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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넌 어디에서 왔니
작가 : 해글님
작품등록일 : 2020.8.1

가출한 가을이의 영혼을 찾습니다!
소원을 이루기까지 단 하나의 악령만 남았는데, 다른몸에 빙의되어 버렸다.
진짜영혼을 찾고 모든걸 제자리로 돌려야한다.
그런데 가을이의 약혼자에게 마음이 계속 끌린다. 난 원래몸으로 돌아가야하는데...
파면 팔수록 수상한 가을이의 과거. 그녀의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
#로맨스#추리#기억상실#기억찾기#까칠남#다정남

 
25화. 엄마와의 숨바꼭질
작성일 : 20-08-22 17:24     조회 : 240     추천 : 2     분량 : 4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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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갑작스러운 진여사의 말에 당황하지 않았다. 두 번째 방문하게 되면 또 물어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가을은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준비하지 못했다.

 "할머니. 그건 저희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지혁이 가을의 손을 잡았다. 소은은 떠보기만 하려고 꺼낸 말이었지만 아들의 진지한 모습에 더는 이런 일로 부르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하며 말을 더 붙이려는 진여사의 팔을 붙잡고 말렸다.

 . 결혼은 너희 둘이 알아서 정하면 되는 거지. 그렇죠 어머니?"

 오늘 확답을 듣고자 불렀는데 갑자기 물러나는 소은의 행동에 의아함을 보이다가 만족하듯 미소 짓고 있는 모습에 진여사도 지혁이 이번에는 진심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 그래. 늙어서 괜히 참견했구나."

 죽기 전에 증손주는 보겠다는 생각으로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차를 마시는 진여사를 가을은 의아하게 바라봤다. 갑자기 질문했다가 바로 후퇴하는 모습에 지혁을 바라보자 그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가을을 봤다.

 "차 더 줘?"

 "아니요. 괜찮아요."

 갑자기 눈치 없는 척 말하는 지혁에게 더는 눈빛을 보내도 소용없을 듯싶어 가을은 조용히 차를 마셨다.

 

 "오늘 결판을 내실 것 같았는데..."

 가을은 아직도 진여사의 태도에 의문이 남는 듯 차를 타고 집에 가는 동안 내내 그 생각이었다. 잠시나마 낮에 있는 일을 떠오르지 않는 것 같아 지혁은 다행이라 생각이 들었다.

 "아쉬워? 결혼 날짜 잡으러 다시 갈까?"

 "어머, 누가 결혼한데요?"

 얼렁뚱땅 결혼 얘기에 가을은 입을 삐죽 내밀곤 중얼거렸다.

 정말 무드라곤 없다니깐.

 아까 전에는 할머니 때문에 그렇게 넘어갔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단어를 그냥 툭 던지는 그의 무신경함에 가을은 서운함을 느꼈다.

 고개를 창가 쪽으로 향한 채 토라진듯한 가을의 모습에 지혁은 피식 웃으며 그녀의 손을 향해 뻗었지만 그대로 뿌리침을 당했다.

 "더워요."

 그대로 고개를 돌린 채로 팔짱을 끼고는 가을은 입을 꾹 다물었다. 지혁은 그녀가 단단히 삐질 만큼의 내용은 아닌 것 같았지만 그냥 사과부터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저절로 들었다.

 "미안. 이가을."

 "뭐가 미안한데요?"

 "정식으로 프러포즈도 안 하고 선 결혼이라는 말을 쉽게 입에 올린 거."

 "그!..."

 이번에는 가을의 말문이 막혔다. 정확한 이유였다.

 "주대표님 여자 많이 만나보셨나 봐요?"

 "아니, 금술 좋은 부모님 밑에서 학습된 결과지. 그리고 내 생애 여자는 너 하나야. 이가을."

 그리고는 가을의 손을 잡고 손등에 가볍게 키스했다.

 "제발... 박팀장님하고 놀지 좀 마세요. 느끼해요."

 가을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 기분은 나쁘지 않은지 발개진 얼굴로 자신도 모르게 볼우물이 보일 만큼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느끼하더라도 참아. 어쩌면 견딜 수 없을 만큼의 이벤트를 겪게 될 수도 있을 거니깐."

 "... 공개된 장소는 피해줘요."

 "당연하지. 나도 내 거 누구랑 나눠 보는 거 싫거든."

 싱긋 미소 짓는 모습이 가을이 생각하는 스케일과는 조금 다를 것 같아, 미리 예고된 프러포즈에 걱정이 일었다.

 

 "오늘 자고 갈 거예요?"

