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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암시
작성일 : 20-08-17 00:26     조회 : 303     추천 : 0     분량 : 5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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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010-xxxx-xxxx

 

 시나의 액정 위로 떠오른 생전 처음 보는 번호가 떠올랐다. 누구지? 전혀 낯선 번호인데.

 

 “여보세요.”

 “여보세요~ 정시나 고객님 되실까요?”

 “네. 맞는데요.”

 “고객님~ 이번에 월 2만원으로 임플란트까지 보장받으실 수 있는 치아 보험에 대해 -”

 “안합니다.”

 

 뚜뚜뚜뚜-

 

 “…아놔. 이 싹퉁 바가지가!! 먼저 전화를 끊어!”

 

 시나는 먼저 끊어진 휴대폰을 보며 분노를 토해냈다. 한참 집중하고 있던 사람의 맥을 끊은 것도 모자라 먼저 전화까지 끊다니, 하여간 이 광고전화는. 시나는 있는 힘껏 인상을 찌푸리며 입모양으로 식빵을 외치고는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대세 아이돌인 만큼,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순위엔 모두 그의 실신을 다루는 뉴스로 도배가 되어있었다.

 

 “갑작스런 실신이라.”

 

 이제 막 컴백을 했는데, 피로에 의한 실신이라.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타고 들어갔을까. 어느 카페에 올려진 게시글의 댓글 중 흥미로운 댓글을 발견했다.

 

 - S, 중학교 때 일진이라 했지 않았나? 오색조 강찬이랑 어퍼 S랑 둘다 첨단중학교던데. 그때 뭐 있었던 거 아님?

 ↳네. 그다음 주작.

 ↳저기요. 우리 세한 오빠 그거 다 루머라고 밝혀졌거든요? 고소당하고 싶지 않으면 헛소리 작작하세요.

 ↳성지순례 왔습니다.

 

 “흠. 둘이 동창이라고…?”

 

 커다란 손에 얹힌 조막만한 그녀의 하얀 얼굴이 구겨지듯 찌푸려졌다. 어째서일까. 그 기억이 떠오르는 건. 누군가의 인생을 망쳐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과 후회에 한참을 고통 받게 한 그 순간이, 어째서 지금 떠오르는 걸까.

 

 ‘너 왜 자꾸 나 무시하는 건데?’

 ‘귀찮으니까 저리 가라.’

 ‘아니! 이유를 말해보라고. 날 무시하는 이유!’

 

 그 눈은 자신을 향한 애정이 담긴 눈이 아니었다. 마치, 제 손에 쥐지 못한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보는 그런 눈 같다고나 할까. 그런 오만함이 싫었다. 제가 맘만 먹음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그 건방진 생각이.

 

 ‘간단하게 말하자면, 넌 내 취향이 아니야.’

 ‘뭐?’

 

 그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는 자신을 노려보는 듯 눈을 부라리며 물었다. 사람들이 좋다 좋다 해주니 이딴 성격이 형성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이 아이에게 좌절이란 단어를 알려주고 싶었다. 제가 가진 껍데기만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그럼 누가 누나 취향인데?’

 “음.......쟤~?.”

 

 마침 자신들 사이를 지나쳐가는 아무 남자아이나 가리키며 말했다. 그게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 지는 상상도 못한 채 말이다.

 

 

 **

 

 

 “형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어…”

 “아니, 리허설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었잖아.”

 “좀 피곤했나봐.”

 “아니 미안할 게 아니고, 갑자기 멀쩡한 사람이 그러니까-”

 “대니야. 형 좀 쉴게.”

 “…알겠어. 형, 나 씻고 올게. 쉬고 있어.”

 “그래.”

 

 풀이 죽은 댄이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갔다. 정말 기다려왔던 순간이었는데, 결국 자신은 그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다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인데, 왜 고작 그 기억 하나에 메여 아직까지 이렇게 고통을 받는 것 인지, 억울하다 못해 화가 났다.

