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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아찔한 동거
작가 : BungAri
작품등록일 : 2020.8.2

<<내용 수정 중>>
불타는 주말, 술에 취해 친구들과 간 클럽에서 '그 남자'에게 팔려갈뻔(?)했다.
돈많은 양아치같은 그 남자, 어째 그 날 이후로 이곳저곳에서 자꾸만 마주친다.
하다하다 이제는 회사 본부장이라고?
"어떻게, 지금이라도 내가 너 사버릴까?"
"제가 본부장님한테 왜 팔려가요!"
"나는 좋으니까 괜찮아, 나랑 살자."
"제가 왜요!"
"나랑 잘래, 나랑 살래?"
"그게 그거잖아요!"
막무가내인 이 남자와의 동거, 괜찮을까?
// 작가 이메일 : ysssi1724@naver.com

 
#12 나, 설마 한거야...?
작성일 : 20-08-22 09:14     조회 : 209     추천 : 0     분량 : 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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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본부장님, 저도 많이 참았는데요."

 "뭘 참아…? 귀에 바람 좀 그만 불어. 간지러워."

 "키스할래요?"

 "좋, 아니, 뭐?"

 

 살짝 풀린듯한 눈빛으로 진우를 바라보며 야릇한 말을 건네는 예리.

 술에 취한 예리는 그를 유혹하는 고양이 같았다.

 진우는 그런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춘 뒤 그녀의 양 어깨를 잡고 밀어냈다.

 

 "뭐야, 무슨 굿나잇 키스해요?"

 "제대로 된 키스는 다음 기회에… 읍?"

 

 살짝 삐친듯한 표정을 지으며 진우를 바라보던 예리는 진우의 대답이 마음에 안드는지, 아니면 진우의 가벼운 키스가 마음에 안드는지,

 그대로 진우의 말문을 막아버리며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서로에게 은은하게 풍기는 술냄새, 화장품냄새, 향수냄새가 뒤섞이고 서로의 혀가 뒤엉킨다.

 진우는 앉은 채로, 예리는 그 앞에 서서 허리를 숙인채로 아찔한 키스를 이어갔다.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촉감이 계속해서 곤두선채로 느껴지는 그 곳에서 둘은 서로에게 손을 뻗었다.

 

 "후…. 전예리 인턴. 이거 하극상에다가 강제적인거 알지?"

 "키스도 하극상인가요? 제가 취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하극상하고 잘려도 괜찮을만한 기분인걸요…?"

 "이리 와."

 

 잠시 숨을 고르는듯이 대화를 하다가, 진우가 말을 끝마치며 예리의 허리를 끌어당겨 안았다.

 예리는 조금의 저항도 없이 그의 손길에 따라 그에게 안겼다.

 한순간에 의자에 앉아있던 진우의 무릎에, 공주님 안기를 당하듯 안겨 앉아버린 예리의 입술에는 다시금 진우의 입술이 포개진다.

 그렇게 몇 분이나 지나서야 서로에게서 입술을 떼고, 몽롱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진우와 예리.

 그들의 집 안 공기는 후끈한 열기보다는, 약간의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야릇하고 아찔한 차가운 공기가 가득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진우가 다시 먼저 말을 꺼냈다.

 무언가를 상당히 절제하려는 듯이 다급하게 마무리를 지어버리는 진우.

 그의 말에 예리는 굉장히 붉어진 얼굴로,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 채 고개만 겨우 끄덕였다.

 진우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가로젓고는 예리를 번쩍 안아든다.

 

 "꺅! 뭐, 뭐에요?"

 "여기까지만 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전예리씨한테 나는 변태잖아?"

 "그, 그, 그, 그렇지… 않아요!"

 "아니 그냥 나 변태할래. 그리고 가질래, 전예리."

 

 그대로 진우는 공주님 안기를 하듯이 안아 든 예리를 자신의 방으로 데려간다.

 그저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발버둥 한 번 치지 못하고 진우에게 안겨온 예리는 그의 침대에 눕혀졌다.

 자신의 침대에 얼굴을 가린채로 누워있는 그녀의 손을 살짝 치우고, 진우는 예리의 위로 올라가서 다시 그녀의 입술을 덮었다.

 그리고 차갑던 공기는 뜨겁게, 아주 뜨겁게 달아오른다.

 

 **

 

 다음 날, 오전.

 예리는 점심시간이 거의 다 되서야 눈을 뜬다.

 눈을 비비적거리며 허리를 일으킨 예리. 그런데 느낌이 이상한 듯 이곳저곳 몸을 더듬거린다.

 피부에 직접적으로 쓸려내려가는 이불의 부드러운 느낌, 무언가가 없는 듯한 허전한 느낌, 그리고 전 날 아침과 다른 공간.

 

 "나… 왜… 옷… 어디… 여긴… 앗…?"

 

 주마등? 아니 그보다 더 강렬하게 뇌리를 스쳐지나가는 어제의 아찔한 기억.

 속옷 한 장 걸치지 않고있는 몸.

 아무리 돌아봐도 그의 방으로 보이는 천장과 구조물.

 천천히 고개를 돌려 옆자리를 확인하지만, 옆에는 아무도 없다.

 

 "나, 설마… 한거야? 미쳤나봐, 진짜아…!"

 

 강렬한 마지막 순간들을 눈을 질끈감으며, 부끄러움을 억누르고 더듬어 그전까지의 상황을 기억해내려고 하는 예리.

 ("키스할래요?")

