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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그녀의 황궁입성기
작가 : 청휘아
작품등록일 : 2020.8.8

황궁 안에서 황자님들과 어울리면서 놀았던
나의 철없던 시절이 지나가고 그 기나긴 시간 속에서
나는 혼기만 꽉 차버린 열여덟의 처녀가 되어 있었다.

막연하게 황자님들 중 한 명과 혼인할 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그게 하필 생각도 없는 팔황자라니. 아, 내 인생. 정말.

"우리 백아, 나랑 둘만 있고 싶었구나. 알았어. 같이 있자."

이건 뭐라는 거야 또?
아무래도 인생설계를 다시해야하나 싶다.


#황궁 #정치싸움 #정략결혼 #궁정로맨스 #첫사랑
#새침하고 밝은 여주 #장난기 많은 남주

문의: rtw0796@naver.com
표지: 졔리님 커미션

 
7. 떨어지는 나비처럼
작성일 : 20-08-23 12:33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6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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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평소 이런 말을 함부로 내뱉지 않는 오라버니라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굳이 내 방에 찾아와서 이렇게 조곤조곤 말을 하고 있는 것도, 처음 보았을 때부터 굳게 다문 입술도, 불안했었는데 애써 무시하였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끝일 것 같은 예감이라 꾹 다물고만 싶었는데. 땅 밑에서 무언가 무서운 것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디까지나 전하를 위해서라는 것만 알아두어라. 폐하의 명으로 너는 혼인을 하게 되었다.”

 

 “……네?”

 

 하, 황당해서 말문이 막혔다.

 

 -쾅!

 

 “형님,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겝니까?”

 

 밖에서 엿듣고 있었는지 첫째 오라버니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을 열고 들어온 셋째 오라버니의 출현에도 나는 첫째 오라버니만 바라보며 상황을 정리했다.

 

 “엿 들은 게냐? 하여간 네 녀석은.”

 

 첫째 오라버니와 셋째 오라버니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지만 머릿속이 윙윙- 울려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었다. 설마 이런 이야기를 꺼낼 줄은 미처 몰랐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눈만 끔뻑거리고 있었다.

 

 “오라버니, 내가 혼인을 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 태자전하를 노리는 놈들이 있다는 건 대충 눈치 챘을 것이다. 그것 때문에 태자전하와 우리 가문을 합치기 위하여 아직까지 혼인을 하지 않은 네가 선택되었다.”

 

 이런 일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당황했던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았다.

 

 오히려 이제 와서 말한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나를 태자전하를 위해 혼인시킬 정도라면 그 세력이 위협적이라는 뜻이겠지.

 

 “말도 안 돼! 백아의 의견은요? 아무리 폐하시지만 너무 강압적이잖아요.”

 

 “말을 삼 가거라. 폐하께서도 백아를 아끼시고 계셔서 이 일에 대해 마음이 좋지 못하시다. 백아, 너는 괜찮은 게냐?”

 

 “오라버니, 저는 괜찮아요. 태자전하를 위해서인걸요. 어차피 누군가에게 갈 것이라면 높은 위치일수록 좋은 거겠죠.”

 

 사실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이런 집안에서 태어난 이상 정략혼인은 예전부터 예상해온 것이었다. 그리고 차라리 정략적으로 가는 거라면 조금이라도 높은 위치에서 먹고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이러든 저러든 똑같다면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 분명 울고불고 난리를 칠 것이라 생각한 두 오라버니는 너무 담담하다 못해 냉정한 내 반응을 의아하게 여겼다. 백한 오라버니는 내 머리에 이상이 온 거라 생각했는지 나를 붙잡고는 흔들어댔다.

 

 “야, 아무리 충격적인 사실이라지만 혼인을 가볍게 생각하는 거냐? 무엇이 높은 위치일수록 좋아? 네가 그곳에 간다면 어떠한 일들이 펼쳐질지는 아는 거냐고. 빌어먹을.”

 

 오라버니의 눈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평소에도 욕지거리를 가볍게 하긴 했지만 첫째 오라버니의 앞에서는 전혀 하지도 않았던 오라버니가 이번엔 달랐다. 그만큼 힘든 결정이었다.

 

 “당연히 알지. 그렇지만 결국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린 거잖아. 오라버니, 나 쉽게는 안진다고.”

 

 “……할 말이 없다, 없어. 헌데 상대는 누구랍니까?”

 

 나도 백한 오라버니도 침을 한번 꼴깍 삼킨 뒤 첫째 오라버니의 눈을 바라보았다. 첫째 오라버니는 동요하지 않고 침착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뱉어냈다.

