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현대물
에밀
작가 : 어이비
작품등록일 : 2016.8.22

어머니의 첫사랑과 만난 나는
그에게서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는 독특함을 느꼈다.
이제 나와 그, 어머니는 어떤 선택을 하게될까?

 
제18부 교육의 본질
작성일 : 16-10-19 16:56     조회 : 402     추천 : 0     분량 : 517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교육의 본질은 아이의 성장과 타인에 대한 나눔의 정신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의 학교는 늘 경쟁과 입시로 폭력적이었다.”

 

 

  K도 교육감 후보로는 총 여덟 명이 최종 등록을 했다. 봉구와 경호가 포함되었다. 경호는 가장 먼저 예비후보로 등록을 해 둔 상태였고 선거 규정에 맞게 예비 후보로 할 수 있는 활동을 조심스레 해 오고 있던 참이었다. 예비 후보 등록 전 진보 쪽 단일 후보에 대해서 정보를 구하다가 본인의 결정만 기다리고 있다는 봉구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봉구는 경호의 사범대 후배였다. 과는 서로 달랐지만 같은 봉사 동아리 소속이었기 때문에 누구인지 기억을 더듬다가 같은 학교 동문이어서가 아니라 집필한 책 때문에 유명세를 치른 것으로 기억이 맞춰졌다. 학번의 차이가 있어서 동아리 활동을 함께 한 적은 없었고 경호가 대학원을 다닐 때 술자리에서 몇 번 본적이 있는 정도의 학창시절 기억이 났다. A시에서는 가까운 K도의 시골에서 대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봉구를 진보 쪽에서 추천한 것은 어쩌면 뻔한 결론이었다. 경호는 봉구의 경력사항을 살폈다. 사무관 시절 과학교육 관련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는 것이 신선했다. 보통 교육부 사무관이 되면 행정 쪽 전문가가 되려고 난리를 치는 형국인데 확실히 봉구의 이력은 특이했다. 경호는 선거가 조금 힘들 수도 있음을 직감했다.

 

  봉구는 예비후보로 비교적 늦게 등록을 했다. 예비후보 등록 후에도 선거운동 보다 공약을 결정하고 정책을 조율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교육감 선거의 선거 운동 기간은 2주였다. 정식 후보 등록은 채 한달이 되기 전에 하게 된다. 봉구는 사랑마을학교가 포함되어 있는 K도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의 입시체계와 교육의 전반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으므로 새롭게 도입할 프로그램과 학교 교육 전반에 대한 사항들을 점검한 뒤 기본적인 원칙들을 구상하고 이를 문서화했다. 봉구는 K도에 거처를 두고 있는 교육관련 단체들의 대표들과 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교육관련 단체들은 보수, 진보 성향의 단체가 모두 있었고 이들의 의견을 통합하는 것은 남북통일보다 더 어려웠다. 서로의 철학이 달랐으므로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방법에도 당연스레 차이가 컸다. 봉구는 그럴수록 합리적인 방안들을 고안하기 위해 애를 썼다. 선거 비용 마련도 사실 힘들었다. 상돈이나 다양한 단체, 개인들로부터 후원 및 지원 제의가 있었지만 봉구는 모두 거절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돈과 부모님들께 돈을 빌리고, 대출을 받아 충당했다. 그는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자신의 양심을 지키고 싶었으며 이런 아주 작은 기본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교육과 직결된 것이라 믿었다.

 

  봉구와 경호의 선거캠프는 모두 A시에 설치되었다. A시는 K도의 도청이 있었고 K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도시였으로 봉구와 경호 외의 후보들도 대부분 A시에 선거사무실을 설치하고 그곳을 베이스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봉구와 경호 모두 선거캠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랑마을학교와 대학에서의 강의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사랑마을학교와 경호의 대학교에서는 그들의 교육감 선거 홍보 포스터를 보지 않았다면 자신들의 선생님이 출마했다는 것을 모를 정도로 강의는 평온하게 진행되었다. 그러나 정책집 발간과 보도자료 준비, 인터넷과 SNS를 통한 선거 운동도 다른 지역 만만치 않게 진행됐다. 교육감 선거는 다른 선거와 다르게 정당이 없었으므로 진보, 보수를 나눌 이념의 잣대가 불분명 했다. 물론 봉구에게는 ‘진보 세력의 공동 추대 후보’라는 슬로건이 따라다녔지만 경호 쪽도 참신한 이미지는 만만치 않았다. S대 선후배 사이에 대중매체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이미 유명인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했고 각각의 스펙도 유권자 개인적 기준에서 본다면 둘 다 훌륭했으므로 덕분에 K도의 교육감 선거는 전국에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다. 유학을 다녀오고 국립대 교수로 재직 중인 엘리트, 두 딸의 아버지라는 따뜻한 이미지의 경호와 행정고시 패스 후 교육부 사무관 경력, 이를 과감히 박차고 나와 아이들을 위한 교육 서적 집필과 대안학교의 운영, 자녀없는 이혼남이 주는 참신하고 정의로운 이미지의 봉구가 대결 구도를 이뤘고 완벽한 이파전이었으므로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도 선거의 묘미가 있었다.

