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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무협물
황야의 권법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8.14

일제 강점기. 추악한 일본의 만행을 피해 정착한 만주. 하지만 그곳 역시 일본인에 못지 않은 악귀들이 살고 있었으니. 세상의 온갖 고통을 맛본 한 노인이 그 마귀들에 맞서 싸운다.

 
제 6합- 아무리 강해도 기생충은 기생충일지니.
작성일 : 20-08-18 19:18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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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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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노인은 우선 일본군 군복을 입은 뒤, 원서계 군의 막사 뒷문으로 슬그머니 기어 들어갔다. 그리고 아편을 즐기고 있는 경비병들의 꼬락서니를 보며 슬그머니 웃었다.

 

  그리고 나무 사이를 소리 없이 뛰어다니며, 경비병 한 놈의 머리 위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노인은 바로 뛰어내려 일본도로 아편에 취해 있는 경비병 한 놈의 머리통을 내리찍었다. 노인이 휘두른 칼에 맞은 경비병은 푸줏간에 걸린 통 돼지고기처럼 두 쪽이 나버렸다.

 

  남은 하나의 경비병이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은회색의 빛이 번득이며 그의 목을 죽 긋고 지나갔다.

 

  잠시 후 그는 비명을 지르기 위해 입을 벌린 채, 몇 초간 꼼짝도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노인이 그의 가슴팍을 걷어차자, 그 경비병의 목이 바닥으로 굴러떨어지며 목 절단면과 잘린 머리통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노인은 코웃음을 흘리며 아직도 피를 줄줄 흘리는 머리통을 들고, 곧바로 3미터는 되어 보이는 담장을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뛰어넘었다.

 

  그리고 잘린 경비병의 머리통을 던진 뒤, 막사 뒤의 쓰레기장을 향해 소리죽여 달려갔고, 구더기와 파리가 잔뜩 꼬여 있는 쓰레기 더미 안으로 조용히 파고 들어갔다.

 

  잠시 후 잘린 목을 발견한 몇몇 병력이, 뒷문 쪽의 쓰레기장 근처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들은 귀찮은 기색을 잔뜩 드러내며 적당히 뒷문을 둘러보다가 다시 앞으로 넘어가려 했다. 노인은 일부러 쓰레기더미에서 깡통을 건드려서 소리를 냈다.

 

  “거기 누구냐!”

 

  원서계의 사병들은 소리가 나는 쓰레기더미를 향해 총을 쐈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쓰레기더미를 총검으로 마구 쑤시던 중!

 

  “뭐야 안 빠지는데?”

 

  “뭐라고? 무슨 개소리 뭐? 뭐지 나도 안 빠지잖아!”

 

  원서계의 사병들은 갑자기 총검이 빠지지 않는 것에 놀라 당황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갑작스럽게 찔러 넣었던 총검이 싹 빠지면서, 두 병사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뒤이어 일본군 군복 입은 남자가 튀어나와, 병사들의 총을 그대로 베어버린 뒤. 높이 뛰어올라서 허공에 떠다니는 총신 두 개를 발로 차 날렸다.

 

  그가 차 날린 총신은 각 병사의 입과 흉부 한복판을 정확히 꿰뚫었다. 서너 명 정도의 남은 병사들은 그 모습에 잔뜩 겁을 집어먹고 달아나 버렸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못 가고, 건물 뒤편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거구의 남자가 도망가던 병사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원서계 사령관이 뭐라고 했었지?”

 `

  “적 앞에서 도망가지 말자! 죽을 땐 적을 정면으로 마주한 채 죽는다! 청나라를 위해 목숨 바치는 것은 영광이다!”

 

  앞에 서 있던 병사 둘이 그렇게 말하자, 거구의 남자는 손바닥으로 두 병사의 뺨을 후려쳤다. 동시에 병사 두 명의 위턱 부분까지가 통째로 뜯겨 나가면서, 거대한 남자의 손에 머리통 두 개가 한꺼번에 들렸다.

 

  그리고 거구의 남자가 손에 힘을 주자 머리통이 순식간에 썩어가는 과일처럼 변하면서 찌그러졌다. 그리고 잠시 후. 머리통 두 개가 사과 크기만큼 쪼그라들며, 가볍게 부스러져 먼지처럼 흩어졌다.

 

  거구의 남자는 남은 몸뚱이를 쓰레기더미 쪽으로 차 날렸다. 그때 노인이 쓰레기더미 밖으로 튀어나오며 일본도로 두 병사의 몸뚱이를 두 동강 냈다. 뒤이어 거구의 남자 앞에 제비가 지붕 위에 앉는 것처럼 착지했다.

 

  그리고 거구의 남자가 노인을 향해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몇 개를 걷어차서 날려 보내자, 주먹과 발로 받아 차서 되돌려 보냈다.

