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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다의 왕이라는데요?
작가 : 윤소언
작품등록일 : 2020.7.31

전생, 바다의 왕이었던 남자가 최고의 헌터가 되기까지.

 
14화. 돌아가다
작성일 : 20-08-23 17:30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6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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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화. 돌아가다

 

 “슬슬 돌아갈 생각이야.”

 

 나는 정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너희의 왕을 자처했지만, 아무리 봐도 여기서 할 수 있는 일보다 육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것 같아.”

 

 ‘함께하는 지혜’, 부우깅스는 인간들이 바다에 끼치는 피해를 걱정했다.

 ‘거친 지느러미’, 올가포는 인간과의 전쟁을 통해 해결하려고 했다.

 ‘뒤바뀐 연’, 서현은 전쟁 준비를 위해 착취되는 인어들을 구하고 싶었다.

 ‘작은 기적’, 크톤은 …본인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가 주어졌으면 했다, 라고 추측한다.

 ‘숨 쉬는 바다’, 사이리나는 자신과 같은 슬픈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달라고했다.

 ‘흐르는 자유’, 오무간은…….

 

 “이 자식은 어디서 뭐 하는 거야?”

 -아빠, 오무간은 평소에도 잘 안 나타났던 놈이야. 원체 자유로워야지. 아무리 혼내도 말을 안 들어.

 “그럼 패스하고.”

 

 아무튼, 면담의 내용을 종합해본 결과.

 

 “내가 해야 할 일은 바다와 육지의 중재자인 것 같아.”

 -맞아요.

 

 부우깅스가 대표로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는 왕의 명에 따라 인간들을 방치해왔어요. 그로 인한 피해는 시대가 흐르면서 점점 커졌죠.

 

 올가포의 이빨이 번쩍였다.

 

 “전쟁만이 해결책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이리나가 중얼거렸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왕이 등장했지요오.

 

 서현이 이어받았다.

 

 “전쟁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카르소가 머리를 쳤다.

 

 -신들은 폐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착! 챡!

 정점들이 일제히 예를 갖췄다.

 

 -아빠.

 

 레비가 활짝 웃었다.

 

 -모두가 아빠의 선택을 존중해. 우리 중 누구도, 바다의 어떤 아이도 아빠를 의심하지 않아. 아빠는 분명 보다 나은 바다를 위해 노력해줄 거니까.

 

 쿵쿵!

 정점들이 바닥을 찍었다. 그들의 열기는 천장을 뚫을 기세였다.

 

 -모든 것은 폐하의 뜻대로.

 “모든 것은 바다의 뜻대로.”

 

 나는 코밑을 문질렀다.

 

 “크흠. 그래. 그러면 그렇게 하마.”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

 내가 어떤 짓을 저지를지 모른다.

 하지만 이들은 나를 지지해 주었다.

 어떤 일을 하던, 나를 믿고 따른다 했다.

 그렇다면.

 어느 멍청이가 이들을 배신할 수 있을까.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면 못 할 짓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약속할 수 있었다.

 

 “보다 나은 바다를 만들어보자.”

 

 그를 위한 첫 번째.

 바다와 육지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부우깅스.”

 -네. 폐하.

 “지금까지처럼 국정을 담당해라.”

 -영광이에요.

 

 부우깅스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아직 이야기 안 끝났어.

 

 “이번 강철샘에서 일어난 이야기는 들었겠지?”

 -……네.

 “아쿠아니스트. 너희의 생각은 이해한다. 허나 그를 위해 동포를 해친다면 그것은 어불성설이다. 내 뜻이 무엇인지 알겠느냐?”

 -네. 앞으로 폐하의 명이 있기 전까지 인간을 향한 어떠한 적대 행위도, 준비도 하지 않겠어요.

 “좋아. 이 자리에서 선포하지.”

 

 나는 왕좌에서 일어섰다.

 온 바다에 들리게 목청을 올렸다.

 

 “나, 바다의 왕 김해류가 고한다! 앞으로 그 어떠한 비윤리적인 행위가 이루어져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바다의 왕인 나의 의지이며, 왕으로서 처음 내리는 명령이다.”

 

 서현과 눈이 마주쳤다. 그녀는 웃지도, 울지도 않았다.

 착잡한 마음으로 마무리 지었다.

 

 “너희는 서로를 좀 더 사랑하여야만 한다.”

 

 나는 다시 왕좌에 앉아 다음 명을 내렸다.

 

 “올가포.”

 “충!”

