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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바다의 왕이라는데요?
작가 : 윤소언
작품등록일 : 2020.7.31

전생, 바다의 왕이었던 남자가 최고의 헌터가 되기까지.

 
13화. 정점들 - 작은 기적과 숨 쉬는 바다
작성일 : 20-08-22 13:45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6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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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정점들 - 작은 기적과 숨 쉬는 바다

 

 해신검은 영혼의 광물, 아바타리움으로 만들어졌다.

 영혼은 죽음을 경험하면서 일부가 탈락하는데, 그 부스러기가 뭉쳐진 것이 바로 아바타리움이었다.

 여기서 아바타리움의 매력적인 특성이 나타난다.

 아바타리움에 쌓이는 영혼의 잔재, 그것을 통해 특정 영혼의 추적이 가능했다.

 게다가 현재 해신검은 나와의 계약으로 그 특성이 대폭 강화된 상태였다.

 

 “그럼…. ”

 

 나는 해신검을 쥐고 집중했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은 상대. 멋대로 후생을 기약했던 그놈, 베페르트의 영혼을 찾아보았다.

 확실히.

 아바타리움이 있던 강철샘에서 죽어서 그런가, 영혼의 잔재가 존재했다.

 해신검은 나의 감정을 이해했다. 곧바로 파장을 일으켜 놈을 추적하기 시작했다.

 우웅-.

 아쉽게도 범위를 벗어났는지 위치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범위 안에만 들어온다면 어디에, 어떤 상태로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해신검의 또 다른 특성은 영혼을 갈취하는 힘이었다.

 잔재들로만 존재해온 해신검은 완전해지고자 하는 욕구 때문에 타인의 영혼을 탐했었다.

 여태까지는 방법이 없었지만, 해신검이 된 지금은 영혼을 베어 잡아먹을 수 있었다.

 잡아먹힌 영혼은 해신검의 일부가 되어, 나와 검을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러니까….

 

 ‘다음 생에 보자, 머저리 왕.’

 

 올 테면 와라.

 이제 네 녀석의 저주는 조금도 무섭지 않으니까.

 네놈이 그렇게나 자랑하던 영혼은 나와 해신검에게 잘려 두 번 다시는 환생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완전한 죽음을 뜻했지만… 누군가의 죽음으로 구원할 수 있는 이들이 있다면, 다시는 망설이지 않으리라.

 

 “끝났어?”

 

 구석에 쭈그려 앉아 혼자 거창한 다짐을 하고 있던 나에게 서현이 다가왔다.

 눈이 마주치자 뻘쭘하게 시선을 돌렸다.

 …아바타리움 맨은 조금 심했지.

 나는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응.”

 “어때?”

 “아주 마음에 들어.”

 

 해신검이 웅, 하고 울었다.

 영혼이 이어진다는 것은 신기한 느낌이었다.

 손가락이 움직이는 원리는 모르지만, 해신검의 감정과 행동은 눈감고도 알 수 있었다.

 베페르트가 어디서 무기를 꺼냈는지 알겠다.

 영혼의 일부가 된 해신검은 언제든지 그 안에 들어가고 나올 수 있었다.

 그 공간을 ‘영혼샘’이라고 불렀는데 헷갈릴 수도 있으니 그냥 ‘인벤토리’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해신검은 본인의 의지에 따라 멋대로 들어가고 나올 수가 있었다. 사고를 치기 전까지 그 정도의 자유는 주기로 했다.

 

 “앞으로 잘 부탁한다.”

 

 해신검은 옥빛을 내뿜더니 그대로 사라졌다. 인벤토리로 들어간 것이다.

 

 “폐하의 영혼과 함께하는 해신검이라면 천하가 두렵지 않으실 겁니다.”

 “마음에 들어. 이 일을 어떻게 보상하지?”

 “그만한 양을 확보하기까지 수억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뭐?”

 

 수… 억?

 내가 잘못 들은 거지?

 

 “예. 수억 년.”

 

 하, 하하. 바다의 스케일은 인간 사회랑은 차원이 다르다니까….

 그 긴 시간을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말하는 태연함이 무서울 정도야.

 

 “그동안 제련 불가능하다고 여겨진 신의 광물을 제 손으로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장인의 정신인가.

 

 “아니, 그래도 말해봐. 이런 보물을 받고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면 그건 그것대로 왕의 위엄이 사질 않으니까.”

 “…그렇다면.”

 

 티무르는 서현을 보았다.

 

 “아가씨를… 잘 부탁드립니다.”

 “……!”

 “……어?”

 

 서현은 도끼눈이 되어 티무르를 노려보았다.

 노장은 껄껄 웃었다.