 

  이에 산처럼 거대한 남자는 손바닥을 쫙 폈다. 그리고 뒤이어 자신에게 날아온 돌덩어리들이 죄다 자석에 붙은 쇠처럼 들러붙었다. 거구의 남자는 돌덩어리들을 손으로 으깨 부수면서 노인에게 추궁하듯 질문했다.

 

  “요상한 검법을 쓰는 일본놈이군. 내가 아는 일본놈들 중에 그런 식의 검법을 구사하는 일본놈은 단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방금 그건 일본에는 없는 무술 동작이다! 중원의 비기를 배운 녀석이 어째서 일본군 군복을 입고 있는 거냐?!”

 

  이에 조선 노인은 포권 자세를 취한 뒤, 먹이를 물어뜯기 위해 몸을 숙인 호랑이 같은 자세로 순식간에 바꿨다. 그 모습을 본 거구의 남자는 아주 짧은 말로 질문을 던졌다.

 

  “너도 권법가냐?”

 

  노인은 여전히 자세를 취한 채 느긋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젊었을 때 잠깐 배운 정도요.”

 

  그렇게 말하며 거구의 남자는, 벌벌 떨면서 도망가지도 못하는 병사 두 명의 머리를 움켜쥐고 높이 들어 올렸다.

 

  동시에 두 병사의 몸뚱이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들면서, 남자의 체구가 조금 더 커졌다. 두 병사는 죽은 나뭇가지처럼 말라 비틀어졌고, 거구의 남자는 말라 죽은 병사 둘을 바닥에 패대기쳐서 산산조각 내 버렸다.

 

  “흡성공법이구려. 그 정도의 실력을 가진 인간이 부패한 군벌 밑에서 먹고 사는 것이오?”

 

  거구의 남자는 상대방이 자신의 무공을 알고 있다는 걸 보고 다소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를 전체적으로 죽 둘러본 뒤, 납득 했다는 듯 씩 웃으며 노인의 질문에 대답했다.

 

  “총 앞에서는 장사가 없으니까. 그리고 이렇게 강한 힘이 있으면 굳이 힘들게 살 필요도 없거든. 그러고 보니 네놈도 방금 한 발 맞은 것 같군. 어떤 권법가라도 총과 숫자 앞에서는 그냥 고깃덩어리지 하하하!”

 

  노인은 이마에 살짝 주름을 잡은 채, 온몸에 힘을 잔뜩 줬다. 그러자 몸에 박혀 있던 총알이 밖으로 밀려 나오면서 바닥에 떨어졌고, 출혈 역시 근육을 억지로 움직여 상처 자국을 눌러버린 상태였다.

 

  “긴 세월 동안 온갖 고통이 새겨진 이 몸에 총알 한 발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오. 하지만 그 정도 힘과 내공을 갖고도, 겨우 돼지 앞에 기어서 콩고물이나 주워 먹는 권법가의 수치 같은 자에게 질 일 따위는 없소!”

 

  그러자 거구의 권법가는 얼굴을 잔뜩 일그러트리며 노인의 얼굴을 향해 팔을 뻗었다. 그리고 노인이 간발의 차로 발을 빼서 가슴팍에만 손끝이 살짝 스치자, 그의 옷이 낙엽처럼 바스러졌고 그의 몸에 검은 상처 자국이 났다.

 

  권법가의 손이 땅에 닿자, 땅이 순식간에 메말라버리고. 그 주변의 풀들이 죄다 가뭄에 시달린 것처럼 시들어버렸다.

 

  “허허 이 정도면 꽤 높은 경지군. 그런데도 군벌의 뒤나 핥다니.”

 

  “네놈도 다른 곳에서 제법 한 가닥 하는 것 같지만, 이 흡성공법 앞에서는 너도 순식간에 먼지가 될 것이다!”

 

  뒤이어 거구의 권법가는 바닥에 손을 짚은 그대로 물구나무를 선 채, 노인을 향해 길고 굵직한 다리를 휘둘렀다.

 

  그가 휘두르는 다리의 풍압에 노인이 뒤로 밀려나자, 거구의 권법가는 마치 다리로 도약하는 것처럼 팔 하나로 도약하며 공중에서 몇 바퀴 돌다가 노인의 등을 발뒤꿈치로 죽 긁으면서 착지했다.

 

  노인 역시 간발의 차로 피하긴 했지만, 이번에 남은 상처는 조금 더 깊었다. 마치 창이나 도끼에 베인 것 같은 굵직한 상처가 등 전체를 죽 훑어버렸다.

 

  노인의 등에서 피가 나기도 전에, 흡성공법의 효과 때문에 그의 상처 자국이 순식간에 죽은 고목 같은 색으로 변했다. 노인은 등이 타들어가는 고통에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하하 몸이 점점 더 둔해질 거다! 너 같은 권법가는 오래간만이니, 조금 천천히 즐기면서 놀다가 하나도 남김없이 빨아 먹어주마!”