 “인간형인 너는 비교적 육지에서 자유롭다. 육지에서 곤란에 처한 우리 아이가 있다면 그들을 구출하는 것에 집중해라.”

 “폐하의 명에 따르겠습니다.”

 

 나는 올가포의 긴고아에 신체를 완전히 인간형으로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기능을 사용하면 이색적인 상어 꼬리와 이빨 등등이 전부 바뀌었다.

 원할 때마다 사용할 수 있고, 나와 언제든지 연락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감당하기 힘든 일이 발생하면 곧장 연락하겠다고 약속받았다.

 

 “카르소.”

 -예! 폐하!

 “너와 오르소는 지금까지처럼 아란국을 지켜다오. 네 바다의 배신자들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른다.”

 -믿고 맡겨만 주십시오!

 

 카르소가 힘차게 답했다.

 

 “사이리나. 크톤.”

 -네에.

 “옙! 왕, 말씀만 하세요!”

 “너희는 아란국 내부를 살펴다오. 사이리나는 다치거나 힘들어하는 아이를 돌보아주고, 크톤은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게 지켜보아라.”

 

 사이리나는 착하면서 똑 부러졌다. 말투는 사근사근하여 타인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재능이 있었다.

 크톤은 바다 어디에나 있는 모든 플랑크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이는 세상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망이 되어 모든 분야에 도움을 줄 것이다.

 

 “잠시.”

 

 크톤에게 손짓했다. 크톤은 조심히 헤엄쳐 손바닥에 안착했다.

 

 “왕. 왜?”

 “강철샘에서의 일 알지?”

 “응.”

 “정점 중에 누군가 ‘몰락하는 감응’을 지원하고 있었어.”

 “응응.”

 “그에 대한 조사를 부탁하고 싶어.”

 “아하. 근데 왜 나야?”

 

 크톤은 약자의 삶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존재.

 그런 그가 누군가를 팔아먹지는 않았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크톤은 믿을 수 있으니까.”

 

 크톤은 으헿헿, 하고 웃고는 가슴을 치며 말했다.

 

 “걱정 마, 왕! 그 부분은 완벽히 알아낼게!”

 “그래. 고마워.”

 

 정점들이라고 해서 모두 왕에게 동의하는 것은 아니었다.

 네 바다의 배신자처럼 언제 돌아설지 몰랐다.

 미리 준비해서 안 좋을 건 없지.

 크톤을 자리로 돌려보냈다.

 

 “…서현.”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았다.

 서현은 한쪽 무릎을 꿇고 명을 기다렸다.

 

 “너와 네 종을 데려가고 싶다. 허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로 찾아가면 혼란과 불안을 야기할 것이다.”

 “예.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아, 이거 말하기 되게 부끄럽네.

 

 “…우선 네가 따라와 상황을 살피며 나를 도와주면 조, 좋겠는데….”

 “…….”

 “아니, 그냥 그게… 싫음 말고… 강요하는 건 아니니까 그, 뭣이냐…”

 

 왜! 내가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한 것도 아니잖아!

 그냥 나는 너희가 어떻게 사는지 잘 모르니까 한 명이 대표로 같이 가서 좀 알려달라는 것뿐이지 별다른 의미가 있는 건…!

 

 “예. 폐하.”

 

 다행히 서현은 말을 잘 알아들은 모양이었다.

 

 “폐하의 명에 따르겠지만… 폐하는 제 취향이 아니십니다.”

 “전혀 알아듣지 못했잖아!!”

 

 아니, 아니아니아니!

 누가 보면 고백이라도 한 줄 알겠네!

 

 -풉. 아빠 차인 거야?

 -…애도를.

 “정점대리 주제에 건방지…!”

 -아, 영감이… 노래가… 왕의 실연에 관한 노래가아아!

 

 정점들이 저마다 한 소리 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알현실은 도매시장처럼 소란스러워졌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만… 혼자 있게 해주세요.”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기분이야.

 그 와중에 누군가 다가왔다.

 어깨에 손길이 닿았다.

 서현이었다.

 

 “고마워.”

 

 그녀가 귓가에 대고 말했다.

 

 “잘 부탁해.”

 “저, 저두요….”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심하게 말을 더듬었다는 것은 알겠다.

 ……당최 종잡을 수가 없는 여자야.

 

 * * *

 

 “괜찮겠어?”

 “응. 다들 동의했어. 해류 네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니까. 아직 대부분은 바다에 있기를 원하기도 하고.”

 

 서현은 ‘뒤바뀐 연’의 의견을 말해주었다.