 "그럼."

 이제는 지혁이 주차를 하고 집안까지 같이 오게 되면 어느 순간부터 당연하게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대부분 불타오르는 밤을 보냈지만, 오늘 같은 날에는 지혁은 그냥 말없이 어깨를 빌려줬다. 그 때문에 그의 살림은 이제는 옷방 한편에 자리를 차지할 만큼 늘어났다.

 "오늘 있어줘서 고마워요."

 침대 위 지혁의 품에 좀 더 파고들며 가을은 그의 가슴에 얼굴을 기댔다. 눈을 감자 생각이 밀려왔다. 할머니 집에 있을 때도 대화가 멈추면 유괴라는 단어가 계속 생각나 표정이 어두워졌다. 소은까지 상태가 좋지 않은 걸 눈치챌까 봐 일부러 귀를 기울이고 한 탓에 다행히 잠시 동안 생각이 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집에 혼자 있으면 너무 힘들고 아플 것 같았다. 그래서 이럴 때같이 있어주는 지혁의 따뜻한 품이 너무 고마웠다.

 "지혁씨, 난 이제 어디서 해답을 찾아야 할까요."

 "가까운 곳에 있지."

 "네?"

 그의 말에 가을은 눈을 크게 뜨고 지혁을 바라봤다. 지혁은 조금 단호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고 있었다.

 "모든 해답은 당신 기억에 있겠지. 닫았던 상자를 열수 있는 사람은 이가을 말고는 없어."

 "..."

 "내가 본 이가을은 충분히 강한 사람이니깐 스스로를 믿어봐. 그리고 지금은 내가 있잖아. 당신이 감당 못해도 내가 다 지탱해 줄 수 있어."

 그의 말이 맞았다. 스스로 닫은 문은 가을 말고는 열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그때와 달리 지금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혁이 옆에 있었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우리 딸, 엄마가 머리 이쁘게 땋아줄게.'

 엄마가 오랜만에 상냥하게 웃으며 말하자 가을은 자고 있는 언니를 한번 쳐다봤다.

 ...아. 절대로 엄마랑 둘이서만 나가면 안 돼. 꼭 언니랑 같이 가야 해.

 매일 당부하듯 말하는 아빠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지만 가을은 한 번 더 따뜻하게 이름을 불러주는 엄마의 목소리에 거실로 나갔다.

 '이리 와서 앉아봐.'

 가을은 주춤주춤 거리다 엄마가 바닥에 늘어트려놓은 알록달록 이쁜 핀을 보고 경계했던 마음은 잊고 쪼르르 달려갔다.

 '엄마, 나 이거 다 해도 돼요?'

 늘 언니에게만 머리를 묶어주고, 가끔씩 엄마의 기분이 나아질 때면 가을에게 머리를 묶어줬다. 그래서 늘 아빠가 있을 때만 이쁜 핀을 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엄마가 해준다고 하니 가을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물론, 하고 싶은 거 다하렴.'

 '그럼 나 이거 할래. 아빠가 사준 거.'

 가을이 고른 건 자스민 꽃 모양의 핀이었다. 엄마는 가을의 머리를 하나로 땋고 그 위에 핀을 꽂았다.

 '... 이는 엄마랑 꼭 닮았네.'

 가을의 얼굴을 붙잡고 말하는 엄마의 표정은 화나 보였고, 또 슬퍼 보였다. 그리고는 금방 싱긋 웃었다.

 '... 아, 엄마랑 숨바꼭질하러 갈까?'

 '어... 언니도 같이 가면 안 돼요?'

 '언니는 자고 있잖니. 엄마는 ... 랑 하고 싶은데?'

 말하는 엄마의 표정이 오랜만에 상냥하고 기분 좋아 보여 가을은 방안에 자고 있는 언니를 힐끗 보다가 이내 엄마의 손을 꼭 붙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좀 멀리 갈 거야, 괜찮지?'

 '네!'

 싱긋 미소 짓는 엄마의 얼굴에 가을은 따라 웃었다.

 숲이 우거진 곳이었다. 회색 칠이 된 건물에 놀이터가 있었고 정원이 있었다. 엄마와 함께 초록색 철문을 지나 아기천사가 있는 정원으로 가을은 엄마 손을 잡고 걸었다.

 '엄마, 여기가 어디예요?'

 '여긴... 엄마가 자란 곳이야.'

 주변을 쭉 둘러보더니 엄마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그리곤 가을을 나무들이 파인 구멍으로 데려갔다.

