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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드림앰버서더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8.2

어느 날 그들은 홀연히 자신 앞에 나타난 한 광고지를 발견하게 된다.
<당신이 어젯밤 꿈 속에서 만난 그 무엇을 만나게 해 드립니다 -By. 드림 앰버서더>

드림 앰버서더를 운영하는 신비로운 남자 아벨과 대한민국 최초의 여사제를 꿈꾸는 마리아.
각기 다른 사연을 하나 둘 해결하다 보니 다다르게 된 단 하나의 관계.

 
皮[가죽 피]
작성일 : 20-08-23 22:53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5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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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원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멍하니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가 없었다. 긴장이 풀려 허탈함에 웃음까지 나왔다. 애들 장난에 놀아난 기분이었다.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니. 어이가 없어 한참을 꺼져버린 휴대폰을 내려다본 주원이 터덜터덜 사무실 자리로 돌아와 밀린 업무를 다시 시작했다.

 

 월말이라 마감거리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마감거리에 쌓여 허덕이고 있을 때 누군가가 주원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구매 팀의 다영이었다. 주원은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그러자 다영이 한발 짝 뒤로 물러서며 민망한 듯 사과하며 말했다.

 

 “아 죄송해요, 대리님. 아까부터 계속 불렀는데 대답이 없으셔서요. 어제 부탁하신 구매 건, 자료 보여 드리면서 직접 말씀 드려야할 것 같아서 왔어요.”

  “아. 예. 한번 보죠.”

 

 다영은 관련 자료를 주원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구매처와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주원은 또다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더니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

 

 “저, 다영 씨.”

 

 하지만 다영은 주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여전히 설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다영이 집중하여 설명할수록 주원과의 거리는 점점 좁혀져왔다.

 

 “다영 씨. 이봐요 박다영 씨!”

 

 주원이 큰소리로 두어 번 다영을 부르자, 그제야 다영은 놀란, 토끼 눈이 되어 주원에게서 한발짝 멀어졌다.

 

 “아…. 네! 대리님. 무슨 문제라도?”

 “이 이상은 메신저로 이야기합시다. 제가 속이 좀 좋지 않아서요.”

 

  주원은 당황한 다영을 뒤로한 채 급히 화장실을 향했다. 욕지기가 치솟았다. 화장실 가득 헛구역질 소리만 울려 퍼졌다. 주원의 관자놀이가 뜨겁게 뛰기 시작했다. 쿵쿵쿵쿵, 하고 머릿속에서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만 같았다.

 

 주원은 찬물로 얼굴을 씻어내고 입을 여러 번 헹구어 냈다. 감각이 점차 마비되며, 모든 감정도 함께 무뎌져가는 것 같더니 차츰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방울이 주원의 얼굴선을 타고 똑, 똑 하고 손등위로 떨어졌다.

 

 시벌겋게 달아오른 눈으로 본 자신의 모습은 포식자에게 쫒기는 작은 산짐승 같아보였다.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공포에 질려 있는 그런 모습.

 

  꼴사납기도 이렇게 꼴사나울 수가 없었다. 아직까지 달달달, 하고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두손을 혹여라도 누군가에게 들킬까 서둘러 주머니 안으로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때 복도에서 여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영 씨. 다영 씨는 기분 안 나빠? 아까도 어찌나 크게 다영 씨 부르던지. 사람들 안보는 척하면서도 다 쳐다봤었어.”

 “안 그래도 속이 안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믿어? 그냥 여자랑 있기 싫어서 그러는 거잖아.”

 “에이, 다 무슨 사정이 있겠죠. 전 대리님 싫지 않더라고요. 그냥, 그런 모습들 보면 더 잘해주고 싶어요.”

 “하여간, 천사라니깐.”

 

  역시 예상대로였다. 다만 예상하지 못한 건, 두려움 속에 가려진 자신의 본심을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놀랍기도, 고맙기도 했다.

 

 ‘무리하지 않으셔도 돼요.’

 문득 무리하고 있는 건 과연 자신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쉽사리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답답함에 잠시 사무실 밖을 나와 담배를 한대 태웠다. 몸에서 스믈스믈 빠져나가는 담배 연기에 실려 두려움도 조금씩 가라앉아 갔다.

 

 멍하니 하늘 위로 흩어지는 희뿌연 연기를 보면서, 인생이란 게 참 덧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깟 꿈속의 귀신 때문에 이렇게 벌벌 떨다가 사회생활도 제대로 못하게 될 거, 대체 뭘 그리 열심히 살았나 싶어졌다.

 

 그때 또다시 전신주에 붙은 광고지가 보였다. 밑져야 본전인걸까? 주원은 한참을 고민하다다시 그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네. 드림앰버서더입니다.”

