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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시간을 되돌리면
작가 : 민월아
작품등록일 : 2020.8.6

2030년, 정신적 건강이 육체적 건강만큼 중요도가 대두되어 감정을 수치화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고, 수치가 위험군에 드는 사람은 반드시 심리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심리상담사로 일하던 서 연은 어떤 사고에 휘말려 19살이 되고 마는데...

되돌아갈 방법도 모르는 이곳에서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3화. 버려진 아기 천사는 사랑받는 법을 안다
작성일 : 20-08-16 22:02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6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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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되돌리면 3화. 버려진 아기 천사는 사랑받는 법을 안다

 w. 민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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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잠을 설치는 바람에 매우 피곤한 상태로 학교로 향했다. 뒤에서 나를 부르는 운하의 목소리에도 돌아보지 않았다. 괜히 심술이 나서 반항 아닌 반항이랄까.

 

 “서연!!! 내 목소리 못 들었어? 얼마나 불렀는데”

 

 아니. 알면서 안 돈 거야. 그냥 너 얼굴 보면 또 짜증 날까 봐.

 속으로 진심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야, 오늘은 왜 이리 처져있데? 어제는 아주 똘망똘망 하더니.”

 “내가 언제. 아무렇지도 않은데”

 “원래 아무렇지도 않다고 하는 말은 괜찮지 않다는 말이야. 말해봐, 무슨 일인지”

 “아니 진짜 별일 없다고!”

 

 갑자기 큰 소리를 내자 당황한 듯 멈춰 선 운하.

 

 “미안. 진짜 별일 없으니까 귀찮게 하지 마”

 “… 귀찮았으면 미안하다. 나 먼저 교실 가 있을게”

 

 아침에 있었던 일로 운하와 서먹해져 점심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먹고 급식실을 나왔다. 운하는 나와 화해를 하고 싶은 건지 멀리서 나의 뒤를 졸졸 따라다녔지만 나는 최대한 운하를 피해 학교가 마치자마자 잘 가라는 인사도 하지 않고 집으로 향했다.

 

 버스에서 내려 터덜터덜 집으로 향하는 길.

 요즘은 거의 볼 수 없는 모래 놀이터에서 많아 봤자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두 남자아이가 게임기를 들고 티격태격하고 있었다.

 

 “아 뭐야! 거의 다 왔는데 꺼버리면 어떡해!!”

 “아니 원래 내가 너보다 잘한다고! 근데 네가 이기고 있잖아”

 “뭐? 이기는 사람이 잘하는 거지”

 “아니야!! 내가 훨씬 잘하는데 이번 판은 내가 실수한 거야”

 “실수도 실력이야 바보야”

 “너는 별도 다 안 모으고 그냥 도착했잖아. 나도 그냥 가면 이거 깰 수 있는데 별 먹으러 가다가 죽은 거야”

 

 아이들을 이야기를 듣자 헛웃음이 나왔다.

 

 “진짜 유치하다. 서연”

 

 ***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던져 놓고 침대에 누웠다.

 문자 전송을 앞두고 고민하다 결국 전화를 걸었다.

 

 “지운하에게 전화”

 

 꽤 길게 가는 연결음. 끊을까 해서 귀를 떼자 운하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 아침에 화낸 건 미안. 사실 어제 내가 너무 무능한 것 같아서 너한테 괜히 심술부렸어’

 

 “여보세요”

 “나 연인데, 오늘 아침엔 미안, 사실 어제 내가 ….”

 “미안, 잠시만 나중에 통화하자”

 “응. 그래”

 

 허무하게 끊어져 버린 전화. 급한 일이 생겼나 보다.

 

 “모르겠다. 저녁이나 먹어야지. 오늘 저녁 추천 해 줘”

 “재료가 부족합니다. 지금 냉장고에는 물, 양파, 계란 한 알이 있습니다. 지금 식자재 주문을 하시겠습니까”

 

 냉장고 문을 열자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게 비어 있었다.

 생각해보니 차 사고 난 이후로 차가 없어서 장보기를 미루고 미뤘다. 요즘은 인터넷 쇼핑으로 집에서도 바로 장을 볼 수 있지만,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장보기를 좋아해 항상 직접 마트에 가 장을 봐왔다.

 자주 가던 큰 마트는 꽤 거리가 있어 짐을 챙겨 오기 힘들 것 같아 결국 가까운 작은 슈퍼로 향했다.

 

 “오랜만에 떡볶이나 먹을까?”

 

 떡볶이 재료를 하나하나 골라 담고 있을 때였을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나만 사. 아이스크림 많이 먹으면 배탈 나”

 “근데 나 이거랑 이거 두 개 먹고 싶은데..”