 서현은 모두가 이주하기를 원했지만, 그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아무리 상처 주고, 괴롭히는 바다라고 할지라도, 고향이 괜히 고향이겠는가.

 

 “바다보다 나은 곳이 있다는 걸 알려주면 생각이 바뀔 거야.”

 

 음…. 사실 육지도 그리 좋은 곳은 아닐 것 같은데. 너희가 그렇게 싫어하는 인간이 가득한 땅이잖아.

 속마음을 삼키고 말을 돌렸다.

 

 “…불편한 거 있으면 말해줘.”

 “괜찮으니까 가자.”

 “아, 응.”

 -가즈아!!

 

 이렇게 인원이 결정되었다.

 전대 바다의 왕이자, 전생의 아들 레비.

 ‘뒤바뀐 연’, 인어의 공주님 서현.

 전생의 왕이었고, 다시 왕이 된 인간 나.

 우리는 인간과 바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중대한 사명을 가지고 육지로 갔다.

 서해를 지나 한강을 타고 올라갔다.

 

 “쓰레기를 한 번 정리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깨끗한데?”

 

 수질이 좋다고 말은 못 하겠지만, 이전과 비교하면 1급 청정수나 마찬가지였다.

 마침내 고향에 도착한 나는 주위 눈치를 살피다 물가로 올라갔다.

 레비는 작은 인형 형태라 움직이지만 않으면 문제없었다.

 서현은 누가 봐도 인간인 데다가 한국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고 하니 걱정 없었다.

 

 “후우우 하아아.”

 

 나는 간만에 돌아온 인간 사회의 공기를 들이켰다.

 매캐한 공기. 폐를 공격하는 먼지들.

 이상한 냄새. 묘하게 바뀐 분위기들.

 

 “마침내 돌아왔네.”

 -어때? 기뻐?

 “응. 좋아. 아무래도 난 인간 생활을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아.”

 

 더럽고 지저분하고 지옥이라 불리는 땅이지만, 그래도 좋았다.

 고향이 괜히 고향이겠는가.

 축복으로 물기를 날려 뽀송뽀송하게 만들었다.

 

 “흐음… 이상하다.”

 -뭐가?

 “아니, 축복의 힘이 약해진 것 같아서.”

 -그건 어쩔 수 없지! 여기는 아빠의 구역이 아니니까. 분류하자면 하늘과 대지, 자연의 영역이다 보니 바다의 힘은 많이 약해.

 

 그러고 보니 육지로 가면 본인의 힘이 떨어져서 지킬 수 없다… 라고 레비가 이야기한 적 있었지.

 

 “흠. 그래도 이 정도면 못 쓸 정도는 아니네.”

 

 바다에서는 모든 것이 손안에 들어 있는 것처럼 편하고 자유로웠다.

 하지만 땅 위로 올라온 순간, 액체를 제외한 다른 것들이 과몰입방지턱처럼 툭, 툭 하고 방해하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축복을 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예를 들면, 물이 기화되면 수증기가 된다. 이것은 기체이고, 기체는 아마 ‘하늘의 왕’의 영역일터이니 나에게선 벗어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절반… 그보다 조금 못 되는 정도로 축복을 쓸 수 있었다.

 

 “대략 30퍼센트 정도인가.”

 

 고체. 기체. 그리고 또 다른 형태의 에너지.

 그것들이 방해는 하지만 일부는 허용하고 있었다.

 효율은 줄었지만 일상생활에서 이 이상 쓰는 것도 이상했다.

 쓸 수 있는 게 어디야.

 이 힘이면 설거지는 순식간에 끝날 텐데. 그걸로도 충분히 이득이지.

 상황을 정리한 우리는 도시로 들어갔다.

 

 “우와. 저렇게 높은 건물이 있었나? 건물 양식도 좀 바뀐 것 같은데.”

 

 쓰레기 비를 내린 지 얼마 안 돼서 혼란스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깨끗한데?

 간만이니까 집까지 걸어서 가볼… 저게 뭐야?

 철커덕. 철커덕.

 

 “뭐지? 축제인가?”

 

 한 무리의 집단이랑 스쳤다.

 그들은 몇십kg은 될법한 쇠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중세시대에도 저 정도로 살벌하게 안 입었을 것 같았다.

 허리춤에 찬 검이나 창, 활들은 무엇이며 맨 뒤 여자는 제 키보다 큰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그러겡?

 

 처음에는 특이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무리가 적지 않았다.

 톡톡.

 

 “해류.”

 “왜?”

 

 어깨를 두드린 서현이 손가락으로 건물을 가리켰다.