 

 “아가씨께서는 그동안 많은 고생을 하고…”

 “그만.”

 

 트라이어쓰가 티무르의 목에 닿았다.

 그는 침을 삼켰다.

 

 “이, 이렇게 거칠어 보여도 속은 굉장히 여린… 헉!”

 “…….”

 

 삼지창이 살갗을 파고들었다. 빨간 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만! 죄, 죄송합니다! 그냥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그걸 왜 해류한테서 찾아.”

 

 그렇게 말하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 되게 무안해지는데요.

 

 “나는 괜찮아.”

 

 시선은 정면. 눈을 맞추지 않았고, 입술을 깨물었다. 삼지창을 쥔 손은 견고했지만, 반대쪽은 떨고 있었다.

 ……누가 봐도 안 괜찮아 보였다.

 하지만 나와 티무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난 괜찮다고.”

 

 삼지창을 거둔 서현은 그 말을 끝으로 강철샘을 떠났다.

 나는 티무르의 인사를 가볍게 받아주고 서현의 뒤를 쫓았다.

 

 “…하아.”

 

 그녀가 웃어주면 좋겠다.

 하지만 이 바다에서 그것이 불가능함을, 나도 그녀도 알고 있었다.

 

 * * *

 

 서현이 사라졌다.

 

 “그 사이 어디를 간 거야….”

 “왕! 뭐해?”

 “서현 찾는… 누구야?”

 “나야, 나!”

 

 부스럭, 부스럭.

 

 “어디야?”

 “위!”

 

 위? 손바닥을 펼쳐 들어 올리자 누군가 폴짝, 하고 뛰어내렸다.

 손바닥에 내려온 존재는 균형을 잡지 못하고 파닥파닥하더니 천천히 넘어졌다.

 

 “헤헤. 아직 몸이 익숙하지가 않네.”

 “크톤? 어쩐 일이야?”

 

 ‘작은 기적’의 정점, 크톤이었다.

 초록색 머리카락과 붉은 눈을 지닌 엄지왕자님은 느릿하게 일어나더니 나를 보고 말했다.

 

 “왕이 곤란해하는 것 같아서 왔지!”

 “…언제부터 내 머리에 있었어?”

 

 크톤의 손에 쥐어진 몇 가닥의 머리카락이 신경 쓰였다.

 하지만 나는 괜찮아!

 아직 괜찮은걸!

 이 정도는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용서해줄 수 있어!

 아직은!!

 

 “처음부터?”

 “처음이라면?”

 

 크톤은 뺨을 톡톡 치며 생각했다.

 

 “왕이 해신석을 먹고 왕임을 선포하고 나서부터?”

 “진짜 처음부터잖아!”

 

 부우깅스와 대화, 올가포와의 대결, 강철샘의 소란을 전부 보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한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왜 그랬어.”

 

 프라이버시라는 개념도 없는 거냐.

 

 “왕이 어떤 존재인지 궁금했으니까!”

 

 크톤은 두 팔을 벌렸다. 그 안에 작은 생명들이 꿈틀거렸다.

 

 “우리는 작고 약해. 그래서 항상 소외당했고, 무시당했지. 하지만 우리도 그런 건 싫거든. 우리도 살아있어.”

 “…….”

 “감정이 있어. 영혼이 있어.”

 

 크톤의 주위로 식물성, 동물성 떠살이 생물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집단으로 표정을 만들었다.

 웃는 얼굴. 우는 얼굴. 화내는 얼굴. 두려워하는 얼굴.

 

 “말로만 우리를 존중하는 왕은 많았어. 우리가 없어지면 생태계가 붕괴하니까. 아주 쉬운 말로만. 그저 그것뿐인 말로만….”

 

 크톤의 얼굴에 그림자가 졌다.

 

 “하지만, 크톤….”

 “우리도 알아. 별 방법이 없다는 것쯤은. 우리는 생태계의 가장 아래를 차지하지만, 그에 대한 대가나 혜택은 없지. 왜냐면 처음부터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약육강식.

 약하면 먹히고, 강하면 먹는다.

 플랑크톤은 세상이 정의한 약자다.

 

 “…미안.”

 

 크톤이 나를 올려보았다.

 붉은 눈동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시큰했다.

 

 “너희의 감정, 서러움… 이해하지 못하겠지. 그래서 미안해. 조금만 더 생각했다면, 너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 텐데.”

 “왕.”

 

 플랑크톤들이 서로를 보았다.

 그러고는 웃으면서 빛을 냈다.

 푸른빛. 초록빛. 하얗고 노란빛.

