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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얼어붙은 태양과 달을 품은 자.
작가 : 에이지
작품등록일 : 2018.1.25

태생부터가 남들과 달라, 불행했던 그녀.
배신의 배신, 절망의 절망 끝에 누군가의 고의가 담긴 교통사고로 죽었다.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완벽히 끝났다고 생각했더니 전혀 다른 이세계에 태어났다.
하지만 다시 태어나도 그녀는 여전히 태생부터가 남들과 다르다
눈처럼 새하얀 머리칼. 붉은 눈동자와 금색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귀족을 포함한 제국민들에게 괴물이라 불리는 데….

단순히 결혼이 싫다는 이유로 황실 근위 기사단에 들어가 제 4기사단의 단장이 된 그녀, 아스타냐.
어릴 적, 그녀의 손에 구해지고, 그녀의 손에 버려졌다, 그녀의 곁에 다시 나타난 그녀의 번견, 노아.

다른 사람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고, 그래서 신경 쓰이고 또 쓰이다 어느새 그녀에게 사랑을 품게 된 남자, 마족의 후손이라 불리는 공작 가문의 가주, 요하네스 루제 아인하르츠.

'나의 태양. 나의 달. 그대를 사랑한다. 오로지, 그대만을.'

[환생물/사이다여주/걸크러시여주/잔혹남/집착남/순정남/]


 
2. 3황자, 알렉시스. (1)
작성일 : 20-08-19 17:48     조회 : 180     추천 : 0     분량 : 4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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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타냐…!”

 

 

 

 아스타냐를 마주하고 엘시오스가 버럭 소리쳤다. 두 눈 한가득 담긴 원망 서린 눈빛에 아스타냐는 헛웃음도 안 나왔다. 인간이란 어째서 이토록 하찮은 걸까.

 

 자신 또한 인간이지만, 아니. 인간이라서 그런 걸까. 이해할 수가 없다.

 

 이해하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엘시오스를 붙잡고 있던 발데르가 엘시오스의 뒷다리를 걷어차 바닥에 꿇어 앉혀 그대로 머리를 잡아 눌렀다. 얼굴 앞면 그대로 땅바닥에 짓눌려 코뼈가 부러졌다. 굴욕적으로 머리를 조아리게 된 엘시오스가 이를 갈았다. 머리를 들려고 했지만 짓누르는 힘이 더 강해질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

 

 으득, 이가 갈렸다. 엘시오스가 버럭 소리쳤다.

 

 

 

 

 “너 때문이야…! 전부 너 때문이라고! 아스타냐 일리야 아덴리스…!!”

 

 

 

 너 때문에 망했어! 내 인생이 너 때문에 망했다고! 나는 아무것도 안 했어! 다 네년 탓이야! 버럭버럭 소리치며 말하는 개소리. 악의 감정에 가득 차서 외쳐대는 목소리에 반응하듯 그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와 사기가 점점 진해졌다.

 

 기사단들이 눈살을 찌푸리며 비난과 경멸을 담은 눈으로 엘시오스를 노려보는 가운데, 아스타냐는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그를 내려다 봤다. 버럭버럭 소리치던 엘시오스는 그 눈을 마주한 순간, 저도 모르게 입을 닫았다.

 

 색이 다른 눈동자는 마치 거울처럼 엘시오스를 비추고 있었다. 검은 연기에 휘감겨 악귀마냥 일그러진 얼굴. 투명하게. 투명하게 비추는 눈동자는 엘시오스의 맨 얼굴을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비난도, 비판도, 경멸도, 동정도, 그 어떤 감정도 없는 눈빛.

 

 실제로 아스타냐는 엘시오스에게 어떠한 감정도 없었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동물이다. 무지한 주제에, 욕심 많고 추악한 생물.

 

 처음에는 그런 인간들에게 화가 났다.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했고, 증오했다. 절망도 했고, 슬퍼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게 무슨 소용이랴.

 

 이내 지쳤고, 무뎌졌으며 이내 털어버렸다.

 

 이미 모든 감정을 인간에게 소모했다. 굳이 또 인간에게 소모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이미 많은 것을 보고 겪었다. 그렇기에 굳이 아스타냐는 그를 비난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았다.

 

 다만.

 

 

 

 아스타냐는 가만히 엘시오스를 내려다보다 그에게 다가갔다. 조심히 한쪽 무릎을 굽혀 앉아, 손을 들어 그의 턱을 움켜쥐었다.

 

 

 

 “엘시오스 아사 로베르트.”