 ("키스도 하극상인가요? 제가 취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하극상하고 잘려도 괜찮을만한 기분인걸요…?")

 그리고 먼저 그를 덮쳤던 자신의 입술.

 예리는 자신의 입술을 손바닥으로 때리고, 이불을 발로차대며 소리없이 머리를 쥐어뜯는다.

 

 "미쳤나봐아아아…! 이 입이 문제야, 입이…!"

 

 그때 닫힌 방문에 노크소리가 들렸다.

 진우인게 틀림없을 것이다. 예리는 그대로 난리치던 손과 발을 잠재우고, 빠르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노크소리에 아무런 답이 없자 살짝 문을 여는 진우.

 그는 방금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건지 이번에도 하반신만 타월로 가리고 반나체상태를 하고는 예리를 빼꼼 쳐다본다.

 

 "아직 자나…? 분명히 소리가 들렸는데…?"

 "코오오… 코오오…."

 "…연기 너무 못하는거 아냐?"

 "연기 아닌… 핫, 코오오…."

 

 예리의 어설픈 모습에 진우는 웃음을 터트린다.

 그런 진우가 못마땅한지 예리는 몸을 벌떡 일으켜 외쳤다.

 

 "왜, 왜 웃어요! 뭐가 웃겨요…? 꺄악!"

 "뭘 또 '꺄악'이야. 어제 볼거 안볼거 다보고 낼 소리 안낼 소리 다 내고 할거 안할거 다 해놓고…."

 "구, 굳이 그렇게 적나라하게 말해야해요?"

 "성격이 그런걸 어떡해. 그나저나 저… 나야 좋은데, 전예리 인턴 입장에서는 조금 많이 부끄럽지 않을까?"

 "네? 무슨…."

 

 진우의 뜨거운 시선이 머무는 곳을 따라 고개를 살짝 숙여보니, 예리의 가슴팍에 아슬아슬하게 걸터있는 이불.

 예리는 아침부터 얼굴을 붉게 익혀버리며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써버렸다.

 진우는 못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쳇…. 일단, 집에 여자 옷이 없어서… 내 옷이긴 한데 여기 내려놓고 갈테니까 갈아입고 나와. 몇가지 뒀으니까 맞는 걸로 입어."

 "알았으니까…! 빨리 나가주세요…!"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나서야 뒤집어썼던 이불을 살짝 내려보는 예리.

 진우는 확실히 나갔지만, 예리는 이불을 몸에 감싼채로 질질끌며 진우가 내려놓은 옷가지들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하하…. 이게 맞겠냐고요…."

 

 진우의 커다란 반바지. 입고 나갔다가는 갑자기 하의를 자연스럽게 탈의해버릴 위험이 있다.

 진우의 커다란 V넥 티셔츠. 입고 나갔다가는 파인 가슴으로 의도치않은 유혹의 위험이 있다.

 진우의 커다란 와이셔츠. 단추를 채울 수 있어 그나마 나은 수준.

 

 "이런 옷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지 않았던가…."

 

 예리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술에 쩔은 냄새가 나는, 침대에서 벗어던진 외출복을 다시 주워입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나체상태로 자신의 방까지 옷을 가지러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니, 잠깐. 내 방에서 내 옷 가져다주면 될것을…! 아, 남의 방이라 예의상 못들어간건가…?"

 

 예리는 빠르게 수긍하고는 진우의 셔츠를 입었다.

 단추를 모두 채우고서야 그나마 상체가 모두 가려지고, 하체도 어느정도 길게 늘어뜨려진다.

 방안에 비치된 전신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확인 한 예리는 이런 옷차림에 괜히 수줍어졌다.

 

 "이거 은근히 야한거 아닌가…? 이 변태 백진우… 노렸네, 노렸어."

 

 예리는 문을 살짝 열고 거실을 둘러본다.

 진우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예리. 문을 활짝 열어재끼고 거실을 뛰어가려는 찰나.

 

 "옷…. 자, 잘 어울리네…!"

 

 진우가 다른 방에서 나와 예리를 보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예리는 그런 그를 보고 덩달아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본부장님 이런 취향이세요?"

 "그건 남자들의 로망이… 아니라! 그런거 아니야!"

 "거 로망 참 많네요!"

 "흠, 흠…. 따라와, 해장해야지."

 "자, 잠깐 옷 좀…!"

 

 진우는 민망함에 그런건지, 아니면 그 '로망'을 조금 더 보고 싶은건지, 급하게 예리의 손을 잡고서는 부엌으로 끌고간다.

 식탁에는 이미 진우가 끓여놓은 북엇국이 놓여있다.

 고작 셔츠 한 장을 걸친 예리와, 가운 한 장을 걸친 진우가 식탁에 마주보고 앉는다.

 그 순간 예리의 머리속에 어제 이 자리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한 생각이 가득차버렸다.

 그대로 얼굴을 붉히는 예리를 보고 고개를 갸웃하며 묻는 진우.

 

 "뭐야, 왜 북엇국 보고 홍조를 띄워? 전예리 인턴 설마 취향이 해산물이야?"

 "그럴리가요…! 그냥 어떤 생각이 좀 났어요, 왜요!"

 "이 자리에 앉아서 생각날만한건… 전예리 인턴이 먼저 내 입술을…."

 "아아악! 그 입 다물지 않으시면 제가 막아버릴거에요!"

 "설마, 또 하려고? 기다려봐, 양치 한번 더 하고올게."

 "아니 그거 아니라구요!"

 

 아침부터…. 아니, 하루 온종일 그들의 동거하우스는 조용할 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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