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기타
흘러내림(제2권) - 나무
작가 : 말레이
작품등록일 : 2020.8.20

이 소설 "흘러내림"은 언어의 시작 점인 창세 때부터 2040 여 년 대의 미래까지를 언어와 문자를 소재로 이어가는 소설로 하나님이 주신 사랑과 언어 등의 모든 것이 오늘 우리모두에게까지 흘러 내려왔으며 이 흘러내려옴은 막힐 수 있는 강과 내처럼 수평적 흐럼이 아니라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수직적인 흘러내림이고 그렇게 우리에게 주신 것 중의 귀한 우리의 문자(한글)와 언어(한국어)를 세계에 널리 알리며 그 배에 복된 소식도 나누어야 한다는 주제로서 제1권 - 뿌리, 제2권 - 나무, 제3권 - 가지, 제4권 - 광합성 중의 제2권이다.

 
춤과 언어의 만남
작성일 : 20-08-20 18:01     조회 : 232     추천 : 0     분량 : 887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춤과 언어의 만남!

 

 “채소만 먹어도 서로 사랑하는 것이

 쇠고기로 잔치하면서 싸우는 것보다 낫다.” (욥기 15:17)

 

 남편에게 제안을 받은 보디발의 아내는 다음날 남편을 출근시키고 나서 그 일을 당장에 실행에 옮겼다. 그 날도 요셉이 업무책상에 앉아 책을 읽느라고 자기가 다가가는 줄도 모르고 있는 요셉 가까이 가서 말을 붙였다.

 

 “이거 이러다가

 애굽에 큰 학자가 나오겠는데?“

 

 그녀의 인기척을 듣고 노아가 책을 덮으면서

 

 “아직 알아야 할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보디발의 아내가 다가가 요셉이 덮은 책을 보니 애굽의 수사학이란 책이었다.

 

 “음!

 요셉은 이제 지식적으로 애굽의 전문적인 학자들 못지않은데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어서

 그 것이 흠인 것 같은데...”

 

 라며 보디발의 아내가 머리를 흔들며 이야기를 하였다.

 

 “그게 무엇이지요?”

 

 애굽의 모든 것을 다 배워보겠다는 요셉의 열정은 궁금증이 발동하여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꼭 알고 싶었다.

 

 “요셉은 사람과의 교제가 부족한 것 같군요”

 

 “아! 예!

 저도 애굽의 각계각층 사람들과

 교제를 가지고 싶기는 하지만

 어디 저 같은 사람을 누가 상대나 해 주나요?”

 

 요셉은 자신의 신분에 대하여 애굽에서는 이미 소문으로 인하여 자신을 종처럼 생각할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셉!

 다른 것과는 달리

 대인관계에 대한 두려움의 증세가 있군요?

 한번 시도도 안 해 보고서 포기한다면

 요셉답지 않은 것 같은데……!”

 

 요셉은 보디발 아내의 말이 귀에 거슬렸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인 문제이고

 혼자서 대인관계를 갖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럴 수도 있겠군!

 그렇다면 그 문제를 내가 풀어주면 어떨까?”

 

 “예?

 마님께서 풀어 주신다구요?”

 

 “그래요!

 내가 가는 곳에 함께 가서

 그곳에서 사람들과 만나면

 나와 함께한 우리 집의 집사를 멸시하는 일은 없겠지.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곧 나를 멸시하는 일이 될 터인데

 아마도 그럴만한 사람이

 이 애굽에는 거의 없을 거야!“

 

 요셉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디발 아내의 말이 맞는 말 같았다. 보디발이 누구인가? 임금님의 생명을 지키고 왕권을 수호하는 사람이 아닌가? 그것은 곧 왕과 늘 함께 있는 것을 뜻하고 왕에게 총애를 받고 있다는 뜻인데 누가 그를 거역하거나 업신여길 것인가? 보디발이 그렇다면 그의 아내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아니! 차라리 남자들은 약간의 그런 일이 발생해도 금방 들어내지는 않지만 여자의 경우는 곧 그것이 그와 적이 된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누가 보디발의 아내에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만약 보디발의 아내가 자신을 귀족들이 어울리는 자리에 함께 동반해서 가주기만 한다면 요셉도 그들과 대화를 하는데 조금도 기가 죽거나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요셉은 보디발의 아내에게 반문을 하였다.

 

 “정말 저를 모임이 있을 때마다

 함께 데려가 주시겠습니까?”

 

 요셉은 당연히 그리 하겠다는 답변을 기대하며, 아니 이미 그렇게 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하였으니 그리하겠다는 허락을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니 당연히 대답이 그리하겠다고 할 것이라 생각하며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녀의 대답은 전혀 엉뚱한 대답이었다.