 

 “폐하께서도 그 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으셨다. 너를 첩으로 보낼 수는 없다 하셨다. 어릴 적부터 너를 보며 같이 지내온 것이나 다름없기에 이미 정실부인을 맞은 황자전하들은 제외되었고 네 마음도 중요하게 생각하시어 너와 친하게 지내기도 하고 태자전하의 친동생이시기도 한 황자전하를 고르셨지. 조건도 들어맞고.”

 

 생각나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다. 태자전하의 친동생이면 딱 한 분이었으니까.

 

 “설마…… 팔황자전하요?”

 

 “그래. 팔황자전하가 네 배필이다.”

 

 “아니 왜요? 하필 팔황자전하라니. 그분이랑은 그냥 친우인데. 폐하께서 커다란 착각을 하신 거 아니에요?”

 

 친한 것이랑 앞으로 살 부부랑은 엄연히 다른 것인데 폐하께서는 나를 아낀다는 면목으로 팔황자전하를 지목 하신 것이 틀림없었다.

 

 애초에 태자전하의 이복동생보다는 친동생이 가까울 것이니 처음부터 팔황자마마와 혼인시키려 하신 것이다. 게다가 팔황자는 지금 태자전하의 반대편 세력을 알아보는 핵심 인물이기도 했다.

 

 “팔황자전하가 아니면 누구와 할 것이냐. 윗분들은 다 혼인을 하였으니 첩이되긴 싫을 것이고 아래 분들은 너보다 어리시지 않느냐. 이리 보나 저리 보나 팔황자마마가 적합한 것이니.”

 

 툭툭 상냥하기보다는 무심하게 말하는 말투에 마음이 쓰려왔다. 첫째 오라버니는 그냥 처음부터 내 생각보다는 폐하의 안위와 우리 가문의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하였을 것이다. 첩이 되는 건 당연히 싫었다.

 

 ‘내가 그렇게 쳐 박혀 있기 위해 혼인도 하지 않고 독수공방 하다시피 지내 온 줄 알아? 뭐가 아쉬워서 그렇게 힘들게 살아가야 되는데. 그리고 애초에 우리 집안이 첩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옳은 것이야?’

 

 내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셨다고 하지만 먼저 우선순위를 두신 건 여러 가지로 보나마나 우리 가문의 위치와 체면 그리고 태자전하를 먼저 생각하신 것이다.

 

 그 다음이 나. 팔황자마마와도 친하고 잘 맞으니 두 번째는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네 의견을 묻는 것이 아니다. 이미 결정 난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해두어라.”

 

 “……알고 있어요. 그럼 혼례 날짜도 정해졌나요?”

 

 “한 달 후에 황궁에서 성대하게 치를 것이다. 자세한 것은 다시 알리마.”

 

 첫째 오라버니는 그 말을 끝낸 뒤 차갑게 뒤로 돌아섰다. 할 말을 다 전달했으니 다시 가마를 틀어 황궁으로 갈 것이다.

 

 첫째 오라버니의 담담하다 못해 냉정한 반응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문제는 내 앞에서 아직도 멀뚱히 서 있는 백한 오라버니였다.

 

 “오라버니, 괜찮아?”

 

 어이없게도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야 할 말을 내가 오라버니에게 묻고 있는 상황이었다. 첫째 오라버니가 나갈 때까지도 멍청하게 있던 오라버니는 내 물음에 정신을 차린 건지 느닷없이 헛소리를 해댔다.

 

 “야! 빨리 말해서 엎어버려. 너 공주마마랑 친하잖아. 다른 황자마마랑도 친하고. 아니지, 내가 오황자마마께 말해볼게.”

 

 “오라버니, 아무리 오황자마마한테 말하면 뭐해, 폐하가 내린 결정이야. 아무도 거스를 수 없는 거 알잖아.”

 

 내 말에 오라버니는 이윽고 미간을 찌푸리며 앞에 있는 의자를 발로 찼다.

 

 “하! 이래서 높은 것들이 싫어. 자기들 마음대로 할 거면 신하들은 왜 필요한 거야?”

 

 “오라버니, 쉿! 됐어. 그 말 모순이 있는 거 알아? 우리도 높은 귀족 가문이야. 높은 사람들이 위에서 잘해주어야 밑에 있는 백성들이 편한 거잖아. 이것도 나름 그렇게 생각할래. 태자전하가 나중에 나라를 이끌어 주셔야 되니까. 그리고 나 어차피 혼인하고 싶었다, 뭐. 그래도 팔황자마마에게 가는 것이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이랑 혼인하는 것 보단 훨씬 낫잖아.”

 

 백한 오라버니는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오라버니가 날 얼마나 아끼는지 사실 알고 있다. 그래서 지금 소리치는 오라버니의 모습에 더 마음이 쓰라렸다.

