혁 자신도 여분의 옷은 없었다.

 “그럼 오늘은 이렇게 잡시다.”

 주혁도 속옷 차림으로 침대로 들어갔다.

 여분의 이불도 없었다.

 싱글사이즈 침대에는 이불이 하나, 베개도 하나였다.

 주혁은 최대한 정갈한 자세로 반듯하게 진서의 곁에 누웠다.

 새근새근…

 진서의 숨소리가 바로 귓가에서 들렸다.

 “으으음…”

 진서는 옆으로 몸을 뒤척이면서 팔 한쪽을 주혁의 허리에 얹었다.

 ‘깜짝이야.’

 설핏 잠이 들려던 주혁은 예상치 못한 부드러운 감촉에 잠이 깨버렸다.

 “으으음… 태진아… 으으음…”

 ‘태진? 전 남자친구 이름인가?’

 “으으음…”

 진서는 주혁의 품으로 꼬물꼬물 파고 들었다.

 ‘어?’

 대책없이 진서를 안게 돼 버린 주혁…

 “잠자긴 글렀군…”

 체념하게 되었다.

 “그래… 뭐 어때…”

 주혁은 팔을 뻗어, 진서에게 팔베개를 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진서의 살결이 주혁에게 단단히 밀착되었다.

 새근새근…

 둘의 심장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그렇게 새벽이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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