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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무협물
수박
작가 : 강원산
작품등록일 : 2016.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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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고유의 무예 수박.
그 전설의 완성을 위해 뫼문의 제자 북수산이 중원에 발을 딛었다.

 
제 6 화
작성일 : 16-07-13 09:31     조회 : 666     추천 : 0     분량 : 7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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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수산은 동이족이었고 무림 고수를 잔인하게 살해한 흉수였다. 종남파의 장문인인 동천이 그리 말했고, 사천당가의 당호연도, 아미파의 함정신니도, 청성파의 사공척도 같은 말을 했다.

 진교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함정신니만은 믿을 수 있었다. 진교와 함정신니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기에 그녀의 곧은 성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북수산이 사술을 사용하며 잔혹한 성품을 지녔다는 함정신니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이십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절정 고수 네 명을 상대로 우위를 차지하는 걸 보아 마공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분명 겉으로 봐서는 마공이 아닌 듯했지만 그것도 교묘한 속임수라 여기고 있었다.

 북수산은 동이족이었다. 결코 중원인 위에 설 수 없는 오랑캐인 것이다. 진교는 동이족이 중원무림의 고수보다 강하다는 걸 인정할 수 없었다.

 일단 북수산을 무당으로 압송해 갈 필요가 있었다.

 그 후에 북수산에게 죄가 있는지 따져 보고, 있다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다. 설사 무고한 자라 해도 멀쩡히 되돌려 보낼 생각은 없었다.

 삭초제근(削艸制根).

 진교는 중원무림의 중심이 되어야 할 무당파에 걸림돌이 될 소지가 있는 북수산을 일찌감치 제거할 생각이었다.

 “제압하시오.”

 진교가 담담히 입을 열었을 때였다.

 “멈추시오! 도대체 이게 무슨 짓들인 게요!”

 참다못한 무허가 앞으로 나서며 북수산의 앞을 가로막았다.

 오른손은 가슴 앞에서 반장을 취하고 있었고, 굵고 긴 눈썹은 천주봉 위로 불어오는 미풍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부릅뜬 두 눈에서는 광망이 줄기줄기 뻗어 나오고 있었다.

 분노한 것이리라.

 대문파의 고수라는 사람들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다수의 힘으로 단 한 명을 핍박하는 것이 무허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대사! 어찌 동이족의 편을 드시오! 저놈으로 인해 무림의 정기가 흐트러지고 있거늘…….”

 동천이 가장 먼저 무허의 행동을 따지고 나섰다.

 탈골된 오른쪽 어깨에서 고통이 느껴지는지 인상이 잔뜩 일그러진 채였다.

 “모두 그만 하시오! 대소림의 이름으로 말하겠소. 이 시주는 사술도 마공도 익히지 않았소. 또한 빈승에게 독을 쓰려는 행동도 없었고 비무 후 죽었다는 고수들을 이 시주가 죽였다는 증거도 없소이다. 소림으로 데려가겠소. 모든 시비(是非)는 소림에서 판단하겠소!”

 무허의 단호한 말에 동천이 주춤했고 함정신니의 표정도 좋지 않게 변했다. 사공척도, 당호연도 편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무당의 진교를 향해 시선을 주고 있었다.

 진교는 자신이 나서야 할 때임을 느꼈다.

 “대사, 이건 소림이 나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오. 대사는 지금 저 동이족 청년에게 속고 있는 것이오. 이번 일은 무당에서 해결하겠소. 절대 편파적인 결정은 없을 것이오.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그에 따르는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소!”

 “아니 될 말씀이오. 이 시주는 빈승과 만나기 위해 천주봉에 올랐으니 끝까지 책임져야 할 사람은 바로 빈승이외다. 더 이상은 양보할 수 없소!”

 진교는 이미 동천과 한 배를 탄 입장이었다.

 북수산을 소림에서 데려간다면 무당의 입장이 난처해진다. 만약 북수산에게 아무 죄가 없다는 것이 밝혀지면 제대로 확인도 안 해 보고 무고한 자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불명예를 얻게 되는 것이다.

 진교는 동천을 바라보았다.

 뭔가를 강렬히 바라는 눈빛이 또렷이 보였다.

 [동 장문인, 무허 대사는 내가 맡겠소. 그러니 동 장문인이 저 청년을 사로잡으시오.]

 [알겠소이다. 작은 부상이 있긴 하나 지금 북수산의 상태라면 충분히 제압이 가능할 것이외다.]

 짧은 순간에 진교와 동천 사이로 전음이 오갔다.

 하나 고수인 무허가 이를 모를 리 없었다.

 달싹이는 진교와 동천의 입술을 통해 뭔가 전음이 오갔음을 확인한 무허는 온몸으로 내공을 퍼트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용서하시오, 대사! 전 무림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진교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검을 휘둘렀다.