 

 똑같은 표정이었다. 십수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억 속의 모습과 전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도대체 왜...? 분명 데뷔 초까지만 해도 그는 자신을 전혀 알아보지 못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예전의 찌질한 자신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오늘의 그는 분명 달랐다. 확실하게 자신을 알아보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선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짜증나게 쿵쾅대는 심장에 강찬은 가만히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내뱉었다. ‘난 예전의 찌질한 강우찬이 아니야.’ 그렇게 수십번이고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보았지만 크게 위안이 되지는 못했다. 말로만 예전의 자신과 다르다고 자위하는 꼴 같다고나 할까. 정말 예전과 다르다면 그 자식을 보고 그렇게 굳어선 안 되었다. 잔뜩 겁에 질려 실신까지 해버린 꼴이라니…. 극복했다 생각했지만 여전히 제자리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또다시 숨이 가빠왔다. 강찬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잊었던 그때의 그 수치, 공포가 밀려온다.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고 두려워지더니 손발이 저릿해져오기 시작했다. 강찬은 서둘러 귀에 이어폰을 꽂아놓고는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음악을 재생시켰다. 귓가로 에릭사티의 짐노페디가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천천히 숨을 내 뱉고, 쉬던 그때 매니저 태식이 방안으로 들어왔다.

 

 “찬아. 몸은 좀 어때?”

 

 괜찮다고 말하고 싶지만, 목구멍 한가운데 걸려 도무지 나올 생각을 하지 못했다. 깊은 한숨을 내쉰 태식이 손에 쥔 종이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는 천천히 2층 침대에 몸을 누인 강찬을 향해 다가왔다. 그리곤 아무 것도 묻지 않은 채, 강찬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스르륵, 스르륵하고 제 머리를 쓰다듬는 태식의 손길에 마음이 조금씩 진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천천히 반복되는 그 단순한 동작에 어느덧 거칠었던 숨이 차분해졌다.

 

 “찬아. 이제 좀 괜찮아?”

 “…어. 고마워 형.”

 “너희 어머니가 너 힘들어하면 이렇게 머리 쓰다듬어 주면 좀 도움이 될 거 같다고 하셨어.”

 “엄마랑 통화했어?”

 “그래 이 녀석아. 지금 인터넷에 아주 난리다. 너 쓰러졌다고. 어머님 놀래서 전화 왔었어.”

 

 강찬은 대답대신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그런 강찬이 안쓰러워 견딜 수가 없는 태식이었다.

 

 “찬아. 형이 죽 사왔는데, 죽 좀 먹어보지는.”

 “지금 속이 좀 메스꺼워. 계속 토할 거 같고.”

 “그럼 일단 저기 책상에 둘 테니까, 좀 괜찮아지면 그때 먹을래?”

 “어.”

 “오늘 받은 팬레터 저기 책상에 올려뒀는데, 그거 좀 읽어줄까?”

 

 대답없이 물끄러미 눈을 내리까는 강찬을 보고 태식이 덧붙였다.

 

 “이상한 거 없는지 형이 다 확인했어.”

 “…고마워.”

 “짜식. 고맙기는 뭐가 고마워. 이게 내 일인데.”

 

 태식은 강찬의 머리를 헝클어뜨리고는 뽀얀 볼을 살짝 꼬집었다.

 .

 .

 .

 처음 팬레터를 받았을 때부터 이상하게 확인하길 꺼려하던 강찬이었다. 오색조 멤버 중 가장 처음으로 팬레터를 받았지만, 자꾸 열어보는 걸 망설여 옆에 있던 댄이 낚아채 큰소리로 읽어주기까지 했었다. 처음엔 그저 의아하게만 여겼을 뿐,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하지만 그날만이 아니었다. 계속 강찬은 멤버들과 함께가 아니면 절대 팬레터를 확인하지 않았다. 처음엔 함께 즐거워해주던 멤버들도, 점차 모든 관심이 강찬에게로 집중되자 조금씩 부러움에 점철되어가고 있었고, 그 상황에 처음 불만을 터트린 건, 동혁이었다.

 

 ‘형. 대체 왜 팬레터 받으면 읽지 않고 저렇게 모셔두는 거야?’

 ‘뭐가.’

 ‘아니 좀 그렇잖아. 남들은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거, 본인만 받으면 좀 배려하는 차원에서라도 혼자 확인하면 되지, 꼭 이걸 다 보이는 데 떡하니 두는 이유가 뭐냐고. 왜. 내가 이런 사람입니다. 하고 자랑이라도 하고 싶은 거야?’

 ‘뭐? 야. 한동혁. 너 방금 뭐라고 했냐’

 ‘왜. 내가 틀린 말이라도 했어? 솔직히 다들 부러워하는 거 뻔히 알면서 이러는 이유가 뭔지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거야.’