 

 “야, 황자랑 혼인하는 게 뭐가 좋냐? 매일 궁에서 팔자 좋게 다리 쭉 뻗고 여유롭게 차나 한 잔 마시면서 아랫것들한테 지시나 내릴 거 같지? 그렇게 말하는 놈들 다 개소리 지껄이지 말라고 그래. 황자가 첩이라도 들이면 넌 인마, 이제 눈치 엄청 살펴야 돼. 위에서는 손자 좀 보자고 하고 아랫것들은 업신여기고 그런 생활이 좋냐?”

 

 어렸을 때 궁에서 이미 보고 듣고 자란 것을 오라버니는 현실적으로 더 부풀려 설명해주었다.

 

 왜 모르겠는가. 나도 더 이상 궁 안에서 공주마마와 황자님들과 다 같이 뛰놀던 어린아이가 아닌데. 궁 안에서 몸을 숙이고 낮추며 사는 사람은 많다. 나 또한 그런 후궁들의 생활을 많이 보았고 그것은 정실부인이라 하더라도 많이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부류들은 대부분 성격이 소심하다 못해 답답한 여인들이었다. 내가 봐온 여인들은 그랬다. 아무리 걱정된다 한들 우선 팔황자는 어릴 적부터 친했던 동무였다.

 친한 사이였고 내 성격이 있는데 내가 설마 그런 여인들처럼 조용하고 강물 흐르듯이 살아갈까.

 

 “그런 생활 절대 안할 거야. 오라버니, 내가 그렇게 멍청할 것 같아? 팔황자와 친분도 있고 내 머리가 그 정도밖에 안되는 게 아니잖아. 약조할게. 그런 멍청한 짓 안할 거라고.”

 

 “후…… 나도 알아. 이미 결정 난 거 내가 무슨 힘이 있다고 막겠냐. 대신 정말 네 말처럼 그렇게 살지 마라. 팔황자를 아주 휘어잡으라고. 하, 그건 좀 무리 일려나? 하여간 무슨 수를 쓰든 팔황자만 잡으면 편할 거다.”

 

 “알겠어. 오라버니, 그래도 팔황자와 지낸 세월이 얼마인데 감히 날 홀대하겠어? 내가 이때껏 지내온 황자마마들이나 김여원도 생각해보라고. 다 내가 휘어잡고 있잖아.”

 

 그러자 백한 오라버니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수긍한다는 뜻이었다.

 

 “하긴, 그러고 보면 네가 누굴 휘어잡았으면 잡았지, 당하는 꼴은 못 봤다. 내가 잘 가르쳤어. 앞으로도 그렇게만 하라고. 알지? 옛날부터 말했지만 세상을 살아가기엔 아직도 우린 어려.”

 

 “알았다니까. 그건 그렇고 앞으로 혼례가 한 달 뒤라니 정말 빠르게도 잡았네. 폐하도 급하셨나봐.”

 

 “그만큼 적들도 대담해졌다는 뜻이지. 하…… 그것들.”

 

 -똑똑

 

 “들어오너라.”

 

 문을 열자 오라버니의 하인인 말우가 빼꼼히 고개를 문 사이에 비집어 넣고서 우리를 살짝 보았다. 덩치도 큰 녀석이 그렇게 하고 있자니 웃음이 나왔지만 애써 참고 물었다.

 

 “무슨 일이냐?”

 

 “셋째 도련님, 연지마님이 찾으십니다.”

 

 “이런, 조금만 있다 간다 전하여라.”

 

 “됐어, 새언니가 찾으신다는데 얼른 가봐. 첫째 아이가 제일 중요한 거 몰라?”

 

 “후, 그래. 이만 간다.”

 

 오라버니가 떠나고 나자 긴 시간 앉아 있어 아팠던 어깨를 잠시 두들긴 후 기지개를 폈다.

 

 혼인이라니 마음으로만 빨리 하고 싶다고 생각하였는데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이미 정해진 것이다. 없었던 일로 할 수는 없다.

 어릴 적 아버지가 궁에 처음으로 가기 전 해주셨던 말씀이 또렷하게 기억에 남았다.

 

 ‘부디 궁에 정을 붙이지도 말고 미련을 갖지도 말거라.’

 

 궁에 정을 붙이지 말라…….

 

 너무 늦어버린 것이었다. 애초에 정을 붙이지 않게 하려면 나를 궁 안으로 데려가지 않았어야 했다. 내가 떼를 쓰며 울고 고집을 부려도 끝까지 절대 안 된다며 냉정하게 말씀하셔야 했다.