 쩌저저적!

 순간 진교가 세로로 휘두른 검에서부터 날카로운 검기가 땅을 가르며 무허를 향해 쇄도해 들어갔다.

 “무당이 세속에 물들었구려! 아미타불!”

 쿠웅!

 무허의 불호령이 떨어지며 그의 오른발이 강하게 땅을 내려찍었다.

 지축을 울리는 진동이 무허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는 순간, 찬란한 금광이 무허의 전신을 둘러쌌다.

 흡사 부처가 세상에 현신한 듯 장엄한 광경!

 충분히 피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허는 피하지 않고 대승범천신공(代承梵天神功)을 펼쳐 낸 것이다.

 자신이 피했을 때 뒤에 있는 북수산이 다른 고수들에게 사로잡힐 것을 걱정하여 취한 선택이었다.

 쩌렁!

 진교가 쏘아 낸 검기는 무허의 금광에 부딪치며 힘없이 사라져 버렸다. 너무도 쉽게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 진교의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감히…….’

 자신의 행동이 조금은 부끄러웠던 진교는 약간의 위협으로 무허를 북수산 앞에서 밀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오히려 자신이 크게 밀리는 듯한 상황이 벌어지자 자존심이 상했다.

 진교는 전력을 다하기로 마음먹었다.

 “스스로 자초한 일이니 원망하지 마시오!”

 푸아아악!

 진교가 전신 내공을 끌어올렸다.

 몸에서부터 끌어올려진 내공의 힘이 피부를 통해 밖으로 새어 나오며 강한 기(氣) 폭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진교의 도복이 심하게 부풀어 오르며 펄럭였고, 도관 아래로 늘어져 있던 기다란 머리카락이 모조리 곤두서고 있었다.

 “하앗!”

 우렁찬 기합성이 터져 나왔다.

 동시에 진교의 신형이 그 자리에서 꺼지듯 사라졌다.

 카강!

 순식간에 무허의 옆으로 이동한 진교의 검이 대승범천신공의 금광에 휘감긴 무허의 오른팔과 부딪쳤다.

 “진정 물러설 생각이 없는 것이오!”

 카가강!

 무허는 추상같은 호통을 치며 철포삼의 공력을 불어넣은 소맷자락으로 진교를 향해 휘둘렀다.

 “대사야말로 물러서시오!”

 “우매한지고!”

 진교의 행동에 답답함을 느낀 무허는 전력을 다하는 그의 공격에 어쩔 수 없이 모든 공력을 쏟아 부어야 했다.

 찬란한 금광에 둘러싸인 무허와 은은한 청광으로 물든 진교의 대결.

 인세에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틈을 이용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동천이었다.

 그는 탈골된 어깨를 부여잡은 채 조금씩 북수산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무허와 진교의 흉험한 싸움으로 주변은 난장판이 되었고 독에 의해 기력을 다한 북수산은 이미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였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며 한 가닥 남아 있는 내공으로 독을 억제하고 있던 북수산. 그는 무허가 자신을 위해 나서자 크나큰 감사를 느꼈다.

 하지만 적은 진교 혼자만이 아니었다. 동천이 살금살금 접근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북수산이 동천의 행동을 눈치 챘을 때였다. 북수산과 시선이 마주친 동천이 땅을 박차며 달려들었다. 오른팔은 어깨뼈가 탈골되었기에 왼손을 이용하여 검을 찔러 들어간 것이다.

 쐐애애액!

 쾌속한 찌르기. 북수산은 지금 상태로는 피할 수도, 그렇다고 막아낼 수도 없음을 알고 있었다.

 그는 등 뒤에 펼쳐진 끝없는 벼랑을 힐긋 바라보고는 이를 악물었다. 죽을 때 죽더라도 비겁한 자들의 손에 사로잡히기는 싫었다. 그렇다고 벼랑으로 뛰어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싫었다.

 비겁하게 도망치기보다는 차라리 상대의 검에 찔려 죽는 것이 나았다. 피하기보다 최선을 다해 맞부딪치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던 북수산은 끝까지 대항하리라 마음의 결정을 내렸다.

 북수산은 자신의 가슴을 내주고 동천의 숨통을 끊고자 했다.

 이른바 동귀어진의 수법. 혼자 죽기에는 억울했기에 적어도 한 명은 저승길의 동반자로 삼고자 했다.

 정면으로 쇄도하는 동천의 검.

 순간, 북수산은 상체를 앞으로 들이밀었다. 검이 심장을 파고드는 찰나, 동천의 목을 꺾어 버릴 심산인 것이다.

 그 순간이었다.

 휘릭!