 

 “무슨 일…… 저게 뭐야?”

 

 커다란 건물. 빌딩 숲에서도 독보적인 높이의 건물에는 이런 문구가 걸려있었다.

 

 [해류 재단. 아이를 찾습니다.]

 

 해류… 재단?

 

 “……뭔가 이상한데?”

 

 우리는 걷다가 대형 스크린을 보고 멈췄다.

 

 “저게 뉴스야 영화야?”

 

 분명 처음에 앵커가 나와서 뉴스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좀 전에 본 코스어처럼 무장한 사람들이 무언가와 싸우고 있었다.

 녹색 피부를 가진 소인들이 키에엑! 소리를 내며 녹슨 검을 휘둘렀다.

 그것을 커다란 방패로 막아낸 여자는 흉악하게 생긴 메이스로 놈의 뚝배기를 깨버렸다.

 

 “으.”

 -엥? 아빠? 나 안 보여.

 “너는 보면 안 돼.”

 

 대충 봐도 정서 교육에 안 좋은 영상인데 이런 대로에서 틀어준다고?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가만두질 않을 텐데 무슨 배짱이야?

 

 [모두 대열을 갖춰요!]

 

 내 걱정과 달리 영상은 끝나지 않았다.

 영상 아래에 [방순희, 가을방패의 리더]라는 다큐식 자막으로 보아 저 여자의 이름은 방순희인가 보다.

 

 “영화를 다큐처럼 찍은 건가? 아니, 다큐인데 왜 저런 괴물이…… 오.”

 

 녹색 소인들을 모두 무찌르고 나자 대검을 어깨에 짊어진 소인이 나타났다.

 아니, 앞의 소인이랑 생긴 건 비슷했지만 크기는 훨씬 컸다.

 일단 저 방순희라는 캐릭터보다 큰 건 확실했다. 거기다 대검은 놈의 크기와 비슷하니 스치기만 해도 여자와 일행들은 아작날 것이 분명했다.

 

 [키에에엑! 키엑! 캭큭켁!]

 [!! 와요! 제 뒤로! 모두!!]

 

 “아. 저러면….”

 

 방순희는 방패를 들었다.

 녹색 거인이 대검을 내려찍었다.

 먼지바람이 치솟아 일대를 가렸다.

 보이지 않았지만 결과는 알 수 있었다.

 분명 저 여자는 다진 고깃덩이가 됐을 것이다.

 나 같으면 옆으로 피한 다음 빈틈을 노렸을 텐데… 잠깐, 뭐지?

 

 [지금이에요!]

 [하앗! 타앗! 흐앗! 후아앗!]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방순희의 뒤에 있던 일행들이 재빨리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녹색 거인의 대검이 그들을 노렸지만, 절묘하게 막아서는 방순희의 방패에 모두 무력화됐다.

 

 [끼에… 끼에엑.]

 

 마침내 놈이 붉은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나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손에 땀이 가득했다.

 스크린 속 사람들이 환호했다. 그들은 정말 기뻐하며 방순희에게 갈채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땀을 흘리는 방순희의 미소가 클로즈업되며 영상은 끝이 났다.

 

 [네. 얼마 전에 열린 D급 게이트에서 활약한 ‘가을방패’의 영상을 보고 왔습니다. 이번 게이트는 되게 이례적인 케이스라죠?]

 

 아나운서가 나와서 멘트를 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옆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묻혔다.

 

 “오오! 역시 방순희. 자리 선정이랑 패링 타이밍 예술이지 않냐?”

 “괜히 협회장 조카 아니랄까 봐. 분명 지원도 엄청 많이 받았겠지?”

 “야. 저렇게 방패 하나로 남들 앞에서 몬스터를 막는 게 쉬운 일인 줄 아냐?”

 “뭐. 대단하다는 건 인정이야.”

 “지원도 실력과 인성이 받쳐줘야 주는 거야.”

 “예, 예. 방순희 팬클럽에게 무슨 말을 하겠어요.”

 

 ……이게 무슨 대화야?

 몬스터? 게이트? 협회장?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분명 내가 살던 한국이랑 비슷했지만,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곳곳에 있는 광고 속 모델들은 완전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그들은 전부 이상한 코스프레를 한 채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다.

 검을 들고, 총을 쏘고, 번개를 두른 채 뛰고….

 문구도 이상했다.

 

 [아레스 길드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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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대체 저게 다 뭐야?”

 

 돌아오긴 돌아왔는데….

 세상도 미쳐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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