 

 “아니!

 아직은 아니지!”

 

 “예?

 데려가 주신다고 하신 것이 아닌가요?”

 

 요셉은 보디발 아내의 뜻을 알 수가 없었다.

 

 “요셉에게 아직 부족한 것이 있는데

 그것을 해결한 이후에 가능한 일이지!”

 

 “부족한 것이 있다구요?”

 

 요셉은 이미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으리라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보디발의 아내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요셉의 지적인 수준은 학자 이상이지만

 교제의 모임에서 그런 대화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무도회가 열리고 춤도 추게 되는데!

 요셉은 아직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요셉이 춤을 잘 춘다는 것이 확인되어야

 데려간 나도 망신을 당하지 않겠지?

 이제까지 그 어디에서도

 요셉이 춤을 추는 것은 한 번도 본 일이 없으니

 아마도 요셉은 춤을 추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은데...?”

 

 요셉은 아차 싶었다. 그것은 그 말이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제서야 요셉이 그 말을 인정을 하였다.

 

 “그렇군요!

 마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저는 한 번도 춤을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군.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지금부터라도 배우면 되니까.

 내가 하루에 한 번씩 춤을 가르쳐 줄 테니

 한번 열심히 배워 봐요.

 열심히 하면 한 두어 달이면

 그래도 그런 대로 어울릴 수 있을 정도는

 배울 수 있을 테니...

 그러니 내일부터 남편이 입궐을 하고나면

 아침에 운동 삼아 한 시간씩 배워 보도록 합시다.”

 

 보디발의 아내는 그렇게 말을 던져 놓고는 자기의 갈 길로 횡 하니 가 버렸다. 요셉은 비로소 어떤 것도 하나에 편중되어 치중하거나 혹은 반대로 전혀 모르는 분야가 있는 것도 문제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며 읽던 책을 다시 들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보디발의 아내에게 약속대로 춤을 배우기를 시작하였다.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의 춤을 지도해 주기 위해서 춤을 가르치는 춤 선생과 악사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중 춤을 가르치고 때로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해줄 춤 선생은 요셉보다는 약간 더 나이가 들어 약 서른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우선 보디발의 아내는 춤동작을 배우기 전에 악사들이 연주해 주는 음악을 10분 정도 먼저 듣게 하였다. 보디발 아내의 말에 의하면 춤은‘스텝’이고 그‘스텝’은 리듬에서 나오기 때문에 음악을 들으면서 리듬을 많이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렇게 음악을 듣고 나자 이제는 음악 없이 리듬에 맞는 춤의 기본 동작을 배워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파트너와의 호흡을 맞추기 위한 기본자세를 배워야만 하였다.

 드디어 춤 선생 앞에 요셉이 마주 섰다. 그러자 춤 선생인 자신의 오른 선을 가져다 자신의 손을 마주 잡게 하고 오른 손은 자신의 어깨 아래의 뒤편에 잡으라고 하였다. 그런데 요셉은 기본자세를 잡아주는 그 춤 선생 앞에서 춤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진땀을 빼야 하였다. 왜냐하면 요셉은 이제까지 한 번도 어머니 외의 다른 여성과 손을 잡아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여성과 함께 손을 잡고 춤을 춘다는 것 자체가 요셉에게는 쑥스럽고 진땀이 나는 일이었다. 더불어 얼굴은 자꾸만 화끈거리며 붉어져오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긴장을 하여 요셉의 손에 힘 꽉 들어갔는지 춤 선생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자 당장 보디발의 아내가 핀잔을 주었다.

 

 “지금 씨름해요?

 힘을 빼고 살며시 잡아야지!“

 