 동천의 손이 검의 손잡이를 살짝 놓는가 싶더니 음유한 장력을 뿜어냈다. 지금까지 북수산이 보았던 동천의 내공과는 큰 차이가 있는 음유한 장력이었다.

 직접 당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절대로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은밀한 공격!

 북수산은 동천이 진실된 무공을 숨기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깨달음은 늦어도 한참이나 늦어 버렸다. 검은 이미 북수산의 살갗을 찢으며 깊숙이 꽂혀 들었다.

 한데 북수산을 죽일 생각이 아니었는지 마지막 순간에 검의 방향을 바꾸어 옆구리를 꿰뚫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음유한 장력이 날아들며 북수산을 거세게 밀쳐냈다.

 퍼엉!

 북수산의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더 이상 발 디딜 곳 없는 벼랑. 동천의 목적은 애초부터 북수산을 벼랑으로 떨어뜨리는 데에 있었다.

 무슨 이유일까? 그걸 아는 사람은 오직 동천뿐이었다.

 허공에 떠오른 북수산은 동천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묘한 만족감이 떠오른 표정. 북수산은 동천의 진의를 알지 못한 채 벼랑 아래로 떨어져야 했다.

 마음이 편치 못했다.

 마지막에 본 동천의 표정이 뭔가 다른 것을 노리는 음흉한 속셈을 드러내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이미 북수산의 몸은 지옥의 입구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벼랑 아래로 추락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스승님. 그리고 백산아… 미안하구나.’

 북수산은 지금껏 자신을 키워 주고 가르쳐 준 스승을 떠올렸고, 칠년 전 자신의 손을 잡고 북수백산에 오른 사제(師弟), 백산을 떠올리며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모든 것은 은폐되리라.

 고려에서 온 북수산은 사술을 쓰는 마인으로 매도될 것이고, 무림을 혼란에 빠트리려다 큰 뜻을 품은 대문파 고수들에게 패하여 죽게 된 것으로 알려질 것이다.

 북수산은 벼랑 끝에 서서 자신이 떨어져 내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천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졌다.

 ‘왜! 왜 날 직접 죽이지 않는 것이냐!’

 소리 없는 절규!

 당연히 동천은 북수산의 절규를 들을 수 없었고 북수산 또한 중독 현상에 의해 결국 의식을 잃고 말았다.

 쓰아아아!

 끝없이 떨어져 내리는 북수산.

 거대한 웅지를 품고 중원에 발을 디뎠던 북수산에겐 너무도 분하고 원통한 일이었다.

 “동 장문인! 무슨 짓이오!”

 “이런!”

 무허와 진교가 급히 대결을 중지하고 득달같이 달려들며 북수산을 잡아채려 했으나 늦은 상태였다.

 북수산은 이미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있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까마득한 벼랑이 북수산을 꿀꺽 삼키고 만 것이다.

 동천은 멍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허탈한 음성으로 말을 꺼냈다.

 “상처를 입혀 사로잡으려 했거늘 자결을 택하다니… 허헛… 헛!”

 동천의 표정은 너무도 진지했다.

 정말 북수산을 사로잡을 생각이었는지 북수산이 자결한 것에 심한 자책감마저 느끼는 듯했다.

 진교는 까마득한 벼랑 아래로 떨어져 내린 북수산의 모습을 찾았고, 무허는 동천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죽일 생각이 없었거늘…….”

 동천은 북수산이 스스로 벼랑 아래로 뛰어내렸음을 강조하려는 듯 다시 큰 소리로 중얼거렸다.

 “아미타불… 천고에 다시없을 죄를 지었구려. 빈승은 부끄러움에 하늘을 마주할 수가 없소이다. 막고자 하였으나 힘이 미치지 못했으니… 허허허! 진교 도장,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겠소. 소림은 이번 일을 처음부터 하나하나 되짚을 것이며 과연 북수산이라는 동이족 청년이 무림 고수를 살해하고 사술을 익혔는지 증거를 찾아낼 것이오. 그 일이 끝나기 전까지 소림은 구대문파와 관련된 모든 집회에서 빠지겠소.”

 “그게 무슨 말씀이시오! 이게 무당의 책임이라는 게요? 장담하지만 그 청년은 분명 마공을 익혔소. 사이한 내공을 익혀야만 사술이 아니오. 그 나이에 빈도의 검강을 막아 내는 막강한 내공을 쌓은 것만 봐도 속성의 마공을 익힌 게 분명하오. 어디 마음대로 해 보시오. 무당 역시 더 이상 소림과 마주하는 일은 없을 것이오!”

 무허와 진교 사이에 흐르는 감정의 골은 개인적인 것에서 문파 대 문파의 것으로 번져가고 있었다.

 소림을 대표하는 무허와 무당의 중심 고수인 진교.