 

  봉구의 선거캠프에서는 많은 대화가 오고 갔다.

  - 아시잖아요. 고등학교 교육과정 다양화는 실제로 실현 불가에요. 초등학교랑 중학교는 몰라도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와 연관이 되어 있어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구요. 일단 대학 입시는 학부모들도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일 거라서 실제로 가능할까요?

  봉구와 함께 모여 선거를 위한 정책 회의를 하던 참모들이 봉구의 의견에 우려를 표시했다.

  - 저는 그 부분을 주목합니다. 이제는 대학 입시를 가지고 학부모들을 선동해서 초,중,고의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뿌리 뽑혀야하고 제가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다양화를 모색할 것입니다.

  봉구는 온화하지만 단호하게 대답했다.

  - 이건 정말 모험이에요. 여하튼 고민하겠습니다.

  선거의 정책을 맡고 있는 운동원들과 참모들은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 이번 선거 동안 유권자들이 이 부분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체득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미 성인이 되어버린 유권자들이 아직도 좋은 학교를 나오면 연봉이 높은 곳에 취업을 할 거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깨뜨려야 해요.

  - 교육을 바라보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유세 기간 동안 어느 정도 시도를 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저희 쪽에서 꾸준히 추진을 할 생각입니다.

  - 도 박사님의 대안학교가 아마도 많은 공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비제도권 학교를 운영했던 교육감. 실제로 이 부분은 어떻게 여론이 조성되냐에 따라서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작용할 수 있어요.

  - 다행스러운 것은 도 박사님이 집필한 책들이 워낙 반응이 좋고 베스트셀러기 때문에 여론은 나쁘지 않다고 봐요.

  - 사실 국가적으로 규정된 교육과정을 수용해야하지만, 아시잖아요. 워낙 그 범위가 방대한 것. 지금 사랑마을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들 중에 적용될만한 것을 찾아보겠습니다.

 

  경호의 선거캠프는 네거티브에 골몰했다. 봉구에 대한 견제 의견이 쏟아지고 있었다.

  - 일단 저쪽이 참신한 이미지가 있지만 고령의 유권자들은 아무래도 거부감이 있긴 해요. 행정고시 패스 후 사표를 내고 나왔다라는 것은 뭔가 선구자의 이미지도 있지만 반항적이고 비주류의 느낌이 강해서 보수적이고 고령인 유권자들에게는 부정적으로 보일 것이 확실합니다.

  - K도는 사실 보수쪽이 강해서 우리 목교수님이 훨씬 우세합니다. 그리고 저쪽이 대안학교를 운영했다는 경력은 잘만 이용하면 비제도권의 수장이라는 다소 무책임한 느낌으로 강하게 어필될 수 있어서 저희 쪽에 유리해요.

  경호의 선거 참모들이 계속해서 의견을 개진했다.

  - 목교수님 처가 쪽 재단 문제가 저쪽에서 저희를 발목잡을 유일한 부분으로 파악이 되요. 그리고 어릴 때긴 하지만 이혼하셨고 아이가 하나 있는 부분도 일단 저희 쪽에서 방어 전략은 세워 놓아야할 것 같아요.

  - 저희 처가 쪽은 제가 확실히 입장 정리하겠습니다. 표면적으로 저를 지원한다는 이미지가 박히지 않도록 제가 잘 처리하겠습니다. 또한 처가 쪽 관련 학교들이 K도에 꽤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 알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선거기간 동안 물의 일으키지 않도록 할테니 여러분들은 걱정하지 않으셔되 되겠습니다. 그리고... 제 사생활 문제는 제가 여러분에게 물의 가지 않도록 잘 정리했으니까 너무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

  - 교수님께서 그렇게 정리해주시면 저희야 좋죠. 일단 이미지가 중요하니까요. 아무래도 사학재단이랑 연결이 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요즘은 이혼한 거는 큰 흠이 아니어서 문제될 것은 없다고 봅니다. 잘 정리하셨으니 저도 여기 들어오기전까지는 교수님께서 이혼하신 것도 몰랐죠. 교수님을 믿습니다.