 

 나를 궁으로 데려간 그때부터, 모든 것은 시작되었으니. 지금에 와서 이런 구차한 말, 변명 같다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라도 말해보고 싶었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그때 공주마마의 예동이 되지 않았더라면, 황자전하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상황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을 것이다.

 이미 정해진 것을 바꿀 수 없다면 그 타원 안에서 나는 조금이라도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방법밖에 없다.

 

 백한 오라버니가 충고하지 않아도 당하고 살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감히 전 승상의 막내딸이고 태부의 실권을 가진 오라버니의 막내 동생인 날 누가 깔아뭉갠단 말인가. 황궁에서 신하들의 자식들 중 권력과 친분으로 치자면 나만한 이도 없었다.

 

 앞으로 팔황자, 강이와 나의 혼인은 분명 큰 파급력으로 나타날 것이다. 한 달 후, 나는 팔황자의 정실부인이 된다. 그것이 내 인생에 커다란 전환점임에는 틀림없다.

 

 ***

 

 강이와의 혼인이 정해지고 당분간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러다 한 순간, 답답해진 내가 순지와 함께 저잣거리로 나갔다. 순지가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물건들을 보라고 하며 앞에 가져다주었지만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나는 본체만체 했다.

 

 “순지야, 이만 갈까?”

 

 “벌써요? 조금만 더 구경하세요. 나온 지 반각도 되지 않으셨어요.”

 

 “다음에. 오늘은 가야겠어.”

 

 기운 없는 말투에 순지는 결국 집으로 향했다.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웬 남정네가 서 있어서 흘깃- 쳐다봤더니 그 사람이 뒤돌아 나를 응시했다.

 

 “이제 왔어?”

 

 “어쩐 일이세요?”

 

 웬일로 강이가 집 앞까지 찾아왔다. 순지가 옆에서 ‘어머, 어머’하는 소리만 연신 내뱉었다.

 

 “잠깐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 어때?”

 

 “들어가시지 않으셔도 되옵니까?”

 

 “아, 응. 주인 좀 잠시 빌릴게.”

 

 강이가 순지에게 나를 데려갈 것을 허락받고 내 손을 잡아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이 와중에 왜 허락을 어머니가 아닌 순지에게 받는지 몰라 웃음이 났다.

 

 강이는 다시 저잣거리 쪽으로 향했다. 나를 대동하고 선 그는 겉으로 보기에도 기품 있어 보여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에 충분했다.

 갑자기 나를 찾아왔다는 것은 그도 폐하께 소식을 들었다는 소리였다. 강이는 아무 말 없이 걷다가 주변이 조용해졌을 때 입을 열었다.

 

 “소식 들었지?”

 

 “예. 저희가 혼인하기로 결정되었답니다.”

 

 마치 모르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강이는 내 말투보다 다른 게 더 신경 쓰였는지 의아함을 느끼고 물었다.

 

 “헌데 아까부터 웬 존대냐?”

 

 “원래도 황자님이셨지 않습니까. 제가 너무 생각 없이 굴었던 것이죠.”

 

 “되었으니 하던 대로 해. 갑자기 그러면 나 적응 안 되서 도망갈지도 몰라.”

 

 “풋- 도망을 왜 가?”

 

 “아, 그래. 훨씬 편하네.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예의를 갖춰 이야기 하는 것을 그는 이상한 짓이라고 했다. 너무 오랫동안 서로를 대하는 방법이 익숙해져 있던 모양이었다.

 

 “그리 말한다면야, 뭐. 감히 누구 말씀이신데 당연히 따라야지.”

 

 “내가 찾아온 건 별 건 아니고 우리가 혼인을 해도 달라질 건 없을 거라 생각해. 갑자기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것도 이상할 거 같아서 그런데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사용하되 둘이 있을 땐 편하게 하자. 어때?”

 

 “나야 좋지. 헌데 그 이야기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달랑 서신 하나 보내기엔 그렇잖아. 직접 얼굴 보고 이야기하는 게 낫지.”

 

 “그래, 고마워. 앞으로 잘해보자.”

 

 마치 하나의 거래를 하는 것처럼 강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는 내가 내민 손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어찌 보면 거래가 맞을 수 있었다. 태자전하를 위해 협력하기로 한 공동체였으니 말이다.

 

 “좋았어. 이렇게 된 거 잘하자고.”

 

 강이는 내 손을 마주잡았다. 어릴 때랑 달리 커다란 손에 잡혀 내 손은 보이지 않았다. 세게 잡으면 아플 것 같은 느낌에 손을 뒤로 뺐다. 다행히 강이는 그다지 상관하지 않았다.

 

 그와의 혼인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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