 “그럼 두 개 사는 대신 하나는 내일 먹어”

 “알겠어!!”

 

 신나서 양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바구니에 담는 남자아이와 그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운하.

 ‘저게 뭐야. 애가 있었어?’

 알면 안 되는 비밀을 몰래 들어버린 듯 아는 척 못 하고 숨어버렸다.

 둘이 아이스크림을 계산하고 나가는 것을 확인한 뒤, 나도 조용히 떡볶이 재료를 계산하고 마트를 나왔다.

 그런데 입구에서 그 둘과 딱 마주쳐버린 게 아닌가.

 

 “아… 안녕?”

 “아 맞다. 너도 이 주변 살았지?”

 “으…응. 그게 떡볶이가 먹고 싶어서. 옆에 얘..는 누구야?”

 “그냥 아는 동생”

 “아 그래? 난 또…”

 “내 애 아니니까 오해 하지 마. 나 아직 군대도 안 갔는데 그렇게 무책임한 놈 아니다”

 “하하.. 그렇지? 깜짝 놀랐네. 안녕 아가야, 이름이 뭐야?”

 

 내 말에 열심히 아이스크림을 먹던 아이가 입을 오물거리며 대답했다.

 

 “이시우”

 그러더니 손을 펼쳐 보였다.

 “응?”

 “다섯 살이래”

 “아, 다섯 살이구나. 시우, 이름 너무 이쁘다”

 “형아가 지어줬어요”

 “응? 누구 형아?”

 

 그러자 고개를 들어 운하를 쳐다보는 아이.

 

 “뭐야. 네가 왜 애 이름을 지어줘? 나 속이는 거 아니지?”

 “그런 거 아냐.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이상한 사람이라니까”

 “아니 그럼 네가 이름을 지어 줄 이유가 없잖아. 부모도 아닌데”

 “그게 사실... 같은 보육원에 있던 아이야”

 “응? 그게 무슨…”

 “나 사실 보육원에서 자랐어. 중학교 때 뛰쳐나왔지만, 그래도 나 잘 돌봐 주셨으니까 고등학생 돼서는 주말마다 들러서 원장님 도와드리곤 했거든. 그때 알게 된 동생이야.”

 “아… 그럼 지금도 이 아이는 보육원에서 지내는 거야?”

 “그게… 사실 오늘 도망쳐 온 거래. 얘가 좀 똑똑하고 애교도 많아서 보육원에 계신 어른들께 많이 예쁨 받거든. 그래서인지 몰라도 같이 보육원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질투를 하나 봐. 주변에서 괴롭혀서 거기 있기 싫대”

 “그래? 그럼 어떻게 할 거야. 돌려보낼 거지?”

 “음…그게 맞는 거겠지…?”

 “네가 맡아서 데리고 있을 수 있으면 데리고 있으면 되지만, 그게 안 될 거 아냐, 너도”

 “그건 그렇지… ”

 “근데 뭘 망설여?”

 “그게… 시우가 뛰쳐나온 게 한두 번이 아니라서. 애가 얼마나 싫으면 계속 도망쳐 나오나 싶기도 하고. 보육원에서 차로 2시간 가까이 되는 거리를 혼자 왔으니”

 “음… 그렇게 신경 쓰이면 한동안은 너희 집에 재워. 한 일주일 정도 데리고 있어 보고 그동안 잘 타일러서 돌려보내면 되지. 일단 배고플 테니까 집 가자. 너희 집 가서 같이 떡볶이 해 먹지 뭐”

 

 ***

 

 “야, 아직 멀었어?”

 “조금만 더 가면 돼”

 “와, 이 정도로 힘들 줄 몰랐네”

 

 슈퍼 뒤 높게 뻗어 있는 언덕길을 오르고 올라 도착한 곳은 너무나도 낡아 여기저기 부식되어 툭 치면 기울어져 무너질 것 같은 오래된 단칸방이었다.

 

 “학교 갔다 오려면 매번 이 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거야?”

 “응. 그래도 여기 오래 살아서 적응됐어”

 “그렇구나…”

 

 

 “시우야 떡볶이 다 됐다!”

 “우와! 맛있겠다!”

 

 식탁도 없어 노란 박스에 뜨거운 떡볶이를 얹어 호호 불어먹는 둘의 모습에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왜 웃어?”

 “아니, 둘 다 너무 잘 먹어서. 맛있어?”

 “응! 누나 나 내일도 이거 먹을래! 나 원래 햄버거 제일 좋았는데, 이제 이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야”

 “그래그래, 누나가 다음에도 맛있는 거 많이 해 줄게!”