 

 “어떤 왕은 이랬어. 너희는 죄를 지은 영혼이다. 죗값을 전부 치를 때까지 계속해서 그렇게 태어나 거름이 되어라.”

 “…아니야. 너희는 죄인이 아니야.”

 “어떤 포식자는 그랬지. 어차피 죽기 위해 태어난 거라면 그냥 콱하고 자살하지 그래?”

 “아니야! 너희는 그렇게 가벼운 생명이 아니야.”

 

 크톤이 손을 뻗었다.

 플랑크톤들이 뭉쳐 사람만 한 손을 만들었다.

 손이 뺨에 닿았다.

 작은 온기가 퍼졌다.

 

 “이번 왕은 다르다는 걸 알겠어. 쓰레기를 치워주는 왕은 처음인걸. 소외당하는 종족을 위해 직접 나서는 왕은 오랜만인걸.”

 

 포근했다.

 

 “그건 당연히 해야 하는 거야! 앞으로는 너희가 더 행복하고 안심하며 살 수 있는 바다를…!”

 “왕. 우리는 왕이 왕의 역할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직무를 내팽개친 다른 왕과는 다르게 왕은 ‘어머니’를 지키는 것에 열중해줘.”

 “그건 당연해. 하지만 그전에 가까이에 있는 너희를 돕지 못하면 그건….”

 “왕. 마음만으로도 고마워. 하지만…”

 -하지만…

 

 ‘작은 기적’은 답했다.

 

 “죽어야만 하는 생명은 존재해.”

 

 우리가 그것을 증명하지.

 

 “…….”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불현듯 두통이 찾아와, 머리가 아팠다.

 

 * * *

 

 생명은 언젠가 죽는다.

 흔히 들어본 이야기였다.

 하지만 죽어야만 하는 생명이 있다는 것은… 왜? 누가 그걸 정한 거지?

 크톤은 자신들의 역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고작 미안하다는 한마디에 고마워할 정도로….

 

 “도대체 어떤 대우를 받아온 거야.”

 

 고개를 흔들어 사념을 떨쳐냈다.

 고민해봐야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나는 인간이었다.

 고기를 씹으며 즐거워하고, 과일을 먹으며 기뻐하는.

 이제 와서 먹히는 존재의 감정을 이해하려 해도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허심탄회하게 말할 수 있는, 언제든지 고민을 들어줄 수 있는 그런 왕이 되어야지.

 

 ‘서현 공주는 저쪽으로 갔어. 아마 공연장 근처에서 찾을 수 있을 거야.’

 

 크톤의 정보에 따라 걸음을 옮겼다.

 

 -아빠!

 -폐하! 오셨습니까!

 -준비는 다 끝나가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축제를 준비 중인 레비와 카르소가 나를 반겼다.

 그들과 잠깐 담소를 나눈 뒤, 공연장으로 갔다.

 

 -아아----.

 

 그곳에는 ‘숨 쉬는 바다’의 정점, 사이리나가 한창 공연을 준비 중이었다.

 

 -앗. 폐하. 여기는 오면 안돼요오.

 “왜?”

 -파티는 깜짝으로 해야 제맛이니까요오.

 “어… 그래. 혹시 서현 봤어?”

 -보, 보기는 했는데요오.

 “그런데?”

 -…폐하가 오면 없는 걸로 해달래요오.

 “…….”

 

 힘들어하는 그녀에게 따뜻한 물결이 닿기를.

 

 “흠. 알겠어. 고마워. 공연 기대하고 있을게.”

 -네에에.

 

 사이리나와 헤어지고 나는 온샘가온을 돌아다녔다.

 서현에게는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곁에 있는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이번 기회에 도시 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거리는 축제 분위기로 복작복작했다.

 물고기들이 공연을 하고, 불가사리들이 서커스를 펼쳤다. 해파리들이 도시를 알록달록 빛냈다. 조개의 음악은 귀를 간지럽혔다.

 

 [위대하신 폐하의 복귀를 환영합니다!]

 

 라는 축제 문구를 봤을 때는 부끄러워 숨고 싶었다.

 아무튼 오늘 하루만큼은 누구도 불행하지 않고 행복한 축제가 되었다, 고 믿는다.

 이왕이면 앞으로도 쭈욱 그랬으면 싶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사이리나와 ‘숨 쉬는 바다’들의 공연이었다.

 나는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았다. 옆에는 레비와 올가포가, 뒤로는 부우깅스와 카르소가 있었다.

 서현은 없었고, 크톤은 아마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오무간은… 얘는 어디 있기에 존재 자체가 느껴지지 않는 거지?

 주위를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아아-----.

 

 사이리나의 독백으로, 막이 열렸다.