 

 솔직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강찬은 별다른 대꾸조차 할 수 없었다. 그저 평소처럼 신경질적으로 팬레터를 집어 들고는 제 방에 들어올 수밖에. 그런데 왜 하필 그날이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으로 혼자 확인한 편지가,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욕설과 함께 난도질 된 사진이 담겨 있는 그 날이.

 

 그날부터였다. 강찬이 태식에게 편지의 1차 검열을 부탁하게 된 건. 인기가 없을 땐 괜찮았다. 하지만, 그들의 위상이 높아져 갈수록 팬레터역시 그에 비례해 점점 엄청나졌다. 살인같은 스케줄을 소화내기도 벅찬데 그 편지를 하나하나 확인한다는 건 솔직히 불가능에 가까웠다.

 

 ‘찬아. 이건 좀 아닌 거 같다. 솔직히 네가 부탁한 거라서 몇 년간은 했었는데, 이젠 팬레터 양도 너무 많아져서 솔직히 좀 힘들어. 이젠 네가 직접 확인해도 되지 않겠어?’

 ‘…형. 나 아직도 그때 기억 때문에, 솔직히 팬레터 보는 게 그렇게 편하지 만은 않아.’

 ‘그럼 읽지마. 네가 안 읽어도 팬들 아무도 몰라.’

 ‘나 상처 입힌 사람 때문에, 나 좋아해주는 사람들한테까지 상처를 줄 순 없잖아. 그니까 형 부탁할게. 활동 다 끝나고 공백기에 챙겨줘도 괜찮아.’

 ‘걔넨 네가 읽는지 안 읽는지도 모른다니까 그런다.’

 ‘그냥 내 마음이 그래. 그냥, 이게 마음이라고 생각하니까 못 외면하겠어.’

 

 피곤한 일더미를 넘겨주는 주제에 왜 저렇게 불쌍한 표정을 지었던 건지, 괜히 자신이 못된 사람이 된 것 같아 태식은 강찬의 찹쌀떡 같은 볼을 살짝 꼬집었다.

 

 ‘어우. 하여간 바쁜 사람한테 진짜!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런 표정 좀 짓지마! 이 녀석아.’

 .

 .

 .

 

 댄이 샤워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오자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의 강찬이 1층 침대에 걸터앉은 태식이 읽어주는 팬레터의 내용을 듣고 있었다.

 

 “강찬 오빠, 우리 알파카들이 이번 7집 활동하면서 바라는 게 있어요. 아니 이뤄야할 목표라고나 할까. 일단 뮤탱 1위하고 나면 그 다음이 뭔 지 알아요? 바로 OSJ 데뷔 날, 서울미디어타워에 우리 오빠들 광고가 걸리는 거예요.”

 “우와~ 좋다. 서울미디어타워 광고! 우리 이번엔 진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여간 알파카는 알파카네. 거기 광고 올리는 데 돈이 얼만데.”

 “에이 태식이형. 그게 돈만 갖고 되는 게 아니야. 솔직히 그게 진짜 대한민국 최고 찍었다는 증거라고. 맨날 우리 데뷔 날 어퍼 그 자식들 걸렸잖아. 근데, 진짜 데뷔날도 겹치고, 이번 컴백도 겹치고, 걔네 진짜 뭐 있나 싶다니까. 뭐 오늘 1위는 우리가 했지만~”

 

 뮤직탱크 1위. 아무리 해외에서 이름을 날리는 OSJ 였지만 그들에게 1위라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예상하는 것이 아닌, 기대하는 것에 가까웠다. 6집의 음원 차트 역주행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들이 기적에 가까운 행보였다. 대한민국을 넘어 빌보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최고만이 찍을 수 있다는 광고들을 석점하고. 솔직히 그것은 언제나 어퍼의 것이었다. 그들은 감히 다른 가수들은 넘볼 수 없을 것만 같은 높은 벽이었다. 그렇지만 오색조는 해냈다.

 

 오늘 1위의 의미를 잊고 있었다. 강찬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 어쩌면 극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꼭 그렇게 되자.”

 

 그리고 11월 11일. 드디어 오색조 다섯 멤버의 미소 가득한 얼굴이 서울미디어타워 건물 꼭대기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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