 이 두 사람의 대립이 소림과 무당이라는 대문파의 대립으로 악화된 것이다

 “빈승은 북 시주의 시체라도 찾겠소. 그의 시체를 찾으면 분명 무공의 기초가 무엇인지 확인될 것이며 어떤 독에 중독되었는지도 알 수 있을 것이오. 그 결과를 기대하셔도 좋소. 아미타불…….”

 무허는 소림사의 승려로서는 어울리지 않게 비꼬는 의도가 분명한 말을 차갑게 내뱉으며 천주봉을 떠나갔다.

 진교는 그런 무허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동천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동 장문인, 시작은 당신이 했으니 마무리도 잘 하리라 믿겠소. 함정신니를 어떻게 이 일에 끌어들였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하군. 허허헛, 빈도가 이런 저급한 거짓 계략에 속아 씻지 못할 과오를 저지르다니… 그러나 이미 한 배를 탔으니 누구를 탓하겠소. 허나 만약 이번 일이 잘못될 경우, 무당은 종남파와 등을 지게 될 것이오. 아미파 역시 마찬가지! 그러니 알아서들 하시오.”

 진교는 이제야 모든 정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가 바보가 아닌 이상 지금의 상황이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걸 모를 리가 없었다.

 처음엔 함정신니에 대한 믿음으로 애써 사실을 외면했지만 모든 것이 함정이었다.

 동천이 북수산을 처리하기 위해 함정신니를 끌어들인 것이 분명했다.

 평소 진교가 함정신니와 친분이 있던 것을 이용하여 믿음을 심어 주고 이번 일이 정당한 것임을 은연중에 인식시킨 것이다.

 게다가 사천당문의 당호연과 청성파의 사공척까지 끌어들여 북수산을 죽일 계획을 세웠다.

 그 계략에 진교가 말려든 것이다.

 자존심이 강하고 무당파에 대한 신뢰가 깊은 진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동천의 계획대로 움직이고 말았다.

 무당의 고수라는 우월감과 무공에 대한 자부심이 그를 깊은 수렁 속으로 빠트리고 만 것이다.

 진교는 동천이 북수산을 직접 죽이지 않고 왜 벼랑으로 떨어트렸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북수산이 스스로 뛰어내렸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무허 대사가 북수산의 시체를 찾지 못하도록 방해할 필요는 있었다.

 “진교도장, 무허 대사가 먼저 시체를 찾기 전에 저희가…….”

 사공척이 불안한 기색으로 먼저 입을 열었다.

 “그렇소. 빨리 벼랑 아래로 내려가 봐야 할 듯하오.”

 동천도 사공척의 말에 동조했다. 그러나 그의 시선은 진교의 눈을 은근히 피하고 있었다.

 진교는 말없이 걸음을 돌렸다. 그리고 무허가 사라져 간 방향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했다.

 말이 걷는 것이지 진교가 움직이는 속도는 평범한 사람이 전력으로 달리는 것만큼이나 빨랐다.

 그 뒤를 사공척과 당호연이 따르고 있었다.

 북수산의 공격에 갈비뼈가 부러진 당호연은 사공척의 부축을 받는 중이었다.

 함정신니는 동천과 함께 움직였다. 그녀의 시선은 동천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수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동천을 바라보는 함정신니. 하지만 동천은 함정신니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지름길로 내려가서 계획대로 일을 처리하도록!]

 [네, 알겠습니다.]

 동천은 숲 속 어딘가에 몸을 숨기고 있는 등위문과 전음을 주고 받았다.

 잠시 후 모든 사람이 사라진 형상 천주봉 위에 훤칠한 키의 청년이 홀연히 나타났다.

 북수산에게 동천의 비첩을 전해 주었던 등위문이었다.

 주위를 둘러보던 그의 눈에 서서히 기광이 번뜩이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에 사람의 기척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땅바닥에 떨어져 있는 염주를 찾아 주웠다.

 화르르륵!

 그의 손에서 강한 열기가 일어나며 염주가 불타올랐다.

 “흑단목의 진한 향과 천리추종향의 그윽한 향이 합쳐지면 극독이 만들어진다는 걸 스승님은 어떻게 아신 걸까? 후후후…….”

 등위문은 북수산이 독에 중독된 것이 신기했던 것이다. 대충 설명을 듣긴 했지만 실제로 중독 증세가 일어나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종류의 독은 무림을 종횡하는 데 있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에 등위문은 독의 제조법을 머릿속에 확실히 기억해 두었다.

 백팔 개의 염주 알을 순식간에 태워 버린 등위문은 다시 한 번 주위를 쓸어 보고는 어딘가로 급히 사라졌다. 그 길은 무허나 진교 등이 내려간 방향이 아니었다.

 오직 그와 스승인 동천만이 아는 샛길. 바로 북수산이 떨어진 벼랑 아래로 이어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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