  - 우리 목교수님도 매스컴 출연 덕분에 유명세가 있으신데 도박사님도 집필한 책들 때문에 많이 알려지신 분이라서 도박사님 대안학교 쪽, 사생활쪽도 저희 쪽에서 조사 중에 있어요. 걸리면 바로 작전 진행 시키겠습니다.

 

  승희는 봉구와 경호가 K도 교육감 선거에 후보로 나섰다는 사실을 선거 몇 개월 전에 알게 되었다. 경호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준우의 안부를 물었던 이유를 대략 알 것 같았다. 준우가 걸렸겠지. 그러나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봉구의 대안학교에 준우가 다니고 있다는 것을 알면 경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승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갑작스레 봉구와 가까워진 승희는 당연히 봉구의 당선을 바랐다. 그러나 경호도 호락호락한 인물은 아니었다. K도에서 경호의 처가가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했다. 그렇다고 봉구가 아주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봉구의 당선을 점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봉구가 가지고 나온 정책 중에 '고등학교의 대안학교 확대 및 전출입 허용'은 승희를 포함한 유권자들에게 신선했다. 대학입시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고등학교 교육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었다. 또한 K도의 자연환경을 이용해서 다양한 산업으로의 진로를 모색할 수 있게하는 교육과정의 다양화도 매력적이었다. 승희의 마음이 이미 봉구에게로 기울어져서 봉구의 정책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교육의 본질은 경쟁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남을 이기기 위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그렇게 우리 부모님들이 학교를 다녔고 그렇게 살아남아 아이를 낳고 자신의 아이를 다시 학교에 밀어 넣는다. 경쟁에서 이겼던 승자들도, 밀려졌던 패자들도 부모가 되면 모두 한마음으로 자신의 아이가 승자가 되기를 바라며 학교에 보낸다. 자신이 물려준 능력을 그대로 발휘해서 승자가 되기를, 혹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자신의 아이만은 개선해서 결국은 승자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모두가 같다. 그것을 아이가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런 믿음은 너무 견고해서 우리 사회에서 쉽게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도봉구 선생님은 그런 믿음을 깨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학교에 가서 남을 이기고 남을 이기기 위해 방과 후에 사교육을 받고 그래서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연봉이 높은 곳에 취업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또는 학부모들에게 주어진 지상과제다. 우리는 이 지상과제가 허구임을 깨달아야 한다. 경쟁은 어쩌면 성취동기를 부여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끝없는 경쟁은 결국 인간을 불행의 늪으로 내몬다. 우리는 교육이 경쟁의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자각해야 한다. 정말 진정한 성취동기는 개인의 내면에서 나오는 것임을 잊지 마라. 사람은 그래서 위대한 것이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제20부 에필로그-미래에 대한 기대 2016 / 10 / 22 499 0 5423   
19 제19부 용기의 고백 2016 / 10 / 21 452 0 5191   
18 제18부 교육의 본질 2016 / 10 / 19 403 0 5179   
17 제17부 권력의 본질 2016 / 10 / 17 431 0 5148   
16 제16부 그들의 현재(2) 2016 / 10 / 14 424 0 5132   
15 제15부 그들의 현재(1) 2016 / 10 / 12 451 0 5408   
14 제14부 그들의 과거 2016 / 10 / 11 549 0 5759   
13 제13부 평가의 압박 2016 / 10 / 5 577 0 5281   
12 제12부 부모됨의 선택과 책임 2016 / 9 / 30 476 0 5144   
11 제11부 경쟁의 허상 2016 / 9 / 26 507 0 5101   
10 제10부 관계를 통한 변화 2016 / 9 / 24 432 0 5401   
9 제9부 폭력과 학대의 두 얼굴 2016 / 9 / 22 589 0 6083   
8 제 8부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 2016 / 9 / 19 424 0 5313   
7 제7부 욕망과 능력의 조화 2016 / 9 / 12 470 0 5594   
6 제6부 애착관계의 형성(2) 2016 / 9 / 9 474 0 5120   
5 제5부 애착관계의 형성(1) 2016 / 9 / 6 546 0 5100   
4 제4부 육아의 양면성 2016 / 9 / 5 453 0 5514   
3 제3부 인간존엄의 시작 - 출산(2) 2016 / 9 / 2 479 0 5037   
2 제2부 인간 존엄의 시작 -출산(1) 2016 / 8 / 31 572 0 5458   
1 제1화 프롤로그 - 그를 만나던 순간 2016 / 8 / 23 936 0 514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블랙웨이브
어이비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