 

 * * *

 

 -여기 바다가 있어요오.

 

 ‘숨 쉬는 바다’.

 듀공, 벨루가, 노래하는 물고기들이 공연장을 장악했다.

 

 -무너진 왕좌, 심해 아래에 우리가 있어요오.

 

 늘어지는 말투는 동료들과 어우러져 화음이 되었다.

 

 -그 아래, 우리는 살아있어. 지켜봐요. 살려줘요. 제발.

 

 쿠르릉.

 공연장에서 굉음이 들렸다. 하지만 공연의 일부인 듯 연기자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몇 번이고 무너지고 공격당했지만, 끝까지 지켜낸 바다 안에 우리가 있어. 잊지마요. 기억해요. 제발.

 

 그들은 공연장에 난입한 형체 불명의 무언가와 싸웠다.

 떡이 된 스파게티가 촉수를 휘둘렀고, 검은 안개가 벼락을 내려쳤다.

 이에 돌고래들은 저항했다. 힘을 합쳐 싸웠다.

 절정에 이르렀을 때, 엄청 큰 모형 어룡이 물대포를 쏘아 괴물들을 쓰러트렸다.

 먼 과거의 전쟁을 표현한 공연의 마지막이 다가왔다.

 

 -우리의 바다를, 당신의 바다를 지켜.

 

 어룡이 포효하고 괴물들의 물거품이 위로 솟구쳤다. 물거품의 장막이 걷히는 순간, 사이리나의 말투가 바뀌었다. 단호하고 정확한 발음은 등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차갑다.

 나긋나긋하던 사이리나가 아니었다.

 눈빛은 매서웠고,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부우깅스의 탁한 눈과 마주쳤다.

 그러고 보니 사이리나는 딸을 잃었다고 한다.

 인간이 버린 폐기물에 중독되어 시름시름 앓다가 어린 나이에 거품이 되었다.

 

 “…….”

 

 이 얼마나 죄 많은 종족이란 말인가.

 

 -돌아온 우리의 왕이여.

 -돌아온 바다의 왕이여.

 

 모두가 나를 보고 있었다.

 

 -이야기의 끝에서 망설이지 말아요.

 

 우-웅--.

 바다가 진동했다. 커다란 무언가가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순간 정신이 몽롱해졌다.

 아주 얕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난 것처럼, 눈앞이 흐릿했다.

 나는 뺨을 치며 정신을 되찾았다.

 

 -멋졌어!

 -휘유우우우! 사이리나 멋있다아!

 -퀸서현 최고다아앗!

 -언니! 날 가져요! 흑흑!

 

 어느새 공연은 끝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여운을 즐길 수가 없었다.

 

 “…이야기의 끝에서 망설이지 마라.”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왜 자꾸 나보고 망설이지 말라는 걸까.

 

 * * *

 

 ‘작은 기적’과 ‘숨 쉬는 바다’.

 두 정점과의 면담은 이처럼 허무하게 끝났다.

 신화시대의 예언도 아니고 이게 무슨 뜬구름 때려잡는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인간도 아닌 아이들에게 상식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였다.

 영혼을 인지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심해의 문화라고 생각해야지.

 

 “다들 모여줘서 고마워.”

 

 공연 이후 온종일 파티를 벌였다.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고 앞으로의 일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고, 축제를 끝낸 나와 정점들은 알현실에 모였다.

 레비와 카르소는 무척 만족한 얼굴이었다.

 부우깅스는 나의 다음 행보를 기대했고, 올가포는 자기가 이겼다고 주장하는 표정으로 폼을 잡고 있었다.

 공연을 성공적으로 끝낸 사이리나는 방실방실 웃었고, 그 위에 앉은 크톤은 조잘조잘 떠들었다.

 서현은 아직도 기분이 별로인지 표정이 안 좋았다.

 오무간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놈들은?”

 -그들은 하나 같이 같은 답을 내놓았어요.

 

 부우깅스가 말했다.

 

 -왕좌의 조각을 찾고 싶으면, 네가 와라.

 

 바다를 쪼갠 네 시건방진 놈들의 말에 나는 이렇게 선언했다.

 

 “내가 거길 왜 가냐. 병신들인가.”

 

 제 발로 불리한 곳에 찾아갈 만큼 멍청이로 보였나.

 아쉬운 건 놈들이지 내가 아니었다.

 안 그래도 할 일이 많은데 내가 거길 왜 가.

 

 “얘들아. 할 말이 있어.”

 -…아빠?

 

 정점들과의 면담으로 이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다.

 그리고 나는 결론 내렸다.

 

 “슬슬 돌아갈 생각이야.”

 
작가의 말
 

 모두 건강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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