 “그럼 나 다시 안 가도 되는 거지? 나 거기 가면 누나가 해 주는 거 못 먹는데…”

 “응? 아…”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시우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져 갔다.

 

 “운하야”

 “왜”

 “시우 우리 집에 데리고 가도 될까?”

 “뭐? 미쳤어?”

 “아니 우리 집 방도 하나 남고, 시우도 돌아가기 싫어하는 것 같으니까 잠깐 네가 데리고 있을 거면 우리 집에서 지내도 괜찮고…”

 “아니, 지금 방 이야기가 아니잖아. 그렇게 안일한 생각으로 받아주면 안돼. 그러다 네가 나중에 더 힘들어져”

 “있잖아. 내가 여기서 시우를 돌려보내면 마음이 편할까? 너도 마음 불편해서 고민하던 거 아니었어?”

 “그거야 그렇지만, 네가 데리고 가는 건 또 다른 얘기잖아.”

 “그럼 시우 있을 때까지만 너도 우리 집에서 지내던가”

 “그렇게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니까…”

 

 한참을 말없이 고민하던 운하,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거렸다.

 

 “진짜? 시우야 우리 집 가자!”

 “앗싸!! 나 누나 집 갈래!”

 

 “어휴 배가 터질 것 같아”

 

 빵빵해진 배를 두드리며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시우는 뭐가 좋은지 깔깔 웃어댄다.

 

 “누나 누나”

 “응?”

 “형아 멋쟁이인 줄 알았는데 옷장에 똑같은 옷밖에 없어. 다 검은색이야”

 “조용히 해, 이시우”

 

 자세히 보지 않으면 뭐가 다른지 모르는 검은색 옷들을 큰 쇼핑백에 욱여넣으며 시우를 째려보는 운하.

 

 “그게 다야?”

 “응”

 

 눈을 의심할 정도로 적은 짐. 물론 우리 집에 생필품은 있으니 그렇다 쳐도, 정말 가지고 있는 옷이 이 쇼핑백 하나가 전부란 말인가.

 

 “어서 가자. 여기 해 지면 위험해”

 

 운하의 말에 나는 시우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우와! 누나 저기 봐! 세상이 빨간색이야”

 “그러게. 예쁘다”

 

 선선히 불어오는 저녁 바람에 붉게 물든 하늘, 벌써 멀찌감치 떨어져 우리를 부르는 너. 그냥 이 모든 게 그림처럼 느껴져 나는 이날의 풍경을 잊지 못한다.

 그리고 내가 언젠가 이 순간을 그리워할 거라는 걸 이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

 

 그 시각, 붉게 물든 하늘을 보고 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으니.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교복 차림은 신경 쓰지 않는지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그러자 옥상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담배를 낚아채 발로 짓이겨 불을 껐다.

 

 “끊으라고 했잖아”

 “김사희, 내 몸은 내가 알아서 해”

 “뭐래, 그 몸뚱아리도 어차피 내 건데. 나는 좋은 것만 물려주고 싶은 걸”

 “나 아직 너한테 결혼하자 안 했다?”

 “뭔소리야. 이게 지금 갑자기 어려졌다고 정말 네가 19살이라도 된 줄 아나 본데.

 저기요, 아저씨. 우리 결혼한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가요”

 “지도 아줌마면서. 아줌마, 요즘 어린 애들하고 같이 다니느라고 정신이 빠졌네.

 배 속에 있는 아가 생각 좀 하세요. 이렇게 여기저기 싸 돌아다녀도 되는 거야?”

 

 남학생의 말에 자신의 배로 시선을 내리는 여학생.

 

 “그러게, 근데 배가 홀쭉해”

 “…. 별일 있겠어? 그것보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됐는지를 찾는 게 먼저야”

 “그래”

 

 둘은 손을 맞잡고 난간에서 저물어 가는 하늘을 같이 바라보았다

 

 ***

 

 “적당히 해”

 “싫어! 형아도 제대로 못하면서”

 

 아침부터 게임에 빠져있는 두 남자, 게임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는 시우를 위해 어릴 때 하던 게임기를 꺼내줬더니, 밤새 게임만 한 모양이다.

 

 “그렇게 계속 게임만 할 거면 버려버릴 거야”

 

 나의 한 마디에 급하게 전원을 끄고 방으로 들어가 버린 시우와 피곤한지 하품을 하며 뒷정리를 하는 운하였다.

 

 “애를 일찍 재워야지 똑같이 게임만 하고 있으면 어떡해”

 “그러려고 했는데, 너무 재밌어서”

 “으이구, 아침밥 먹게 시우나 불러와”

 

 나의 말에 방문을 연 운하가 조용히 문을 닫고 혼자 식탁에 앉았다.