 “저, 상담 좀 받아보고 싶은데, 거기 위치가 어떻게 됩니까?”

 “생각보다 빨리 결심이 서셨나보네요. 이거, 기쁜걸요?”

 

 

  **

 

 

 오는 주말, 주원은 소녀가 불러준 주소로 찾아갔다. 벨을 누르자 잠시만요, 하고 앳된 소녀가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소녀는 싱긋 웃으며 주원을 맞이했다. 생각보다 훨씬 어린 소녀의 모습에 주원은 당황했지만 이내 안도했다. 소녀들에게는 성인 여성만큼의 거부감이 들진 않았기 때문이다.

 

 사무실 안은 따스한 햇살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 햇살 사이로 감미로운 피아노곡이 흘러 다녔다. 주원 안의 불안과 두려움이 마치 썰물처럼 휩쓸려 저 멀리, 멀어져 갔다. 천천히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창가 쪽 벽에 반 고흐의 해바라기가 걸려 있다.

 

 주원은 그 그림에 시선을 빼앗겨 저도 모르게 그림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모작임에도 불구하고 그 그림 속 해바라기는 마치 살아 움직이듯 에너지를 뿜어대고 있었다.

 

 “그림이 마음에 드시나 봐요.”

 

 소녀가 테이블에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것 같아 자꾸 눈길이 가네요.”

 “그 모습이 마치 손님을 닮지 않았나요?”

 “예? 저 말입니까?”

 “후훗. 여기 손님 말고 다른 분도 계시나요?”

 “아니, 저를 언제 봤다고.”

 “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게 있는 법이죠. 어서 와서 차 좀 드세요. 따뜻한 차를 마시며, 여기까지 찾아오게 된 이유를 한번 들어보도록 하죠.”

 

  소녀가 순간 노파처럼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이었을까. 주원과 소녀의 등 뒤로 드뷔시의 달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음계들은 곡에 맞춰 따스한 햇살 속을 부유했다. 그리곤 천천히 주원의 머리 위로 내려앉았다.

 

 

  **

 

 

 이야기를 마친 주원의 몸이 다시 두려움에 떨려오기 시작했다. 어린애 앞에서 꼴사납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었지만 어째서인지 이 사무실에선 그저 떠올리는 것 뿐 이었는데도 모든 게, 심지어 공포마저도 선명하게 그려지는 탓에 도무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심지어 공포까지도 말이다. 소녀는 주원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도움이 될 만한 걸 가져올 테니, 잠시 기다려 주시겠어요?”

 “예. 감사합니다.”

 

  얼마 안 있어 가벼운 지진이 난 듯, 공간전체가 통째로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 가 싶더니 소녀가 팔에 무언가를 걸친 채 다시 돌아왔다. 크림색 카디건이었다.

 

 “입어보세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지금 몸이 떨리는 건, 추워서가 아니라 공포 때문인 거 같습니다.”

 “알아요. 그래서 무리해서 빌려드리는 거구요.”

 

  한사코 사양하는데도 그녀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계속해서 카디건을 들이밀었다.

 

 “그럼, 깨끗이 입고 다음 방문 때, 돌려드리겠습니다.”

 

 주원은 마지못해 카디건을 받아들였다 카디건을 건네받자 순식간에 몸의 떨림이 멈췄다. 두려움은 사라지고 묘한 안정감까지 느껴졌다. 마치 모든 것을 집어 삼켜버린 것처럼 말이다.

 

 “어? 아니. 이게 어떻게 된?”

 

  당황하는 주원을 보고 마리아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이제 좀 안정이 되신 듯하니, 저희 드림앰버서더의 꿈에 대해 설명해드리도록 하죠.”

 “아. 그 전에 꿈속에서 만났던 그 사람을 만나 게 해준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알고 싶습니다. 현실에서 그 사람을 찾아준다는 말씀이십니까?”

 “음,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저희가 하려는 것과는 거리가 좀 먼 것 같네요.” “그렇다면, 그냥 다시 꿈을 꾸는 것, 고작 그것뿐입니까?”

 

  주원은 순간 공격적으로 묻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너무 흥분한 것 같다며 마리아에게 사과했다.

 

 “괜찮습니다. 정리를 해드리죠. 드림앰버서더의 꿈은 일반 꿈과는 달라요. 그것은 아주 특별한 꿈이죠. 내가 주도하고 바꿔나갈 수 있는 꿈.”

 

 소녀는 이야기를 계속했다.

 

 “인간은 과거를 바꿀 수 없죠. 그렇다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그러기엔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작용하지요.”