 

 

 

 “……”

 

 

 

 “그대는 그대 자신을 어둠에 던져서라도, 그 무엇을 희생하더라도 나를 죽이고 싶었나.”

 

 

 

 “!!”

 

 

 

 

 그렇게 하찮은 이유로? 순수한 의문만이 담긴 눈을 마주하며 어떤 말도 하지 못하는 엘시오스에 턱을 움켜쥔 손을 떼어낸 아스타냐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즉결처분권이 있기에 이대로 죽일까, 하고 생각하다가 뒤처리가 귀찮아서 그대로 엘시오스를 포박한 채, 환궁하기로 했다.

 

 노아가 재빠르게 검을 건내며 말했다.

 

 

 

 “안 죽이게요?”

 

 

 “굳이 저걸 내 손으로 죽여야 할 이유가 있나? 어차피 죽을 건데.”

 

 

 

 심드렁한 대답에 노아가 피식 웃었다. 한쪽은 시기와 열등감으로 죽이려고 아등바등했는데, 한쪽은 전혀 신경도 안 쓴다니, 그건 얼마나 비참하고 비통할까.

 

 

 

 ‘뭐, 나랑은 상관없지.’

 

 

 

 새하얀 머리에 서로 색이 다른 눈의 아름다운 나의 아가씨.

 

 

 

 ‘나는 오로지 당신을 지키는 검이자, 방패.’

 

 

 

 그 이외의 것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검을 휘두른다.

 

 그것이 노아 알펜이 존재하는 이유다.

 

 

 

 

 

 

 ******

 

 

 

 

 

 

 

 황실로 돌아온 뒤 일은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이미 보고를 받은 황제는 극악무도한 엘시오스 아사 로베르트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며, 증거를 원하는 귀족들 앞에 요하네스와 아스타냐가 그의 집무실과 저택을 뒤져 나온 증거물들을 내밀어 입을 다물게 했다.

 

 그리고, 다음날 엘시오스 아사 로베르트는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 사형당했다.

 

 극악무도한 금기를 저질렀고, 증거마저 나왔지만 그래도 귀족이다. 그런데도 형이 빨리 진행된 것은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제아무리 귀족이라고 할지라도 죄질이 무거우면 봐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이유.

 

 

 사실은 전혀 달랐다.

 

 

 

 “그거야, 제가 부황께 부탁드렸기 때문이죠.”

 

 

 

 알렉시스가 웃으며 자신의 남색 머리카락 끝을 만지작거렸다.

 

 

 

 

 “감히 금기를 어긴 것만 해도 용서받지 못할 죄인데, 그대를 죽이기 위한 거라면서요?”

 

 

 

 

 “…노아가 말해줬나 보군요.”

 

 

 

 

 “예. 알펜 경과 먼저 만났거든요.”

 

 

 

 웃는 얼굴 그대로, 푸른 보석안이 예리한 칼날을 품으며 빛났다.

 

 

 

 

 “감히 아스타냐. 그대를 해하려고 했다니…. 오히려 그냥 사형시킨 것이 아까울 뿐입니다.”

 

 

 

 

 “저하. 그런 말씀은…”

 

 

 

 

 “왜요? 어차피 여긴 그대와 나밖에 없습니다. 그보다… 어디 다친 곳은 없지요?”

 

 

 

 

 “네. 없습니다.”

 

 

 

 

 “그래요. 다행입니다. 그대가 강하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걱정됐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 등받이에 등을 푹 기대며 알렉시스가 빙긋 웃었다.

 

 

 

 

 “벌써 2년인가…?”

 

 

 

 “……”

 

 

 

 “제가 그대를 만나게 되고, 그대를 따르게 된지.”

 

 

 

 “저하….”

 

 

 

 “누누이 말하지만, 저는 그대를 존경하고 동경합니다. 그리고 아주 좋아하지요. 이 황실에서 그 누구보다.”

 

 

 

 “……”

 

 

 

 “황실의 귀한 막둥이. 그저 말뿐인 귀한 자식이란 거, 그대도 알지 않습니까?”

 

 

 

 

 

 어린 알렉시스의 얼굴이 비릿한 미소가 맴돌았다. 아스타냐는 그런 알렉시스를 가만히 바라봤다. 고작 열 살. 부모의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고, 천천히 커가야 할 어린 소년은 황실이라는 환경에서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성숙해졌다.

 

 가진 능력이 뛰어났기에 더 그랬을 것이라.

 

 보석안은 황실의 상징이다. 오로지 보석안을 가진 자가 황좌의 자리에 앉으리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현 황제는 보석안은 커녕 그냥 평범한 푸른 눈에, 다른 형제들 또한 평범한 푸른 눈이다.

