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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황야의 권법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8.14

일제 강점기. 추악한 일본의 만행을 피해 정착한 만주. 하지만 그곳 역시 일본인에 못지 않은 악귀들이 살고 있었으니. 세상의 온갖 고통을 맛본 한 노인이 그 마귀들에 맞서 싸운다.

 
제 11합-남기는 것 하나 없이
작성일 : 20-08-19 19:35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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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일 뒤. 해가 딱 하늘 가운데에 걸려 있을 정오 무렵. 결국 마적 패거리와 원서계의 사병들. 그리고 일본군 낙오병들은 사람의 흔적이 오래전에 사라져버린 도깨비 거리에 모이게 되었다.

 

  그들의 주변에 빙 둘러서 있는 폐건물들이 마치 성벽으로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황야에는 모래먼 지와 함께 낙엽과 잡초 부스러기가 함께 날아다녔다.

 

  이곳은 원래 지금 세 패거리가 거주하고 있는 곳과 비슷한 규모의 마을이 있던 자리였다.

 

  하지만 메뚜기 떼 같은 세 무력집단이 한 곳에 모여 있자, 얼마 가지 않아 전부 다 뜯어 먹혀버리고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도시가 된 것이다.

 

  그렇게 껍데기만 남은 도시 한복판에서, 원서계가 먼저 일본군 낙오병 부대를 향해 큰 소리로 도발했다.

 

  “이 쪽발이 새끼! 네놈들이 저지른 짓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마적 패의 쑹 웨이 옆에 서 있는 젓가락 같은 인상의 말라깽이가 원서계 군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

 

  “야 이 새끼야! 같은 민족끼리 쪽발이를 앞에 두고서 무슨 짓을 한 거냐! 그래 놓고서 청나라의 녹을 받아 처먹는 관리라고 할 수 있냐 이 더러운 놈아!”

 

  “시끄럽다! 너희들도 어차피 도적떼 주제에 뭐가 그렇게 말이 많냐!”

 

  세 사람은 서로를 욕하다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총을 쏘면서 서로를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히로시와 쑹 웨이가 서로 일본도와 창을 들고 붙어 싸우다가, 한쪽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워낙 난전이 펼쳐지는 탓에 그들이 빠져나가는 걸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때 협곡 맨 꼭대기에서 저 추잡한 개싸움을 지켜보고 있던 노인은, 딱 세 개의 돌멩이를 주워 한 곳씩 노려봤다.

 

  “우선은 쪽발이부터….”

 

  일본군 낙오병 무리 대장 츠지 마사노부의 머리통을 향해 던졌다.

 

  “그다음은 부패 관리 놈.”

 

  두 번째 돌멩이는 원서계를 향해 던졌다.

 

  “마지막 같은 밑바닥끼리 뜯어 먹을 궁리나 하는 도적놈!”

 

  그리고 마지막 세 개 째를 쑹 웨이의 옆에 붙어 있었던 젓가락 같은 부두목에게 던진 뒤, 그는 곧바로 바닥에 놔뒀던 기관총 두 자루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그런 쓰레기들 밑에 붙어 있던 네놈들에게 줄 선물이니 받아라!”

 

  조선 노인이 기관총을 들어 올리고 옆 건물로 뛰어가려는 순간. 일본군 대장과 원서계. 마적패 부두목의 머리통이 포춘 쿠키마냥 박살 나면서 사방에 피와 뇌수를 흩뿌렸다.

 

  그리고 세 패거리는 동시에 엄청난 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하지만 단 두 명만큼은 당황하지 않고, 혼란을 틈타 뒤로 조용히 물러났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이런 미친!”

 

  그리고 그들의 혼란을 더욱 부추기는 폭음이 들려왔다. 조선 노인이 미리 설치해둔 다이너마이트가 사방에서 터지며, 주변 일대를 희뿌연 흙먼지로 가려버렸다.

 

  그 안개 속에서 수많은 일본군 병사들과 군벌. 그리고 마적 패거리가 납탄 폭우에 쓸려나가 버렸다. 심지어 그 와중에도 히로시와 쑹 웨이 두 사람은, 각자 자기 패거리의 중요 간부들을 하나둘씩 제거하면서 발을 빼버렸다.

 

  당연히 몇몇 병사들이 노인을 가리켰고, 병사들의 사격이 노인을 향해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마차에 실어야 할 정도의 기관총 두 자루를 들고, 메뚜기처럼 지붕 사이를 뛰어다니면서 총알을 피했다.

 

  동시에 기관총의 방아쇠를 당겨 마치 전투기가 지상을 훑고 지나가는 것처럼, 수많은 병사들의 머리통에 총알 몇 발씩을 박아 넣었다.

 

  그렇게 노인이 기관총으로 무수히 많은 양아치들을 싹 다 정리한 직후. 이 난장판에서 살아남은 쑹 웨이와 히로시 대위가 앞으로 걸어 나왔다.

 

  “딱 셋이 남았군.”

 

  히로시 대위가 입을 열자, 쑹 웨이 역시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한마디 했다.

 

  “나도 약속은 거의 다 지켰다. 그건 너희들도 마찬가지겠지.”

 

  노인이 포권 자세를 취하자, 쑹 웨이 역시 포권 자세를 취했다. 일본군 장교는 어설프게나마 포권 자세를 따라 하려다, 그냥 간단히 인사한 후. 검을 뽑아 들었다.

 

  “이때를 오래도록 기다린 것 같군. 히로시 대위.”

 

  쑹 웨이가 크게 웃으며 창을 앞으로 세운 자세를 취했고, 노인은 헛기침을 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래. 그러면 원하는 대로 결투를 벌여주겠네. 이 순간부터는 순수하게 실력을 떠보는 결투니까 죽더라도 원망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지.”

 

  “그러면 그 미망인이랑 아이는 어떻게 할 거지?”

 

  노인이 결투 전에 던진 한마디에 히로시와 쑹 웨이가 동시에 물어봤다. 이에 노인은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다.

 

  “그렇군. 마지막으로 부탁하지. 내가 자네들 중 누군가의 손에 쓰러지면, 나 대신 그녀와 아이를 거둬주게.”

 

  노인의 대답에 쑹 웨이와 히로시가 각자 한마디씩 던졌다.

 

  “그런 미인이라면 인생을 걸고서도 얻기 힘들 테니 오히려 고맙지.”

 

  “나도 어차피 나라를 배신한 몸이라 도망자로 살아갈 신세니, 함께 할 가족이 있으면 나쁠 일은 없을 것이다.”

 

  노인은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쯤 되면 모든 게 다 정리되었다는 듯, 쑹 웨이가 결투 방식을 제안했다.

 

  “서로 등을 맞댄 뒤 딱 열 걸음을 세면서 앞으로 걸어간다. 그리고 열이 되는 순간. 그때부터 결투를 시작하도록 하지.”

 

  노인과 히로시는 둘 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세 사람은 서로 등을 맞대고 속으로 수를 세면서 한 발 한 발 앞으로 걸어갔다. 딱 10초 동안 흙먼지와 모래가 가득한 땅을 밟는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정적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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