 “그 말인즉, 꿈을 바꿀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네. 바로 그거예요. 꿈속에서 우리는 변수를 미리 예측하고, 나아가 그 변수들에 대비할 수 있게 해드리죠. 혹시 아나요? 운이 좋다면, 꿈에 덮여진 진실을 발견할 지도.”

 “덮여진 진실이라….”

 

 과연 이 꿈이 의미하는 것이 있는 것인지, 왜 이 소녀는 나이에 맞지 않는 어휘를 구사하고, 이토록 안정감을 주는지, 마치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듯, 저렇게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건지 모든 게 미스터리했다. 소녀는 씨익 웃으며 종이를 들이밀었다.

 

 “체험을 원하시면 사인하면 돼요. 아, 계약금은 선불이고요.”

 

 

 **

 

 

 아벨은 아무도 없는 텅 빈 사무실로 돌아와 책상으로 걸어갔다. 그리곤 이내 카디건을 걸어두었던 옷걸이가 비어있음을 발견했다. 아벨의 양쪽 입 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그는 다 짐작이 간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이건 마리아의 짓이겠죠?”

 

 하늘하늘한 몸 짓으로 짙은 바이올렛 빛깔의 꽃 봉우리들을 하나둘 유리병으로 옮겨 담고 있던 마리아의 몸이 들려오는 아벨의 목소리에 흠칫했다. 얼마나 놀랐는지 칠흑처럼 어두운 그녀의 까만 단발머리가 눈에 띄게 흔들렸다. 하지만 마리아는 이내 태연한 척 다시 꽃잎을 옮겨 담으며 허공을 향해 중얼거렸다.

 

 “흠. 그게 무슨 소리신지.”

 

 마리아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갑자기 나타난 아벨이 마리아의 턱을 가볍게 올려 세우며 말했다.

 

 “내 공간에 개입해 이런 장난을 칠 수 있는 사람은 마리아, 당신뿐이죠.”

 “엄마! 깜작이야!”

 “허락도 없이, 이렇게 함부로 제 물건을 빌려주다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행동을 한 건지 궁금하군요.”

 

 몸을 낮춘 채 마리아와 눈높이를 맞춘 아벨이 살짝 미소 짓자, 하얀 아벨의 손 위에서 마리아의 얼굴이 연분홍빛으로 물들어갔다. 마리아는 그녀는 그 모습을 들킬ᄁᆞ 싶어 황급히 아랫입술을 깨물며 몸을 돌렸다.

 

 “별 뜻이 있었다기보다는, 아벨의 옷이라면 조금이나마 그 악몽에 도움이 될까 싶어서 빌려줬던 것뿐이에요.”

 “아~ 마리아의 옷도 아닌, 제 옷을? 그것도 제 허락 없이?”

 “아니, 그게……. 사실 그 점은,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마리아는 우물쭈물해하며 슬쩍 아벨을 돌아보며 말했다. 커다란 눈동자에 가득 찬 까만 눈동자가 마치 주인의 눈치를 보는 강아지 같았다. 그런 마리아를 보며 아벨이 몸을 곧추세우며 말했다.

 

 “미안한 일을 했으니, 당연히 죗값을 치러야겠군요. 이제 선택의 우선권은 제가 갖도록 하죠.”

 “네? 아니, 잠깐만요 아벨! 유치하게 이러기에요! 아벨답지 않아요!”

 “뭐, 질투라고 해두죠.”

 

 발끈한 마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벨이 희미하게 웃고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인 것 마냥,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

 

 

 계약서에 적힌 72시간이 지나고 주원은 다시 드림 앰버서더를 찾았다. 유독 궂은 여름비가 내리던 3일간이었지만, 소녀가 빌려준 카디건을 걸친 뒤로는 이상하게도 항상 자신을 괴롭히던 그 꿈으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었다. 심지어 회사에서 여자들과 마주쳐도 반사적으로 몸이 움츠러들기는 했지만 이전만큼 두려움이 일지는 않았다. 그 점이 신비로우면서도 두려웠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현상들때문에, 이상하게도 다시 그 곳을 찾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 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엔 이대로 이 옷을 갖고 잠적해버릴까 싶다가, 이미 자신이 선불로 꽤나 많은 비용을 치우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끼이이이익 끼이이익-

 오래된 건물이라 그런지 4층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는 얇은 비명 소리를 쉴 새 없이 뱉어냈다. 꿈속의 귀신을 만나러 간다고 생각하니 어찌된 게 처음 방문 때보다 더 긴장이 되는 데 이 소리까지 가세하니, 불길함이 배가 되는 것만 같다.

 

 띵-

 삐그덕 거리며 열린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오자 굳건하게 세워진 방벽을 떠올리게 하는 철제문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원은 몇 번이나 망설이다 초인종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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