 이렇게 시작된 요셉의 춤 교습은 횟수를 거듭하고 날을 거듭해 가면서 서서히 쑥스러움이 사라져 갔고 조금 씩 조금 씩 춤동작이 제대로 나오기를 시작을 하였다. 그러게 배우기를 두어 달! 요셉은 당시 국제사회에서 문화의 중심으로 꼽히던 애굽의 무도회에서 적용할 만한 다양한 사교춤들을 모두 익힐 수 있었다. 하지만 보디발의 아내가 볼 때에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꼈다. 춤들을 다 익히고 웬만한 사람과 함께 출 수 있는 정도는 되었지만 춤이라고 하는 것이 어디 대충 출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다 이던가?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비록 이것이 사교를 위한 춤이라 하여도 정말 춤을 춘다고 하는 것은 본인 자신이 춤을 어떻게 추는지 형식이나 방법을 아는 정도가 아니라 그에 몰입이 되어 손가락 하나 발끝 하나까지 그 선과 방향이 정확하도록 움직임 하나하나를 바르고 정확히 해야 하며 또한 그 동작마다 자신의 철학과 깊은 정신이 담겨 있어야 그것이 진짜 춤인 것이다. 더구나 남성으로서 여성 파트너와 함께 팀이 되어 추는 춤이라면 상대방을 섬세하고도 친절하게 리드하고 안내하면서 추어야 보는 사람들도 감탄을 하게 마련인 것이다. 그런데 이제 막 춤의 방법이나 그 동작들을 겨우 익혔다고 해서 진정한 춤을 출 수 없는 것이고 이왕 귀족이나 고관 층들과 교제하는 무대로 나간다면 서툰 것보다는 웬만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 적도 보디발 아내의 생각이었다.

 요셉은 속히 귀족들과 함께 교제하면서 친분을 넓히고 싶은 생각에 마음이 조급하였지만 보디발 아내의 철저한 준비정신에 은근히 감동하면서 좀 더 숙고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그동안 춤을 지도해준 젊은 여선생에게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춤의 더 깊이 단계를 익히고자 보디발의 아내와 함께 실전과 같이 춤을 추면서 힘을 기울였다. 사교 현장의 경험이 많은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을 충분히 안내하면서 춤의 깊이를 더 느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러기를 한 달! 그렇게 음악과 함께 그리고 파트너와 함께 혼연 일체가 되어 춤을 추는 것이 마치 한 마리의 새가 하늘을 날아가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거기에다 요셉은 시간이 날 때마다 파피루스로 만든 책을 통하여 춤이 나온 시기의 사회와 문화의 배경을 이해함으로 요셉의 춤은 더더욱 그 깊이를 더해 갔다.

 처음 춤을 시작하던 때 나무토막처럼 뻣뻣하던 요셉은 이미 자신만의 춤의 세계를 만드는 전문가의 수준이 되어 있었다. 보디발의 아내는 기가 막혔다. 무엇이든 일찍 익히고 소화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까지 인줄은 몰랐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요셉이었다. 보디발의 아내는 비록 나이는 자신보다 훨씬 아래 이지만 요셉에게서 남성의 멋을 발견하였다. 수많은 날들을 전투에 참가하여 생사의 귀로에 서있던 남편을 보며 가슴을 졸여가며 젊은 시절을 보내야 하였지만 전투가 끝나고 돌아오면 부부로서의 잔잔하게 정을 나누고 때로는 정원과 호숫가를 거닐면서 대화를 할 시간도 있었지만 큰 전투에서 적을 무찌르고 승리자의 모습으로 수많은 애굽인 들이 개선가를 불러주는 노래 소리에 맞추어 애굽으로 입성하여 왕 앞에 서게 되었을 때 왕은 그간의 공을 인정하여 남편을 성안에서 왕의 생명을 보호하고 경호하는 군대를 움직이는 경호 대장으로 임명을 하였었다. 그러나 그 임무가 막중하고 중요하였으며 더구나 자잘한 일들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 잦은 일이다 보니 그 이후로는 전투에서 생명을 잃을 위험으로 인하여 마음 졸일 일은 거의 없었지만 인생을 함께 하는 동반자라는 부부의 모습으로서는 오히려 시간과 생을 같이 할 기회가 그 만큼 더 줄어들었고 속마음은 부드러웠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치와 역할 때문에 겉으로 표현하는 것이 항상 거칠거나 무뚝뚝하게 하다 보니 중년을 맞아 가는 보디발의 아내의 마음속에 어딘지 모르게 허전함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보디발의 아내는 이미 이러저러한 일에 대처가 능숙해진 사람이었다. 그러한 자신의 마음을 묻어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후로부터 각종의 연회나 대신들의 사교 모임 때마다 요셉을 동반하고는 하였다. 다만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에게 앞으로 자신을 호칭할 때 부인이라고 호칭하도록 일러두었다. 보디발의 아내에게 부인이라고 호칭을 하면 요셉이 그와 비슷한 위치가 되고 그렇게 됨으로 다른 귀족들이나 왕족들과 대면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상징하여 표현하는 표현법인 것이었다. 만약 사교모임에서 다른 사람들이 버젓이 보는 앞에서 보디발의 아내에게 마님이라고 호칭을 한다면 아마도 사교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이 요셉을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며 또한 보디발의 아내 역시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보디발 아내가 치밀하고 빈틈이 없다는 것은 그런 면에서조차 읽어 볼 수 있었다.