 '어릴 때 엄마가 숨바꼭질하면 여기에 늘 숨었었어. 오늘은 반대로 ... 가 여기서 술래가 되는 거야.'

 '그럼 내가 엄마 찾으러 가요? 10까지 세면 돼요?'

 '아니, 100까지 세고 엄마 찾으러 와.'

 '... 이는 100 셀 줄 모르는데... 아얏!'

 갑자기 강하게 잡는 손길에 가을은 어깨가 아파 눈물이 찔끔 났다. 엄마는 무서운 표정을 짓다가 이내 웃으면서 다시 가을의 어깨를 어루만졌다.

 '... 이는 할 수 있어.'

 '... 네...'

 '그래. 그럼 들어가서 눈 감고 100까지 세고 엄마 찾으러 와.'

 '네!'

 엄마가 어깨를 밀자 가을은 그대로 나무 사이로 폭 들어갔다. 불안한 마음에 엄마를 힐끔 쳐다보니 여전히 상냥하게 웃고 있었다. 가을은 그제서야 안심을 느끼며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1,2,3, ...'

 숫자를 세는 목소리 뒤로 바스락거리는 발소리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흐릿한 엄마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었지만 꿈은 야속하게도 가을이 원하는 걸 보여주지 않았다. 멀어지는 발소리가 고른 숨소리로 연결되면서 가을은 흠칫 놀라며 잠에서 깼다.

 "음..."

 얼음 물에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자 혹시 저 때문에 지혁이 깼을까 그를 쳐다보니 다행히 피곤했는지 고른 숨을 내쉬며 깊은 잠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가을은 조심스럽게 그의 품에서 벗어나 자리에 앉아 침대 등을 켰다.

 드르륵

 협탁 문을 열고 서랍에 넣어뒀던 빛이 바랜 자스민핀을 가만히 바라봤다.

 "... 버림받은 거였어."

 꿈속의 그 아이는 자신이었다. 엄마가 버리는 줄도 모르고 쫄래쫄래 따라가서 멍청하게 숨바꼭질이나 하고 있는.

 "하, 유괴가 아닌 게 다행이라 해야 하나."

 알면 알수록 과거의 자신이 왜 차라리 기억을 다 지워버리고 싶었는지 알 것 같았다. 만약 지금 지혁이 없었다면 다시 놓아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가을은 이제 눈물조차 나지 않아 헛웃음만 세어 나왔다. 손끝으로 핀을 매만지자 여전히 새겨져있는 두 글자만 느껴졌다. 분면 원래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을 것이다.

 "100도 못 세고, 이름도 기억 못 하는 멍청이."

 하다못해 아빠, 언니의 얼굴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기억이라도 나면...

 "그런데 왜 날 찾지 않았지?"

 다른 가족조차 가을을 찾지 않았다. 심장을 콕콕 쑤시는 통증에 가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을은 더 이상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았지만 과거를 마주 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가을. 거기서 뭐해?"

 자다가 불빛에 잠에서 깬 지혁은 품 안에 있던 가을이 침대에 뒤를 돌고 가만히 앉아 있는 걸 발견했다.

 "꿈... 아니, 과거 기억을 봤어요."

 그녀의 목소리가 아파 보여 지혁은 가을이 기댈 수 있도록 뒤에서 가볍게 끌어안았다.

 "그냥 버림받은 거였어요. 엄마한테. 엄마가 날 보육원에 두고 떠난 거였어요."

 "보육원?"

 "그때... 지혁 씨와 함께 같던 그곳이요."

 "아..."

 "유괴가 아니라서 다행인가 싶지만, 버림받았다는 사실도 너무 힘드네요."

 어깨에 머리를 기대는 그녀의 정수리에 키스하며 위로하듯이 가볍게 속삭였다.

 "힘들면 울어도 돼."

 "괜찮아요. 지혁 씨가 있어줘서... 한번 겪었던 일이니깐 잘 지나갈 거예요."

 본인에게 다짐이라도 하는 것 같은 말이었다. 과거에 메여서 아파한 거는 이제 한 번이면 족했다.

 "그래,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자."

 과거를 마주 보기로 한 그녀가 기특해 지혁은 가을의 양볼을 잡고 입에 가볍게 뽀뽀를 하고는 웃었다.

 입가에 느껴지는 따뜻함에 가을이 손을 뻗다가 들고 있던 핀 이 생각났다.

 "아, 핀 좀 넣고..."

 "핀?"

 "저번에 발견한 건데 어릴 때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가을이 손에 쥐고 있던 핀을 그에게 보여줬다. 지혁은 어두워서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것이 낯설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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