 

  그리고 거구의 권법가는 다시 한번 노인의 등을 향해 두 손을 동시에 뻗었고, 노인은 바로 그 자리에서 반 바퀴 돌아 물구나무를 선 채로 발바닥으로 권법가의 팔을 쳐냈다. 그리고 그대로 뛰어오르며 공중제비를 돌다가 권법가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

 

  하지만 권법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노인이 신고 있던 군화를 벗겨버렸고, 뒤이어 노인의 기를 빨아들이기 위해 그의 발목을 붙잡으려 했다.

 

  “단순히 스치기만 해도 기력이 빨려 나가는 걸 모르진 않겠지?!”

 

  확실히 몇 번 스친 것만으로도 그의 몸은 심하게 야위어 있었다. 몸이 멀쩡할 상태라고 해도 손에 확실히 닿는 순간 죽음을 각오해야 할 판인데, 이미 몇 번씩 스쳐 가면서 노인의 기력이 거구의 남자에게 뺏겨버린 것처럼 보였다.

 

  노인은 가쁘게 숨을 몰아쉬고 다 죽어가는 것 같은 기침 소리를 내면서도 입꼬리를 올리는 걸 잊지 않았다.

 

  “그걸 모를 리가 있겠소. 그리고 흡성공법의 약점도 모를 리가 없을 리 없잖소.”

 

  그렇게 말하며 노인은 뒤쪽의 벽을 향해 바닥을 구르다가, 바닥에 떨어트렸던 일본도와 쓰레기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거구의 권법가에게 일본도를 던졌다. 그는 날아 들어오는 일본도와 쓰레기를 각자 팔로 쳐내, 부러트리고 바닥에 떨어트렸다.

 

  뒤이어 거구의 권법가는 곧바로 노인을 향해 오른팔을 뻗으며 달려들었다.

 

  “어디서 얕은 수작을 부리….”

 

  권법가가 노인의 머리통을 붙잡으려는 순간, 그는 어느 사이에 시체가 있던 곳으로 이동해, 두 손에 루거 p08 권총을 한 자루씩 들고 있었다. 그는 바로 흡성공법의 약점이 되는 혈 부위들을 조준하면서 발사하고를 반복했다.

 

  거구의 남자의 몸뚱이가 스폰지처럼 구멍이 숭숭 뚫리면서, 검은 피가 줄줄 흘러나왔고, 거구의 남자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며 노인을 욕했다.

 

  “이, 이런 더러운 놈! 권법가가 서로의 실력을 겨루는 결투에서 총을 주워 쏘다니.”

 

  “이게 결투라고 생각한 것이오? 어리석은 사람. 이건 전쟁일 뿐인데? 전쟁에 비겁한 수라는 게 어디 있소.”

 

  노인은 잔탄이 텅 비어서 격철 때리는 소리만 나는 두 자루의 권총을 내 버린 뒤, 그의 몸뚱이를 구석구석 어디 하나 빼놓지 않고 주먹으로 고기 다지듯 두들겨 팼다.

 

  노인의 주먹이 마치 천수관음처럼 수백 개로 늘어난 것처럼 사방에 잔상이 남았고, 잔상이 한 번씩 거구의 권법가한테 닿을 때마다 그의 육체는 주먹에 맞아 찌그러지고 으깨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노인이 주먹을 딱 백팔 번 휘두르자, 거구의 권법가는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리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의 육체에서 기관차 굴뚝의 증기 같은 하얀 김이 뿜어져 나오며, 몸뚱이가 사정없이 말라비틀어지게 되었다.

 

  반대로 거구의 권법가에게서 새어 나온 하얀 김은 단전에 힘을 끌어모으며 심호흡을 하는 노인의 몸을 감싸게 되었고, 노인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원래의 혈색을 되찾았다.

 

  그 때 노인은 반쯤 부러진 일본도로 권법가의 목을 베어버렸고, 동시에 비쩍 마른 권법가의 육체는 모래성처럼 부스러지고 말았다.

 

  “원래 흡성공법이라는 게 남의 기운을 약탈해서 남의 기운으로 살아가는 무공. 그런 사술로 살아가면 다 이런 꼴을 보게 되어 있는 것일 뿐이거늘.”

 

  노인은 싸늘한 미소를 띠며 후발대가 이곳을 찾기 전에, 큰소리로 외쳤다.

 

  “일본군이다! 일본군이 쳐들어왔다! 일본군이 침입했단 말이다!”

 

  세 번 정도 일본군이 왔다는 말을 외친 뒤, 그는 도로 담장을 넘어 먼 곳으로 도망쳐버렸다. 물론 그는 도망가기 전에 일부러 일본군의 모자와 일본도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놔두는 걸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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