 그 날 저녁 보디발이 돌아오자 저녁식사를 하면서 보디발의 아내는 보디발에게 그간의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요셉을 동반하여 각종의 무도회에 나가 사람들과 교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를 남편에게도 일러두었다. 그래도 한 일 년을 걸릴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6개월이 조금 넘어서 춤을 다 익혔고 대충 익힌 정도가 아니라 춤꾼 같이 완벽하다 말을 듣고 보디발은 속으로 은근히 놀랐다. 물론 나중에 교제하는 곳에 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요셉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게 되겠지만 보디발은 사실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아내가 허풍을 떨거나 엉뚱한 소리를 할 사람은 아니었다. 남편에게까지 요셉에 대하여 알리고 나자 보디발의 아내는 서서히 요셉을 몇 번의 잔치 자리에 동반하여 갔고 그때 마다 역시 무도회가 열리곤 하였다. 그러나 가기 전에 보디발의 아내는 요셉에게 이르기를 앞으로 특별한 언급이 있을 때까지는 누가 춤을 권하여도 절대로 춤을 추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보디발의 아내는 속으로 생각하였다. 아무리 춤을 잘 추어도 일단 이런 분위기들에 어느 정도 적응되어야 당황하지 않게 되고 한번 당황하게 되면 실수를 하게 마련임을 자신의 젊었을 때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었다.

 자신도 어머니의 권유로 춤을 배울 대로 배우고 나서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어머니를 따라 어느 대감 댁에서 여는 파티에 참석을 하였는데 많은 청년들 중에서도 누구인지는 몰라도 유난히 눈에 띄는 사람이 있어서 자꾸만 그곳으로 눈길이 가곤 하였었다. 식사가 끝나고 무도회가 열리자 먼저 어른들이 나아와 부부간에 혹은 파트너를 바꾸어 춤을 추면서 일에 대한 그리고 서로 친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제가 무르익어 갔고 젊은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거나 잠시 후에 있을 춤을 출 때 좋은 파트너와 짝하기 위해서 미리 눈도장을 찍어 놓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가 드디어 마지막으로 젊은이들만을 위한 춤의 시간이 되었다. 어느 파티나 이 시간이 제일 화려하였고 자녀들을 생각하는 부모님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 실제로도 이들이 추는 춤이야말로 아름다움 그 자체이기도 하여 항상 파티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가 집중하여 젊은이들의 춤을 감상하며 때로는 좋은 배우자가 태어날 것을 예측하고는 하였다. 드디어 사회자가 젊은이들의 춤 시간임을 선언하자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음악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였고 청년들은 이미 마음에 두었던 아가씨나 이미 춤을 신청해 두었던 아가씨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면서 춤을 청하고 아가씨가 그 내민 손을 잡으면 그 청에 응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퇴짜를 맡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면 그 청년은 부득이 다시 다른 아가씨에게 춤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벌써 몇몇 청년이 파트너를 데리고 무대로 등장을 하였고 음악에 맞추어 넓은 곳을 춤추며 빙빙 돌기 시작하였고 몇몇 아가씨들은 자신들을 찾아주는 청년이 없어서 내심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또 일부 용기 있는 아가씨들은 청년에게 다가가 아가씨가 춤을 청하는 경우도 있어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하였다. 그런데 그 순간 한 청년의 모습이 자신의 눈앞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다가옴이 멈추어 졌다. 가만히 보니 그는 처음부터 눈길이 가던 그 청년의 모습이었다. 그 청년이 바로 앞에 서서 손을 내민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기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였다. 그런데 그것이 그만 현실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하더니 마음을 진정할 수가 없었다. 그토록 춤을 연습하였고 또 음악도 잘 아는 곡이었다. 거기에다가 그 청년 또한 잘 리드해 주었다. 하지만 벌렁거리는 심장은 좀처럼 멈출 줄을 몰랐고 얼굴까지 벌겋게 달아올랐다. 이러한 모습은 나는 당신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하고 이야기하며 속마음을 드러내어 놓는꼴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그렇게도 준비하였던 춤을 제대로 출 수가 없었다. 박자와 리듬이 어떻게 흘러가는 지 좀처럼 가늠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 청년이 내 손을 잡고 밖으로 이끌어 가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춤추는 시간이 끝난 것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도 그 청년은 그런 나를 순수하게 생각하며