 

 브로스 황실에 유일하게 푸른 보석안을 가지고 태어난 막내, 3황자.

 

 

 “여전한가 보군요.”

 

 

 

 

 알렉시스가 비릿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여전하죠. 변함없습니다. 자식을 이뻐하면서도 질투하는 아버지와 아버지 눈치만 보는 어머니. 사사건건 암살자를 보내 동생을 죽이려고 하는 둘째 형님과 그런 형님을 방관하고, 오로지 권좌만을 원하며, 둘째 형님과 막내를 죽이려고 하는 첫째 형님. 우습지 않습니까? 원하지 않는다고. 원한 적 없다고 해도, 아무도 안 믿어.”

 

 

 

 알렉시스가 황좌에 아무리 관심 없다고. 그런 자리 필요 없다고 소리쳐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 경계하고, 시샘하고, 계산하고, 처리하려 드는 황실이 숨 막히게 끔찍하기만 했다.

 

 그때도 그랬다.

 

 처음 아스타냐를 만난 날.

 

 암살자들이 숨어들었고, 겨우겨우 도망쳤으나, 그곳에서도 암살자들이 숨어있었다. 이제 죽겠구나, 했다. 제 편이라고 생각했던 유모와 호위기사는 제 편이 아니었다. 거대한 황실 안에서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깟 권력이란 게 뭐길래. 그깟 황좌라는 게, 혈통이란 게 뭐길래.

 

 암살자들의 비수를 기다리며 눈을 감았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아픔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통 없이 죽었나, 했지만 그것 또한 아니었다. 감은 눈을 뜬 알렉시스가 본 것은 검은색 검을 쥐고, 검붉은 피를 흩뿌리며 고고하게 서 있는 여인.

 

 눈처럼 새하얀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트리고, 서로 색이 다른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사람.

 

 보자마자 알았다. 그녀가 바로 아스타냐 일리야 아덴리스. 아덴리스 공작 가의 영애임과 동시에 제 4기사단의 단장임을.

 

 

 

 

 ‘괴물이라고 하길래, 얼마나 흉측하게 생겼길래 그러나 싶었지.’

 

 

 

 알렉시스는 말없이 앉아, 자신을 바라보는 아스타냐를 바라봤다. 2년 전 처음 봤을 때와 마찬가지로 변함없는 눈빛이다. 거울처럼 투명한 눈동자.

 

 하얀 머리칼도, 서로 색이 다른 눈동자도. 얼마나 아름답고 아름다운 것인지, 대부분 모르고 있다. 그녀처럼 강인하고 아름다운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기억해요, 아스타냐? 그대가 처음으로 제게 한 말.”

 

 

 

 “…………”

 

 

 

 “저는 어른이 돼서도 잊지 못할 거에요.”

 

 

 

 암살자들에게 쫓겨 죽을 번한 어린 황자에게 그녀는 감정하나 담기지 않은 어투로 말했다.

 

 

 

 

 ─ 여기도 저기도, 전부 쓰레기밖에 없군.

 

 

 

 황실 밖이나, 황실 안이나, 알렉시스의 존재는 무척이나 고귀하고 고귀한 존재로 소문났다. 황실의 귀중한 막내. 오래된 혈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고귀한 존재. 그렇기에 누구도 막내 황자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몰랐다.

 

 사랑받고 사랑받는 황실의 막둥이.

 

 실상은 정 반대.

 

 시궁창보다 더 더러운 황실.

 

 하지만 말하지 못한다. 내뱉지 못한다. 사실임을 인정하기가 버거웠으니까. 속으로 삼키고 삼킬 뿐.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말했다. 쓰레기뿐이라고. 황실 또한, 쓰레기 소굴이라고. 무표정에서, 건조한 눈빛과 목소리에서 엿보인 진실이 얼마나 가슴이 떨렸는지, 아마 그녀는 모를 것이다.

 

 

 

 “아스타냐.”

 

 

 

 “예, 저하.”

 

 

 

 “저는 황제가 될 생각입니다.”

 

 

 

 

 원래는 황제가 되고 싶지 않았다. 바라지 않는 자리. 그 권태롭고 피로 가득한 죄악의 권좌에 앉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엘렉시스는 깨달았다.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

 

 제 권위와 흔들리지 않는 힘이.

 

 황자의 보석안이 반짝였다.

 

 

 

 

 “나는, 황제가, 될 겁니다.”

 

 

 

 그리하여. 그대를 온전히 지키리라.

 

 

 

 

 
작가의 말
 

 간만에 등장했네요 ;

 재미있게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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