 

 “지금 자고 있어. 나중에 배고프면 일어나겠지”

 “그래? 넌 지금 밥 먹을 거지?”

 

 고개를 끄덕이는 운하의 앞에 갓 지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과 꽃게가 들어간 된장국을 놓았다.

 맛있게 먹는 운하.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스레 웃음이 지어졌다.

 

 “너는 밥 안 먹어?”

 “응? 난 원래 아침밥 안 먹어. 먹더라도 밥은 잘 안 먹게 되더라”

 “그렇구나, 근데 빈 속에 커피 마시면 속 쓰려. 그러니까 밥은 꼭 챙겨 먹어“

 “…. 그래. 내일부터는 같이 먹지 뭐”

 

 ***

 

 12시쯤 되자 일어난 시우를 데리고 좋아하는 햄버거 가게에 왔다. 운하는 사고가 나기 전에 배달 알바를 했었는데, 사고로 오토바이가 없어져 다른 알바를 구하러 간다고 했다.

 

 “시우야. 맛있어?”

 “응. 진짜 진짜! 그래도 나는 어제 누나가 해 준 떡볶이가 더 좋아!”

 

 어쩜 말도 이쁘게 하는지. 왜 어른들이 시우를 많이 아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런 예쁜 아이를 버린 부모들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고마워. 근데 시우는 왜 햄버거가 좋아? 치킨도 있고, 피자도 있고 맛있는 거 정말 정말 많은데!”

 “피자? 치킨? 나 아직 못 먹어봤는데…”

 “진짜?”

 “내가 착한 일 하면 원장님이 햄버거 사 줬어. 이거 너무 맛있어서, 시우 꽃에 물도 주고 책상도 닦고 장난감도 친구들한테 양보했어!”

 “그렇구나. 햄버거 먹으려고 착한 일 한 거야?”

 “응! 나 햄버거 좋아하니까 매일 매일 햄버거 먹고 싶어서”

 

 시우의 말에 나는 조용히 시우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시우야, 꼭 착한 일 안 해도 햄버거 먹을 수 있어”

 “진짜?”

 “응응. 누나가 시우가 햄버거 먹고 싶다고 하면 사 줄게! 그러면 우리 시우 착한 일 안 할 거야?”

 “음…. 아니! 그래도 시우 누나 말도 잘 듣고 맛없는 야채도 많이 먹을 거야”

 “왜? 착한 일 안 해도 햄버거 먹을 수 있는데?”

 “그러면 누나가 나 싫어할 거잖아”

 

 

 버려진 아기 천사는 사랑받는 법을 안다.

 

 미움받지 않기 위해, 사랑받기 위해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날갯짓을 익히고 스스로 인간들을 도우며 다시 한번 더 버려지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러나 버려진 아기 천사는 다시 하늘로 돌아갈 수 없다.

 다른 천사들이 인간들에게 사랑받는 아기 천사를 미워해 천국의 문을 닫아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 한 번 천사들에게 버려진 아기 천사는 닫힌 문 앞에서도 다른 천사들이 자기를 좋아해 주길 바라며 문 주변에 꽃을 달아 꾸미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본 신은 아기 천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다.

 뭐든지 들어주겠다는 신의 말에 아기 천사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버려진 이유를 알고 싶어요”

 

 아기 천사의 말에 신은 이렇게 말했다.

 

 “남을 미워하는데에 특별한 이유는 없단다. 하지만 모두 그 사실을 모르고 미움받지 않길 원하고 미움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그럼 제가 버려진 이유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건가요?”

 “내가 너에게 남들이 모르는 비밀을 알려주마. 슬프게도 모두 미워할 이유는 없으면서 사랑할 이유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그러나 그건 틀린 생각이란다. 미움받을 이유는 없어. 마찬가지로 사랑받을 이유도 없단다. 네가 미움받는 이유를 찾지 말아, 아가. 모두에게 사랑받을 필요도, 네가 모두를 사랑할 이유도,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단다”

 “하지만, 제가 노력하지 않으면 사람들조차도 저를 싫어하고 말 거에요”

 “아가, 사랑할 이유도 미워할 이유도 없는 거라면, 미운 건 미워하고, 사랑하는 건 사랑하면 된단다. 미워한다고 상대를 해치거나 괴롭힌다면 그건 용서 받지 못할 죄지만, 미워하는 감정도 사랑하는 감정도 똑같이 인정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그러다 보면 분명 그런 네 모습을 사랑해줄 이가 나타날 거야. 진짜 너의 모습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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