 마음에 들어 하였고 몇 번의 만남을 통해 결혼까지 하게 되었지만 만약 그때 그 청년이 내가 했을지 모르는 실수들로 인하여 실망하고 나에게서 마음이 떠났다면 나는 영원히 그 창피함과 부끄러운 마음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야 했을 것이다. 결혼 후 시간이 많이 지난 후 남편에게 그때의 일을 물어보자 남편은 진짜인지 장난인지 모르겠지만 웃으면서 말하기를

 

 “그때 나무토막하고 춤을 추느라

 힘도 들도 발도 많이 밟혔었다”

 

 는 이야기를 했었다. 내 생각에 아마 그것은 사실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막연하게 느껴지는 느낌 중에서 뭔가 물컹하지도 그렇다고 딱딱하지도 않은 것이 발밑에서 느껴지던 그 느낌이 무언지 의심스러웠던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남편은 외모에서 풍기는 아름다음과 더불어 오히려 그렇게 순진한 모습에 더욱 마음이 갔다고 하였었다. 그러나 현대의 젊은이들은 그렇게 감상적인 것 같지는 않다. 맞으면 맞고 틀리면 틀리고 아니면 아닌 것이 분명한 세대가 아니던가? 그럼으로 나 같은 일이 생기면 요즈음은 백전백패가 분명할 것이다. 그럼으로 우선은 몇 번의 모임에 참여하여 눈과 귀로나마 분위기와 상황을 살펴보고 익숙해지게 되면 다음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무슨 일을 배우든지 천천히 하는 것을 잘 해두면 빨리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이치와 마찬가지이다. 아니 오히려 아가씨들의 입장에서는 요셉처럼 마음에 드는 청년이 있는데 춤을 청하여 주지 않으면 오히려 마음이 더 달아오를 것이고 그러다가 후에 춤을 청하고 또 능숙하게 춤을 리드해 간다면 그것이 훨씬 더 아가씨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요셉에게 그렇게 시킨 것이었다.

 그렇게 몇 번 보디발의 아내와 동반하여 사교모임에 참여를 하며 이런저런 분위기를 파악한 결과 요셉은 애굽의 귀족사회의 분위기에도 적응이 되어갔고 얼굴들도 대략 익힐 수 가 있었다. 그러나 애굽의 내놓으라 하는 귀족들이나 그들의 자제들 역시 요셉의 등장에 대하여 전혀 거부감을 가지거나 경계를 하지는 않았지만 반면에 누구의 눈에 특별히 뛰어 요셉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도 없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그 원인은 따로 있었다. 가볍게 친숙하도록 한다는 보디발 아내의 생각과는 달리 벌써 사람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알았는지 요셉이 노예였었다는 소문이 파다하였고 그래서 누구하나 요셉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이었다. 보디발 아내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좋기는 하였지만 그러나 그것은 완전히 실패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처음부터 실력으로 승부를 가리는 것이 훨씬 나았을 것을, 하지만 어쩔 것인가? 요셉이 거기까지 밖에 안 되는 것을……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압박의 언어 2020 / 8 / 30 233 0 4183   
21 화해의 언어 2020 / 8 / 30 231 0 7910   
20 후회의 언어 2020 / 8 / 30 226 0 2534   
19 고민의 언어 2020 / 8 / 30 236 0 14729   
18 사랑의 언어 2020 / 8 / 30 230 0 2899   
17 꿈의 언어 2020 / 8 / 30 227 0 7036   
16 고난의 언어 2020 / 8 / 30 235 0 5652   
15 유혹의 언어 2020 / 8 / 30 221 0 3572   
14 열정과 냉정의 언어 2020 / 8 / 30 218 0 9639   
13 환희의 언어 2020 / 8 / 30 228 0 8181   
12 질투의 언어 2020 / 8 / 30 231 0 4322   
11 치료의 언어 2020 / 8 / 30 235 0 13157   
10 춤으로 언어를 말하다 2020 / 8 / 20 237 0 8205   
9 춤과 언어의 만남 2020 / 8 / 20 233 0 8872   
8 보디발 장군의 야망 2020 / 8 / 20 229 0 4780   
7 새로운 언어의 세계 2020 / 8 / 20 234 0 2781   
6 위로의 언어 2020 / 8 / 20 227 0 7573   
5 새로운 언어와의 만남 2020 / 8 / 20 231 0 8461   
4 보디발과의 만남 2020 / 8 / 20 248 0 4777   
3 침묵의 언어 2020 / 8 / 20 256 0 6358   
2 흥정의 언어들 2020 / 8 / 20 233 0 5351   
1 편중된 언어의 결과 2020 / 8 / 20 407 0 110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흘러내림(제1권)
말레이
흘러내림(제3권)
말레이
흘러내림(제4권)
말레이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